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gall.dcinside.com/yourname/1051788 7편
드디어 완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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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도 작년 여름의 일을 잘 떠올린다. 타네가시마에서 사는 친구들의 집에 놀러 갔다가
돌아온 일이다.
내가 남편의 전근으로 하나뿐인 자식인 타카키와 함께 타네가시마로 이사 갔을 때.
제일 먼저 말을 걸어준 마사에였다. 그녀는 태어난 곳도 자란 곳도 요코스카로, 도쿄에서 와서
어디가 어딘지도 몰랐던 우리에게 이런저런 면에서 신경을 써주었다. 매우 잘 가르쳐 주었다.
섬의 풍습이나 익숙하지 않은 사투리도 가르쳐 주었다.
“더워지기 전에 가지 않을래? 마츠리나 보러 가자. 실은, 이미 숙소도 예약해뒀어.”
나가노로 돌아오기 전에 마사에가 열심히 나를 초대해줬다. 전부터 꼭 보고 싶다고 생각한 나도,
집에서 기다리는 남편을 생각하지 않고, 같이 가기로 정했다. 그에게 보고하면,
놀라기보다도 어이없어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마사에의 남편이 공항까지 배웅해주는 도중에 일어난 일이었다.
차의 펑크로 꼼짝하지 못하게 되어서, 비행기의 시간에 늦을 것 같아서 초조해하는 우리 앞에
어느 여성이 나타나 주었다. 그녀는 자신도 약속이 있는데도, 곤란해 있는 우리를 도와주었다.
그것을 제쳐두고 마사에와 나를 공항까지 데려다준 것이다.
“그 전에 먼저 짐을 옮겨두지 않으면….”
마사에게 미소를 짓는 그녀에게 왠지 두근거리는 고동을 느꼈다. 같은 여자고 그것도 자기 아이 또래의
여자인데 왜 그런 감정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
눈앞의 편의점으로 달려들어간 마사에에게서 카나에라고 불린 여성이 그녀의 차의 짐을 들어서
옮기려고 문을 연다.
“어라?”
보통의 문처럼 트렁크가 옆으로 열린 것에는 놀랐다. 세상에는 이런 차가 있구나. 나는 알고 있던 차의
트렁크의 문은 위로 열리는 것이 당연하다. 나의 뒤에서 들린 소리에 돌아본다.
“무슨 일이세요?”
“아 미안해요. 위쪽으로 열릴 거라고 생각해서.”
“아아 이거 말인가요. 이 차는 옆으로 열리거든요.”
카나에씨는 가벼워서 좋아요라고 말했다. 손잡이를 쥔 체로 손을 뻗어서 부드럽게 문을 움직여 보인다.
하지만 미안한 일이지만, 나에게는 편리해 보이지 않았다.
“비의 날에는 큰일이겠네. 짐을 쌓는 동안 젖을 거 같아.”
남편의 차는 물론 트렁크를 위로 연다. 확실히 열리는 데는 힘이 들어도, 장을 보고 나서 뭔가
쌓아 두거나 할 때 비가 내려도 젖지 않아서 좋다.
“그렇네요. 실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고를 수 있었더라면 좋았겠지만요 라고 카나에씨가 웃었다. 참 참한 아가씨라고 생각한다.
“그다지 시간이 없었지요?”라고 말한 카나에씨는 마사에의 남편의 일산 캬라반이라는 차로
얼굴을 돌렸다..
“시트는……뭐 접지 않아도 괜찮겠지.”라고 중얼거린다.
“뭐야 무슨 일이야?”라고 내가 물으니,
“아니요. 저의 서핑보드를 아주머니의 차에 실지 않으면 3명 타지 못해서요.”
그녀의 차를 보니, 물인가 뭔가가 들어있는 통이 두개와 작은 가방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뒤에는 운전석 옆으로 서핑 보드가 실려 있었다.
“어라 정말이네. 도와줄까?”
내가 도우려고 하자 그녀는 고개를 젖는다.
“괜찮아요. 혼자서도 충분합니다.”
“아니 뭐 괜찮으니까. 이거 저쪽의 차에 실으면 되는 거지?”
나는 카나에씨의 답도 듣지 않고, 그녀와 차의 사이를 지나서, 물이 든 통 하나를 들어본다.
“저기 그거 꽤 무거워요.”
“어라 태워주는데 마냥 가만 있을 수는 없지….”
옮기려고 들어보았지만, 이건 정말로 무거웠다.
