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운 날 잘 지내고 계신가요? 어디 나갈까하다가 무서워서 집에서 모임 후기나 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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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님 복귀 기념 4인 모임을 했습니다. 블라인드 테이스팅 챔피온 올리브님이 너무도 훌륭한 후기를 올려주셔서 제가 뭐 테이스팅적인 면에서 더할 건 없을 것 같고… 와린이는 블테를 어떻게 하고 틀리는지 재미로 봐주세요 ^^; 제가 참 좋아하는 분이 블라인드를 너무 좋아하셔서 그분과 같이 마실 땐 대부분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하게 되는데 매번 틀리지만 라벨 가리고 온전히 노즈와 팔렛으로 그 와인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노력하기에 테이스팅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모임은 특히 가격 기준도 없어서 더 어렵고 더 재밌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다시 보니 이날 제가 갖고 간 2병 빼면 5개 중에 3개 맞췄… ㅡㅡv 이건 뭐 제가 잘한 것이 아니라 제가 맞출 것 같은 와인 갖고오신 착한 분 덕택에 ^^ (그렇다고 남아공 필드블렌딩 갖고 오신 분이 나쁘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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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loss Gobelsburg, Langenlois Gruner Veltliner 2020

슐로스 고벨스부르그, 랑겐로이스 그뤼너 벨트리너 2020


노즈에서는 싱그러운 그린톤의 향과 백후추의 스파이스가 잘 나고 팔렛에서는 서늘한 지역의 프레쉬한 산도와 모과쪽의 과실미가 아주 좋았습니다. 향에서 80% 정도 그뤼너 벨트리너라고 생각했고 한 모금 마시고 100% 확신했지만 다른 분들께 영향을 미칠까봐 가만히 있었는데 올리브님도 한 모금 마시더니 바로 “그뤼너?”라고 하시더라고요 ㄷㄷㄷ


랑겐로이스가 고벨스부엌 중 중간 정도하는 퀴베고 가격도 3~4만원 정도인데 이 날 다른 와인들과 같이 마셔보니 이 와인이 더 빛났던 것 같습니다. 뒤에 나오는 몇 배 가격의 와인들과 비교해도 절대적인 퀄에서 밀리지 않고 싱그럽고 화사한 품종의 특성을 잘 표현하는 와인! 개인적으로 이 날의 가성비 1등 와인이라 생각했습니다. 올리브님도 언급하셨지만 저도 이 집 기본급 도마네 고벨스부르크 그뤼너 벨트리너 보다는 이 랑겐로이스 사시는 것이 훨씬 좋다 생각합니다.


그래도 아쉬운 점을 꼽자면 제가 그뤼너 벨트리너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딴딴한 배의 질감 같은 팔렛의 크리스피함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화이트와인에서 왜 크리스피함이 느껴질까 고민을 오래했는데 지금은 산도와 미네랄, 스파이스가 적정하게 조화를 이룰 때 그런 느낌이 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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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adie Family, Vice White 2014

더 사디 패밀리, 바이스 화이트 2014


노즈에서는 오크 뉘앙스가 상당히 강했고, 건플린트 등 여러 향이 상당히 복합적으로 올라왔습니다. 팔렛에서는 스케일이 크고, 미네랄이 강하고, 유질감도 있고, 산도는 중간 정도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인상적이었던 것은 피니쉬! 한두개 노트가 강해서 그것들이 남는 것이 아니라 피니쉬에서도 여러 노트들이 잘 조화를 이루어 긴 여운을 주더라고요… 특이했던 것은 분명 팔렛에서는 산도가 그리 강하지 않고 중간 정도였는데 삼키고 나면 침이 주악… 고였습니다.


들고오신 올리브님이 이상한 와인이라고 공언을 하셨고 힌트로 필드블렌딩이라 품종도 어렵고, 나라도 맞추기 힘들 것이라 하셔서 구대륙은 걸렀고, 산도와 오크 뉘앙스로 미국과 호주도 걸렀고, 그나마 지금껏 마신 와인 중에서는 남아공 슈냉 블랑이 가장 비슷했던 느낌이라 슈냉 블랑이 들어간 남아공 와인이라고 찍었습니다. 찍신강림! ㅋㅋㅋ


남아공 탑 와이너리인 사디 페밀리의 와인인데 처음 보는 바틀이라 신기했는데 알고보니 이벤트성으로 딱 한 번 만든 스페셜 퀴베였고, 일본에 가셨을 때 사오신 귀한 와인이었습니다. 정말 특이하고 좋은 맛있게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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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Parcellaires de Saulx, Pernand Vergelesses “Les Combottes” 2019

레 파셀레르 드 쏘, 페르낭 베르즐레스 “레 꽁보뜨” 2019


노즈는 처음에 그리 강하지 않아서 좀 아리송했는데 한 모금 마시자 선명한 산도, 샤르도네의 뉴트럴한 과실미, 조화로운 오크의 발란스가 느껴져 바로 불곤 샤르도네구나 생각했습니다. (이건 얼마 전 안경따거님이 열어주신 여러 나라 샤르도네/샤도네이 비교시음 덕분!!!) 그런데… 이게 마실수록 불곤을 콜하기엔 과실미가 너무 잘 익고 진했습니다. 불곤 스타일로 오크 줄이고 산도 잘 뽑은 미국인가 고민하다가 지금까지 경험상 (고오급 미국 샤도를 못 마셔본 와린이라…) 이런 발란스는 부르고뉴라 생각했고 가만 생각해보니 루이 자도 샤샤뉴 몽라쉐에서도 이 정도 과실미가 나왔던 것 같아 부르고뉴 샤르도네, 샤샤뉴 몽라쉐라고 했는데 페르낭 베르줄레즈였네요!


