아크라포빅
배운것도 없습니다
가르친것도 없습니다
노력한것도 없습니다
부모님에게 혼만 났습니다
여자친구도 없었습니다
집안에서 큰소리가 날때는 문만 '쾅'하고 닫았습니다
매일매일 큰소리가 들리는 집은 집이 아니었습니다
평소 알던형에게 알바를 소개 받았습니다
배달이었습니다
한창 배달을 했습니다
집에서들리는 '쾅'소리보단 도로에서 달릴때 들리는 빵'소리가 더 좋았습니다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달렸습니다
며칠을 그렇게 살고 확인한 스마트폰에는 연락이 와 있었습니다
아버지였습니다
.
.
.
"전화 받아라"
"엄마 죽었다"
믿지 못했습니다
아무리 싸워도 저는 엄마를 미워한적 없습니다
상주복을 입었습니다
상주는 저 하나였습니다
아버지는 없습니다
아버지는 상주복이 아닌 죄수복을 입었습니다
자기몸 부숴가며 열심히 먹여살린 어머니의 마지막은 너무나 초라했습니다
제 울음소리가 멈출때까지 조문객들은 단 한명도 오지 않았습니다
울음소리마저 멈춘 그 순간은 시간이 멈춘것 같았습니다
학교에 가서는 잠만 잤습니다
괜히 잘 자는 친구나 건드렸습니다
괜스레 잘 사는 친구만 건드렸습니다
괜히 괴롭혔습니다
야자라는건 해본적 없습니다
연필이라곤 확인서쓸때만 잡았습니다
남들이 공부할때 저는 배달을 하러 갔습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를 그렇게 살았습니다
사회생활은 해본적 없습니다
배달을 간 곳에서 싸우기만 했습니다
신호위반을 했다며 싸움하기만 했습니다
결국 사고를 당했습니다
손바닥이 잘 펴지지 않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달렸습니다
남들이 20살될때까지 공부하며 잠을 지새울때 저는 바람을 맞으며 달렸습니다
수능이 끝나고 남들이 놀러다닐때 저는 다시한번 헬멧을 썼습니다
다시한번 키를 돌렸습니다
남들이 대학교를가서 술을 마시며 놀때 저는 운전대를 돌렸습니다
20살,군대에 갔습니다
처음으로 사회생활이란것을 해봤습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것이 싸움이 아닐수가 있다는걸 20살이 되어서야 배웠습니다 전역을 했습니다
군생활시절 모은 돈으로 오래된 중고 아크라포빅 바이크를 하나 샀습니다
중고였지만 참으로 잘 달렸습니다
중고였지만 엔진은 건강했습니다
그렇게 중고 바이크와 함께 다시 달렸습니다
남들이 대학교로 가 연필을 잡을때 저는 잘 쥐어지지 않는 손으로
다시한번 운전대를 꽉 잡았습니다
남들이 티비로 월드컵을 즐길때 저는 배달을 했습니다
남들이 치킨을 먹을때 저는 그 치킨을 가지고 달렸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너무 지쳤습니다
골이 들어갔나봅니다 환호성이 커질때 저는 뛰어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환호성에 소리가 가려질까 머뭇머뭇거렸습니다
뛰기전에 담배하나만 피자 생각하고 불을 켰습니다
그렇게 결심을 한사이
갓 20살이 돼보이는 다리에 흉터가 짙고 이레즈미문신으로 가린듯한 어딘가 슬퍼보이는 한 어린 여자가 말을 걸었습니다
"오빠"
"왜요"
"담배 있어요?"
"있죠"
정적이 흘렀습니다 저는 멘솔 한대를 던져줬습니다
그 문신한 여자는 불이 잘 붙지않는 오래된 라이터를 두어번 켰습니다
“틱..틱"
"아..씨 진짜."
잘 붙지않아 신경질내는 소리와 틱틱대는 라이터소리가 골소리에 환호하는 저들과는 대비돼 왜인지 모르겠지만 웃겼습니다
"왜웃어요?"
"그냥요"
"틱..틱..확!"
"오!"
드디어 불이 붙었습니다
어색한 정적사이 불붙는 소리와 함께 바람소리가 귀를 스쳤습니다
어색함을 깨는 소리와 함께 여자가 말을 걸었습니다
"오토바이 타요?"
자랑거리도 아닌데 뭐가그리 멋있어 보이던지 대답없이
주머니에서 낡은 키 하나를 꺼내고 '윙' 윙' 돌렸습니다
"운전 잘해요?"
말을하며 비웃는듯한 웃음에 저는 오기로 대답했습니다
"어느정도?"
"뒷자리 비었죠?"
"아마도요?"
말을 들은 여자는 씩 웃더니 시트를 탕탕쳤습니다
"안타요?"
저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채 운전대를 다시한번 잡았습니다
얼마나 달린지 모를시간 억지로 꽉잡은 여자의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
억지로 꽉잡은 제 손마저 덜덜 떨렸습니다
월드컵은 끝나있었습니다
‘2-0'
한국의 승리였습니다
웅덩이앞에서 멈춰서 휴대폰을 보며 물어봤습니다
"한국이 이겼대요"
•
어색한 정적이 흐르는사이 입을 뗀 여자의 말은 놀라웠습니다
"축구 싫어해요"
이건 웹툰이 아닌 소설이라고 하는겁니다
ㄹㅇ - dc App
@문학독자 심지어 AI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