“보세요. 정말로 무거워요.”
최근의 젊은이라면 “내가 뭐라고 했어.” “늙은이가 무리한다.” 같은 소리를 하는데.
카나에씨라는 마치 어린아이가 도우려고 하다가 잘되지 않았을 때의 표정으로
“그렇지요?”라고 상냥하게 말해준다.
그런 카나에라는 아가씨는 몰랐겠지만 나는 그렇게 약한 여자는 아니다.
“나 실은 힘 좀 쓰거든.”
나는 허리를 들어서 물탱크를 든다.
“대단하네요.”
그다지 힘들지 않게 드는 모습에 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놀란다. 그녀도 물탱크를 들어서
두 개를 리무진으로 옮겼다.
“이번엔 이거네.”
“예.”
그녀는 “영차”하고 소리를 내면서 배와 양팔로 서핑 보드를 든다. 앞쪽에서 트렁크에 남아있는
그것이 햇빛에 반사된다. 날개가 생긴 것처럼 긴 끝 같은 것이 뻗어 있고, 밝은 곳에서 보니
많은 상처가 있었다. 하지만 불쾌한 상처라고 느껴지진 않았다.
멋이 있다고 해도 좋다. 관리도 잘해 둔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앞을 잡고 그녀가 뒤를 잡고 그것을 옮겼다.
“어라 생각보다 기네.”
“그렇지요. 하지만 이거 짧은 편이에요. 이것은 쇼트 보드라고 해서 180츠 정도입니다만,
롱보드는 이것보다 1m는 더 길어요.”
“이것보다 더 큰 게 있다고?”
“예.”
“멀리서 보면 비슷하게 보이지만 이런저런 종류의 것이 있는 거구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길면 차에 실지 못하니까요. 그리고 설명을 하자면 끝이 없지만, 길이 외에도 형태나
두께에 따라서 종류가 다양하게 있어요.”
그런 설명을 하면서, 짐을 리무진으로 옮기는 그녀는 “여기까지라면 괜찮습니다.”라고 말하고
“영차.”하고 소리를 내서 그 서핑 보드를 머리 위로 올린다. 3열째의 시트와 천장의 사이에
그 판을 올린다. 그대로 시트 위로 안까지 넣으려고 하지만 천장에 걸려서
안까지 들어가지 않는다.
“아 망했다. 역시 무리인가.”
그녀가 곤란한 눈치 인지라 내가 말을 걸었다.
“내가 버티고 있을 테니깐 의자를 넘어뜨리면 어떨까? 조금 쓰러뜨리면 들어갈 것 같으니.”
“하지만…… 그렇네요. 부탁드립니다.”
“괜찮아.”
그녀 대신 서핑보드를 양손으로 쥐고 있는 동안, 그녀는 리무진의 의자를 조금 눕혀서,
넓어진 천장과의 공간을 통해서 서핑보드를 차내로 밀어 넣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그녀가 머리를 숙여서 말한다. 그 미소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카나에씨는 정말로 멋진
얼굴로 웃었다.
“뭐 별거 아니야. 하지만 의외로 무겁네. 스티로폼 같은 거로 생각했거든.”
“스티로폼요?”
“그 물에 띄워서 수영장 같은 곳에서 쓰는 거.”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은 처음이네요. 하지만 스티로폼은 저 사이즈면 부서지지요.”
그녀는 참던 웃음을 꾹 참으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의 하찮은 질문에 제대로 답을 해주었다.
그런 점이 묘하게 호감이 갔다.
“이런 아주머니의 질문에 답해줘서 고마워요. 여러 가지로 알게 되네요. 가끔은 펑크도 당할 만하네요.”
내가 웃자.
“별말씀을. 그래도 펑크는 당하지 않는 편이 좋아요.”
그녀는 진지한 얼굴로 답한다.
“그것도 그렇네요.”
그녀와 나는 크게 웃었다.
“이 카나에짱은 무척이나 좋은 아이예요. 지금은 간호사를 하고 있고요.”
공항을 향해서 달리는 동안, 마사에의 수다가 시작되었다. 백미러에 비치는 카나에상의 눈에서
웃음이 희미해졌다. 마사에가 카나에라는 아가씨를 무척이나 칭찬했다.
그것이 그녀에게는 아무래도 조금은 불편했나 보다. 그 기분을 잘 알 것 같았다.
