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디쉬 나가고 한숨 돌리며 쓰는 글이라 두서가 없다

나는 이제 요리 시작한지 15년차인 작은 양식당 오너셰프야
처음에 대학 전공은 요리와 하등 상관없는 분야였는데
대학 등록금 벌려고 시급 높다는 설거지 알바로 boh 들어갔다가 그 길로 계속 요리중이다 ㅋㅋㅋ

당연히 내 주위 지인 친구중에 오리하는 사람 아무도 없고 내가 겪은 업장들에 한해서이지만 내가 요리를 하면 할 수록 느낀게 요리하는 사람중에 무식한 인간들이 너무 많더라

여기서 무식하다는건 지식의 유무가 아니야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지식도 미래에는 구시대의 유물이 될 수 있는거고 과거의 요리사 선배들은 당시엔 그게 진리라고 생각하며 습득했지만 현대에 와서 많이 바뀐게 많잖아
그렇다고 주방 선배들이 무식한 사람들이고 우리도 무식한 사람이 되는걸까?

내가 생각하는 요리하는 애들의 무식함은
태도야 태도. 애티튜드.
새로운게 있어도 알려고 하지 않고 자기만의 세상에서 스스로 고립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

문화 라는 수사가 붙는 분야가 몇개 없어
우리는 식문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잖아
단순히 한끼를 기계적으로 만들어서 한 그릇을 제공하는 조리사가 아니라 익숙한 맛과 새로운 맛으로 손님들에게 좋은 시간 좋은 경험을 주는 요리사라고

본인이 하던 방식과 다른게 있으면 일단 들어보자
본인이 하는 퀴진에서만 놀지 말고 다른 퀴진도 들여다보자

여기 양갤에서도 각자 경험 풀면서 ‘어 그래?’하며 하나라도 듣고 배울개 충분히 있는데 자기가 모르거나 자기가 모르고 싶거나 하면 ‘어 뭐래’ 하면서 배척하는 모습을 종종 본다

갈수록 갈수록 퀴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데
여기서라도 편하게 이 얘기 저얘기 들으면서
일 힘든거 서로서로 위로도 하고 위로 사이에서 정보도 얻고
그러면 얼마나 좋냐
(물론 개소리 3대장은 거르는게 맞다)

일이 거칠고 힘들다고 너네 영혼까지 갈아버리지마
나중에 어떤 요리를 만들지 모르고 어쩌면 요리를 그만 둘 수도 있지만 적어도 자기자신을 늘 열려있는 괜찮은 인간으로 만들 노력을 해보자고

아무리 디씨라지만 쌍욕들도 좀 줄이고..
욕도 관성이라 계속 입에 붙게 되니까..

너네가 동경하는 주방 동경하는 퀴진이 하나씩은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 곳들을 생각하며 우리 좀 우아해지자
남자끼리 이런 표현이 웃기겠지만
우아함과 고상함이 우리의 요리를 한층 끌어올려 준다고 나는 생각해

다들 얼른 마감하고 퇴근하자!
오늘도 수고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