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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변경 있습니다.
1. 미츠하와 타키는 17살 동갑내기 입니다.
2. 기존에 연재하던 춤, 춤, 춤 내용을 리메이크 한 작품입니다.
시점은 기존 소설의 초반부 내용보다 더 이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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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춤, 춤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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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찾아왔다.
땅거미가 차디찬 마룻바닥에서 매끄러운 너도밤나무 결을 타고 올랐다.
책장 결의 매끄러움을 잠시 감상하듯 거미는 솜털이 돋아난 팔다리를 열심히 굴려 먼지공을 만들었다.
그리고 가랑이 사이로 낚시줄 같은 실줄을 뿜어내며 서재를 차츰차츰 먼지빛으로 뒤덮어갔다.
그 사이 낮밤이 바뀌기도 했고, 창 밖으로 소름끼치는 겨우살이 해가 끼기도 했다.
서재는 변함없이 먼지로 가득했다. 홀로 살아남은 생존자가 이륙해 낸 어두컴컴한 그물더미의 제국.
거미는 오랜 시간을 공들여 만든 이 보금자리에서 벗어나려하지 않았다.
거미가 사람의 숨결을 내뿜을 수만 있다면 실줄엔 먹이감보다 갖은 먼지들이 묻어났을 터. 어쩌면, 흉물스러운 터전에 실망하고는 새 보금자리를 찾아 떠났을지도 모른다.
천적도 없고 먹이가 풍성한 곳도 아니었다.
하지만 거미는 은밀하고 고요한 제국을 마음에 들었다. 침묵의 거미줄을 암흑으로 뒤덮은 거대한 서재의 문이 무덤을 틀어막은 영원의 바위문처럼 보였다. 이따금씩 문이 굴러가면서 시끌벅적한 소음과 지천을 울리는 발자국이 먼지를 덜어가는 일도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제국의 영역을 넘보는 이는 없었다.
온종일 실밥을 토해내며 거미는 과거엔 누군가의 영광이며 기록일지도 모르는 물건을 뿌옇게 만듬으로서,
빛바랜 추억을 홀로 추모했다.
어느 날, 서재의 문이 다시 열렸다. 영원히 열리지 않을 것만 같던 문이었다. 놀랍게도 기이한 빛 속에서 한 남자가 걸어들어왔다. 오랫동안 아무도 들지 않았던 서재에 들어선 사내는 놀란 손짓으로 먼지를 쫓아내기에 바빴다.
거미는 빛을 피해 서재 속 플라스틱 재질의 테라스와 공허한 틈새사이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앞다리를 부르르 떨며 달갑지 못한 침입자를 조여죽일듯이 노려보았다.
덜컥. 발 밑을 지탱하던 거두보가 갑자기 뿌리채 들썩이더니 도르레처럼 허공으로 뽑혀나갔다. 거미는 더욱 후미진 구석으로 피신했다. 허공으로 솟아오른 거두보 밑동으로 썩어 문드러진 먼지가 화산재처럼 내리고 있었다. 푸린 이끼가 뽑혀나간 공허한 먼지 구덩이를 내려다보며.
눈이 내렸다.
거두보를 올려다보던 거미의 눈이 초자연적인 공포로 물들더니 그대로 어둠속으로 줄행랑을 쳤다. 길쭉한 팔다리로 가지고 놀던 먼지공이 땅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
***
미야미즈 토시키는 먼지를 잔뜩 먹은 테이프를 입으로 후후 불어내며 조심스럽게 이목저목을 뜯어보았다. 실뭉치 같은 먼지덩이가 서재에 가득했고 미야미즈 가를 떠나기 이전에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와는 달리 서재는 버려진 납골당처럼 음침했다. 토시키는 토사물처럼 끈적이는 불쾌하게 엉킨 거미줄을 부욱 뜯어 땅바닥에 버리며 중얼거렸다.
“정리가 필요하겠군.”
그 때 방문 바깥으로 늙고 고통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토시키는 반사적으로 새파랗게 질린 목소리로 대꾸했다.
“필요한 것을 가지러 왔을 뿐입니다!”
“예가 어디라고 들어오는것이냐!"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잘 압니다! 이제 적당히 하시죠, 가만히 있는 편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제발, 좀 조용히!”
나지막히 투덜거리는 소리가 들려오자 토시키는 질세라 문을 꽝하고 닫았다. 빛이 꺼지며 TV전자파의 잔열과 같은 회색빛 어둠이 서재를 그을렸다.
