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필자는 여자고, 결정사에 대한 여러 소문에 대해 직접 겪어본 바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 씀. 궁금한 건 질문 받지만 반박시 너 말 맞음.
난 총 세 차례 결정사를 이용했는데 놀랍게도 그 중에 이어진 인연은 없고 다 자만추함.
내가 얻은 교훈은 여자들 중에 취집하고 싶어서 결정사를 원하는 경우 외모는 포기하고 성격은 다 맞춰줄 각오가 있어야 함.
참고로 아래 내용은 매우 자세하고 TMI가 난무함. 요지는 맨 밑에 실상 문단에서 다루니 귀찮으면 생략해도 됨.
[본인 스펙]
일단 내 스펙은 서울 누구나 들어본 대학 나왔고, 부모님 두 분 다 전문직이고, 자산은 정확히 모르지만 강남에 35평대 아파트 자가로 보유하고, 오피스텔 3개(서초에 2개, 영등포에 1개), 투자용으로 분당에 구축 아파트 1채 보유하고 계심. 이 중에 부채가 얼만지는 모르지만 결정사에는 대충 순자산 30억 정도로 적어냈음.
직업은 서울 소재 금융권인데 사내 어린이집 있고 육아휴직 자유롭고 안정적인 편이라 여자가 다니기 좋음. 대신 월급이 타 금융권 대비 적음. 5년차 기준 8~9천 사이 받음.
아 외모 얘기를 빼먹었네, 중학교때부터 지금까지 길거리에서 심심치 않게 번호 따임. 대학교에서는 남자애들끼리 뒷말로 우리과 3대 여신이네 뭐네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었다고 들음. 성형 안함.
내소개는 이쯤하고, 처음 결정사 갔을 때가 27살인가 하도 여자는 서른 넘으면 안팔린다 이런 소릴 하고, 마침 솔로였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내 스펙이 나쁘지 않은 거 같아서 내 몸값 제일 높을 때 소위 말하는 취집이라는 걸 해보고 싶어서 감.
[1차 이용 후기]
듀X, 가X 같은 대규모 말고 압구정에 전문직이랑 자산가 중심으로 한다는 곳을 감. 가격은 7백만원이었던듯. 내가 원했던 조건은 전문직이었는데 매니저가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변호사 분들만 소개해 주셨음. 찐자산가도 있었음. 지방에 치과병원 크게 하는 분이었는데 람보르기니로 집 데려다 주셨고, 강남에서 만났는데 지나가면서 저 건물이 내거다(한 4층 정도 되는 상가였음)라고 하심.
하지만 다들 나이가 많거나, (8살 많은 의사가 젤 연상이었음. 대머리는 없었다 그래도) 외모가 상당히 취향이 아니거나, 성격이 힘들거나 (같이 있으면 대화가 된다기 보단 내가 일방적으로 리액션 해줘야 되는 느낌) 세 가지 중 둘 이상이 해당됐음. 이때 소개팅도 계속 받았는데 하루에 두 탕 뛸 때도 있었고 연락도 뭐 여러명이랑 하니까 내가 이게 뭐하는 짓인지 싶고 기빨리고 연애 감정이 안들더라.
그리고 전문직도 애매한게 나이가 많은 분이었는데 사시출신 아니고 로스쿨 출신들에 인하우스 변호사로 있는 분들이거나, 빅3펌보다 살짝 아래(이러면 어딘지 다 알겠지만) 로펌에 뭐 M&A 기업자문 이런 분야 말고 노무 이런 소위 말하는 돈 안되는 쪽 변호사들이 많았고, 의사도 피안성은 없고 내과의사가 주였음. 정형은 있던듯.
[2차 이용 후기]
그래서 정녕 이런 사람이 다인가 싶어 고민하던 중에 마침 강남에 또 다른 하이앤드 결정사에서 나한테 영업 전화가 와서 거기도 등록함. 여긴 할인을 엄청 많이 해주셔서 4백만원이었음.
내가 이번엔 나이차이가 너무 많이 안났으면 좋겠다 수련의도 좋다해서 서울대 의대 다니는 레지던트인가 공보의였나 나랑 동갑내기를 소개해줌. 얘가 키가 180정도 였는데 조건만 봤을 땐 어떻게 이런애가 결정사에 아직 있나 싶어서 좋다고 나갔으나 직접 보니까 모쏠 티가 팍팍났음.
이게 결정사마다 다른지 모르겠는데 바로 식사를 하면 시간도 많이 들고 남자쪽에서 비용부담도 돼서 그런지 만남 장소를 아예 카페로 정해줘. 그래서 일단 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식사하러 가자고 하는데 애가 밥먹으러 가잔 소리를 안하는거야. 내가 밥 안먹고 왔다고 말했는데도. 그래서 아 내가 마음에 안드나? 했는데 또 앞에선 나한테 너무 예쁘다며 계속 연락하고 2차로 만나자고 하대? 그래서 알았다하고 다음엔 우리 회사 근처로 걔가 왔어.
