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말 오랜만에 와갤분들을 만났습니다. 6개월 전 마지막 모임에서 뵀던 분들을 그대로 뵀습니다. 오랜만에 다들 만나 뵈니 정말 좋더라구요ㅎㅎ 모임은 블라인드 BYOB로 진행됐습니다. 오랜만에 많이 취해버려서 와인들의 정확한 맛과 향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관계로 각각의 인상과 어떤 콜을 했는지만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Schloss Gobelsburg Langenlois Gruner Veltliner 2020
슐로스 고벨스부르그 랑겐로이스 그뤼너 벨트리너 2020

3fb8c32fffd711ab6fb8d38a4680726432a26d2d63b81f8b4ae2f07297d0fa0f72d41ce2fcd604b50983

첫 시작으로 딱 알맞는 그뤼너 벨트리너로 시작했습니다. 뒤이어 나온 와인들이 하나같이 묵직한 친구들이라 오히려 더 기억에 남습니다.

모과, 배 느낌의 과실과 화이트페퍼, 미네랄, 허브가 느껴졌습니다. 과실의 집중도가 꽤 좋았고 이를 스파이스, 미네랄 등이 잘 받쳐주고 있습니다. 고벨스부르그는 완전 기본급 보다 조금 더 보태서 이것을 마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블라인드 콜은 큰 어려움 없이 그뤼너벨트리너로 했습니다.

The Sadie Family Vice White 2014
더 사디 패밀리 바이스 화이트 2014

3fb8c32fffd711ab6fb8d38a478072643e4eaa9d52f0ab28c8c66ccefac54da759671aa8c8d198d7f172

요 와인은 제가 가져갔습니다. 남아공 유명 와이너리 중 하나인 사디 패밀리에서 2019년에 있었던 Noble Vice라는 행사를 위해 이벤트성으로 1회 제작한 뀌베라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료가 많지 않은데 일본 수입사 자료가 있어 그 내용을 써보자면, 품종은 이집의 대표 뀌베인 Palladius 처럼 다양한 품종이 들어갔는데 슈냉블랑, 클라레뜨 블랑, 비오니에, 베르데호, 팔로미노 등이 들어갔다고 합니다. 손수확, 홀클러스터100%, 껍질 침용, 500L의 개방조에서 발효, 숙성12개월(이라고 되어있는데 어떤 용기에서 숙성했는지는 안나와있습니다. 맛을 보니 오크숙성을 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병숙성 36개월이라고 적혀있네요.

사실 맞추라고 가져간 와인은 아니었습니다만 힌트를 조금 드리긴 했지만 다들 남아공 쪽으로 가시더라구요... 무서운 분들...

와인은 모과, 열대과실 느낌의 과실이 집중도 있고 강하게 느껴졌고, 고소한 오크와 리덕티브한 향도 느껴졌습니다. 껍질침용과 15도의 높은 알콜 덕분인지 입안을 꽉 채우는 질감이 좋았고, 산도는 생각보다는 강하지 않았지만 탄탄하게 받쳐줘서 과할 수 있는 와인의 인상을 잘 잡아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맛을 보니 다른 품종들 보다 슈냉블랑의 비율이 높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Les Parcellaires de Saulx Pernand Vergelesses Les Combottes 2019
레 파셀레르 드 쏘 페르낭 베르즐레스 레 꽁보뜨 2019

3fb8c32fffd711ab6fb8d38a4480726456b17765c65bfcdf80e2fb82b76aecf9df39e9dd3c337bfb0e67

린스를 위해 조금 따라서 향을 맡았을 때는 보르도 블랑이 떠올랐는데 한 잔 제대로 받아서 보니 뉴트럴한 품종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블라인드 할 때 항상 슈냉블랑과 샤르도네를 헷갈려 하는데 왁스나 울 느낌이 없었고, 산도의 모습이 샤르도네에 가까운 것 같아 샤르도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과실과 오크의 밸런스가 좋아서 처음에는 부르고뉴 본 쪽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만... 아주 잘 익은 과실에 지난 정모때 맛봤던 몬텔레나가 생각이 나면서 미국에서 부르고뉴를 지향해 섬세하게 만들고자 한 와인이 아닐까 생각이 바뀌었고, 미국 샤르도네로 콜했습니다.

제가 정말 부르고뉴 알못이라 와인을 오픈 하고 나서도 페르낭 베르즐레스 지역을 몰라서 다른분들께 여기가 본쪽인지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Rotem & Mounir Saouma Magis 2018
로템&무니르 사우마 마지스 2018

3fb8c32fffd711ab6fb8d38a4580726407e9726e2996ad7e91d1aa79d76fddb3d073db0d373c35fcfff7

향의 강도가 앞의 와인들 보다 확실히 강했고, 리덕티브한 향도 강하게 났습니다. 과실은 노란색 사과, 배가 힘있게 느껴졌고, 스모키한 느낌도 도드라졌습니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질감과 이를 탄탄하게 받쳐주는 산도가 인상깊었습니다. 처음에는 부르고뉴 블랑이 아닐까 했는데 와인을 가져오신 분께서 블렌딩이라고 하시는 순간 론 블랑이 떠올랐고 바로 론 블랑을 콜했습니다.