바라고 바라던 평화가 찾아오길 바랐지만, 빈 방의 공허한 밤공기와 함께 아드레날린으로 우렁차게 북소리를 울리는 심장소리만이 탄식거럼 공허하게 고막을 울렸다. 먼지로 코 속이 갑갑했다.
하지만, 토시키는 창문을 열지 않았다. 창 밖엔 밤공기에 취한 찌르레기가 고성방가를 욕지거리처럼 울부짖었기 때문이었고 이 진공상태와 같은 정결함이 토시키의 마음을 위로했기 때문이다. 누구도 애도를 표하는 것에 훼방을 놓아선 안되었다.
토시키는 죽은 자를 추모하는 날이면 미야미즈 가에 돌아왔다. 서재 속에 꽂힌 물건들은 아내의 유품이었다. 책과 테이프들, 수많은 연구서적들과 군데군데 섞여있는 때묻은 문학집들, 이제는 납골당에 안치된 유골처럼 허망하게 전시되어있었다. 먼지를 터는 일은 토시키에게 치욕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허무하게 서재 속을 떠도는 유골가루. 털어버려야 할 과거가 납골단지 안에 가득 쌓여있었던 것이다.
서재는 밤의 귀뚜라미 소리가 흘러넘치기 시작했으며 토시키는 숨막히는 음울함이 묻어난 목소리로 크게 탄식했다.
“기묘하구나, 이곳은 묘지다. 모든 게 그대로 죽어있어.”
그는 가만히 한참을 서서 제자리를 빙 둘러보았다.
모든 게 그대로였다.
난파선에 들러붙은 가리비처럼 들러붙은 먼지덩이 속에서 서서히 부식되고 있었다. 그러자 창틀에 돌풍을 맞았는지 유리창이 비명처럼 입술을 덜덜 떨더니 이내 조용해졌다.
토시키는 손에 들린 테이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가을 축제날, 이토모리 6회차 방문”
만지기만 해도 점자처럼 단번에 떠오른 기억들이 있었다. 토시키는 고통스럽게 이를 악물며 먼지 낀 플라스틱 곽에서 깨끗하게 보관되어있는 테이프를 뽑았다.
테이프에 오래된 도시바 메이커가 붙어있었고 하얀 라벨 위로 <가을 축제날, 10월 14일 이토모리 6회차 방문>이라는 서명이 적혀있었다.
그을음처럼 먼지 낀 지문이 묻어났다. 테이프 곽을 만졌을 때 손때가 탄 것이다. 토시키는 씁쓸한 기억들을 먼지처럼 들이키며 나무의자에 덧대진 하얀 천을 걷어내 그 위에 앉았다.
책장 아래에 손을 뻗어 싸구려 VHS 캠코더를 집어들었다. 오랫동안 방치된 배터리는 방전되어 있었다.
토시키는 주머니에서 여분 배터리를 꺼내 끼우고는 어둠처럼 꺼멓게 진 화면을 바라보았다.
불꺼진 화면 한가운데로 연기같은 잔상이 서 있었다. 일순간 캠코더 전원이 켜지자 일순 사방이 푸르고 소름끼치는 디지털 빛이 스쳐지나갔다. 청동처럼 얼어붙은 흉상이 객차에서 바라본 풍경처럼 빠르게 지나갔다.
토시키는 상상했던 것보다 세월이 많이 흘러버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이 울적해졌다.
순간, 캠코더 화면위로 한 여인이 나타나자 토시키는 생각하는 것을 잠시 멈췄다. 초점을 맞추려는 듯이 화면이 흐려졌다 말똥말똥해지길 반복하자 묘소를 띄고있는 입가가 클로즈 업이 되었다. 캠코더 속 화면이 웃음소리로 흔들렸다. 여인은 방금전까지 피를 흘리다 온 것처럼 얼굴엔 붉그스레한 생기로 넘쳐났다. 순백의 무녀복엔 아카시아 향이 났다.
그리고....
화면 속의 여인과는 반대로 생명이 다해가는 늙은 잡종개는... 더욱 늙고 지쳐보였다.
캠코더 안의 여인이 앳된 미소를 지었다.
토시키는 조용히 탄식을 내뱉었다. 여인에게 기뻐보이기 위해 그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움직였다. 여자는 슬픔을 관장하는 운명의 여신처럼 무겁게 자세를 잡고 있었다. 캠코더를 찍고있는 사람의 손짓에 맞춰 막 춤을 추려 했다.
“녹화해도 될까요?”
“네, 그러세요.”
기묘한 춤사위였다.
춤을 추는 동안 여자는 젊어보이면서도 늙어보이기도 했다. 춤을 추는 발바닥의 방위위로 순수하면서도 강인한 생명력이 양립하는 원자가 깃들기 시작했고 춤사위는 때론 굉장히 느리면서도 빠르게 약동하기도 했다.
