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당도와 당도 단위
글: 마근엄 ⓒ 2009
작성일: 2009.06.16
수정일: 2009.07.23 / 2013.2.14 / 2017.7.27 / 2020.08.29
필자가 와인에 대해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당도 단위가 여러가지인데다가, 그 단위의 정의를 설명한 자료가 거의 없어 너무 혼란스러웠다. 이를테면 독일 와인을 설명하면서 '카비넷은 76왹슬레 이상이 되어야 한다'라고 써놓고서는 이 왹슬레의 정의를 설명을 한 책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러니 이것이 얼마나 단 것인지 가늠도 되지 않고, 다른 단위를 사용한 것과 비교도 불가능했다.
국내 자료에 없다면 외국 자료를 뒤질 수 밖에. 그래서 직접 외국 자료를 뒤져서 나름대로 조사/정리한 것이 아 글이다. 이 글을 처음 쓴 것이 2009년 6월 16일인데, 그 달 말에 서점에 깔린 와이니즈(Winies) 7월호에 같은 테마로 김준철 선생님이 2페이지 짜리 칼럼을 기고한 것이 있었고, 그것을 참고하여 일부 수정 가필을 했다.
필자는 양조학 같은 것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일반인 와인 애호가이며, 일반인 수준에서 이것을 이해하고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아주 상세한 내용으로 들어가면 틀린 부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부분을 전문가께서 발견하시게 되면 지적해주시면 좋겠다.
와인에서 왜 당분을 따지는가?
와인의 스타일을 결정적으로 좌우하기 때문이다.
와인은 포도 과즙의 당분을 발효시켜 알콜을 얻은 술이다. 완성된 와인속에 들어있는 알콜과 잔류당분의 함량은 와인의 스타일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알콜은 물을 제외하면 와인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성분이며, 양조 과정에서 과실로부터 향을 비롯한 여러 성분을 추출하는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향수의 원료에서 향을 추출할 때 쓰이는 약품이 알콜임을 생각해보자.) 국산 소주에서 도수 1도를 낮췄다고 술이 부드러워졌다고 광고를 하는 것을 보더라도 알콜 음료인 술에서 그 함량을 따지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 하겠다.
이 알콜은 포도 과즙속의 당분이 발효에 의해 분해되어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약 17.5g/L의 당분이 발효되면 알콜 농도가 1% 증가)한다. 과즙의 당도를 알면 양조된 와인의 알콜 도수를 예측할 수 있게 되므로 와인 양조에 있어서 당도를 따지는 것은 필수적인 일이다.
또한 발효되지 않은 잔류 당분(residual sugar) 와인 속에 남게 되면 와인은 달콤한 맛을 띠게 되기 때문에 와인의 스타일(드라이/스위트)를 결정짓는 중요한 성분이 당분이다.
이렇듯 당분은 와인에서 매우 성분이며 본 글에서는 당도 계량에 사용되는 각종 단위의 정의와 환산방법에 대해 알아보고, 각국의 와인별 당분 함량의 특징을 짚어보려 한다.
<< 목차 >>
당도의 단위
1. 국제 단위계 (SI)
2. 잠재 알콜 도수
3. 비중
4. 왹슬레도
5. 브릭스도
6. KMW
7. CNM
8. 보메도
측정 단위의 용도
측정단위간 환산
1. 비중 → 왹슬레
2. 왹슬레 → 브릭스
3. 비중 → 브릭스
4. 브릭스 → 잔류당도
5. 왹슬레 → 잔류당도
6. 왹슬레도 → 잠재알콜도수
7. KMW → 잠재알콜도수
8. CNM → 왹슬레도, KMW
9. Baume ←→ 비중(SG)
당도 단위 환산표
당도의 단위
1. 국제 단위계 (SI : Système international d’unités)
국제 표준 도량형으로 인정되는 미터-킬로그램법에 근간한 단위를 사용하며, 와인에서는 1리터 속에 남아있는 당분의 양을 g 단위로 표시하며 단위는 g/L (gram per liter)가 된다. 유럽 표준(EU standard)에서는 와인 당도를 이 단위로 표시하도록 정하고 있다.
2. 잠재 알콜 도수(Potential Alcohol)
과즙 내에 포함된 당분이 전부 발효되어 알콜로 전환된다고 가정할 때의 알콜 도수를 말한다.