근데 첫 만남때 얘가 자기는 카리나가 이상형이라며 (스스로 본인정도 스펙이면 그런 여자를 만날 급이라고 생각했겠지) 말했는데 그날 내가 좀 빡세게 꾸미고 나가서 그런지 꽤나 흡족한 반응이었음. 그치만 회사에 그렇게 갈 수는 없어서 그냥 비캐로 두번째 만나니까 연락두절됨.
그리고 또 인상 깊었던 사람은 키는 크지만 배가 나온 내과 의사였는데, 연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모아놓은 돈이 3억 밖에 없다고 나한테 미안해하더라고. 당시 난 아직 순수해서 아니 이제 벌면 되지 저렇게 미안할 것 까지야 했지만 돌이켜 보면(당시 사회초년생이었는데 지금은 내 자산이 5억정도 됨) 꽤나 진솔한 사람이었음. 그러면서 나한테 아직 어리고 예쁘고 직업도 좋으니까 너무 이런데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청춘을 즐겨라 이런 조언(?)을 함.
이 쯤에 건너 건너 지인을 통해 한 번 본 사람(얘는 직업이 계리사였고 연봉이 당시 2억정도 였던듯)이 나에게 열심히 대시해서 결국 이사람이랑 사겼고 그렇게 13백만원이 날아감. 사실 이 때 고민을 정말 많이 해서 그때도 여기에 글 올렸는데 다들 주작이라고 하거나 구멍동서라고 조롱함. 그래도 진심으로 조언하는 애들이 있었는데 결정사에서 만난 사람과 이어가라고 했으나, 난 결국 말을 듣지 않았고 나중에 결국 저 계리사랑 안좋게 헤어져서 이 선택을 다소 후회하게 됨.
[3차 이용 후기]
시간은 빠르게 흘러 29살이 됨. 그 사이 1년 연애하다 헤어지고 내 황금같은 20대를 이상한 놈에게 바친 것을 아까워하던 중 또 다른 결정사에서 영업전화가 옴. 이 매니저들이 진짜 끈질긴게 28살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와. 그리고 매번 업체가 다름. 그래서 한번은 내 개인정보 도용이냐 물어보니까 업체들끼리 DB를 공유하고, 또 카톡 프사 같은걸로 외모 스크리닝 한 다음에 괜찮은 사람 있으면 연락하는 거래. 이 사람들도 결국 물관리를 해야하니까 매우 집요함. 근데 그것도 모르고 난 정성에 감복해 또 가입함. 이때 비용은 잘 기억 안나는데 마지막이라 생각해서 꽤 썼고 몇백 깨진듯.
지금까지 소개팅한 수많은 전문직들을 떠올리고 과거의 선택을 복기하며, 이번에는 전문직이 아니라 일반 대기업이나 비슷한 직군도 좋다고 얘기하고 중요한게 '외모'도 본다고 말씀드림. 그니까 찌그러진 육각형에서 작은 육각형으로 현실 인지를 시작함.
하지만 애초에 작은 육각형은 결정사에 오지 않았겠지. 외모가 출중한 스튜어디스 출신 남자가 있었는데 직업이 침대 매트리스 회사 영업사원이었음.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람은 한국은행/금감원 다니는 3살 연상의 집안이 유복한 사람이었는데, 내가 뭔가 실수를 한건지 서너번 만나도 흐지부지됨. 아마 다른 더 마음에 드는 여성분이 있었겠지?
그리고 여기서 내가 결정사를 관둔 결정적 계기인 애를 만나게 되는데, 성균관대 의대 다니는 동갑내기였음. 외모가 취향이 아니라 이성적인 끌림은 없었지만 말이 잘통해서 왜 결정사 가입했냐고, 요새 의사면 여자가 줄 서지 않냐고 물어봤는데 충격적인 사실(내가 이 글을 쓴 이유)을 듣게됨. 걘 가입비를 안냈대. 매니저들이 끈질기게 연락해서 한 번 상담했는데 가입비도 없고 밑져야 본전이지 싶어서 하는거래. 이로써 앞서 서울대 의대생이 밥먹잔 소리 안하면서 자린고비처럼 군게 이해가 됨. 당연히 돈을 안내니까 열심히 응하지도 않음.
[결정사 실상]
각설하고, 그래서 내가 느낀 바로는 결정사도 결국은 수익을 내야 하는 비즈니스고, 주된 수입원은 돈은 많은데 어딘가 하자 있는 남자, 집에 돈이 많고 결혼하고 싶어 안달난 여자임. 그리고 생각보다 꽤 많은 가입비를 받는 반면 일부한테는 그 비용이 면제됨. 한마디로 진짜 호갱 장사라는 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사람이 있고, 내가 어느 특정 조건(직업, 자산, 외모 등) 하나만 만족하면 나머지는 아무래도 좋다 하는 사람은 짝을 찾기는 쉬울 듯.
하지만 난 결국 작은 육각형을 바라는 인간이었고, 그래서 대학때 만난 적당히 잘 사는 전남친과 다시 만나서 곧 결혼함. 결정사에 부은 돈은 좀 아깝지만 그래도 인생 경험이었다 생각해. 분명 주작이라 하는 애들 있을텐데 믿건 말건 너 마음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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