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치바나 타키는 고민하고 있었다.


한 여름의 어느 호텔방. 옷가지를 다 벗어던진 채로 새하얀 시트가 깔려진 침대 위에 앉은 그는 긴장이 역력한 얼굴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쪼물딱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인가 잘 풀리지 않았던 모양인지, 무엇인가를 간절히 바라는 듯 입술을 씹어가며 그는 계속 무슨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서라... 제발 서라...”


그렇다. 그는 자신의 소중한 작은 친구를 열심히 어루만지고 있었다.


타키는 절박했다. 불타는 금요일 저녁, 업무가 끝난 뒤 갑자기 걸려온 그녀의 전화를 받고, 같이 저녁을 먹고, 그러다 술도 한잔 곁들이다 거나하게 취한 미츠하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가 그들을 여기까지 이끈 것이다.


타아키이... 너어... 나아르을 좋아하긴 하는 거야...? 맨날 내가 손잡으려고 하면 도망가구... 아직 키스도 한 번도 안 해 봤구우...”


애인의 이런 진심어린 술주정 아닌 술주정에 가만히 앉아 있을 남성이 어디 있단 말인가. 이런 말을 들으면 적극적으로 나가주는게 정석중의 정석이 아닌가. 타키도 그와 같이 행동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적극적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근처 모텔로 들어간 것이다.


그렇게 먼저 아직 술이 덜 깬 그녀를 먼저 샤워실로 보내 놓고, 그는 무엇인가 수작을 부리려고 하고 있었다. 어디서 들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해피타임을 가지고 거사에 임하면 조금이라도 오래간다는 말에 직접 실천 해보려 하는 것이다.


그러다 숨은 복병을 마주한 타키. 그는 지금 엄청난 고난에 직면했다. 모텔 룸에 들어가면서도 체위 순서나 그녀가 만족하기도 전에 먼저 가버리면 어떡하나 같은 그런 고민은 계속 했지만 자신의 분신이 팔팔하지 못할 것이라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인터넷에서 흔히 돌아다니는 여자친구와 모텔에 왔는데 너무 긴장한 나머지 주니어를 못 세워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져서 결국 그냥 나왔어요... 라는 글을 보고 웃으며 넘어갔던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기 시작했다. 그게 자신의 일이 될 지는 그때는 몰랐으니까. 밑에 상세하게 치료법을 써 준 댓글을 보지 않았기에 그를 후회하며 열심히 자신의 힘 빠진 기둥을 쪼물딱거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잘 일어나던 그의 분신이었는데... 학창시절부터 꾸벅꾸벅 졸다 갑자기 잠을 깨운 선생님에 호통에 몸과 같이 분신이 일어나서 고생했던 적은 있어도, 뜻대로 일어나 주지 않아 고생했던 적은 없었었는데...


타키는 이 난관을 극복하려 애를 썼다. 그는 열심히 상상하고 또 상상했다. 저 문 너머 샤워를 하는 미츠하의 알몸을 떠올리려 애를 썼다. 새하얀 살결에 보기 좋게 튀어나온 가슴. 그 위에 살포시 얹혀 있는 핑크빛깔 앵두. 그리고 잘 빠진 엉덩이까지.


그러나 아무리 상상하고 상상해도 그의 아랫도리에선 활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뇌는 이미 뽕이라도 맞은 듯 곧이어 이어질 쾌락에 미쳐 돌아버릴 것 같았지만 그의 분신은 아니었다. 곧 다가올 감당하지 못할 상황에 긴장하여 도저히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던 중 벌컥 하는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드디어 올 것이 온 것이다. 새하얀 증기가 욕실에서 뿜어져 나오고, 기다란 목욕타월로 몸을 가린 채로 한 발짝 한 발짝 그를 향해 그녀가 다가오고 있었다. 새하얀 다리에선 물방울이 주르륵 흘러 방바닥을 촉촉이 적시고 있었고, 술기운 때문인지 아님 아직 따뜻한 온수의 온기가 남아있는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상기된 두 볼은 그녀가 풍기는 묘한 분위기에 화룡정점을 더하고 있었다.


그렇게 다가오는 자신을 보며 멍하니 정신을 놓은 그를 향해 온 미츠하는 타키의 옆에 살포시 주저앉아 그의 손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에서부터 전해져오는 따스한 온기가 그의 몸을 덥히기 시작했고, 미츠하는 서서히 그녀의 입을 그의 귀에 가까이 가져가 무엇인가를 소곤거렸다.


타키... 타키는 안 씻을 거야...?”


그녀의 속삭임과 함께 전해져 오는 그녀의 입김이 그의 굳어버린 몸을 서서히 풀어주었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 타키는 쏜살같이 달려 욕실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문을 급히 닫고 쿵쾅거리는 심장을 겨우 부여잡고 서있던 타키는 문 밖에서 킥킥대는 그녀의 자그마한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분명 꽁지 빠지게 도망치는 그의 모습이 우스운 것이리라.


