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왔습니다. 금주를 다짐하고 부터는 괜히 와갤에 잘 안들어오게 되더라구요ㅋㅋ 다들 잘 지내셨나요?

2월에 금주를 시작해서 5개월간 금주를 마음 먹었으나 금주 3개월차인 5월에 마신 와인 한 병을 시작으로 금주기간이 끝난 지난주까지 총 5병의 와인을 마셨습니다.

마시면서 따로 기록하지 않았고 시간도 꽤 많이 지나서 간단한 인상만 적어보려 합니다.

그라브너 리볼라 지알라 2011
Gravner Ribolla Gialla 2011

그라브너는 처음이었는데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실온에 가까운 상당히 높은 온도로 마셨는데도 알콜이나 산도가 튀거나 퍼지는 느낌 없이 균형잡히면서도 힘있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오렌지필, 살구, 체리 등의 과실과 허브, 산화노트, 스윗스파이스와 후추, 달콤한 꿀 등이 느껴졌습니다. 예상했던 거칠고 야생적인 모습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아주 유려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줘서 즐겁게 마셨습니다.

마시 코스타세라 아마로네 클라시코 2018
Masi Costasera Amarone Classico 2018

양고기와 함께할 와인을 고민하다 아마로네를 골랐습니다. 처음 오픈한 뒤 온도가 높을 때에는 전반적으로 퍼져있고 밸런스가 맞지 않는 느낌을 받았는데 온도를 낮추니 좋아졌습니다. 졸인듯한 블랙베리, 체리, 피라진, 후추 등이 느껴지는데 좀 단조롭고 전반적으로 오크가 지배적인 인상이었습니다. 좀 더 시간이 흐른 뒤 마시면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습니다.

피터 야콥 렌쉔 카비넷2019
Peter Jakob Kuhn Lenchen Kabinett 2019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마라떡볶이와 마셨는데, 새콤 달콤한 카비넷도 혀가 마비되는 마라음식과는 페어링이 조금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그래도 와인은 훌륭했습니다. 라인가우의 카비넷 답게 잘 익은 시트러스, 핵과류의 과실이 힘있게 느껴지고, 짜릿한 산도와 적절한 당도가 기분좋게 다가옵니다. 모젤의 카비넷과 같은 섬세함은 없지만 이런 강한 음식에는 이 와인이 더 잘 어울린다고 느꼈습니다.

야콥 정 지겔스베르그 GG 2020
Jakob Jung Siegelsberg GG 2020

처음 보는 생산자였지만 VDP생산자의 GG는 실패가 없다는 믿음으로 구매했던 보틀입니다. 역시나 좋은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큼한 시트러스와 향긋한 복숭아, 달콤한 흰꽃 향이 먼저 다가오고, 꽤나 선명한 미네랄이 이를 받쳐줍니다. 힘있으면서도 섬세한 모습을 잃지 않은 좋은 리슬링이었습니다.

클레멘스 부쉬 마린부르그 카비넷 2020
Clemens Busch Marienburg Kabinett 2020

날이 더워지니 리슬링이 계속 당깁니다. 라임, 복숭아 등의 과실은 아주 순수하면서도 꽤나 집중도 있게 느껴집니다. 깨끗하고 섬세한 미네랄도 기분좋습니다. 모젤의 카비넷에서 기대하는 순수함과 섬세함을 잘 보여주면서, 이에 그치지 않고 어느정도의 집중도를 챙기면서 완성도를 높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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