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늦은 저녁, 와인 수입사 '바인하우스'의 시음실에 방문하여 조촐하게 시음회를 가졌습니다.
사실 시음회라고도 하기 뭐한 게, 대표님 중에 한분이 아는 형님이라 놀러가서 와인 얻어마셨다고 하는 게 맞는...
대표님들 두분이서 무려 18종 (+위스키 2종) 시음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고 왔습니다.
(꼬라뱅 최고!)
편하게 먹고 마시느라 제대로 된 기록도 못하고, 최고가 와인을 포함해 사진도 제대로 안남기는 바람에 빠진 와인이 있거나 빈티지가 틀릴 수 있습니다 ㄷㄷ
먼저 시음한 와인 리스트를 기억나는 대로..
Rocche dei Manzoni (바롤로)
1. Barolo, Castelleto 'Madonna Assunta la Villa' Riserva 08
2. Barolo, San Pietro 'Vigna d'la Roul' 08
3. Quatr Nas Langhe Rosso 15 (네비올로 까쇼 블렌딩)
Terrasole (팀 앳킨 브루넬로 3등급)
4. BDM 12
5. BDM 08 Vigna Fonte Lattaia
6. Trio 09 (멜롯/까프/쉬라 같은 비율로 섞인 슈퍼투스칸 스타일)
Le Grand Verdus (보르도 앙트르두메르)
7. Graviere Syrah 20 (쉬라 100%)
8. Mondot Cab.Fr 19 (까.프. 100%)
9. Macerat 20 (세미용 오렌지와인)
Leon Boesch (알자스)
10. Les Jardins 20 (피노누아)
11. Zinkoepfle Grand Cru 18 (게뷔르츠트라미너, 방당쥬타르티브)
(부르고뉴)
12. Arnaud Baillot, Pommard 1er 'Charmots' 20
13. Domaine des Beaumont, Gevrey Chambertin VV 19
14. Patrick Giboulot, Pernand Vergelesses 1er Les Vergelesses 20
15. Patrick Giboulot, Pernand Vergelesses 1er 블랑 20 (미수입)
Tinel Blondelet (상세르)
16. Pouilly Fume 'Genetin' 20
17. Pouilly Fume 'Arret Buffatte' 20
Michel Arnould (샹파뉴)
18. 'Memoir de Vignes' Grand Cru 15
먼저 마신 와인은 바롤로 몽포르테 달바의 모던 스타일 바롤로 Manzoni로, 꽤 명성있는 생산자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제일 먼저 받았고, 또 제일 고가의 와인이었던 Madonna Assunta La Villa는 해외가150유로 정도로 보이며 10년 이상 와이너리에서 셀러링했다가 출시하는 와인입니다. (근데 사진도 안찍...) 뒤이어 나온 Vigna d'la Roul도 매우 훌륭했지만 미천한 입맛이 바롤로의 신세계를 경험했달까.. 여느 묽은 기본급 바롤로와는 달리 꽉 찬 팔렛이 높은 산도를 부담스럽지 않게 감싸주는 훌륭한 구조감에 붉은 과실, 장미, 타르, 민트, 약간의 매니큐어 등의 복합적인 뉘앙스가 매우 휼륭했습니다. 조금 더 고가의 와인이 더 열린 꽃/과실향을 보여주긴 했지만 사진의 와인도 매우 좋았습니다. 08 빈티지이고, 꼬라뱅으로 찌른지도 좀 됐고, 모던 타입의 바롤로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보였습니다. 돈 맛을 보았습니다..
사진의 와인은 같은 와이너리의 랑게 로소로, 까베르네 소비뇽을 소량 블렌딩한 네비올로 와인입니다. (이 와이너리가 바롤로 지역에서 최초로 블렌딩 와인을 만들었다고 소개되어 있는데,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코에서는 카시스를 기반으로 한 검은 과실이 까쇼 베이스 와인 같지만, 또 입에서 감기는 맛은 네비올로의 그것 같아서 신기했습니다.
중간중간 훅훅 들어와서 Terralsole의 BDM2종은 사진을 남기지 못했지만, 두 브루넬로도 매우 좋았습니다. 12빈티지와 08 싱글빈야드를 마셨는데 집중해서 마시진 못했지만 두 와인 모두 매우 마시기 좋은 상태였고, 개인적으론 12빈티지가 더 좋았습니다.
슈퍼투스칸 스타일로 만든 'Trio' 도 매력적이었습니다. 까베르네 프랑, 쉬라, 메를로를 1:1:1 에 가깝게 블렌딩하는데 매우 클래식한 보르도 스타일이었습니다. 09빈티지를 마셨는데 마시기 딱 좋은 시점 같았습니다.
보르도 엉트르 두 메르에서 만든 실험적인 세 와인도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쉬라와 까베르네 프랑 100%로 만든 두 와인도 품종 특성이 잘 살아있어서 재미있게 마셨고, 각각 론과 루아르의 그것과 캐릭터가 유사하게 느껴졌지만 워낙 정신없이 마신 터라 차이점까지는 캐치하지 못했습니다.
