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 사는 남자> 개봉을 앞두고 [마리끌레르 매거진]의 화보를 촬영 중이던 지훈 배우의 모습입니다. 활을 든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더니, 이번엔 박지훈 배우의 매니지먼트인 [YY엔터테인먼트]홍보 일꾼께서 사진첩을 털어 앞서 공개되지 않았던 컷을 꺼내 주셨어요. 이날 지훈 배우는 영화 속 소품인 활을 사용한 화보 콘셉트를 멋지게 소화했답니다. 이번 영화에서 최고의 연기 호흡을 보여준 유해진 배우와는 애정 넘치는 장난을 이어가며 현장의 모든 스태프들을 웃게 만들었어요.
영화 <왕과 사는 남자>에서 활은 매우 중요한 소품 중 하나입니다. 조선 왕실의 적장자였던 왕의 권위와 인간으로서 삶의 의지가 나란히 팽창하는 결정적 순간은 이홍위가 힘껏 활시위를 겨누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피폐하고 병약하게만 보였던 어린 선왕의 눈이 다시 빛나기 시작하는 강렬한 장면이죠. 어두운 밤 배소에서 세전(편지를 매단 화살)을 쏘는 장면 역시 금성대군의 뜻 앞에 굳은 결단을 내린 이홍위의 각성을 담아냅니다.
영화 속 이홍위 역을 연기한 박지훈 배우는 이 장면들을 위해 직접 국궁 교육을 받으며 바른 활쏘기 자세를 배웠습니다.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는 "활을 쏘아 과녁을 맞힌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국궁은 마음을 비우는 일이라고 하더라. 잡생각 없이 마음을 비웠을 때 손을 놓는 것이라고 해서 그때만큼은 마음을 비우고 계속 연습했다”고 훈련 과정을 돌이켰습니다. 당시 그는 “자세가 너무 예쁘게 나와 선생님이 칭찬해 주셨다”고 수줍게 자랑했던 바 있고, 실제 그에게 활을 가르친 선생님 역시 SNS에 “첫 시간부터 궁체(활 쏘는 자세)가 예사롭지 않았다. 성인 남성에게서 쉽게 보기 힘든, 부드러우면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된 자세가 첫 수업부터 나오는 걸 보며 감탄했다”며 박지훈 배우의 남다른 습득 능력을 칭찬하기도 했어요.
<왕과 사는 남자>의 촬영을 준비하며 박지훈 배우에게 활쏘기를 가르친 전문가는 우리 활을 제작하는 궁장 서울무형문화재의 아들이자, 13대째 가업을 이어 활 제작과 활쏘기 전수 교육을 받은 권오정 선생님입니다. ‘활터 권오정’을 운영하며 수많은 학생들에게 국궁 쏘기를 가르치고 있죠. 이번 영화의 작업을 위해 지난해 초 처음 제작팀의 연락을 받았던 그는 ‘왕이 될 운명이었으나 유배를 떠난 남자의 이야기인데 극 중에서 주로 목궁(木弓)을 사용한다고 해 의아했다’고 해요. ‘왕족이라면 응당 각궁(角弓)을 썼을 텐데, 목궁이라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건데요. 이제 영화를 본 관객들은 왕이었던 주인공이 목궁을 잡게 되는 이유를 알고 있지요. 신분에 따라 활을 쏘는 방법이 달랐다는 기록을 참고한 감독과 배우들은 극 중 인물들이 활을 쏘는 자세와 방식 역시 다르게 그려냈습니다. 인기 역사 유튜버 [‘향아치’]역시 영화의 이런 세심한 고증에 칭찬과 감탄을 아끼지 않았죠.
박지훈 배우는 매체 인터뷰에서 활쏘기 연습에 집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정말 배운 대로 했고, 잘 묻어 나왔을지 모르겠다. 영화 개봉 후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가서 ‘제가 정말 고증을 잘 지키며 활을 쐈을까요?’라고 여쭤보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영화 개봉 후에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인 박지훈 배우를 대신해 홍보 일꾼이 권오정 선생님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실 처음엔 지훈 배우가 얼마나 잘했기에 이렇게 극찬을 하셨는지 궁금해 간단한 코멘트를 받으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배우의 천부적인 재능에 대한 생생한 감탄은 물론이고, 조선의 왕이 활을 쏘는 행위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왕과 사는 남자>가 그 중요한 대목을 얼마나 “진하게” 잘 녹여 냈는지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기나긴 통화를 이어갔어요. 처음 연락드린 홍보 일꾼과 친절히 수다를 떨어 주신 선생님 덕분에 짱잼 촬영실록이 완성됐음에 먼저 감사드립니다!
