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의 바다

초침이 멈춰도 시침은 돌아간다
내가 산호초처럼 누워있어도
파도는 바다의 나이테를 늘리고
시대는 미래로 나아간다

그 사실은 한량에게 희망을 준다
게임에 열중인 청년이 늙으면
일자리의 특이점이 와서
기본소득이 실현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저 화산이 폭발하듯
권력자들이 인류를 청소할 수 있다
해저도시의 맹수인 상어와
자원을 소모하는 고래를 멸종시키고
지구의 풍요를 독점할지도 모른다

아가미가 멀쩡해도 도태되는 시대에
따개비처럼 멈춘 초침은 무가치하다
기생충의 생존을 위해서는
선한 정치가가 필요한데
착한 수염고래들은 사냥에 서투르다

제자리에 박제된 나는
1표의 영향력 외 능력이 없다
그렇기에
지느러미가 다칠 걸 각오하며
정쟁의 소용돌이에 끼어들긴 싫어서
바다는 지구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산호가 평화를 누리는 동안
파도는 끊임없이 정치 중이다
게으른 나의 진로는
성실한 남의 노력이었고
우리는 바다에 무임승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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