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항상 미완성이다. 오직 독자가 해석하고 의미를 찾는 순간 완성되기에, 얼마나 얻어가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그런 면에서 참 좋은 책이다. 내가 독후감을 쓰게 만들다니 어떻게 가능하지? 대단해.

계속 첨부된 사진들은 이것이 양준일이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라는 점을 올곧이 느끼게 해준다. 흑백의 컬러는 세련되면서도 양준일이란 사람을 깊이 느껴볼 수 있도록 한다. 마치 래퍼들이 가사에 자기 얘길 솔직히 담을수록 real 이라 인정받듯, 어떤 강의를 듣는 것보단 친구가 옆에 앉아 풀어주는 이야기가 잘 와닿듯, 이 책은 가장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기에 겸손한 설득력을 가진 책이다.

단어란 뭘까?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말이 있다. 각자가 생각하는 단어에 대한 의미를 나눈다면 그것만으로도 공감대는 형성되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모두 인생이란 여정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팬들을 friends라 부르던 그답게 읽는 내내 한 권의 친구가 다가와준 느낌이었다.

  암호를 풀듯 단어마다 나누는 생각들은, 현실에 집중하는 그의 삶의 태도와도 바로 맞닿아 있었다. 모든 내용은 어떤 결말로 이어지는 서사의 한 부분으로서 존재하지 않는다. 하나하나의 생각을 발견하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인생이란 것도 모든 걸 결론으로 묶어내는 게 의미가 없을지 모르겠다. 그건 죽음일테니까. 차라리 길가에 핀 꽃한송이마다 이름을 지어주듯, 그때그때 마주친 의미들을 잘 간직하는 게 소중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머릿속의 쓰레기는 비우고, 지금 이순간에 어떤 감사함이 있는지 치열하게 찾아내기.

개인적으로 최근 이런 스탈의 힐링도서가 유행하던 한국 트렌드를 알았을 것 같지도 않은데 이런 식으로 책 낸거자체가 힙하고 양준일답다. 긴 문단들이 얼마 없어 아쉬운 건 사실이지만 그런 스타일의 책은 또 너무 디테일하거나 길게 꾸며낸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가나다라마바사처럼 쉽고 귀엽지만, 동시에 깊은 울림을 주어서 좋은 책이다ㅎㅎ

이런거 써도 되남? 살살 고라니 해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