여자의 춤사위가 절정으로 달하면서 격무로 변해가기 시작하자 토시키는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기어이 소리없이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
미안해.... 내가 정말로... 정말, 미안해... 후타바...
캠코더 위로 벗겨진 손자국이 바르르 떨렸다. 토시키는 화면 속의 여인을 향해 메마른 입으로 입맞춤을 했다. 그러나 메마른 먼지자국만이 캠코더 화면에 찍혔으며 대답대신 형형색색으로 밝아졌다 어두워지길 반복했다.
토시키는 종일 그 자리에서 조곤조곤 여인을 향해 망령된 목소리를 중얼거렸다. 노파가 들어서서 토시키를 쫓아내려하지 도 않았다. 서재 속 시간이 점차 느리게 흘러가더니 이윽고 멈춰진 것처럼 굴었다. 하지만, 틀어막은 수도꼭지에서 세어나오기 시작한 물방울은 한방울 한방울 고통스럽게 파문을 일으켰을 뿐 결코 흘러넘치거나 말라버리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주 오랫동안.
사내가 만들어낸 그림자 속에서 거미가 다시 서재의 벽을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거미는 이상할 만큼의 기대감으로 부르르 떨고 있었다. 슬픔과는 무관한 일이었다. 그저, 남자가 들어오고 나서 신선한 하루살이 몇 마리가 함께 들어온 것을 지켜본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상상해보라. 멋모르고 발을 들인 하루살이 떼의 최후가 크리스마스 트리의 선물장식이라면 멋지지 않겠는가? 더군다나 알록달록한 만찬거리라면 더할 나위 없었다.
거미는 만찬거리로 거미줄 끝자락에 꿍쳐둔 먹다남은 파리를 생각해냈다. 덫은 어디에나 있었지만 먹이는 매일매일이 귀했다. 오만은 금물이었다. 거미는 기지개를 키며 몸을 일으키더니 손살같이 거미줄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거미줄을 확인할 겸 더욱 크게 넓히기 위해서였다. 기대에 부흥해야 했다. 자신의 보람찬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할 새로운 만찬거리를 생각하며 행복한 감상에 빠진 듯이 거미는 부글부글 주둥이 사이로 끓는 거품을 내뿜었다.
테이프가 뽑혀나간 공간은 텅 빈 관짝처럼 공허했다. 묘지 밖으로 굴러나간 바위가 다시 돌아오는 일은 없었으며, 이내 빈자리를 먼지가 메우게 되었다. 거미가 다시 앞발을 사라락 굴리며 공을 만들기 시작했다. 인적없는 서재 위로 거미의 축복이 쌓이기 시작했다. 천적따이 없는 얼어붙은 먹이사슬에 보내는 축복을 보내며, 거미는 실덩어리 한 주먹을 가랑이 사이로 토해냈다.
거미가 허공을 쳐다보았다. 먼지가 춤을 추며 눈처럼 내려왔다. 먹잇감은 계속해서 주변을 배회했고 가랑이 사이로 쉴 틈은 없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먹잇감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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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미즈 미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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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빛으로 녹아든 가을하늘.
투명하고도 둥글은 이토모리 호수 위로 태양이 떠올랐다. 선산 중턱을 밟고 발돋음을 시작한 해가 힘차게 호수위로 날아오르자 새하얀 교복들이 길가에 방금 피어난 들꽃처럼 옹기종기 볕드는 호수 주변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이토모리를 얼싸안은 산책로는 대부분의 마을사람들이 애용하는 길이다. 때로는 등굣길이 되기도 했으며 때로는 육중한 거렁뱅이같은 트럭이 오르막길을 올라설 수 있겠끔 단단한 디딤판이 되어주기도 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는 날엔 산책로 위로 발자국 대신 빗줄기가 시냇물을 이루기도 했다. 회색빛 아스팔트를 부드러운 조약돌로 적시는 아름다운 강줄기들. 비오는 날의 산책길은 이처럼 자연과 하나가 되어 운치있는 길이 되기도 한다. 빗물이 강물처럼 바다에 흘러들고 고인 물이 되어도 이토모리 호수가 탁해지거나 범람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마을 하나가 거대한 분화구 속의 칼데라 호수와도 같았으며 둥그스름한 산등성이의 포옹이 넘치는 빗물을 고운 흙가슴으로 가득히 빨아들였기 때문이리라.
바다.
