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간 동안 쓴 글이 다 날라가서 멘탈이 박살났는데
다시 써봅미다.. 8ㅇ8..

아까 예고했던대로 마 벨레 오 레 꼬또 2010 시음을 마치구 왔읍미다
일단 와인 한 병으로 월요일을 이렇게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해주신 Jon Nubi 님과 Arthur Rium 님께 감사를 전합니다
덕분에 올림픽공원도 가보고 왕십리 매니저님 명함도 얻어왔읍미다ㅋㅋ

그럼 시음기를 써볼까요
일단 코르크를 열어보니 투명한 결정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설탕인가 해서 맛을 봤는데 아무 맛도 안 나네요
뭔지 모르니 패스하겠습니다

색은 잘 익은 체리의 붉은빛과 보랏빛이 섞인 듯한 색입미다
이래봬도 10년은 묵었다구! 라고 외치는 듯한 느낌이네요
잔을 스월링해보니 점도도 적당히 있는 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묽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시음은 1도 김냉에서 한 시간 칠링 후 열어서 24도 실온에 30분 가량 두고 나서 했습니다

오픈 직후의 첫 노트는 희한하게도 숯을 연상시키는 스모크였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이 스파이스라고 언급하신 향이 아닐까 싶어요
이 캐릭터는 와인이 열릴수록 뚜렷해진 느낌입니다

이어 건포도 느낌과 체리 등의 붉은과실의 향이 살짝 묵직하게 느껴집니다
약간의 오크 터치도 느껴지네요
엄청 복잡하진 않지만 과실-단내-나무 순서로 나타나는 어느 정도의 복합성이 있습니다

부드러운 산미가 뚜렷하게 느껴져 균형이 잘 잡혀 있습니다
맛은 전반적으로 드라이하지만 섬세한 단 맛이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와인을 대개 음식에 페어링 할 때만 마시는 터라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식중주로서 포지션을 잘 가지고 갈 수 있어서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형편이 된다면 박스떼기 해서
와인을 곁들일 만한 식사 특히 고기 구울 때마다 한 병씩 까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타닌은 미디엄에서 아슬아슬하게 풀로 넘어갈랑 말랑하는 어딘가의 밀도 있는 타닌감을 보여줍니다
질감 자체는 벨벳티하네요

온리선생님과 달리 저는 알코올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희미하게 남아 피니시에 아주 살짝 느껴지는 정도네요
칠링을 얼마나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대충 14도 언저리에서 서브했던 것 같아요
그 때문인지 알코올 튀는 느낌 없이 아주 깔끔하게 넘어갔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거의 주스 느낌이었어요
다른 분들이 왜 밸런스가 좋다는 점에 주목하셨는지 이 부분에서 다시금 느꼈습니다

첫 잔 서브하고 한 시간 지날 쯤 해서는 확실히 온도가 올라갈 수록 알코올 튀는게 느껴지긴 해요
두 시간이 넘어가니 알코올감이 줄고 과실향도 더 피어나는데
대신 산미가 너무 지배적으로 변해서 밸런스가 깨지는 듯합니다
종합해 보면 살짝 차게 칠링해서 두 시간 정도 잡고 마시면 괜찮은 것 같네요

안주는 위에서 살짝 보셨듯 타르타르를 페어링 해 봤습니다
다른 분들 리뷰를 보고 타르타르가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 역시 궁합 좋네요
케첩과 머스터드 베이스의 소스와 올리브오일의 풍미가 와인의 캐릭터와 잘 어우러집니다
무게감도 거의 비슷해서 서로 깔끔하게 상쇄시켜서 바로 다음 한 입을 부르는 조합이네요

마시면서 토마토 소스 베이스 미트볼이나 비프 스튜와도 매우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온리센세는 토마토 치킨 스튜를 드셨더라고여 왕부럽읍니다..

아 그리고 타르타르를 혼자서는 처음 먹어봤는데
이거 순 파티 푸드네요
오늘은 이걸로 끝내야지! 싶어서 200g 했는데
혼자 다 먹으려니 너모 물립니다.. 살여조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