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쉬바쥬에서의 테이스팅을 마치고, 숨 고를 시간 없이 다시 다음 목적지로 향합니다.
다음 목적지는 린쉬바쥬와 같은 뽀이약 지역의 그랑크뤼 5등급 와이너리, 샤또 그랑 푸이 라코스테입니다.
그랑 푸이 라코스테는 로버트 파커 옹이 보르도에서 가장 저평가 받는 와이너리로 꼽기도 했을 만큼 뛰어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농부님의 픽 뒤크리 보까이유의 소유주 Jean Eugene Borie 씨의 아들 프랑수아 자비에 보리(Francois Xavier Borie) 씨가 소유하고 있으며, 웅장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Francois Xavier Borie씨 (출처 : 와이너리 홈페이지)
혹시 와이너리 투어를 하고 싶으신 분들은 이메일을 통해 신청이 가능합니다.
dfxb@domainesfxborie.com로 방문 날짜, 시간, 인원 사용 언어(영어, 불어 등) 그리고 간단한 자기소개를 적어 보내주시면 됩니다.
린쉬바쥬에서 그랑 푸이 라코스테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은데요, 도보로 15분 정도면 갈 수 있습니다.
보르도에서 자동차 없이 와이너리 투어를 하고 싶으시다면 하나의 꼬뮌을 골라서 그곳을 둘러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하나의 꼬뮌에서 다른 꼬뮌까지 걸어가기에는 너무 멉니다.
길을 걷다 보니 포도밭 너머 샤또 그랑 푸이 라코스테가 보입니다.
샤또 그랑푸이 라코스테의 샤또는 메독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지만 사무실은 아주 현대적인 분위기로 꾸며져 있고, 벽에는 현대미술 작품들이 걸려져있습니다.
와이너리 투어를 시작하자마자 우리를 안내해준 Tina가 그랑 푸이 라코스테의 포도밭을 보여줍니다.
그랑 푸이 라코스테의 포도밭은 총 55헥타르이고, 약 70%의 까베르네 소비뇽, 20%의 메를로가 심어져 있다고 합니다. 나머지는 쁘띠베르도, 까버네프랑, 까르미네르 등이 심어져 있는데 최근에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쁘띠 베르도를 예전에 비해 많이 심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오너인 프랑수아 자비에 보리씨의 고모인 Françoise Des Brest Borie 씨 소유의 샤또 오-바따이(Chateau Haut-Batailley)도 보리씨의 팀이 양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 와이너리 홈페이지)
그랑 푸이 라코스테는 2004년과 2016년 설비를 개조하면서 최신식의 거대한 스테인리스 발효조를 들여와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곳에서 발효를 거친 와인들을 블렌딩 한 뒤 오크배럴에 옮겨 담아 숙성을 합니다. 어떤 곳은 오크통에서 숙성을 끝낸 뒤 블렌딩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와이너리 마다 자신들만의 방법이 있는 것이지, 어떤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오크통에서 와인들은 18개월 동안 숙성됩니다. 새 오크통 비율은 70%라 합니다(그랑 뱅 기준).
이렇게 설비들을 둘러본 뒤 테이스팅을 하러 가는데, 마침 저희가 간 날에 보르도 그랑크뤼 협회의 인사들이 그랑 푸이 라코스테에서 테이스팅을 하고 있어 테이스팅 룸 대신에 그 옆의 조그마한 공간에서 테이스팅을 하였습니다.
오늘 마신 와인들은 와이너리의 그랑 뱅인 샤또 크랑 푸이 라코스테 2011(Chateau Grand-Puy-Lacoste 2011)과
세컨드 와인인 라코스테 보리 2013(Lacoste-Borie 2013)입니다.
라코스테 보리 2013(Lacoste-Borie 2013)
까베르네 소비뇽 60%, 메를로 30%, 까베르네 프랑 10%
색깔은 짙은 루비빛을 띱니다.
향에서는 검붉은 과실향과 정향, 토스트향 그리고 약간의 철분 향 등이 느껴집니다.
입안에서는 미디움 정도 되는 바디와, 산도, 탄닌이 뼈대를 잘 형성하고 있습니다. 빈티지의 영향인지 오픈 직후부터 마시기 편했습니다.
샤또 그랑 푸이 라코스테 2011
(Chateau Grand-Puy-Lacoste 2011)
까베르네 소비뇽 78%에 메를로 22% 블렌딩입니다.
색상은 짙은 루비색을 띱니다.
처음에는 향이 많이 닫혀있습니다. 스왈링을 해주니 블랙 체리와 같은 검붉은 과실향, 흑연, 삼나무 등의 향이 납니다.
미디움-풀 바디에 부드러운 탄닌이 이어집니다. 2011년 빈티지는 꽤나 까다로워서 탄닌 양 자체는 많지 않아도 거친 경우를 많이 봤는데 부드러운 탄닌이 인상적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자신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오래 보관하면서 마시기보다는 어릴 때 마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시음을 하는 중에 보리씨를 만났는데, 시간이 되면 그랑크뤼 협회 사람들과 함께 테이스팅 룸에서 같이 시음하고 가라고 하셨지만, 다음 방문이 예정되어 있는 꼬스떼스뚜르넬까지 1시간가량 걸어가야 했던지라 시간이 애매해 눈물을 머금고 거절을 했습니다.
저희가 꼬스떼스뚜르넬까지 걸어간다고 하니 Tina가 놀라며 걸어가기에는 너무 멀다고 데려다 주겠다고 해서 덕분에 위험한 차도를 1시간 동안 걷지 않고 꼬스떼스뚜르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Tina는 근처 빵집앞에 우리를 내려주면서 꼬스떼스뚜르넬 방문 예정 시간 10분 전에 데리러 오겠다고 했고 저희는 1시간 30분의 여유시간이 생겨 빵도 먹고 지롱드 강 근처 산책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 후 다시 데리러 온 Tina가 테이스팅하고 온 와인들 중 빨메가 환상적이었다고 말하는 순간 이럴거면 그냥 테이스팅 같이 하고 데려다 줘도 됐지 않나 하는 배은망덕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걷지 않고 편하게 이동한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건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음을 다시 느꼈습니다.
아무튼 Tina 덕분에 편안하게 꼬스떼스뚜르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편에는 꼬스떼스뚜르넬 투어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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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Tina쨔응...
흑흑 고마웠지만 살짝 미웠습니다... - dc App
그래서 Tina 이쁜가요?
어... 오래돼서 기억이 안납니다. 일단 젊었습니다. - dc App
협회 아재들과 시음이...ㅠ
ㅠㅠ 정말 아쉬웠어요... - dc App
우왕 포도밭 뒤로 보이는 샤토 너무 예쁘다
네 소박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성이었어요! - dc App
오늘도 너무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재밌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