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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사항.

 - 영화의 내용을 바꾼 팬픽입니다. 

   IF 설정 있습니다.

 - 타키는 혜성이 떨어졌던 것에 대한 관련 기억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 픽션과 영화내용이 섞여있으므로 읽으실 때 참고하여주세요.


<링크모음>


<7화>


<8화 2013/09/23>


「혹시 타치바나 타키군이니?」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모르는 번호로 온 낯선 문자.

나는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잘못 보낸 거려니 하고 무시하고 있는데 또다시 문자가 날아온다.


「미안해. 갑작스럽게 문자해서, 하지만 난 너의 도움이 필요해. 네가 있어야만 되는 일이 있거든.」


이건 도대체 무슨 말인가.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번호의 주인을 알 수가 없었던 나는 답장을 썼다.


「실례지만 누구신지요. 전 모르는 번호네요. 거기다 초면에 반말은 좀 불쾌하기도 하네요」


그러자 잠시 후 다시 문자가 왔다.


「아차 실례. 난 미야미즈 미츠하라고 해. 반말은 나도 미안한데. 나중에 널 만나게 되면 사정이야기를 해줄게.」


조금씩 화가 나기 시작했다. 분명 불쾌감을 표시했음에도 이 사람은 나에게 계속 반말로 문자를 보내고 있다.


「아니 그러니까. 난 네가 왜 나한테 문자를 보냈는지 모른다고!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도 말 안했잖아. 그보다 내 번호는 어떻게 안거야!!!」


신경질적으로 자판을 두드리고, 나는 휴대전화 화면에서 시선을 떼어 버렸다. 

계속해서 문자가 오는 것 같았지만 난 읽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아마 너댓번은 더 울린 거 같다. 뭔가 다급한 문자도 보였지만 일단 나는 읽기 불쾌하여 그냥 안읽은 채로 두기로 하고 학교를 향해 집을 나섰다.


☆ ☆ ☆ ☆ ☆


나 ‘타치바나 타키’는 이제 중학교 2학년. 그저 평범한 도쿄의 한 중학생일 뿐이다.

평범하고 조용한 하루를 보내기를 원할 뿐인 나에게 오늘 아침의 여자로 보이는 모르는 사람의 도와달라는 문자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면식도 없는 사람이 갑자기 나를 왜 찾는 것이며,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아냈을까.

여러 가지 의문들로 등굣길에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하던 찰나.


“타키. 오늘 뭐 기분  안좋은 일 있어? 얼굴에 나 기분 나쁘다고 대놓고 광고를 하네.”


그렇게 말하며 나의 어깨를 툭치는 남학생. 단짝친구 츠카사였다. 그리고 그 옆에는 신타가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실은 말이야...”


아침에 왔던 문자의 내용을 본 츠카사.


“여어. 너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날이 오는구나? 축하한다. 하하하.”


능청맞은 츠카사의 웃음. 나는 더 어이가 없어서 심각한 얼굴로 그에게 쏘아붙였다.


“츠카가. 나 지금 진지하다. 이 사람이 내 번호는 어떻게 알았으며 무슨 도움을 요청하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알려준 게 없어. 그저 도와달라는 문자만 보냈다고!”


“하하. 화내지마. 내가 너라도 아마 너처럼 반응했겠지. 하지만 말이야.”


잠시 말을 끊고 생각에 잠긴 츠카사. 나는 도대체 이 녀석입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전혀 짐작할 수 없었다.


츠카사와 신타와 나는 소꿉친구로 지냈던 놈들이라 서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츠카사는 이유를 불문하고 정의에 넘치는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었다. 오지랖이 넓은건지 그냥 자신이 좋아서 하는 건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하여간 그는 그런 녀석이었다.


“타키. 이 사람 한번 만나보는 건 어때?”


“뭐? 어디 사는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만나보라고?”


“그거야 네가 문자를 보내면 되잖아. 지금 네가 보낸 문자는 딱 한 개 뿐 인걸? 대화라는 건 서로 자신의 생각을 상대방에 말해야 대화가 되는 거잖아. 넌 지금 일방적으로 받기만 하는 것일 뿐이잖아.”


안경을 치켜세우고 나에게 그렇게 충고한다. 그러고 보면 이 녀석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난 내가 읽지 않았던 나머지 문자를 차근차근 읽어나갔다.


「네가 원한다면 내가 너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데리고 올 수도 있어.」


마지막 문자를 읽고 나서 나는 이 사람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다급하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그러지 않고서야 면식도 모르는 사람을 직접 찾으러 오겠다고 쉽게 말을 꺼내기는 어려운 것이다.