세미용 100% 로 만든 오렌지 와인인 Macerat도 매우 드링커블하고 좋았습니다. 뉴트럴하게 뽑힌 스타일이라 여기저기 한식 베이스의 와인들과 잘 묻을 것 같은 와인이었습니다.
이 수입사의 미끼상품(?) 이자 제일 구하기 힘든 Leon Boesch의 'Les Jardins' 도 20빈티지를 마셨습니다. 사실 오늘 나온 와인들은 제가 대표님을 통해 구입해서 마셔본 라인업은 빼서 시음시켜 주셨는데, 이 와인은 제가 19 빈티지 4~5병을 구입해서 마신 최애 와인이라 20 빈티지를 시음시켜 주셨습니다. (19빈티지 시음기는 와갤에도 두어번 썼던 것 같은...) 20빈티지가 19빈티지보다 좀 더 빨리 열리는 스타일이고, 부르고뉴 레지오날 가격에 왠만한 빌라쥬 제껴버리는 퀄리티의 와인입니다. 같이 시음한 부르고뉴들보다 당장 보여주는 모습이 매우 많은 게 장점입니다.
인기를 꽤 끌어서 그런지 국내에 들어오는 족족 매진되고, 와이너리에서도 추가 물량을 잘 안준다고 하네요. 사실 상대적으로 저가의 와인이라 돈이 되지는 않지만 일종의 '미끼상품' 개념으로 계쏙 수입해 오겠다 하니 혹시나 보이시면 꼭 구해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같은 와이너리의 게뷔르츠트라미너도 재미있게 마셨다 하니 그랑크뤼 밭에서 나온 방당쥬 타르티브 스위트도 시음시켜 주셨습니다. 코에서는 리치 향이 지배적이고 입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은 당도와 적절한 산도의 매력적인 디저트 와인이었습니다.
주력인 부르고뉴 와인들도 다양하게 시음해 볼 수 있었습니다. Alain Jeanniard, Decell et fils 등 주력 제품들은 이미 마셔본 관계로 마셔보지 못한 와인들 위주로 주셨는데, 원체 좋아하는 뽀마르의 어리고 일견 거친 모습도 매우 좋았고 비교적 신성인 Beaumont의 지브리샹베르땡도 지역 특성을 잘 살린 좋은 와인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신규 수입와인으로 소개해 주신 Patrick Giboulot의 Pernand Vergelesses의 1er Cru 루즈와 블랑 와인이 매우 대박이었습니다. 비교적 유명하지 않은 지역의 와인들인데 둘 다 매우 마시기 좋게 잘 풀려있고, 말 그대로 꽃밭 그 자체였습니다. 블랑은 물량을 못 받아서 내년에나 출시 가능하다는데 꼭 수입해달라고 말씀드리고 왔습니다..
인기 라인업 중의 하나인 Tinel Blondelet 의 퓨이퓌메 소비뇽블랑 2종도 비교시음할 수 있었는데, 둘 다 마셔본 와인이긴 하지만 두 와인을 동시 비교시음할 수 있는 경험도 매우 흥미로왔습니다. Genetin은 호불호 없이 밸런스 좋게 잘 뽑힌 스타일이며 Arret Buffatte 는 좀더 청사과, 풀향이 강한 스타일로 Genetin에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한꼬집 넣었다고 하면 되려나.. 하네요.
마지막으로 아는 형님이 풀 바틀을 그냥 까주신 샴페인은 오랜 시간 두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여기저기서 좋은 평을 받고 있다고 자랑하시는 블랑드 누아 와인인데 꽤 높은 온도에서 시음했음에도 입에서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블랑드 누아 특유의 꽉찬 바디감과 브리오슈, 붉은 과일 뉘앙스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와인이었습니다. (늘 나오는 스타일의 무용담으로) 블라인드 시음회 자리에서 크리스탈 빼고 다 이겼다고 하셨는데, 어떤 와인들을 이겼는지는 깜빡 잊고 여쭙지 않았네요..
따로 수입하시는 아이리시와 일본 싱글몰트를 마무리로 무려 20종이나 되는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와린이로서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안주와 작은 선물을 준비해가긴 했지만 과분한 자리를 마련해 주신 형님(?) 께 무한한 감사를...
아직까지는 레스토랑 위주로 공급하고 있지만 조만간 소매 판매도 시작한다고 하니, 판매 소식 있으면 또 소식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가격으로 풀리기를...) 아는 형님 와인이라 신빙성이 떨어지지만 재미있고 맛있는 와인들이 많으니, 혹시나 어디서든 보시게 된다면 트라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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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잉 부러워잉 - dc App
이렇게 다양한 시음이라니 부럽습니다
ㅎㄷㄷ하네요...
공부를 왕창 할 수 있었겠습니다 부러워요
신..신세계군요..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