Q. “왕과 사는 남자”속 활의 사용을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 그리고 목궁을 제작하시는 현승환 접장님이 함께 배우들의 활쏘기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박지훈 배우가 4~5회 정도, ㄱㅁ 배우가 2회 정도 교육을 받으셨던 기억입니다. 목궁으로 멧돼지와 짐승을 사냥하셨던 할아버지가 계셨는데, ㄱㅁ 배우의 캐릭터가 그에 가깝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디테일을 많이 넣고 싶었고, 실제 목궁을 쏘는 디테일이 따로 있기 때문에 현승환 접장님과 함께 교육했습니다. 이 영화 안에서 활이 워낙 진하게 나오잖아요. 이홍위가 호랑이를 잡는 순간은 나약한 줄 알았던 단종의 새로운 모습이 확 드러나는 장면이라서 그 장면이 굉장히 멋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왕족을 연기한 박지훈 배우는 종로에서 80년간 평생 활을 쏘셨던, 궁궐에서의 활쏘기 방식을 전수하신 서울무형문화재 장석후 선생의 활쏘기 형태를 배웠거든요. 사실상 임금이 쏘던 형태를 배운 것에 가깝죠. 그런데 그 활쏘기의 형태를 굉장히 잘 그려내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영화의 중요한 복선도 활시위에 있는데, 그 시위를 좋은 실로 더 탄탄히 만드는 장면도 준비했었습니다.
Q. 박지훈 배우의 활쏘기 자세를 SNS에서도 칭찬해 주셨는데요. 교육 때 도대체 얼마나 잘 해낸 것인지 궁금합니다.
왕족의 캐릭터를 위해서는 자세나 밸런스도 정교하게 잡아야 했어요. 처음에 제작진이 ‘3~4회 와서 배우면 될까요?’ 했을 때, 바쁜 배우들이 활쏘기 훈련에 큰 공을 들이기 어려울 것을 알지만 그래도 한 달에 10회는 와서 배워야 할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보통 4~5회의 교육으로는 실제 촬영 때 그 자세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박지훈 배우가 첫날 와서 하루를 가르쳤는데, ‘아, 이 친구는 걱정 안 해도 되겠다’ 싶었어요. 너무 습득이 빨라, 가르치고 10~20분 만에 해낸 자세도 있었어요. 보통 그 정도를 하려면 4~5시간은 연습해야 하는데… 진짜 빨라서 가르치며 약간 허탈하기도 했어요. 나는 이런 자세를 만들려고 10년 간 노력했는데 이 친구가 와서 1시간 만에 어떤 자세를 하게 되는 걸 보고... 물론 실제 활터에 나가서 잘 쏘는 건 다른 문제겠지만, 그 자세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잘한 거였죠. 그날 가르치면서 소름 돋았어요.
Q. 그래서 스카우트 하고 싶어 욕심을 내셨던 것이군요. 저희 사이에서는 ‘지훈 배우는 국궁계가 놓친 인재였나!’라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여태까지 제가 15년 넘게 3,000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활쏘기를 가르쳤어요. 체험 수준의 교육을 제외하고 진지하게 배운 학생들이 1,000~1,500명 정도 되는데, 그중 가장 잘하는 수준이었죠.그 친구는 어떻게 느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립서비스나 단순한 칭찬으로 느꼈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실제로 진짜 잘했습니다. 스카우트 욕심을 낸 이유는… 그런 사람이 활을 쏘면 활쏘기도 한류 열풍을 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것 같습니다.(웃음) 목궁은 센 활이고, 보통 촬영 때는 정말 약한 소품을 사용하거든요. 그런데 박지훈 배우가 쏜 활은 소품용 활이 아니었고, 통상 쓰는 활 중 초심자들이 쏘기엔 센 활이었어요. 너무 자세가 예쁘게 나와서 뿌듯했죠.
Q. 소품용 활을 쓰지 않으신 이유는요? 설마…? 너무 잘해서…?
그렇죠. 워낙 잘하니까요. ‘너무 약한 활로 할 필요 없겠는데?’ 생각했습니다.
Q. “왕과 사는 남자”를 VIP 시사에서 관람하셨다고 들었어요. 영화에서는 이홍위가 활쏘기를 기점으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귀한 국궁의 유산을 전수하시는 입장에서, 영화 속 활쏘기의 쓰임을 어떻게 보셨나요?
우리는 조선의 임금들이 활 쏘는 걸 실제로 볼 기회가 없지요. 그런데 조선의 모든 왕이 활을 쐈고, 임금이 활을 쏘는 건 지금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었어요. 특히 조선 초로 갈수록 활쏘기는 왕의 자격 중 가장 중요한 요건이었죠.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였는데, 첫 번째는 활이 전체 무기체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시대적 상황에서 활을 쏘지 못하는 왕은 그 역할을 해낼 수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로, 임금이 활을 쏜다는 건 몸을 수련해 정신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깨끗한 정신 상태로 정책을 만들고 나라를 다스려야 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일부 성리학자들은 ‘활쏘기를 수련하지 않으면 성리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어요. 내 몸을 깨우쳐본 뒤에야 비로소 학문적 이론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죠.