「미안한데, 난 지금 네가 처한 상황을 모르겠거든? 그리고 네가 사는 곳. 나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네가 무작정 나를 만나러 온다고 해도 나는 너를 만날 수 없어.」


최대한 정중하게 문자를 보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날이 서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츠카사와는 달리 나는 누군가와 트러블 내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래서 친구도 많지 않았고 정말 친한 친구라고는 지금 등교를 같이하고 있는 두 사람 뿐이었다.


「앗. 그렇구나. 난 이토모리에 살아. 넌 도쿄에 살고 있지? 지금 중학교 2학년이고.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야. 그러다보니 나도 모르게 반말을 했구나. 헤헤」


“츠... 츠카사. 이거 뭐야?”


답장을 본 나는 너무 놀랐다. 미야미즈 미츠하라는 사람을 평생 만나본 적도 없는데 이 사람은 지금 내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그리고 학년까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응? 호오... 이건 좀 재밌는데? 야, 일단 만나봐라. 이 사람 너에 대해서 뭔가 알고 있다.”


“하지만, 난 이 사람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야. 만나본 적도 없고 스쳐지나간 적도 없다고. 그래도 만나란 말이야?”


기가 차서 츠카사에게 반문을 했다. 하지만 츠카사는 이번에야 말로 자신을 믿으라는 듯 가슴을 쭉 내밀면서 답을 내줬다.


“나만 믿어. 혹시 곤란한 일 있으면 나에게 전화하고. 반드시 너 혼자서 만나라. 우리가 있으면 그 사람도 곤란해 할거야.”


“나 참... 너도 막무가내네.”


츠카사에게 결국 항복을 하고 말았다. 그 사이에 문자가 한통 더 와있었다.


「어디에 사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도쿄로 갈게. 널 만나면 꼭 할 이야기가 있어. 내가 네 앞에 서게 되면 제발 피하진 말아줘. 부탁이야...」


나는 혹시나 해서 전화기의 앱을 가동해 이토모리라는 곳이 어디인지 검색해봤다.


“어어? 이... 이거 완전 시골 동네 아니야? 여기서 도쿄까지 오겠다고????????”


나의 외침에 츠카사와 신타가 동시에 내 전화기의 화면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같은 반응을 내보인다.


“야... 너 이사람 피하면 큰일 나겠다. 이 먼 곳에서 널 보러 도쿄까지 오겠다는 사람이네. 정성이 대단한 걸?”


“아니 정성이고 뭐고 떠나서. 도대체 이 사람의 정체가 뭐야. 미야미즈 미츠하? 난 그런 사람 만나본 적 없다고!”


그런 나의 절규와 함께 학교종이 울리면서 일단 오늘의 일과는 시작되었다.


☆ ☆ ☆ ☆ ☆


“할머니, 저 도쿄에 좀 다녀올게요.”


뜬금없는 나의 한마디에 할머니의 눈이 커졌다.


“도... 쿄라니?”


할머니의 반응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뒤이어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쭈욱 할머니에게 설명하였다.


“흠... 그래서 너는 그 사람을 찾으러 도쿄로 가겠다는 말이니?”


“네. 혹시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지금 사태에 대해서요.”


“뭐... 그렇다면 말리지는 않겠다만, 그 뒤에 일어나는 일들을 책임질 수 있는 것이냐?”


“최선을 다해봐야죠. 일단 제가 생각하고 행동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게요.”


할머니는 나의 눈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시더니 무언가를 꺼내어 나의 손에 쥐어주었다.


“용돈이 많이 부족했을 거다. 아마 기차표도 힘들겠지. 네가 하는 행동에 네가 책임을 지고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말에 이 할머니가 도와주는 것이다. 여비에 보태어 쓰도록 하여라.”


뜻밖의 할머니의 지원. 나는 너무 기뻐서 할머니의 품에 달려들었다. 그리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할머니에게 말했다.


“고마워요. 할머니. 그리고 제 멋대로 굴어서 죄송해요. 이번 만큼만 좀...”


“알고 있단다. 네 주변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이다. 나도 ‘그 사람’ 하고 이야기 한 적이 있거든. 네가 만나러 가는 사람이 ‘그 사람’이겠지. 물론 내 앞에 나타났던 ‘그 사람’은 아니겠지만.”


“할머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곳이니 서둘러 출발하거라. 그리고 좋은 소식이 있길 빈다.”


“네. 다녀올게요!”