평소에 잡혀 살던 남자들도 잠자리에서 만큼은 주도권을 쥐고 싶어 하는 것이 대부분 아닌가. 타키도 그에 속했다. 물론 평소에 잡혀 살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잠자리에서 만큼은 그의 남자다움을 그녀에게 잔뜩 뽐내고 싶은 사람 중 하나였으니까.


그렇기에 타키는 수도꼭지를 돌려 쏟아지는 따스한 물줄기를 맞으며 마음을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그는 끊임없이 중얼거렸다. 넌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라고. 마치 몇 년 전 열린 올림픽에서 거의 절벽에 몰린 한 펜싱 선수에게 관중이 할 수 있다! 라고 외치자 조용히 그래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라고 읊조리고 마음을 다잡아 결국 금메달을 거머쥐었다는 이웃 나라의 한 선수처럼.


타키는 그 이름 모를 이웃나라 선수로부터 그때의 그 기운을 받아내려 애썼다. 물론 그는 지금 구석에 몰린 펜싱 선수는 아니었지만, 속으로 상황이 이와 비슷하다 여겼기 때문이다. 자신의 위상을 드높여야 할 상황에서 구석에 몰린 것도 같고, 어딘가를 향해 열심히 자신의 기다란 검을 찔러 점수를 얻어내야 하는 것도 같으니까.


물론 그 검을 쥔 위치는 다르지만.


머리로부터 흘러내리는 따스한 물줄기가 그의 몸을 적시고, 이젠 친근함마저 느껴지는 이웃나라 선수처럼 혼자 조용히 자신을 위로하자 그의 기둥이 서서히 그 위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나서야 할 때를 알고 나서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는 처음으로 자신의 것이 사랑스러워 보이기 시작했다. 약간은 늦었지만 그래도 지금이라도 일어나는 것이 어디인가! 그는 빠르고 열심히 온 몸 구석구석을 씻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이 위엄 있는 물건을 그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먹는 듯 한 샤워를 마치고, 몸에 묻은 물기를 재빨리 훔친 뒤 어디 영화에서 본 건 있는지 하반신만 타월을 둘러 중요부위를 가린 채로 문을 여는 그 순간.


문을 열자마자 밀려오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그의 몸을 뒤덮었고, 발그레 홍조를 띄고 자신을 기다리는 미츠하를 보자 또다시 몰려오는 급격한 긴장감에 그의 물건은 위엄을 잃기 시작했다. 방금까진 천하를 호령한 저 멀리 로마의 황제, 카이사르 같았다면, 차가운 바람을 맞는 순간 순식간에 변방 약소국의 힘없고 이름 없는 지방의 한 영주의 위엄처럼 푹 쪼그라들어 버렸던 것이다.


오호통재라. 그는 속으로 절망했다. 강제로 힘을 주어 일으켜 세워 보려고 했지만 그의 분신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도통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망친 성적표를 들고 어머니께 향하는 아이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만 있었던 것이다.


그랬기에 타키는 그대로 몸을 돌려 욕실로 다시 돌아가려 했으나,


"타키... 이제 다 씻은 거야...?"


들려오는 그녀의 달콤한 목소리에 그는 어쩔 수 없이 애타는 속마음을 숨기고 그대로 앞으로 나아가 침대 위에 앉은 그녀의 곁에 쭈뼛쭈뼛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타키가 자리에 앉자 그녀의 손이 서서히 그의 다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마치 몸을 타고 스멀스멀 올라오는 구렁이 같은 그녀의 손놀림에 잔뜩 긴장한 타키는 몸에 자연스레 힘을 주었으나, 그의 물건은 여전히 묵묵부답이었다.


그렇게 미츠하의 손이 순조롭게 무릎 그리고 허벅지를 따라 결국 사타구니 쪽까지 들어오자 굳어있던 타키는 정신을 번쩍 차리곤 그녀의 손을 제지했다. 이대로라면 자신의 것이 그녀에게 붙잡히고, 곧이어 축 처진 자신의 기둥을 만진 미츠하가 "타키 너 혹시 고자야?" 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타키는 자연스레 그녀의 손을 잡은 뒤, 상황을 리드하기 시작했다. 입을 맞추고, 왼손은 그녀와 깍지를 그리고 오른손은 그녀의 가슴을 만지면서. 그러나 온 감각은 자신의 물건에 집중하면서. 최대한 빨리 욕실에서 보여주었던 그 위엄을 되찾을 수 있게. 시간이 필요했다. 시간이.


