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러운 방을 좋아한다

그런 식으로 더러운 것 말고
꿈의 흔적들이 나도는 그런 방.

방을 어지르고 싶다

원고지를 구겨서
바닥에 이래저래 널브러놓고
책상에는 시구들을 휘갈겨 쓴
쓸모없는 에이포 용지들

방에 재떨이를 놓고 싶다

펜을 담배 삼아 빨고
발 밑에는 언제 흘린지 모르는
반도 안 쓴 모나미펜이 굴러다닌다

벽에는 가장 좋아하는 시가 붙어있다

ㅡ '나는 우표를 수집했다...'

나도 저만큼 잘 쓰고 싶어서
쓰다 만 이면지를 펼치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다시 구겨서 바닥에 던져놓았다


Q
문지시선이 권마다 되어있는지는 몰랐네요
350호에서 450호 사이에서 하나를 읽으려 했는데
이걸 언제 다 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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