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한다는 글을 올리고 몇 분도 지나지 않아서
내가 미쳤지 아무리 갤질하는게 좋아도
이게 뭐하는 짓인지 싶어 혼자 피식했습니다.

그런데 도착해서 댓글도 보고
또 미쳐가는 와인갤을 보면서
아! 오늘 이 한몸 불사르기 진짜 잘했구나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즈나르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평생 기억에 남을 드라이브였습니다.




예고 드린대로!
오늘은 1.5만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JNAR 92점을
획득한 마 벨 오 2010입니다.


일단 가격을 무시한 시음기라는것 참고하여 주십시오.




색을 보겠습니다.




색은 제법 짙습니다.

중간 보라색이며, 림을 보면 아주 약간의 오렌지 빛이
조금 돌고있어 10년은 된 와인임을 이야기 해주고 있습니다.

레그는 제법 느리고 미세한 침전물들이 보입니다.



향의 크기는 중간 이상이며
약하지만 조금 달콤하고 진한 느낌도 있습니다.

약간 달콤한 과일의 아로마와 부담스럽지 않은 숙성향이
어울리는데... 조금 찌르는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아... 노즈에서는 알콜기가 조금은 튀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알콜기만 제외하면 저급 와인에서 나올듯한
단순한 느낌과는 아주 큰 차이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복합성이 있습니다.

자두, 블랙 커런트, 블랙베리 등과 같은 검은 과실과
체리, 산딸기와 같은 붉은 과실의 향이 들어옵니다.
거기에 후추와 허브 같은 스파이시한 향이 더해집니다.

흙, 가죽과 오크와 바닐라 그리고 약간 희미한
다크 초콜렛의 향과 같은 숙성향도 있습니다.

조금 더 느꼈으면 조금만 더 진했으면 하는
느낌이 있는데
약간 튀는, 찌르는듯한 알콜이 아로마와 부케를
충분히 더 느끼지 못하게 막아서는 느낌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만나면 해피엔딩인데
못만나게, 약간은 아련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느낌...



중간 이상의 묵직한 바디감입니다.
드라이한 편이며 약간은 단 과일의 뒷 맛도 있습니다.

그런데 알콜이 질감부터 조금은 튑니다.
약간은 찌르는 텍스춰를 만들어내네요.

탄닌은 중간 정도로 느껴지고
산도는 제법 쨍쨍하고 좋습니다.

맛은 아주 약간은 맹한 맛이 있으나
달콤한 검은 과실의 맛을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알콜만 아니였으면 제법 좋은 밸런스가 있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맛에서 GSM의 느낌이 나서 AR 평론가님께 여쭈어보니
GSM 블랜딩이라고 하시네요.



목넘김에서는 우선 약간 칼칼한 알콜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여기서 탄닌이 제법 느껴집니다.
입에 머금었을때는 알콜의 메이크업 때문에
중간 이상으로는 느끼지 못했었던 탄닌이
혀를 강하게 조아줍니다.

그리고 산도도 제법 침을 고이게 하네요.

여기에서는 약간은 거칠었던 알콜이 나머지 요소들과
좀 어울려가는 느낌이 듭니다.

혀에서의 탄닌의 조여줌과 산도로 인한 침샘의 자극
그리고 칼칼한, 목에서의, 알콜...

그리고 제법 임팩트 있고 긴 피니쉬입니다.

생산자가 원했던건 이 느낌인가요.


땡볕 아래에서 포도를 가꾸느라 힘들었던 농부가
하루의 피로를 깔끔하게 잊고 숙면을 취할수 있게
저녁 식사와 같이 먹는 조금은 투박한 와인.

약간은 거친 농주의 분위기.
맛은 완전히 틀리지만
끼안티의 느낌이 나는 것은 그래서일까요.






처음에 브리딩 하면서 따라 놓았던 잔을 한시간 지나
시음하고 있는데 와이프님이 안주로 뭐해줄까하고
물으셔서 알아서 만들어 달라고 하였습니다.

만들어주신건 닭가슴살 토마토 스튜입니다.
거기에 통후추를 많이 갈아넣으니
이게 제법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브리딩 시작한지 두시간을 넘어가는
지금은 알콜이 튀는 것이 조금은 잡힌 느낌입니다.

이 와인을 드시는 분은 조금 충분한 브리딩을 하고
드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말로는 JNAR 92점의 와인이라고 하였지만
1.5만의 와인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법 즐겁고 맛있게 먹고 있습니다.

저의 오와를 보신 분은 알겠지만
아무리 와린이라도 제 주관대로 오와를 쓰는데요
그러다보니 10만원이 훌쩍 넘는 와인도
5점 만점에 2점 주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와인은 그냥 점수를 매겨도 3.5 이상은
되겠습니다.
그 이상도 될 수 있는데
그러기에는 약간 튀는 알콜이 조금 거슬리네요.

거기에 이 와인의 가격이 1.5만원...

가성비를 더하게되니...
JNAR님의 추천이 이해가 됩니다.

오늘 하루 정말 흥미진진하고 유쾌한 시간
그리고 즐거웠던 드라이브를 더해서 생각하면
JNAR 92점

수긍합니다.


아름다운 밤입니다.



두줄평: 

즐겁게 마시면 RP100이 안부럽다.
1.5만원대로 느껴지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