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

해가 뜨자 그늘이 특별해진다
모두가 어두웠던 밤과 달리
낮에 컴컴한 장소는 소외를 느낀다
긴 전봇대가 빛을 가렸으니
날이 화창할수록 우울한 민들레가 있다

세계가 불평등하면
어떤 여름은 겨울보다 춥다
TV도 고기 반찬도 없던 나날 속에서
조상들은 세상이 아름답다고 노래했지만
노트북까지 가진 우리는 명품에 굶주렸다

목소리를 사랑했던 장님은
눈을 뜨자 남의 미모까지 평가한다
거울만으로 만족할 수 없는 우리는
빛이 생기면 다양한 보석을 탐내니
차라리 어두운 밤이 평화로웠다

어떤 햇살은 어둡고
어떤 그늘은 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