당분 함량이 350 g/L 에 이르는 고당도 과즙이 있다고 하자. 이 당분이 전부 발효되어 알콜로 바뀌면 약 350 / 17.5 = 20% 짜리 도수의 술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두고 잠재 알콜 도수가 20%라고 이야기한다. (약 17.5g/L의 당분이 발효되면 1% 알콜 도수가 올라감)
하지만 실제 발효를 시켜보면 알콜 20%짜리 술이 나오지는 않는다. 알콜에는 단백질 변성 작용이 있어서 살균 효과를 갖는데, 이 때문에 알콜 도수가 13% 에 이르게 되면 효모가 자신이 만들어낸 알콜을 견디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그 시점에서 발효가 끝나는 것이다. 결국 20-13 = 7%의 잠재 알콜 도수에 해당하는 잔류 당분이 남게 되며, 표준 단위로 환산하면 7 x 17.5 =122.5g/L에 달하는 많은 잔류 당분(residual sugar)을 포함하는 달콤한 스위트 와인이 완성된다.
알콜 13%, 잔류당분 120g/L의 스위트 와인...... 일부 와인광들은 눈치 챘겠지만, 위의 예시는 바로 프랑스산 소테른(Sauternes)에 해당하는 케이스다.
3. 비중(specific gravity : SG)
밀도라고 하기도 하며 단위 부피당 중량을 말한다. 바꿔 말하면 같은 부피의 물에 비해 무거운 정도의 뜻한다. 약 섭씨 4도에서 순수한 물의 비중은 1이며, 1리터 = 1000g(그램)의 중량이 된다. 과즙은 물 외에 당분과 각종 유기산 성분 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이보다 더 무거워지게 되므로 비중이 1보다 커진다. 예를 들어 과즙 1리터의 중량이 1087g 이었다면 SG=1.087 이 된다.
과즙의 당도 측정에는 굴절식 당도계(refractometer)가 많이 사용된다. 빛의 속도는 투과하는 매질(medium)의 굴절율에 따라 다르게 된다. 굴절율이 높은 매질속에서 빛의 속도는 느려지며, 그 결과 매질 경계면에서 빛의 경로는 (수직입사가 아니라면) 꺽어지게 된다. 물컵속의 젓가락이 꺽어져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진출처 : http://pgsgrow.com/blog/wp-content/uploads/2009/07/800px-refractometer-300x225.jpg
과즙의 당분의 함량이 높아질수록 비중이 커지게 되는데, 비중이 큰 수용액일수록 광학적 굴절율 (optical refraction ratio)이 커진다. 굴절식 당도계는 입사된 빛의 경로를 과즙이 얼마나 많이 꺾이게 만드는지를 가지고 당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위 사진의 당도계에서 덮개를 열고 안쪽 흰 타원 부분에 과즙을 떨어뜨린 뒤 접안부에 눈을 대고 빛을 바라보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경계점 눈금을 읽어 당도를 측정한다.
그림출처 : http://www.mingxin-instrument.com/images/pic-r/DSCO4095--5-3.GIF
4. 왹슬레도 (Oechsle scale : Oe)
왹슬레도 (Oechsle scale)는 주로 독일 지역에서 과일의 성숙도를 측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위다. 이 측정법을 주창한 페르디난트 왹슬레(Ferdinand Oechsle)의 이름으로부터 명명(命名)되었으며 기호로는 °Oe 로 표시한다. 1도 왹슬레(1° Oe) 는 섭씨 20도의 온도에서 과즙 1리터의 중량이 1킬로그램(kg)을 몇 그램(g)이나 초과하는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1000cc (=1리터) 과즙의 무게가 1075g 이라면 75° Oe 가 된다.
그림출처 : 마근엄 직접 작성
왹슬레도를 이해함에 있어서 주의할 점은, 왹슬레는 엄밀한 의미에서는 당도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왹슬레도가 높다면 당도도 높겠지만 왹슬레도는 당분은 물론이고 유기산, 당외 추출물(non-sugar extract) 등 과즙 전체의 모든 성분을 포함한 무게를 따지기 때문에 그 자체가 순수한 당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수확한 포도의 완숙도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반면 KMW 단위는 순수한 당분 성분만으로 계산함)
5. 브릭스도(Brix Degree : Bx)
독일의 과학자 Adolf F. Brix 에서 이름을 따온 단위이다. 브릭스는 수용액 100그램(g) 속에 녹아있는 고형물이 몇 그램(g)인가를 나타내며 기호로는 °Bx로 표시한다. 즉 순수한 물이라면 0°Bx가 될 것이고, 순수한 설탕 덩어리라면 100°Bx가 될 것이다. 브릭스도 역시 엄밀하게는 왹스레도와 마찬가지로 당분 외의 모든 수용성 성분을 포함한 지표이지만, 당도의 지표로서 흔히 사용된다. 거봉이나 켐벨등 생식용 포도는 약 15 브릭스 정도이며, 양조용 포도의 경우는 22~24 브릭스에 이른다.