그렇게 나는 대문을 박차고 이토모리 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타키가 남겨놓은 번호로 아침에 받는 사람이 의문에 사로잡힐 문자를 잔뜩 보냈던 나는 당황해서 화를 내는 답장을 보낸 지금시대의 타키를 상상하니 웃음이 나오고 있었다.


“당연한 반응이지. 내가 처음에 미래의 타키군이 남겨놓은 글을 보고 그랬듯이.”


귀엽다고 생각했다. 지금시대의 타키는 나보다 어린 중학생.

한번도 보지는 못했지만 그 모습이 궁금해지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기대감. 한편으로는 불안감. 난 양팔의 저울 같은 느낌들을 그대로 안고 열차 안에 몸을 실었다.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이름을 불러준다면 반응은 하겠지. 그것부터 시작이야. 우선 타키군을 만나야 해.”


무작정 가는 도쿄였지만, 나의 목적은 한가지였다. 그 녀석을 만나서 설득해서 같이 이토모리로 오는 것. 물론 순순히 따라올지 아예 거부를 할지 나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사람의 말대로라면 날 도와줄 거야. 그렇게 해야 해.”


모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미지의 세계로 가는 첫발을 내딛는 초보모험가. 아마 나를 말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자. 도쿄로. 미츠하 넌 할 수 있어!”


내 자신에게 한껏 힘을 불어넣은 나의 아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 ☆ ☆ ☆ ☆


“헉헉... 도쿄는 엄청 넓구나. 말로만 들었지 이렇게 직접 돌아다녀보니 정말 힘드네...”


타키를 찾아서 무작정 도쿄로 상경했지만, 나는 도무지 타키가 있을 만한 곳을 알 수 없었다.

전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그렇게 도쿄를 해맸지만,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시나노마치의 한 육교.

난 그곳에서 타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신호음만 갈 뿐 받질 않았다. 나는 그저 타키가 내 전화를 거부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무리도 아니지. 갑작스러운 일들이 한꺼번에 벌어졌으니...”


그렇게 타키를 이해해보려고 했지만, 나는 이대로 목적없이 돌아가야 되나라는 생각까지 들기 시작했다.


도쿄에 온 목적. 그것은 타키를 찾기 위한 것. 하지만...


“어쩌지. 정말 나 이대로 돌아간다면 이젠 죽는 수밖에는 없는데...”


혜성이 떨어지기까지 이제 10일 남짓, 남은 기간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냥 그것이 떨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혹시나 미래의 타키와 몸이 바뀐다고 하여도 내가 살아날 확률은 극히 적었다. 미래의 나를 만나더라도 그녀는 모두와 함께 살아남길 원할 뿐 나 혼자 살아남기를 원하지 않는 다는 것은 최근의 대화로 잘 알고 있었다.


“내가 죽는다면... 미래의 나도...”


사라질 것이다. 역사가 바뀌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나와 같이 있는 미래의 타키도 슬픔에 잠길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왜 나에게 이런 무거운 짐을...”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차라리 몰랐다면. 이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하자 나는 이내 그 생각을 지우고 말았다.


“아니야... 그래도 찾아내야 해. 그래야...”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 난 내 주변의 한 사람이라도 슬픔에 잠기는 것을 보기 싫었다. 물론 내가 죽는 것도 싫었다. 아직 못한 것도 많고 그 녀석을 만나지도 못했다. 그저 글로만 봤을 뿐.


“힘내자. 아직 시간은 있으니... 까...”


천천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지만, 내 몸은 이제 내 말을 듣지 않았다. 

온몸이 아프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통증이 내 몸을 엄습했다. 

그래도 움직여야 했다. 죽는 것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까.


☆ ☆ ☆ ☆ ☆


“잠시 후 치바행 전역 정차 열차가 들어오겠습니다. 손님여러분께서는 안전선 뒤로 물러나 주시기 바랍니다.”


정처없이 발걸음을 옮기다가 나는 역명을 알 수 없는 한 전철역 승강장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렇게 열차가 도착하고 나는 몸을 일으켜 열차에 올라탔다. 그저 다음 목적지까지 갈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어? 저... 저 사람은?”


멀지 않은 곳에 서있는 중학교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 왼쪽 가슴팍엔 타치바나 타키라고 쓰여진 이름표. 

틀림없었다. 내가 그토록 찾던 타키가 같은 열차에 타고 있었다.


“타키군이야! 찾았어!”


