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일에, 아들 우주까지 챙기며 정신없이 살면서도 단 한 번도 아내 혜정을 원망해 본 적은 없다.

사람들의 '대~단한 야심가 와이프'라는 비아냥에도 익준은 혜정을 응원했다.


정원이야?

- 와이프

와이프? 너 와이프가 있었어?

- 그래 있었어 와이프

야심만만 육혜정씨. 아이고 대기업 상무님 얼굴 까먹겠네

- 고만해~



어 여보 얼마만이야~ 거기 몇 시야 지금?

알았어 그럼 내일 봐~



오 내일 들어온대 병원으로 바로 온대 내가 보고싶으니까~

- 내일 모레 어린이날이니까



너 혜정이 안 본지 일년 넘었지? (정원)

- 일년 반

암만 그래도 자기 엄마 제사 때는 들어와야 되는거 아니야? 아우 됐어 남의 집 사정 남의 집 사정 (준완)



육혜정 아무리 내 동창이고 내가 소개시켜줬다지만 나 진짜 살다 살다 걔처럼 욕심 많은 사람 처음 봤다 (정원)

나도 니가 누구 욕하는거 처음 봤어 (준완)

- 됐고. 내 와이프고 우리 우주 엄마고 모쏠과 노총각은 신경 끄시고



***


나보단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해할 선택. 그게 익준의 사랑법이었으니까.


- 이혼하자고. 우리가 지금 부부처럼 살고 있진 않잖아. 그냥 전처럼 친구 해


니가 원해서 이렇게 사는거잖아.

너 발령나고, 내가 휴직 내고 너 따라 독일 간다고 그랬더니 너 나 오지 말랬잖아.

내 일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우주도 한국에서 계속 키웠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지내고 있는건데. 우리 뭐... 별거 한거야? 아니잖아.

난 너 일 하는거 좋아. 우주도 내가 충분히 케어할 수 있어.

오래 떨어져 지내긴 했는데 그건 우리가 서로 상의해서 그런거잖아.

근데 이게 왜.. 뭔데? 진짜 이유가 뭐야?



진짜 이유 그런거 없어. 갑자기 이렇게 부부 관계를 유지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나 의심해?

- 아니..

내일 나 우주랑 같이 점심 먹을게. 둘이서만. 특별한 날이잖아. 당신은 병원 일 해. 내일은 내가 우주랑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