그러나 술이 취해 민감해 진 것인지 아니면 드디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안길 수 있다는 사실에 흥분한 것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몸은 타키의 손길이 닿자 쉽게 달아올랐고, 타키가 그녀의 계곡을 쓰다듬기도 전에 이미 샘에서 물이 솟는 듯이 축축해져 있었다. 미츠하는 천천히 침대에 누웠고, 타키도 그녀와 혀를 얽으며 그녀를 따라 침대위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이제 그 순간이 다가왔다. 전초전은 끝났고 본판에 들어가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미츠하도 그 순간이 다가왔음을 알기에 어서 그가 달려들어 주기를 바랐으나, 그녀의 기대와는 달리 타키는 계속해서 우물쭈물 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미츠하는 그의 어리숙한 모습에 답답함을 금치 못했다. 아니 얼마나 더 밥상을 차려줘야 한단 말인가. 전초전은 타이밍 좋게 능숙히 했으면서 본판으로 들어갈 타이밍은 그렇게 눈치 채지 못한단 말인가!


그러나 미츠하는 한동안 조용히 기다리기만 할 뿐이었다. 너무 들이댄다면 시쳇말로 싼 여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처럼 보일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그렇게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사랑하는 그이가 본판으로 들어서지 않자 결국 참다못한 미츠하는 벌떡 일어나 타키의 사타구니를 덥석 쥐었다.


미츠하는 이상함을 느꼈다. 그녀의 손에서 예상과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컹거림. 마치 탄력이 좋은 묵을 쥐었을 때의 그런 물컹거림. 그녀가 예상한 촉감은 이게 아니었는데. 딱딱하고 불끈불끈한 그런 느낌을 상상했는데.


미츠하는 성에 문외한이 아니었다. 남자가 흥분하면 아래에 달린 그 부분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있었고, 또 어떻게 하면 흥분하는 지도 알고 있었다, 미츠하의 계산에 따르면 이 남자는 분명히 흥분해야할 터였을 것이다. 그렇게 흥분해서 이미 딱딱하고 커져있어야 할 터인데.


미츠하는 순간 이 남자가 성 쪽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으나, 금세 그 생각을 철회했다. 몸이 한창 바뀌던 어린 고등학교 시절, 부끄럽지만 아침마다 자신보다 먼저 해님에게 인사를 하는 그 물건을 분명히 봤기 때문이다.


미츠하는 계속해서 그의 물건을 주물거렸다. 왠지 모르게 주무르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참을 정신을 놓은 채로 주물거리다, 얼굴을 잔뜩 붉힌 타키가 자신의 이름을 수줍게 부르자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 미츠하는 재빨리 그의 것에서 손을 뗐다. 방금까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깨달은 미츠하도 얼굴이 새빨개진 채로 어버버 하며 말을 꺼냈다.


... ... 왜 그래? ... 네 거... 예전엔 멀쩡했잖아...?”


그녀의 부끄러운 질문에 타키는 손 사레를 치며 성급하게 말했다.


아냐! 아직도 멀쩡해! 오늘 아침에도. 아니 방금 전 욕실에 있을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어! 근데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그의 순수한 대답에 미츠하는 웃음보가 터졌다. 거사를 치르려다 남자친구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기둥이 서지 않았다는 말을 들어보긴 했지만, 내 남자친구가 이럴 줄이야.


미츠하는 입가에 미소를 실실 띄우며 별것 아니라는 듯 말했다.


에이. 뭐야 난 또 거기에 문제라도 있는 줄 알았네. 이리로 와봐.”


그리고 그녀는 고양이처럼 부드럽게 다가가 그의 잔뜩 굳은 몸을 서서히 풀어주기 시작했다. 그의 귀에 계속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며 몸을 쓰다듬고, 그의 몸을 따듯하게 해주면서 말이다.


그녀의 노력이 통했던 것일까. 타키는 귓속으로 들려오는 그녀의 야한 말과 부드러운 손길에 이끌려 서서히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긴장이 풀린 몸은 서서히 부드러워져 갔고, 그 부분을 향해 서서히 피가 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서히 드디어 그의 물건이 제 모습을 찾아 가기 시작했다. 아까 욕실에서 혼자 보며 자신감을 느꼈던 그때의 모습으로. 제국을 호령하는 황제의 위엄이 느껴지는 그 모습으로.


그의 기둥이 살아나자 타키의 식었던 성욕도 다시 제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이제 원래 모습을 되찾았으니 남은 일은 단 하나 아닌가. 본 게임에 들어가는 것.


자신감을 되찾은 타키는 자신을 열심히 어루만지고 있던 그녀를 덮쳤고, 곧이어 타키는 방안을 그녀의 기분 좋은 교성으로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들은 그렇게 1년 동안 넘지 못한 벽을 웃지 못 할 해프닝과 함께 무사히 보냈고, 그 날 주체하지 못한 타키의 행보로 인해 나중에 병원에서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그때 이미 3명이 되어 방을 나왔다는 또 하나의 웃지 못 할 이야기가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