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론 와인을 주제로 비욥모임을 가졌습니다.


제가 평소 친하지 않던 지역이라 순전히 경험을 넓혀보자는 차원에서 참석한 모임이었는데요,

하나하나 조립된 리스트가 굉장히 훌륭해서 모임 전부터 기대가 많이 됐고, 실제로도 굉장히 만족스러운 모임이었습니다.


론알못이라 자세히 썰 풀 실력은 안되고 인상비평 수준으로 간단하게만 후기 적어봅니다.

주제 외인 샴페인 도네를 제외하고 이날의 리스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2013 E. Guigal, Ex-Voto Blanc

2000 Domaine de la Mordoree, Chateauneuf-du-Pape 'Cuvee La Reine des Bois'

2011 Domaine Georges Vernay, Cote-Rotie 'La Blonde du Seigneur'

2010 Domaine du Pegau, Chateauneuf-du-Pape Cuvee Reservee

2018 Clos Saint-Jean, Chateauneuf-du-Pape 'La Combe des Fous'

1998 M. Chapoutier, Banyuls (보너스 도네이션)



2013 E. Guigal, Ex-Voto Blanc


살짝 점성이 느껴지는 외관.

노란 꽃, 서양배, 허브류, 촉촉한 젖은돌, 바닐린, 피니시에 약간의 꿀맛.


산도가 살짝 부족한 것은 아쉽지만, 이외의 부분은 아주 우아하게 숙성된 1er 이상급 샤도랑 비슷한 느낌을 주네요.

리치함과 엘레강스함이 공존하는 아주 훌륭한 와인이었습니다.




2000 Domaine de la Mordoree, Chateauneuf-du-Pape 'Cuvee La Reine des Bois'


드라이드한 블랙베리, 반야드 느낌이 들어있는 게이미한 향, 가죽, 흙/먼지 등의 더스티함.

올빈 보르도와 비슷한 뉘앙스가 나오는데, 거기에 GSM 다운 육향이 한스푼 추가된 느낌입니다. 잘 익어서 팔렛도 정말 부드럽고 제 취향이었어요.





2011 Domaine Georges Vernay, Cote-Rotie 'La Blonde du Seigneur'


보라색 꽃향, 북론 시라의 전형적인 백후추. 

삐노떼하게 가늘고 옅고 섬세하게 뽑은 시라입니다. 화이트 맛집답게 레드도 굉장히 린하게 뽑네요.

굉장히 가늘고 아로마틱한 노즈가 인상적입니다. 뉘로 치면 본로마네 같은?ㅎㅎ




2010 Domaine du Pegau, Chateauneuf-du-Pape Cuvee Reservee


10빈인데도 여전히 앞니와 입천장을 강하게 긁어대는 탄닌.

농밀한 검은과실, 선이 가늘어서 세련된 느낌을 주는 육향, 흑후추.


파워와 섬세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네요. 역시 페고는 페고다...이름값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2018 Clos Saint-Jean, Chateauneuf-du-Pape 'La Combe des Fous'


농밀한 과실감, 높은 열감을 갖고 있지만 추구하는 스타일은 볼드함쪽이 아닌 섬세한 쪽입니다. 색도 연하고 선도 가는 편.


하지만 뜨거운 빈티지여서 그런지 와인의 절대적인 파워 역시 리스트 중 최고였습니다. 페고가 알코올 도수 14도였는데 이 녀석은 16도쯤이었던 것으로 기억.


다만 지금 당장 마시기에는 좀 땡감입니다. 그래도 엄청난 숙성 잠재력이 느껴집니다. 한 10년 정도 묵히면 어떨지 기대가 되는 와인.




1998 M. Chapoutier, Banyuls


블라인드로 출제된 마지막 픽.

아주 강하게 산화 숙성이 되어있고, 주정강화 수준의 알코올 열감이 느껴져서 리브잘트를 콜했습니다.

정답은 같은 VDN이지만 옆동네인 바뉼스...ㅠ


감사하게도 모임의 주제에 맞춰서 준비해주신 센스있는 블라인드였습니다.

98빈 치고 생각보다 과실미가 잘 살아있어서 놀랐습니다.


참고로 각자 베스트 두 병씩 뽑은 인기투표는 이렇게 나왔습니다.


2013 Ex voto blanc - 4표

2011 Vernay Cote-Rotie - 2표

2010 Pegau CdP - 2표

2018 Clos Saint Jean CdP - 1표

2000 Mordoree CdP - 1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