비가 개고 이토모리 호수가 바다를 이루고 나면 늘 그렇듯이 그 해는 수확제로 정신이 없었다. 수확제를 눈 앞에 둔 농부들은 싱싱한 낫으로 벼 이삭의 모가지를 베어내며 이토모리를 붉게 물들인 하늘아래에서 즐거이 풍년가를 불렀다.
처형이 무르익을 즈음에 온 선산을 불태우고도 남을 초롱불이 반딧불이처럼 타오르기 시작했다. 다가오는 가을축제 때문이었다. 새하얀 들꽃처럼 마을 곳곳을 수놓았던 이토모리 학생들은 가을선산의 단풍잎처럼 한껏 멋을 부릴 생각으로 온 가슴이 들끓었다. 가지각색의 전통복장이나 옷장구석에 꿍쳐놓은 구김살 없는 옷을 입을 생각에 온 가슴이 들떴다. 잉어낚시나, 통발던지기 같은 민속놀이가 주였지만 젊은이들이 가져온 놀거리도 축제분위기를 풍족했다. 전동총으로 표적지 맞추기, 마을 광장 한 가운데에서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고백을 하거나 학교옥상에서 지목된 사람이 고래고래 욕설을 퍼붓는 일이 다반사였다. 몰래 시내를 다녀온 4륜 트럭위로 맥주상자가 가득 쌓이게 되면 또래 학생들이 맥주를 동내기 위해 몰래 미야미즈 뒷산을 넘나들기 시작했다.
짧은 축제가 지나고 몇 달이 흐른 뒤, 쌀쌀하고 시원하기만 했던 가을 단풍들이 전부 말라버리게 되면 이토모리 계곡은 싸늘한 얼음장으로 뒤덮였다. 새싹을 머금은 흙길은 아침이 될 때즈음엔 꽝꽝 얼어붙은 빙판길로 변해버렸다. 혹한이 거세지는 날엔 하늘에선 혹여나 소년들이 발을 헛디디지 않을까 하늘에서 새벽 몰래 복슬복슬한 눈길을 끼얹기도 했다.
눈길을 이불처럼 코 밑까지 덮은 따듯한 이토모리. 학교에 방학을 맞이하면 편의점이나 찻집도 한 시간 정도 일찍 문을 닫게 되었다.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마을 밖의 친가친척들에게 가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돈을 벌기 위해 나가는 경우도 더러 있었으며, 장래를 위해 학원을 접수하기 위해 마을을 나가는 학생도 있었다.
긴 도피 행렬처럼 세워진 기차를 타고 더러운 역장을 빠져나가는 학생들. 먼 도시로 나아가는 기찻길을 바라보는 하늘은 애통한 마음으로 고요히 눈을 내려 철길을 분간할 수 없게 뒤덮어버리곤 했다. 젊은이들이 빠져나간 마을은 삭막하게 변했다. 대게는 봄철이 되기도 전에 다시 마을로 돌아오곤 했지만 몇몇은 영원히 이토모리로 돌아오는 법이 없었다.
농부들은 이토모리 마을의 시간이 바깥과는 다르게 천천히 흐른다고 믿었다. 히다 산맥이 덧없이 몰아치는 세월을 홀로 온 몸으로 막아서기 때문이라 여겼다. 실제로 시간이 흐르면서 산맥은 홀로 봄이 되었으며, 눈 깜짝할 새에 다시 여름이 되었다. 철로에 쌓인 눈길이 녹으면서 떨어진 벚꽃들이 철로를 수놓았고 눈 깜짝할 새에 강철의 단단한 전도열이 조약돌을 나지막히 태우기도 했다. 하지만 마을 농부들의 손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잘 익은 고추처럼 피부가 쭈글쭈글하게 익어갔다. 농작물을 캐는 손바닥은 곡괭이 질을 멈출 새가 없었고, 매년 겨울이 되면 마을은 조금씩 조금씩 그 규모가 햇빛에 눈 녹듯이 천천히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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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축제가 열리고, 마을 사람들이 하나 둘 식 떠나갈 적에도 미야미즈 신사는 선산 위에서 폭풍의 눈처럼 고요한 눈짓으로 떠나는 이들을 배웅했다.
가을이 질풍노도의 기세로 이토모리 마을을 스쳐지나갈 때에도, 이 곳 미야미즈 신사만큼은 변함없는 침엽수림의 푸르름을 자랑했다. 아침이 되었다. 햇살이 기분좋게 소녀의 질끈 묶은 뒷머릿결을 간질였다. 누에실로 정성스레 엮은 듯한 하얀 손목에 잡힌 나풀거리는 여름이불, 손끝따라 깃을 세우며 펄럭였다.
