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주말 보내고 계십니까.


화이트 와인을 애호하는 사람으로서, 여름은 아주 중요한 시즌입니다. 오늘 저는 소소하게 신대륙 샤도네이 두 가지를 비교 시음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가격대가 다른 두 와인이기에, 더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와인은 Shaw + Smith가 생산한 M3 Chardonnay, 2019 빈티지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13% 입니다.



갤에서 상당히 호평을 받은 와인으로 기억합니다. 저 스스로도 맛있게 마셨던 기억도 있고요.


색깔은 뭐 그냥 그런 건초색입니다.


향에서는 부르고뉴 화이트에서 우리가 흔히 연상하는 깨볶는 향이 많이 납니다. 누룽지보다도 깨 향이 더 강했습니다(구수 보다는 고소). 과실 계열로는 레몬과 청사과가 느껴지네요.


팔렛의 균형미가 훌륭합니다. 처음에는 레몬과 청사과의 산도 높은 과실미로 시작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달콤한 바닐라가 피어오르네요. 높은 산도의 과실미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오크의 뉘앙스가 강해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이후로는 과실미와 오크의 균형이 계속 유지되는 것 같았습니다.



두 번째 와인은 Three Sticks Winery가 생산한 Gap's Crown Vineyard Chardonnay, 2020 빈티지입니다. 알코올 도수는 14%입니다.




색깔은 첫 번째 와인보다 살짝 짙은가 싶다가도,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솔직히 이때부터 취함).


향에서는 초록색 느낌이 강합니다. 풀향까지는 아니지만, 푸릇한 과실향, 예를 들면 초록색 바나나 혹은 익지 않은 파인애플 향이 강합니다. 이후로 오크의 향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푸른 과일의 느낌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팔렛에서도 역시 푸릇한 과실이 주는 산도와 과실미가 균형을 이루었습니다.


솔직한 감상을 이야기하자면 이렇습니다. 가격으로는 두 번째 와인이 첫 번째 와인의 약 2배였습니다. 그런데 만족도로는 첫 번째 와인이 오히려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깨볶는 향에서 느껴지는 구대륙의 향미, 여기서 이어지는 달콤한 바닐라의 뉘앙스, 그 반대편에서 당당히 균형을 맞추는 과실의 산미. 쇼+스미스는 역시 샤도네이 와인을 참 잘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면에 두 번째 와인은... 글쎄요 제가 너무 일찍 마신 탓일까요. 특별히 장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푸릇한 과실의 느낌이 조금 잦아들때까지, 혹은 달콤한 오크의 향미가 더 강해질때까지, 제가 기다려야했던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암튼 뭐 현시점에서 특별한 와인은 아니었던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가격과 품질이 맺는 우상향의 관계는 대전제로 늘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반례도 겪기 마련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갤러들께서는 늘 가격을 뛰어넘는 멋진 와인을 만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