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빈 헤이니 유감 ]


가끔 게시판을 보다 보면 의아할 때가 있다.

군중심리가 휩쓸고 가듯이 누군가가 주도한 분위기가 마치 사실처럼 횡행하는 거다.


십 년 전부터 복갤에서 놀때도 그랬고, 여기 와보니 마찬가지다.

언젠가 복갤에선 코토가 goat였던 적이 있고, 미구엘 베르첼트가 무적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한 때 선수가 폼이 좋아서 일부가 그렇게 믿는 건 이해가 간다. 근데 마치 짠 듯이 이구동성으로

한목소리로 외치는 건 웃기다. 무슨 유행이라는 있는 건가?


대체 언제부터 데빈 헤이니가 라이트급 대장이 되었나?


그의 경기 이력을 보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캄보소스와의 2연전이 그에게 옥새를 주었나?

로마첸코>로페즈>캄보소스로 이어지는 승패의 먹이사슬을 기계적으로 적용해서

그가 최강자가 된 건가? 이러면 경기가 무슨 의미가 있나? 그리고 헤이니를 라이트급 최강자라

여기는 인간들은 진짜 그의 경기를 면밀히 살펴보고 하는 얘기인가?


데빈 헤이니가 재능이 있고 스피드가 좋고 라이트에서 체급에서 사이즈가 큰 건 인정하겠다.

그러나 그의 경기를 자세히 보면 볼 수록 한 체급의 지배자다운, 스타급의 포스는 전혀 느낄 수가 없다.

나는 게시판에서 항상 얘기했다. 헤이니는 투닥거리고 수탉이 먼지 피우듯 싸운다고.

지배자다운 엘레강스함이 1도 없다.


헤이니가 캄보소스와의 2연전으로 신분 세탁하기 이전의 마지막 경기는 조셉 디아즈와의 경기다.

나는 이 경기를 면밀히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나는 헤이니가 엄청난 깨달음으로 무공이 화경에서 현경으로 업그레이드 되지 않는 한, 이 경기에서

보여 준 그의 약점때문에 결국은 몰락할 거라고 본다. 페더급에서 올라온 신장 168cm의 디아즈와의

이 경기에서 헤이니는 자주 안면에 클린히트를 허용해서 위험한 장면을 연출한다.

유심히 보면 복부 공략도 자주 당한다. 반대로 디아즈에게 깨끗한 펀치를 상당히 맞췄지만,

이 쬐그만 도전자를 녹아웃 시키기엔 어림없었다. 도대체 이처럼 작은 도전자에게 그렇게 많은 펀치를 적중시키고도

녹아웃 시키지 못한다면 그의 큰 사이즈는 무슨 의미가 있나? 이 경기에서뿐만 아니라 많은 경기에서

헤이니는 부실한 방어 능력을 노출한다. 그의 사이즈는 포지티브한 면이 없다.

그의 사이즈는 상대방을 녹아웃 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오로지 본인이 녹아웃 되지 않기 위함이다.

즉, 맘놓고 공격하다가 한대 맞아도 녹아웃 되지 않기 위한 수단.


이제서야 저본타가 헤이니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그 전의 게시판

분위기는 헤이니의 우세가 대부분. 저본타와 조셉 디아즈를 한번 비교해 보자. 과연 저본타가

조셉 디아즈보다 아랫급의 선수인가? 과연 저본타가 헤이니를 공략 못할까.

저본타가 디아즈만큼 클린히트를 했으면 과연 헤이니가 걸어서 링을 나갈 수 있을까.

디아즈가 한 걸 저본타가 못할까?


너무 한 경기만 보고 평가한다고 지적할 게 눈에 선하다.

헤이니와 디아즈의 경기는 헤이니의 문제점이 종합 선물세트처럼 녹아난 경기라서 얘기하는 거다.

항상 모든 경기에서 문제점이 나타난다.


다들 짐작했겠지만 헤이니의 사이즈는 윗체급으로 올라가면서 장점을 잃어버릴 거다. 이런 식이면

차라리 라이트에 남는게 낫겠지만, 사이즈를 무시하는 하드히터를 절대로 피해야 할거다.



아, 로마첸코와의 경기.


헤이니의 거대한 사이즈는 마치 신화 속에 나오는 거인처럼 이 게시판에서 과대 포장돼 있다.

위에서 얘기했듯이, 헤이니는 사이즈가 큰 딜러가 아니라 사이즈가 큰 탱커다. 오히려 로마첸코와의

경기는 체력이 승패를 가르는 요소가 될 거다. 애초에 헤이니와 로마첸코는 딜의 숫자가 다르기

때문에 로마첸코가 불리하다. 결국 로마가 특단의 대책을 쓰지 않는 한 펀치 숫자에서 밀려서 판정패하는

그림밖엔 나오지 않는다.


로마첸코가 예전 경기처럼 초반을 의미 없이 흘려 보내면 필패.

결국 근접전에서 안쪽에서 나오는 펀치로 카운터를 노려야 할 텐데 글쎄? 헤이니가 워낙 회복력도

좋으니 운좋게 한 번 다운을 얻는다 해도 승패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