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횽이다.
우리 활발히 활동하는 와린이들이 많아져서 횽이 아주 흐뭇하다.
이런 적극적인 와린이에게 횽은 아는 지식을 남김없이 방출해줄 용의가 있다.

오늘은 테이스팅 노트 이야기다.

뭐 졸라 거창한건 아니고...
와인도 술이라서 개 망각의 음료다. 마시고 안적어두면 이틀이면 다 까먹거든.

ㅅㅂ 뭐 술마시는데 노트까지 적어 싶을텐데...그 말도 맞아. 근데 딱 국내 몇개만 외우면 되는 소주하고 막걸리하곤 달리 와인 가짓수가 몇개일거 같냐.

저걸 안적어두면 졸라 내상입은 담에도 멍츙하게 또 같은거 몇달 뒤 집는 대참사가 자주 벌어진다.

글구 노트를 적기 시작하면...와인이 이제 품종별로, 지역별로 입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뭔 말이냐면...그 전에는 마시고 와 진하다, 맛있다, 시다...이런 느낌만 있을텐데, 노트를 적으면 이건 이 품종이라서, 이 지역이라서 이런 맛이 나는거구나 하고 이해가 되기 시작해.

그렇다고 신의 물방울에 나온거처럼 뭐 병신같이 아아 어릴적 뛰놀던 아름다운 풍경이 떠올라 이지랄처럼 쓰란거가 아녀.

딱 몇개만 적어.
이름, 나라, 품종, 아직 빈티지까진 필요없고. 귀찮으면 라벨 찍어놔도 괜츈해. 저기다가 개략적인 느낌을 적는거지.

뭐를 마셨는데 이건 진했지만 신맛이 세더라. 아니면 물처럼 흐물흐물한데, 달착지근한 딸기향이 나드라. 뭐 이런 식이지.

FM대로 테이스팅 노트 적는 법이 있기는 해. 색 향 맛 여운 퀄리티 발전가능성 이렇게 디테일하게 나눠서 적는 방식인데, 이건 재미도 없고 할 필요도 없다.

시작은 일단 심플하게 하는거야.

그럼 담에 뭔가 마셨는데 어 달착지근한 딸기향이 또 나? 그럼 노트열어서 보면 그때 와인하고 지금 마신 와인하고 공통점을 찾게 되는거고. 그렇게 하나씩 맞춰가는거야.

참고로 달착지근한 딸기향은 보졸레누보의 특징인데,  처음 적을 땐 잘 몰랐어도 두번 마셔서 비교되면 이제 머릿속에 각인이 되는거야. 아 이게 보졸레 누보 스타일이고...이게 가메 포도로 만든 와인이구나...

불일치해도 도움이 돼. 세번째 마신 와인이 또 가메라고 해봐. 근데 뭔가 달라. 딸기향은 나는데 훨씬 타닌이 진하고 묵직해. 그럼 이렇게 적어놓고 나면 이유가 궁금해지는거지.

그럼 이제 보졸레 지역에서 나오는 텐크뤼급 와인의 스타일을 이해하게 되는거구.

이렇게 하나씩 차근차근 맞춰가고 익히는데 꼭 필요한게 바로 테이스팅 노트야.

거창하게 안해도 되니깐 마시자마자 다음날에 꼭 몇줄이라고 찌끄려봐. 진짜 도움 많이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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