피아니스트가 독주를 시작할 때처럼 손을 높이 치켜든 그녀는 길게 펄럭이는 이불자락을 채찍처럼 사정없이 내리쳤다. 그러자...
팡!
팡!
작고 여린 어깨가 무색할 정도로 무성의한 노크가 두 번씩 울렸다.
“푸아!”
미츠하는 재채기를 내뿜으며 볕드는 마루로 걸어나왔다. 아침을 목도한 먼지내음을 뚫고나온 그녀는 방금 겨울잠에서 깨어난 듯한 모습이었다. 먼지가 묻어난 부스스한 머리 아래로 온실속의 화초처럼 티없이 하얀 피부, 꽃망울처럼 개화된 눈매와 노인네의 피부처럼 낡고도 다정한 나무바닥과 대조되는 붉고 하이얀 젊은 복숭아 뼈.
그녀는 마을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 성당을 바라보며 어김없이 쏟아지는 정오의 햇빛을 받으며 미사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를 들었다.
미야미즈 미츠하는 다른 세상에서 온 것처럼 굴었다. 가을이 찾아온 이토모리 마을을 보며 소풍을 나온 것처럼 웃은 것이다. 낯설고 아름다운 건축물과 맑은 호숫가가 한 눈에 반기는 정경이 오늘은 그녀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이다.
그녀는 마을 광장에 위치하고 있는 성당을 바라보면서 어김없이 쏟아지는 정오의 햇빛을 받으며 미사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를 들었다. 손에 들려있던 이불을 가지런히 마룻바닥에 내팽개치고는 청자빛으로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씩 웃고는 가슴을 나지막히 주무르기 시작했다.
***
미야미즈 신사가 대청소를 하는 날이었다. 요츠하는 만화영화를 보지 못하는 설움을 걸레질로 열심히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 놀이터에 마구잡이로 풀어놓은 미니카처럼 집안 곳곳을 누비며 가구 모서리에 옷깃이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기 일쑤였다. F1 레이싱 코스처럼 지나가는 자리엔 걸레물기가 타이어 자국처럼 남아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도자기 꽃병이 부르르 떨길 반복하자 마룻바닥이 소쇄한 광으로 번쩍였다.
미야미즈 신사의 궁사인 히토하는 오래된 식기나 골동품 따위를 한 곳에 모아두고는 손수 가구들을 들어올리며 손걸레로 지면과 가구가 맞닿아있는 곳까지 열심히 솎아내고 있었다. 빠르기라면 어리고 어린 요츠하에 비해 뒤처지는 듯 했지만, 정성을 들여 닦아내는 노인의 손길 앞에선 모든 물건이 오래된 마호가니 결의 고귀한 윤기로 번들거렸다.
타키는 미야미즈 가 구석 곳곳에 광맥처럼 숨겨진 먼지덩이들을 파내며 오늘같은 날에 이토모리로 오게 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었다. 회색빛으로 오염된 머리두건과 마스크 사이로 팔을 휘저을 때마다 연신 눈살을 찌뿌렸다.
심심찮게 먼지구석 사이에서 동전이 튀어나오는 일도 있었다. 만들어진 연도를 헤아리기 힘든 골동품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만년필이나 기념식 손수건 따위의 잡동사니가 발견될때마다 소소한 만족감이 타키를 기쁘게 했다.
어느새 타키는 먼지청소를 핑계로 소풍날의 보물찾기 게임을 하듯이 집안의 곳곳을 들쑤시기 시작했다. 심심찮게 이름모를 날벌레의 사체와 함께 요츠하가 가지고 놀았음직한 알구슬이나 먹다버린 “하겐다즈” 포장지 따위가 튀어나오곤 했다.
그러던 중에, 굳게 닫혀있는 서재의 문이 타키의 발길을 가로 막았다. 타키는 대수롭지 않게 먼지와 땀이 별가루처럼 얼룩진 머리두건을 팡팡 털고는 서재문손잡이를 붙들고는 있는 힘껏 밀어젖혔다. 서재 청소를 마지막으로 요츠하나 할머니를 도와주러 가기전에 잠시 흐르는 땀도 식히기 위해서였다. 서재에 들어서려 하자 예의 경보라도 울리는 것처럼 문짝이 덜덜 떨리며 반항을 하기 시작했다. 문틈사이로부터 돌풍이 울부짖고 있었다. 서재는 지금 아무도 쓰지 않는 곳이라고 들었다. “할머니가 서재안엔 들어가지 말라고 했어 바보언니야.” 아무렴. 몰래 들어가면 그만이지. 머릿속에 어렴풋이 떠오른 요츠하의 경고를 무시하자 타키는 싱글벙글 웃으며 문틈사이를 흘겨보았다.