속으로 그렇게 외치고 나는 살그머니 타키의 앞으로 가서 걸음을 멈췄다. 이름표를 다시 한번 살펴보니 분명 타치바나 타키라고 쓰여있었다. 한자까지 똑같은 그 이름. 내가 그렇게 찾던 사람이 내 앞에 서있었다.


“타키군. 타키군.”


나는 조용히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름을 부른 것에 반응이었는지 영단어장을 집중해서 보던 타키는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타키군 맞지? 나야. 미츠하. 미야미즈 미츠하.”


순간 그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쳐지나갔다. 아침에 보냈던 문자의 내용이라도 떠올렸을까. 그는 나를 보자 시선을 마주치는 것을 피해버렸다.


“아침에 문자 보냈었는데 혹시 봤니?”


그렇게 물었지만 그는 전혀 대답을 하지 않았다. 여전히 시선을 회피한 채 나를 못본 척 할 뿐이었다.


재차 그에게 다시 말을 걸자. 그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너는 누구야?”


순간 창피함을 느꼈다. 분명 이름표에서 본 것과 같이 지금 내 앞에 있는 그가 타키가 맞고 아침에 내가 문자까지 보내면서 내 이름까지 밝혔다. 그런데 그는 나를 이상한 사람 취급하듯, 어이없게 바라보고 있었다.


부끄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이내 살짝 화가 나기 시작했다. 모르는 척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지금 그가 나를 무시한다고 느꼈기 때문일까. 그 때 마침.


“이번 역은 요츠야. 요츠야 역입니다.”


정차역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복잡한 열차 내에서 말하기 보다는 차라리 승강장에서 다시 말해보기로 하고 무작정 그의 팔을 잡고 내리는 문쪽으로 걸어 나갔다.


“어어? 이 사람 왜이래? 이거 안 놔?”


외치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못들은 척 하고 그대로 그를 끌고 열차에서 내렸다.


☆ ☆ ☆ ☆ ☆


“너 도대체 뭔데 네 맘대로 날 끌고 내리는 거야?”


이내 화가 잔뜩 난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뒤를 돌아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하기 시작했다.


“너야말로 네 맘대로 나 무시했잖아. 그럼 나는 나대로 널 무시하고 내 멋대로 행동하는 게 맞지 않겠어?”


“기가 막히네. 도대체 네가 누구야? 그리고 언제 내가 널 무시했다는거야. 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한테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기가 막힌 건 나라고! 이 멍청아! 아침에 내가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널 찾으러 오겠다고 했잖아. 벌써 까먹은 거야? 이 붕어머리가!!!”


“붕어머리라니! 너 말이 심하잖아! 무엇보다 네가 날 알아? 네가 뭔데?”


“어! 난 너를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이 바보 멍청아! 문자를 보냈으면 관심이라도 가졌어야 하는 거잖아! 난 분명 너를 찾으러 오겠다고 마지막에 보냈다. 그리고 이렇게 네 앞에 왔다고. 그런데 넌 그걸 새까맣게 잊고 있었으니까 열이 받는 거잖아! 그리고 만나면 무슨 일인지 다 말해주겠다고 했는데 그것마저도 잊은 거야?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말이야! 내가 지금 널 찾아서 도쿄에 와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나 해?”


내가 생각해도 적반하장이라는 말이 나에게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부탁하고 애원해도 모자를 판에 큰소리를 뻥뻥치는 내가 그리고 그렇게 큰소리를 칠 용기가 어디서 나왔는지 알 수 없었다.


험한 말을 마구 쏟아내는 내 기세에 조금 눌렸는지 살짝 기세가 꺾인 듯 타키는 나에게 다시 물었다.


“너는 누구야. 어떻게 날 알고 있지?”


“나는 미야미즈 미츠하. 이토모리에서 왔어. 그리고 난 미래의 너에게서 전화번호를 알아냈어. 미래의 너는 나를 알고 있다고!”


그 말을 들은 타키의 얼굴에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미래의 자신에게서 전화번호를 알아냈다니 이건 또 무슨 판타지 같은 이야기인가.


“미... 미래의 나라고? 넌 정말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겨서 이상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구나?”


“믿을 수 없겠지만 사실이야. 자 이거 봐봐. 네 글씨 맞지?”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타키의 눈앞에 미래의 타키가 쓴 글이 있는 노트를 들이밀었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그의 눈이 흔들리는 것을 직감했다.


“글씨체는 내께 마... 맞아. 하지만 난.”


“이제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겠어?”


때를 놓치지 않고 나는 그에게 이야기를 할 시간을 벌었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타키에게 나는 그동안의 일을 한참동안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그럴 수가.”