얼마 전 같은 집 페르낭 베르줄레즈 다른 밭 와인을 마셔봤는데 캐리터가 정말 달라서 오픈 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지난 번 마신 수르부아 드 노엘 보다 이번에 마신 레 꽁보트가 더 제 취향이었습니다. 레 파셀레르 드 쏘가 시작한지 얼마 안 된 신생 마이크로 네고시앙인데 지금껏 마신 와인들이 다 상당한 완성도는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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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em & Mounir Saouma, Chateauneuf du Pape Blanc “Magis” 2018

로템 & 무니르 사우마, 샤또네프 뒤 파프 블랑 “마지스” 2018


제가 들고갔던 와인입니다. 모임 시작 시간 보다 좀 일찍 가서 디캔팅 한 후 서빙했습니다. 이집 와인들은 다 백라벨에 디캔팅 빡세게 하라고 써있어서 그것을 눈치채신 분들이 있을까봐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걸 생각하신 분들은 없으셨습니다. 여름이라 화이트 들고 만나자는 것이 컨셉이었는데… 뭔가 좋은 와인을 들고가고 싶다는 생각에 들고갔는데… 발향력과 팔렛의 인텐시티는 단연 이날 와인 중 가장 강했지만… 알코올 함량은 14.5% ㅋㅋㅋ 웬만한 레드 다 잡아먹는, 여름에 마시기 적당하지 않은 무서운 와인이었습니다;;; 


향에서 황 계열의 리덕티브한 뉘앙스가 강했는데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향들이 와인 안에 꾹 눌러담겨있다가 잔에서 터져나오는데 코가 얼얼할 정도로 강했습니다. 이 향이 뭔가 발란스가 좋다거나 아름답기 보다는 좀 거칠고 무식할 정도로 강력했는데… 진짜 블랑에서 이와 유사한 와인은 없는 것 같고 정말 CDP 루즈 같은 느낌이었;;; 팔렛도 노즈의 느낌과 비슷했습니다. 가장 먼저 다가온 것은 그 어머어마한 스케일… 조금만 입에 머금었는데 입 안이 작다고 아우성 치더군요… 과실은 사과 배 정도였는데… 이게 보통 부르고뉴나 독오 화이트에서 나는 것과는 너무 다른 강하고 찐한 사과와 배였고, 전반적으로 뉴트럴하면서 오랜 배럴 숙성에서 오는 복합미와 스모키함이 입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처음에는 대부분 불곤으로 가시는 것 같아서 블랜딩이라고 힌트를 드렸더니 다들 남론으로 쉽게 가시더군요. 뭐… 제가 살 블랜딩 화이트는 남론 밖에 없다고 생각하신 것 같았습니다 ^^;;; (다음에는 저의 컨셉과 다른 와인을 들고가는 것으로 ㅋㅋㅋ) 그 와중에 메인 품종이 있다고 했더니 그르나슈 블랑을 콜하셨던 올리브님은 정말 리스펙!


이번에 이마트에서 사서 저도 처음 마셔보는 퀴베라 진짜 궁금했던 와인인데 생각과 달라서 많이 놀랐습니다. 부르고뉴에서 핫한 마이크로 네고시앙인 루시앙 르 무앙이 남론 샤또네프 뒤 파프에서 부르고뉴 스타일로 섬세하게 만든다고 와갤에 한참 이 집 아리오소가 핫했었죠. 그래서 블랑도 스타일이 아리오소처럼 섬세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어우… 이건 뭐 페고 CDP 루즈보다 더 강력했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 2시간 정도 디캔팅했음에도 다 보여준 것 같지 않았고 숙성잠재력이 엄청난 것 같습니다. 마지스 갖고 계신 분들은 가능하면 더 셀러링하시고, 드실 거면 겨울에 디캔팅 좀 오래해서 드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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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erelli di Giodo 2019

알베렐리 디 지오도 2019


맑고 예쁜 루비색, 팔렛에서는 미디움 바디에 경쾌하게 날뛰는 산도, 산뜻한 검붉은 과실, 예쁘고 곱게 존재하는 타닌 감. 여름에 마시기 좋은 레드였습니다!


붉은 과실 위주의 미디움 바디라 품종을 좀 좁힐 수 있었는데 네비올로라기에는 색이 너무 밝고 타닌이 약했고, 피노누아라 하기엔 산도가 너무 경쾌하고 타닌 캐릭터가 좀 거칠어서, 산죠일 것 같다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오끼핀티의 시까뇨와 캐릭터가 비슷한 것 같아 시칠리아 네로다볼라로 콜했는데 아니라고 하셔서 템프라니오로 갔는데 네렐로 마스칼레제였네요… 솔직히 네렐로 마스칼레제 경험이 없어서 콜 할 수 없었습니…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은… 여름에 레드를 마신다면 시칠리아 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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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opan, La Rocca 2020

피에로판, 라 로카 2020


이 때부터 시음은 제대로 못한 것 같습니다;;; 노즈에서는 여러 과실향이 강하게 났는데 팔렛에서는 오크 뉘앙스도 좀 나는 상당히 진중한 고퀄의 와인이었던 느낌입니다. 오크를 사용한 잘 만든 고급 오스트리아 리슬링을 제가 콜했다고 전해들었는데;;; 요즘 갤에 한창 핫한 피에로판 라 로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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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ttnaus, Beerenauslese Exquisit 2018

니트나우스, 베렌아우스레제 익스퀴짓 2018


모임에 디저트 와인이 없는 것 같아 제가 저렴이 하나 더 들고갔습니다. 쇼이레베를 중심으로 여러 품종 섞어만든 오스트리아 BA인데 2만원대 가격 생각하면 나쁘지 않았던 것 같지만 저는 산도가 좀 부족해 재구매는 안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