순간, 여름철 태풍의 회오리바람이 문틈사이로 입김을 내뿜었다. 인적드문 숲 속의 풀냄새도 함께 섞여있었다. 전기코드를 뽑아버린 밥통처럼 냉랭한 밤공기가 집 안에서 쏟아져나오자 타키는 연신 풀냄새를 들이키며 감탄을 쏟아냈다.
“고래, 한판 해보겠다 이거지?”
혼잣말을 하던 타키는 바르르 떨리는 문 손잡이를 무시하고는 여리고 여린 어깨로 문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잠시 후, 타치바나 타키는 눈 앞에 놓인 먼지덩이를 보며 의뭉스럽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서재를 정리하기 위해 문을 박차고 들어섰던 타키는 먼지 한톨 없는 말끔한 방 안의 정경에 할 말을 잊은 듯이 입을 떡 벌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학교 운동장의 철봉 높이만한 거대하고도 오래된 책장이 있었고 먼지가 소복눈처럼 내린 책상이 보였다. 가죽소파 위로 쇼트닝 가루같은 먼지가 묻어있었다. 책상 뒤로 활짝 열려있는 좁디좁은 창문에서 돌풍이 불어오고 있었다. 쇠살 한쪽이 뼈처럼 부러진 쇠창살이었다. 범죄자가 탈옥을 하고나서 남겨진 흔적들처럼 덜렁거렸다.
타키는 서재 책장으로 다가가 자신의 머리높이보다 높이 쌓여있는 책의 마천루들을 흘겨보기 시작했다. 대게는 타키가 두 눈 치켜뜨고 마주하기 어려울 정도의 책들이었다. 프로이트나 뒤캉 같은 정신과학서적이나 노자, 순자, 맹자... "자"자 돌림의 한문서적들, 영문소설과 지렁이처럼 구부정한 문자가 잔뜩 새겨진 외국서적들. (어쩌면 라틴어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구부정한 글씨체라면 영어를 제외하곤 딱 질색이니까.) 타키는 오래된 물건들이 없을까 생각하며 고개를 푹 숙이고 책장 안쪽으로 핸드폰 불빛을 비췄다.
유적지로 들어선 인디아나존스가 된 기분을 느끼며 타키는 후레시로 먼지가 드나드는 곳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구형 VHS 카세트 테이프로 진열되어 있는 칸에 커다란 구멍이 있었다. 도미노처럼 완벽하게 진열되어 있는 칸 중에 공백이 보였다. 타키는 솎아낼 먼지구덩이를 보며 휘파람을 불었다. 두건을 벗자 땀으로 번들거리는 생머리가 눈 앞에 드리웠다. 머리를 한 곳에 엮으려다가 되려, 망태기처럼 넓어진 두건안에 머리카락을 뭉쳐넣고는 도로 머리에 씌웠다. 플라스틱 테이프 곽이 뽑혀나간 빈 공간은 할로윈이 시작된 직후의 공동묘지처럼 텅텅 비어있었다. 좁아터진 구석진 틈새사이에는 작은 새끼거미가 팔다리를 둥글게 오므린채 죽어있었다.
“19980920 이토모리 22번 기록. 가을축제 신악무 전.”
공백 좌우에 놓여있는 테이프 2개. 98년도 신악무 자료들이었다. 확실히 오래된 유물이라 불릴 물건이었다.
타키는 호기심에 테이프를 이리저리 훑어보았다. 그리고 신악무 라는 글자를 읽고선 조심스럽게 뒷주머니에 손을 쑤셔넣고는 서재를 빠져나왔다. 미야미즈 신사의 복도는 정 가운데 정원으로 곧장 나갈수 있는 거실과 부엌문으로 향하는 거대한 미닫이 문이 있었다. 서재 옆문에는 화장실이 있었다.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려던 그 때, 서재 문 뒤로 인기척이 들렸다. 툴툴거리는 발소리도 함께 들렸다.
문 밖에서 요츠하가 포니테일 한 짝을 악수처럼 내민 채 타키를 지켜보고 있었다.
“할머니가 서재 들어가지 말랬잖아.” 책망하는 목소리 뒤로 호기심이 역력했다.
요츠하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하얀 두건에 검은 앞치마를 메고 있었다. 양 손엔 긴팔원숭이처럼 알록달록한 빨간 고무장갑을 끼고 있었고 왼손엔 넝마같은 걸레가 들려있었다.
미야미즈 요츠하.