출제자께서 주품종이 있다고 하셔서 주품종이 뭘까 고민을 해봤습니다. 비오니에나 루산느가 주품종이라고 하기에는 와인이 뉴트럴한 느낌이라 제외했고, 마르산느와 그르나슈 블랑이 떠올랐는데 처지지 않는 산도와 스모크, 미네랄 노트가 그르나슈 블랑에 가깝다고 느껴서 그르나슈 블랑으로 콜했습니다. 실제 주품종은 그르나슈 블랑으로 75% 비중이라고 합니다. 사실 론 블랑 경험이 적기 때문에 거의 찍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Alberelli di Giodo 2019
알베렐리 디 지오도 2019

3fb8c32fffd711ab6fb8d38a428072644c2f15a9c78e8d24774e17812dc12be8c38120bab6c377889b24

이 보틀도 제가 가져갔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묵직한 레드는 도저히 못 마실 것 같아서 좀 가볍게 마실 수 있는 레드로 가져갔습니다. 근데 앞에서 마신 화이트들이 이것보다 훨씬 무거웠습니다ㅋㅋ

와인은 검붉은 체리, 베리류의 과실이 꽤 집중도 있게 느껴졌고, 오크 늬앙스도 은은하게 깔려있습니다. 아직 보여주는 모습이 단순하기도 하고, 네렐로에서 기대했던 섬세함 보다는 투박한 모습을 보여줘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특히 발사믹 같이 찌르는 산도가 살짝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다른분들께서 RdM, 끼안띠, 스페인 뗌쁘라니오를 콜하신 부분이 이해가 되는 부분입니다. 2~3년 쯤 뒤에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해지는 와인이었습니다.

Pieropan La Rocca 2020
피에로판 라 로카 2020

3fb8c32fffd711ab6fb8d38a438072642d255396405a931a0a552b012bd933cce7865aca58204918059b

잘익은 모과, 감귤류에 그치지 않고 열대과실까지 느껴졌는데 오크 늬앙스와 리컨택의 느낌도 꽤 강하게 느껴졌습니다. 전반적으로 힘있고 진한 느낌에 꽤 높은 산도가 와인이 너무 무거워 지는 것을 막는 것 같았습니다. 첫 느낌은 일단 아로마틱한 품종이라고 생각했고 오크숙성을 한 그뤼너 벨트리너를 먼저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제가 오크숙성한 그뤼너는 경험이 없어서 다른 가능성을 고민하다가 보르도 블랑이라면 이런 느낌이 가능할 것 같아서 보르도 블랑을 콜했습니다.

출제자께서 국가, 품종 모두 틀렸다고 말씀해주셨고 2차 콜을 할 기회를 주셔서 프랑스, 오스트리아와 리슬링, 소비뇽블랑을 제외 하고 다시 생각을 해봤습니다. 일단 구대륙이라고 생각했고, 이런 캐릭터가 가능한 곳으로 스페인의 알바리뇨를 떠올렸습니다. 출제자께서 다시 힌트로 그 지역의 탑 와이너리의 상위 뀌베라고 말씀해주셨고 갤에서도 몇번 호평이 있었다고 하시는 순간 피에로판의 라 로카가 떠올랐습니다. 사실 라 로카를 안마셔봤지만 민아네 한상님께서 올려주신 시음기나 다른 갤러 분들의 시음기와 유사하다고 느껴져서 라 로카로 콜했습니다. 그 뒤 그란바잔의 알바리뇨도 떠올라 갈팡질팡 하긴 했습니다만(그란바잔도 안마셔봤습니다) 최종 콜은 라 로카였습니다.

Nittnaus Beerenauslese Exquisit 2018
니트나우스 베렌아우스레제 익스퀴짓 2018

3fb8c32fffd711ab6fb8d38a40807264488d5035c16c55cdfd672f8f222d3539c07108f4f5efd9736cf5

꿀에절인 사과, 복숭아, 흰 꽃 등이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정확한 캐릭터가 기억이 나지는 않습니다만 산도가 조금 아쉬웠던 느낌이었습니다. 리슬링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가져오신 와음님께서 구매글을 올리셨던 고벨스부르그의 아이스바인을 염두해 두고 그뤼너벨트리너를 콜했습니다. 정답은 쇼이레베로 만든 베렌아우스레제였습니다. 쇼이레베는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산도가 조금 처지는 것이 품종의 특성 때문인지 궁금했습니다.

3fb8c32fffd711ab6fb8d38a418072648450f60926c20636430142e901ce586e50a0508522f8ace413e1

오랜만의 모임인데 정말로 좋았습니다.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들과 쉴 틈 없이 와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이렇게나 즐거운 일이란 것도, 와갤분들의 따뜻한 마음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기세를 몰아 앞으로 세미블라인드 리스트 모임을 몇 번 기획해 보려 하는데 와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ㅎㅎ

- dc official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