6. Klosterneuburger Mostwaage (KMW)
오스트리아에서 사용하는 당도 단위.「클로스터노이부르거 모슈트바아게」라고 읽는다. Mostwaage는 영어로는 must weight, 즉 과즙 무게를 뜻하며, 클로스터노이부르거는 지명(地名)이다. 아우구스트 빌헬름 폰 바보(August Wilhelm von Babo) 남작이 1861년 클로스터노이부르거에서 제창한 당도 측정 방식이라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단위는 「°KMW」로 표기한다.
KMW도는 과즙 100g 속에 포함된 당분을 g단위로 표시한다. [g/100g] 당분外 성분 함량은 계산에서 제외한다. 당분함량이 20% 정도라면, 당분外 성분은 함량이 3% 정도 된다. 1°KMW 는 약 4.86°Oe 에 해당한다. KMW도는 주로 오스트리아에서 사용되며, 이탈리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舊유고연방 등에서도 사용된다. (이탈리에서는 Babo당도라고 불림)
7. CNM (Český Normalizovaný Moštoměr)
체코에서 사용하는 당도 기준. 체코 정규 당도계(Czech normalized mustmeter)라는 뜻. NM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CNM도에서는 과즙 100리터(L)당 당분 함량을 kg 단위로 표시한다. 따라서 1 CNM = 1 [kg/100L] 로 정의된다. 오스트리아의 KMW (Klosterneuburger Mostwaage)와 유사하지만, 체코는 부피당, 오스트리아는 무게당 당분의 무게를 따지는 차이가 있다.
8. 보메(Baumé)도
프랑스에서 전통적으로 사용하는 당도 단위. 프랑스 화학자 앙투안 보메(Antoine Baumé)의 이름을 따왔다. 단위는 Baume, Baumé, °Be, °Bé 등으로 표기한다.
보메도의 원래 정의는 섭씨 16도에서 염화나트륨(NaCl, 소금)의 중량 퍼센트이며, 순수한 물일 때는 0°Be, 10% 염화나트륨 수용액에서 10°Be가 되도록 캘리브레이션(영점조정) 된다....고 한다는데, 솔직히 필자도 아직 보메도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해하지는 못했다.
후술하겠지만 환산식이 주어지기는 하나, 이 환산식은 실험/통계를 통한 일종의 모델링 식이기 때문에 보메도 수치가 어느 정도의 당도인지 가늠하는 정도는 될 수 있어도 최초의 정의로부터 과즙의 보메도를 어떻게 산출하는지는 정확히 설명된 자료를 아직 찾지 못했다. 보다 전문가분이 보완해주길 기대한다.
측정 단위의 용도
대부분의 당도 계량 단위는 양조전의 과즙의 당도를 계량하는데 주로 사용한다. 반면 잔류 당도의 경우는 '잔류'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양조 후에 완성된 와인 속에 '남아있는' 당분의 양을 표시하는 것인데, 유럽 표준에서는 여기에 SI표준 단위인 g/L로 표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와인 백레이블이나 테크니컬 시트에 잔류 당도가 기재되는 경우 (기재 안된 와인들이 훨씬 많지만) 보통은 g/L로 기재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와인에서는 잔류 당도 표시에도 브릭스(Bx) 단위로 표시하기도 한다는 점은 알아두자.
위의 사진은 한 미국산 늦수확(late harvest) 스위트 와인의 빈 병을 촬영한 것으로, 포도 수확시점에서의 과즙 당도 (harvested sugar contents)와 양조후에 남아있는 잔류 당도 (residual sugar contents)를 모두 브릭스 단위로 표시한 것이 보인다. g/L로 환산시 수확 당도는 370~380g/L, 잔류당도는 180~200g/L 정도가 되는 아주 달콤한 와인임을 알 수 있다.
이건 거의 백과사전급.. 레전드반열에 오를만한 글... - dc App
와! 이건!
2009년부터 누적된...! - dc App
개추! - dc App
작성일 09년.. 뭐했지 생각해보니 고등학생이었네요..
헉...
09년 ㄷㄷ... - dc App
엄청납니다.. - dc App
문과둥절
파트2 링크 :
https://gall.dcinside.com/m/wine/135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