다시 봐도 참 붙임성 없는 녀석이다. 꼬맹이답게 순수한 면도 제법 있지만서도 실상은 완전히 애어른이었다. 커피 속에 아이스크림을 빠뜨려 만든 아포카토 처럼 눈동자에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동심과 함께 정중앙의 시커먼 동공 속은 씁쓸한 아메리카노 같은 풍미를 풍겼다. 마치, 머그잔 밑바닥에 남은 짙은 커피결의 검고 진득한 잔유물처럼. 녀석은 혼자 노는 걸 좋아했다. 학교가 끝나기 무섭게 집으로 돌아와 당당하게 신사 의식에 쓰일 실뜨기와 춤 연습을 하자고 졸라대기 일쑤였다. 요츠하의 춤 실력은 나쁘지 않았다. 전통 가무같은 걸 추었는데 무녀복만 입고 안무가 시작되는 순간엔 항상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곤 했단 말이지. “나도 언젠간 꼭 언니보다 더 잘 출 거다?” 연습날만 되면 항상 흉폭할 정도로 예민해졌지만, 늦장 부리는 것 없이 성실한 녀석이었다.
"청소는 다 하고 노는거야?"
"왜, 네 방도 한번 검사해줘?" 타키가 웃음기를 머금으며 말했다.
"자신 있어." 요츠하는 손에 들린 걸레를 자랑스럽게 펼쳤다.
"봐. 내가 언니보다 훨씬 열심히 했잖아."
"걸레질이야 당연한 거고."
"잘했잖아, 하여간!"
요츠하는 타키의 손바닥이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기 편하게 배 아래로 파고들었다.
오구오구. 잘했구나, 여동생아.
타키는 먼지때가 타지 않은 맨손으로 요츠하의 포니테일을 헝클였다. 타키는 서재를 쓰던 사람이 누구인지 묻고싶었지만 이내 관두기로 했다. 괜한 집안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들 일은 피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 때 요츠하가 말했다.
"언니, 할머니가 오늘 신악전으로 오래. 저녘에 신악무 연습하재. 나 도와줄거지? 응? 응?"
"신악무?" 반문하려던 타키는 말뜻을 뒤늦게 이해하곤 화들짝 놀랐다.
"오늘이라고?."
"오늘."
"진짜?"
"진짜라니까."
"그럼... 나 캠코더 좀 찾아주라. 안되겠니?"
"캠코더는 왜?"
타키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요츠하의 눈이 어리둥절해졌다. 당구공처럼 둥글어졌다가 하늘이 두 쪽난 것같은 눈망울로 변했다.
타키는 1000엔 짜리 지폐를 받아들고 마을 편의점으로 달음질을 치는 요츠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타키의 손아귀에는 캠코더가 들려있었다. 요츠하는 군말않고 타키의 일을 도와주었고, 타키는 착수비 대신으로 딸기맛 하겐다즈 하나를 사주기로 약속했다.
타키는 캠코더를 들고 어두운 2층 복도를 따라 하나밖에 없는 방문 앞에 섰다. <내 방>. 소름끼치도록 낯선 문패였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풍경이 타키를 맞이했다.
가장 먼저, 대문짝만한 창호지가 덕지덕지 붙은 창문이 눈에 띄었다. 창문을 커튼처럼 가린 통발 때문에 실내는 바깥과는 영원히 격리된 것처럼 답답하게만 느껴졌다. 통발 틈새로 새하얀 먼지덩이가 날아다녔다. 작은 창가쪽 벽 앞에는 책상 하나가 있었고 그 위로 한 치 흐트러짐 없는 교과서 더미가 집합한 군인들처럼 열을 맞춰 서 있었다. 테이블 선반 꼭대기에는 인형뽑기에서 뽑았을 법한 조악한 퀄리티의 동물 인형 따위가 수납되어 있었고, 과제물들이 클리어파일 안에 얌전히 꽂혀있었다. 타키는 방 안으로 발을 디뎠다. 여자아이의 방이라는 자각이 무뎌졌다는 것을 알리듯이 발 밑으로 촘촘히 꼬매진 다다미 결의 바닥재가 밟혔다. 솔잎처럼 촌스러우면서 시원한 감촉이었다. 아침을 처음 맞이했던 잠자리는 깔끔하게 개어놓은 상태였다. 그 위로 역시나 아침햇살이 다다미 바닥을 부둥켜 안은채 낮잠을 청하고 있었다. 강한 햇빛을 지켜보던 타키의 눈이 문득 피로감이 전해졌다. 남는게 시간이지. 낮잠따윈 얼마든지 잘 수 있잖아.
