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작도전기]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뤄졌던 밤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마작교실에 가기 위해 빛의 속도로 기사를 마감하려 했으나 일요일의 마감은 지지부진 늘어졌다. 결국 제시간보다 2시간을 늦고야 말았다. 늦을 바에야 가지 말까 생각했으나 다정한 교장선생님께서 “늦더라도 꼭 오라”는 복음을 내리셨다. 마지막 잎새들이 마구 흩날리며 겨울 정취를 더해가는 정동길, 마작교실로 가기에 적당한 날씨였다.
문을 열자 열기가 가득했다. 마작은 8회가 한 세트다. 대부분 테이블들이 한 세트의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노랑색 마작패가 놓인 자리에 배정됐다. 마작패의 뒷면은 초록색, 노랑색, 흰색 등 다양한데 주로 초록색이 많다. 초록색보다는 노랑색을 선호하기 때문에 노란색 마작패가 놓인 자리에 앉자 기분이 상쾌했다.
노랑 마작패는 마치 계란말이같다. 달걀을 좋아해 이메일을 처음 만들던 1997년 무렵부터 지금까지 아이디는 대부분 달걀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지금의 아이디 역시 에그롤(eggroll)이다. ‘에그롤’하면 나를 ‘에그롤’이라고 불러주는 분의 얼굴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얼마전 JTBC ‘슈가맨3’에 출연해 시청자들을 폭풍감동 속으로 밀어넣은 1990년대 가수 양준일님이다.
나를 마작의 세계로 이끌어준 후배 Y양 덕분에 2001년 양준일님의 팬이 됐다. Y양은 1991년부터 양준일님의 광팬이었다. Y양은 양준일님이 2001년 V2라는 프로젝트그룹의 쟈이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재개했을 때 적극적으로 팬의 도리를 다했다. Y양의 인터뷰 현장을 구경갔던 나는 홀린듯 양준일님의 팬이 되고야 말았다. V2를 열심히 응원했지만 활동은 아쉽게도 흐지부지 끝이 났고 쟈이님은 생활을 위해 영어 선생님이 됐다.
쟈이님은 훌륭한 고민상담가이기도 했다.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할 때 -고백하자면 20년 넘게 고민 중- 쟈이님은 ‘거북이 등’ 이론을 설파하셨다. “회사란 거북이 등과 같다. 거북이 등에 올라타 있으면 편하게 길을 갈 수 있다. 그렇지만 거북이의 길과 내가 가야할 길이 갈라진다면 그때는 거북이 등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도 거북이의 길과 내 길이 같다고 믿고 거북이 등에 앉아있다.
그는 좌절하는 법이 없었다.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 자리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했다. 영어 선생님을 할 때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그림을 곁들인 영어교재를 만드는 일에 열심이었다. 한국 생활을 접고 2015년 미국으로 새로운 삶을 향해 도전을 떠날 때 역시 환한 웃음과 함께였다.
그리고 4년 만에 만난 쟈이님은 4년 전보다 더 밝아진 모습이었다. 생각은 더 깊어졌고 벤자민 버튼의 시간처럼 더 젊어져서 돌아왔다.
명언제조기인 쟈이님은 ‘슈가맨3’에서도 명언을 남겼다. 50대의 양준일이 20대의 양준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자 “네 뜻대로 아무 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내가 알아. 하지만 걱정하지 마. 모든 것은 완벽하게 이뤄지게 될 수밖에 없어”라고 말해 뭉클함을 줬다.
계란말이 같은 마작패를 만지고 있을 때 마작교실에 양준일의 명곡 ‘리베카’가 울려퍼졌다. ‘Y와 에그롤’의 이야기를 들은 교장선생님께서 센스있게 ‘리베카’를 선곡해주셨다. 노랑 마작패를 치면서 ‘리베카’를 듣는 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던 밤이었다.
원문보기: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860309#csidxda293badb50ed34bd30f86c2b1b300d
싸우지 말고 좋은 기사나 읽어라

http://www.sportsseoul.com/news/read/860309
기사 좋타야~!! 어쩜 저런 쎈쑤가 있을까
원래 명언제조기구나 캬-
거북이의 길과 내가 가야할 길이 갈라진다면 그때는 거북이 등에서 내려와야 한다ㅠㅠㅠㅠㅠㅠ나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