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가 시실리아 발부에나 5 2007


한동안 제대로 된 리베라 델 두에로를 못 먹어서 제가 스페인 취향이 아닌가 했는데.... 역시 베가 시실리아는 실망시키지 않는군요.

사실 07이 리베라 델 두에로 기준 딱히 좋은 빈티지도 아니고 해서 별 생각 없이 먹었는데 역시 베가 시실리아는 베가 시실리아입니다.

(다만 상위급 생산자가 몇 안 되는 동네는 동네 빈티지 평가랑 개별 와인 평가가 다른 경우가 많긴 합니다.)

처음에는 담배나 연기 향이 강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검은 과실과 조화를 이루었습니다. 동물 향도 좀 나고, 무화과나 말린 과일 향도 나더군요. 잔 브리딩 기준 30분 정도부터는 집중도 있는 과실향부터 긴 여운까지 훌륭한 맛이 났습니다. 아직도 타닌은 꽤 얼얼했고, 산도도 중상 정도였습니다. 역시 피니시가 길었습니다.

잔여물이 좀 있습니다. 이거보다 좀 더 오래된 거 먹었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기억 왜곡인지...


지금 07 먹기 딱 좋네요. 보관만 좋다면 앞으로 5년, 길게는 7-8년 정도까지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베가 시실리아가 여러 와인을 만들긴 하지만 와인에 메인 와이너리 이름을 걸고 만드는 건 딱 세 종류죠. 발부에나 5, 우니꼬, 우니꼬 레제르바 에스페시알. 사실 07 호리존털을 하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07 우니꼬는 잘 안 집히더라구요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닌데.... 내일 쉬는 날이라 그냥 까 봤습니다.

작년 말까지는 떼루아에 이 빈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번 리스트에는 없더군요. 베가 시실리아 계열이 많이 줄었던데 신세계에서 뺀 건지 리스트에서만 뺀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렴한 와인은 아닙니다만 기회가 된다면 한 번쯤은 권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