타키는 튼튼해보이는 목재책상과 다다미 장식의 부조화를 한 눈에 담고는 주머니에서 테이프를 꺼내들어 캠코더 안에 삽입했다. 캠코더 안에 배터리 결의 기계음이 스파크처럼 울렸다.
타키는 먼지털이를 방 한 켠에 던져놓고는 화면에서 튀어나온듯한 무녀의 모습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문득,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시선이 느껴졌다. 요츠하가 벌써 돌아온 것일까? 마을광장은 고사하고 신사계단까지 내달려도 족히 10분은 걸리는 거리였다. 1층 아래로 히토하 할머니가 요츠하를 찾는소리가 들렸다. 타키는 얼른 문을 열어 요츠하더러 심부름을 보냈노라고 소리쳤다. 잠시 분주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티타임처럼 고요해졌다. 문을 닫고 창가를 돌아보았지만 모든 게 굳건히 닫혀있었다. 남아있는 범인이라곤 이 거울밖에 없다는 듯이 조용히 전신 거울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거울 한 구석에는 압류딱지처럼 곳곳을 알록달록하게 장식하고 있는 경고문구가 보였다.
<남의 물건 건들지 말 것!> <속옷 절대 터치금지!> <일어나서 가슴 만지지 마! 이 변태!>
"뭘 이런 걸 다."
타키는 영혼없는 목소리로 쪽지 하나하나를 떼어내며 책상위에 가지런히 쌓아놓았다. 시커먼 목재 나이테 위로 지우개밥이 잔득 쌓여있었다.
타키는 이 방의 주인에 대해선 지겨울정도로 잘 알고 있었다. 테이블 선반위에 놓여있는 오래된 양과자 통 안에는 비상금으로 보이는 2만엔이 들어있을 것이며 속옷양말 칸에선 꾸깃꾸깃한 쿠폰 더미가 쿠폰만료기간을 향해 숨막히게 달려가고 있을 것이다. 접혀진 일기장 안에는 차마 버리지 못한 쪽지가 들어있는 사실도 알아냈다. (최근에 타키가 몇몇 남학생들로부터 받아냈던 전화번호였다.) 책상 모서리 아래에선 오래된 M&N 초콜릿 봉지가 있었다. 유통기한 2002년.... 먹어보고 싶은 맘은 추호도 없다.
장문의 편지 하나가 (반 협박일게 뻔했지만.) 유리와 거울틀 사이에 끼어있었다.
"미야미즈 미츠하 로부터, 타치바나 군이 이 쪽지를 무시하지 않았다면."
그 밑에 빼곡한 정자로 쓰여진 한 장이 보였다.
"전신 거울을 보며 몸단장으로 하루를 여는 일이 얼마나 좋은지 넌 모를거야. 주말은 신악무 연습이 있는 날이니, 부디 오늘만큼은 내가 평소에 하고 다니는 올림머리를 제대로 실천하길 바라.
PS. 볼성 사납게 산발로 다니는 것을 할머니나 아빠한테 걸렸을 경우 용돈을 전부 디저트 카페가게에 헌납하고 올 작정. 부디, 라인으로 보내준 영상 꼭 참고하길 바랄게. ^^
PS. 담부턴 쿠미히모 책상위에 방치하지 말 것.
그리고, 지난번에 해준 이탈리아 요리는 정말 고마워. "
고맙긴 뭘.
타키는 답례로 거울속에서 미소를 짓고 있는 소녀를 향해 양손을 흔들어 보였다. 캠코더 화면 안에는 새하얀 무녀복을 입은 한 여인이 나타났다. 거울 속의 소녀와 빼닮은 여인이 이제 막 춤을 추려고 했다.
타키는 무녀의 발짓을 따라 익숙하지 않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여인이 팔을 치켜들자 타키는 불에 데인것처럼 허공에서 허우적거렸다. 파도가 해변가로 곧장 나아가듯이 하얀 버선이 매끄러운 나뭇결을 타고 앞으로 나아가자 타키의 발이 꺼칠꺼칠한 다다미 결에 걸려 몸이 앞으로 고꾸라 질 뻔했다.
캠코더 속의 무녀가 방울을 흔들었다. 그러자 타키는 구슬 땀을 흘리면서 방울이 나아가야 할 정방향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손끝너머로 한 소녀가 서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미야미즈 미츠하.
그 이름은 먼 곳에서 찾을 필요가 없었다. 그녀는 전신 거울 안에서 살아숨쉬며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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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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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만에 다시 달립니다.
필력지린다!
완결은 안내주시고... ㅠㅍ
개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