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무심코 시도해 본 와인이 너무 훌륭할 때, 심지어 그 와인이 크게 유명하지 않고 가격까지 저렴하다면, 우리는 '심봤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 와인이 오늘 저에게 그런 와인이었습니다. 길거리를 걷다가 너무 더워서 오늘도 충동 리즐링 한잔 했습니다.


제가 단골로 자주 드나드는 와인샵에는 다들 한번은 들어봤을 유명한 생산자의 와인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간 많은 점원의 추천에도 불구하고 이 와인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좋다는건 설명으로 들어 충분히 이해했지만요.


이 와이너리는 Saar(보통 Mosel로 퉁쳐지는)지역의 와이너리이고 첫 빈티지가 2017일만큼 신생 와이너리 입니다. 부부 주인장이 운영하는 곳이구요. 순수하고 우아한 리즐링 여기에 굉장히 집중하고 있는 곳입니다. 최근 독일도 날씨가 많이 따듯해지면서 볼륨이 커지는 리즐링들이 많습니다. 이 와이너리는 12도를 넘기는 와인을 출시하지 않습니다. 그 이상의 알콜 볼륨은 본인들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리즐링의 모습을 해친다고 여기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도 모젤 지역의 순수함과 미네랄리티를 잘 나타나기 위해선 그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더워지는 날씨로 더 과실향 지배적인 리즐링이 나오고 그에 맞춰 더 오크의 개입이 많아지는 와인은 저 개인적으로는 바라지 않거든요. 그런 캐릭터는 Rheingau, Rheinhessen 지역에서 충분히 느낄수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바라는 Mosel의 와인은 순수함, 미네랄리티 쪽이지 않을까요.


아직 신생 와이너리라서 그런지 가격도 매우 저렴합니다. 이 와인은 Altenberg의 포도로 만든 Grosse Lage 리즐링입니다. 이 와이너리의 최고급 드라이 리즐링이거요. 사실 잔당이 10.4g/1L 정도로 진짜 드라이하다 말할수는 없지만, Mosel-Saar-Ruwer 지역에선 이정도는 드라이한 축에 끼워넣어도 인정이죠. 물론 요즘에는 잔당을 많이 줄인 GG 와인들이 인기가 많지만요. 그래서 이 와인 가격이 얼마냐면 24유로입니다. 제가 다니는 와인샵에서 20유로에 구매했구요. 참고로 해당 밭은 Saar지역의 유명한 밭이고 Van Volxem도 여기서 와인을 만듭니다.


만약 제가 다시 독일 와인 직구 리스트를 만든다면 이 곳의 몇 와인을 1순위로 두겠습니다. 그만큼 가격깡패라는 생각이 드는 와인입니다. 며칠 전 마신 Peter Jakob Kühn의 와인이 생각나면서 더욱 이 와인이 가진 투명함과 미네랄리티에 집중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