Q. 극 중 홍위가 활을 잡고 호랑이를 사냥하는 장면이 더 남다르게 느껴지셨겠어요.
이 장면은 활의 역사를 아는 입장에선 어마어마하게 큰 임팩트가 있는 장면이에요. 이 사람이 왕의 자질을 가졌다는 걸 아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거든요. 그것도 박지훈 배우가 굉장히 멋있는 자세로 완성해 냈죠. 임금의 활쏘기는 ‘잘 맞히는’ 폼이 아니라 ‘잘 쏘는’ 폼이어야 합니다. 잘 맞히려 하는 건 하수죠. 좋은 폼으로 잘 쐈는데 잘 맞았다면, 그건 결과일 뿐이에요. 임금은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떠난 것은 어쩔 수 없으니 떠나기 전까지 잘 지켜내는 것, 하고자 하는 일의 절차를 잘 따랐는지가 중요하고, 그 이후는 운명일 뿐이죠. 그래서 그 전에, 좋은 폼을 가져야 합니다. 좋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옳지만, 맞히는 것에 급급하지 않고 지킬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죠. 한명회는 이홍위가 호랑이를 잡고 변화하게 된 이후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거예요. 안 그래도 단종을 복귀시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활을 멋지게 잘 쐈다면, 심지어 호랑이를 맞혔다면, 그건 임금의 자격을 너무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건이기 때문에 단종을 복위 시키려는 사람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명분이 됩니다.
Q. 진짜 너무 재밌습니다. 선생님의 “왕과 사는 남자” 최애 장면도 궁금합니다.
이홍위가 금성대군에게 서찰을 보내며 활을 쏘는 신.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너무 멋스럽더라고요.
Q. 사실 박지훈 배우가 ‘영화에서 과연 잘 해 낸 건지 선생님께 꼭 여쭤보고 싶다’고 했는데요, 그걸 듣고 우선 제가 궁금해서 전화 드린 거긴 하거든요. 선생님과 이미 너무 오래 다른 이야기들을 나눴지만요… 영화 보시고 지훈 배우가 잘 해냈다고 생각하셨을까요? 사실 벌써 답을 들은 것 같기는 해요.
배우는 자세, 태도부터가 너무 좋았어요. 제가 심지어 ‘아, 한국의 아이돌 시스템이 이렇게 무서운 것인가? 이런 애티튜드까지도 훈련이 되는건가? 아니면 이 사람만 이런 건가?’ 생각했다니까요.(웃음) 박지훈 배우는 정말 너무 성실했고, 집중력도 너무 좋았고… ’엄친아’ 같은 캐릭터였어요. 영화에서 잘했냐고요? 엄청나게 잘했죠. 사실 진짜 너무 잘해 가지고, 영화를 보고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자세도 너무 예쁘게 잘 해냈고요. 사실은, 배울 때부터 단종이 활을 쏘러 온 느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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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인터뷰였는데,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홍위가 활을 쏘는 장면들을 다시 한 번(아니 여러 번…) 보고 싶어졌어요. 무심코 걸었던 전화가 깊생의 물꼬를 터 준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선생님이 하신 ‘임금의 활쏘기’에 대한 이야기가 깊게 마음에 남더라고요. 잘 맞히는 것보다, 잘 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요. 박지훈 배우는 극 중 이홍위의 결정에 대해 ‘홍위는 설령 실패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저항했다는 기록을 후대에 남기려 했을 것’이라고 말한 적 있어요. 장항준 감독 역시 ‘패배는 결코 나약함의 동의어가 아니다. 강한 자도 패배할 수 있다’라고 전했고요. 어쩌면 “왕과 사는 남자”는 화살의 향방을 알 수 없을지라도 무언가를 지키려는 마음으로 활시위를 당긴 사람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박지훈 배우는 ‘잘 쏘는 폼’을 완벽하게 그려냈어요.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급급해하지 않으면서요. 그리고 영화 속 홍위는 위엄을 품고 운명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끝내 잘 쏘았다는 것, 무언가를 지켜냈다는 사실이 잊히지는 않겠지요.
홍보 일꾼이 들고 온 이번 에피소드는
— SHOWBOX (@showboxmovie) February 9, 2026
단종 전하(🥹)의 활 솜씨 모먼트!
하나부터 열까지 탈탈 털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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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왕과 사는 남자> 에피소드가
공개 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활 쏘는거 너무 멋지더라 전문가한테 칭찬도 듣고 지훈이는 못하는게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