“나도 마찬가지야.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고. 그런데 그게 실제로 나에게 벌어졌고, 지금 나는 내게 도움을 요청하러 온 거야. 널 못 만났으면 큰일 날 뻔했지만 그래도 정말 요행히 널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야...”


그렇게 말하는 내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기쁨과 안도의 눈물이었다. 그리고 오늘 온종일 고생했던 것에 대한 보답의 눈물이기도 했다.


“저기... 미츠하 누나.”


눈물을 흘리는 날 보자 당황한 타키는 어쩔 줄 몰랐다.

이곳은 사람의 이동이 많은 전철역 승강장이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눈물을 쏟는 한 여학생 그리고 누가 봐도 원인을 제공한 것처럼 보이는 남학생. 오해사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때에 맞춰 또 한사람이 등장했다.


“타키? 너 왜 여자를 울려?”


당황해서 고개를 돌리니 츠카사였다. 웃는 얼굴로 나의 어깨를 툭치면서 나타난 츠카사는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듯 타키에게 말했다.


“미안한데 저 옆에서 다 듣고 있었어. 여자를 울리다니 남자로써 몹쓸 짓이다. 그러니까 넌 이 분을 도와줄 의무가 생긴 거다. 알았지?”


“야. 무슨 소리야? 오해라고 오해!”


“후후, 그러니까 다 들어서 알았다고, 그리고 무엇보다 이 사람은 네게 도움을 요청하는 거야.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지 알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츠카사는 타키의 어깨를 쳐서 내쪽으로 밀어냈다.


“미안해요. 들을 생각은 없었는데. 전 이 녀석의 친구 츠카사라고 합니다. 보아하니 저보다 나이가 많으시니 일단 누나라고 할게요.”


“아... 그... 그래. 초면에 꼴사나운 모습 보여줬네.”


“괜찮아요. 누나는 어차피 지금 이 녀석이 필요한 거죠? 데리고 가세요. 그리고 꼭 살아남아서 이 녀석이랑 다시 돌아오세요. 그때는...”


“응! 고마워. 돌아오면 크게 보답할게. 헤헤.”


츠카사의 허물없는 말은 나의 맘을 편하게 해주었다.


나는 여전히 떨떠름해 하는 타키를 그대로 데리고 도쿄역으로 향하는 전철역 승강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타키, 수업은 걱정 말아라. 나와 신타가 멋지게 커버해줄게. 넌 그 누나 잘 도와줘야 된다!”


“야! 츠카사!! 너!! 돌아오면 두고보자!!”


“두고보자는 사람치고 무서운 사람 없더라!”


그렇게 츠카사의 배웅을 받은 우리 둘은 도쿄역으로 향하는 전철 안에 몸을 실었다.


“자세한 건 이토모리에 도착해서 또 이야기해줄게. 미안해 내맘대로 해서, 그리고 학업은 어떻게든 내가 도와줄게. 적어도 너보다는 상급생이니까.”


무엇인가를 말하려는 타키의 입을 나는 다시 막았다.


“지금은 그저 나를 따라와 줘. 내 부탁이니까...”


그렇게 나는 타키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면서 이야기 했다. 타키는 나의 눈을 보더니 이내 아무말 없이 조용히 나의 손을 놓고 가만히 생각에 잠기기 시작했다.


☆ ☆ ☆ ☆ ☆


“미츠하 너 그게 무슨 소리야!!!”


어제 과거의 나와 만났던 이야기를 마치자 나에게 화를 내는 타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과거의 나를 만난 이야기를 해준 나에게 화를 내는 그. 나를 사랑해서 그렇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안해. 타키군. 내 결심은 이미 굳혀졌어. 난 역사를 바꾸겠어. 지난번에는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이젠 내 결심은 굳었어. 미래의 나도 나를 말렸었지만 난 내 생각대로 도움을 줄 거야.”


“아무리 그래도 너 어떻게 하려고 그래. 괜히 혼란만 주는 거 아니야?”


“아니야!!!”


순간 타키의 동작이 멈췄다.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내 모습. 그 모습을 보자 굳은 타키를 향해 나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이토모리에 가자. 그곳에 실마리가 있어.”


<8화 2013/09/23 끝>


<잡담>


오보에떼나이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거기에 개연성따위 개나 줘버려라는 전개. 그래도 어떻게든 타키를 끌고 가려는 미츠하의 작전은 성공했습니다.


이제 둘이서 이토모리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지켜봐야겠죠.


몇화 안남았으니 일단 완결은 짓겠습니다. 바로 9화 쓰는 중입니다.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