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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선배들 사이에서 많은 걸 흡수하면서도 자신만의 것을 지키며 단종이 된 박지훈이다. 그는 잊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하고 값진 배움을 안겨준 '왕과 사는 남자'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대표작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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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그는 반짝이는 눈을 더 빛내며 취재진의 질문을 놓치지 않기 위해 꼼꼼하게 메모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며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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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밖에 남지 않은 느낌을 내고 싶었다는 그는 잠도 못 자고 방 안에서 대본만 읽으면서 의도치 않게 피폐해진 삶을 살았다고.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몰입하면서 15kg을 뺀 박지훈은 "그렇게 하려고 했던 건 아닌데 자연스럽게 변했다. 그러면서도 나약하지만은 않은 단종을 그려내고 싶었다"며 "초반의 디테일은 결국 목소리였다. 호흡이 되게 많이 섞여 있는 듯하게 대사를 내뱉었고 범의 눈으로 성장하면서 단전에서 끌어올리는 목소리를 그려내려고 디테일을 잡아갔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그렇게 왕위에서 쫓겨나 강원도로 유배된 어린 선왕 이홍위가 된 박지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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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지훈은 깊은 눈빛만으로 선배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산해 보는 내내 감탄하게 만든다. 이에 그는 "눈빛은 저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저는 고민을 많이 하고 현장에 간다기보다 흡수를 잘하는 스타일이다. 선배님들과 감정을 쌓고 맞춰가다 보니까 시너지도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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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앞서 기자와 만난 ㅇㅎㅈ은 박지훈을 향해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면서 "그가 뿜어내는 에너지를 보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더라. 좋은 자극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를 들은 박지훈도 "이유 없이 끌렸다. 형같다가도 아버지 같았다. 너무 유쾌하시고 개그 코드가 잘 맞았다"고 존경심을 표했다.

"선배님에게 계획적으로 다가가거나 잘 보이려고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이걸 더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요. 선배님과 강가를 걷고 촬영장에 걸어 올라가면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관계성이 쌓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서 너무 감탄했고 정말 존경해요. 제가 어떻게 감히 선배님의 연기가 어땠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선배님이 저에게 주시는 에너지와 호흡을 느끼면서 경악을 금치 못했던 순간이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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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조차 못 해서 어떻게 찍을까라는 고민도 안 했어요. 현장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그대로 흡수해야겠다는 생각만 했죠.(스포장면 비하인드 설명) 제가 연기 생활을 오래 한 건 아니지만 그때는 정말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어요. 살면서 또 이러한 감정을 느껴볼 수 있을까 강렬했던 날이었죠."

그렇다면 그동안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한 장항준 감독의 현장은 어땠을까. 이 같은 질문을 듣고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이자 거장"이라고 너스레를 떤 박지훈은 "배우가 표현할 수 있도록 되게 많이 열려있는 감독님이다. 디렉션도 납득할 수 있게끔 주신다. 현장에서는 말수가 많지 않으시고 되게 카리스마 있고 멋있으셨다. 방송을 통해 본 이미지와 또 다른 면이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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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하는 일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라서 잘 지치지 않는 것 같아요. 목표가 없어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재밌게 일을 할 수 있는데 힘들어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해요. 물론 몸이 힘들었던 적은 있지만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좋은 작품과 함께 끊임없이 앨범 생각도 하고 있어요.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어요. 팬들은 제가 어떤 활동을 해도 좋아해 주시니까요."

끝으로 박지훈은 '왕과 사는 남자'를 두고 "저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드릴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며 "사실 훌륭한 선배님들과 감독님을 얻어갈 수 있어서 그 이상의 값어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작품이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얻었기에 너무 만족한다.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웠다"고 의미를 되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