마사에에게는 악의는 없었겠지만, 지나치게 칭찬을 하면 비아냥으로 들린다고 하지 않는가?
마사에도 그 근처쯤에 와있었다.
“우리 집의 장남은 어떤가 물어본 적도 있었지.”
“잠시만요 그거 옛날 옛적의 일이잖아요?”
“어라 그랬던가?”
마사에는 깨끗하게 거절했었지 라고 크게 호쾌하게 웃는다.
“하지만 카나에짱. 슬슬 정해야지. 남편감이라던가.”
“아 아주머니 벌써 공항이에요.”
“어? 그래? 진짜네? 저기로 가줘.”
까놓고 말해서 마사에. 그녀가 그 나이에 독신이냐고 말하는 건 해서는 안 되지.
좋은 타이밍에 눈앞에 터널이 나타났다. 아무래도 이것이 나타나면 공항이 가까운 모양이었다.
아무리 아는 사이라고 해도, 서로 침범해서는 안 되는 금단의 영역이 있어서,
거기에는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암묵의 룰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마사에는 그 영역을 간단하게
아무 생각 없이 넘는 버릇이 있었다. 물론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카나에씨도 그렇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마사에가 운전석의 시트의 끝을 잡고 몸을 올리고 있다. 룸미러를 넘어서,
이런 이런 이라고 작게 고개를 젓고 있는 나와 눈이 마주친 카나에씨는 마사에가 눈치채지 못하게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언제나 신경 쓰고 있는 것이나 농담이 되지 않는 말에 화내지
않고, 모나지 않게 다루는 모습은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왔다.
그녀의 차는, 헤드라이트를 켜고 터널을 지나, 왼쪽으로 핸들을 돌려서 커브를 지났다.
그 앞의 공항으로 들어가니, 전방 우측에 넓은 주차장과 두 개 나란히 서 있는 건물이 보인다.
안측의 건물에 관제탑이 높게 하늘로 솟아있다. 그녀는 차를 주차한다.
“아주머니. 어때요. 안 늦었어요?”
“충분해요, 고마워요.”
마사에가 카나에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웃는다. 우리는 차에서 내려서 트렁크에서 내린
쇼핑백을 손에 쥔다.
“자아 그럼 선물 기대할게요.”
“응. 알았어. 기대해.”
여기까지 오는 도중 마사에가 카나에씨에게 선물은 뭐가 좋을까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나마부(일본 지방 특산물 밀기울 같은 거인데 하여간 먹을 겁니다.”)가 좋을 거
같네요.”라고 대답한다. 나도 가장 좋아하는 교토의 먹을 것 중 하나이다. “뭐야 그게?”
라고 묻는 마사에에게 나마부는 “칼로리도 낮고 맛있는 먹을거리다.” 라고 대답했다.
이것도 좋은 설명 방법이다. 나마부는 맛있는 건 틀림 없어도, 확실히 말해서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하자면 어렵다. 심플한 것이 최고다. 카나에씨에게 줄 선물은 나에게 고르게 해달라고 해볼까?
“카나에씨 정말로 고마워요.”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예를 표했다. 가볍고 부드럽고 따뜻한 손이었다.
비행기가 출발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펑크로 서서 곤란해 있을 때 어떻게 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가 무사히 공항까지 배웅해줘서, 여유롭게 비행기를 탑승할 수 있었다.
의자에서 일어난 나는 마사에에게 물었다. 첫 대면이었던 카나에씨에 대해서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저기. 아까 만난 카나에씨. 누군가 좋은 사람 있어?”
“글쎄. 물어보지 않았지만 왜?”
“우리 집 애는 어떨까 해서.”
“아 너희 집 애? 타카시였던가? 몇 살이었지?”
“타카시가 아니라 타카키야. 앞으로 몇 년 후면 30이야.”
“아아 그랬었지. 타카키군이었지.”
마사에는 몇 번이나 알려준 타카키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언제나 틀린다.
“그럼 카나에와 같은 나이네. 돌아오면 물어볼게.”
“그럼 잘 부탁해.”
“하지만 쓸데없이 참견한다고 화낼지도.”
마사에가 조금 떨떠름한 표정이다. 마사에가 그런 세세한 데 까지 신경 쓸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나는 조금 놀랐다.
“마사에라면 화내지 않을 거로 생각했어.”
그 점 나는 자신이 있었다. 아까 처음 만났을 뿐이어도, 카나에씨는 그런 여자는 아닐 것이라고
확신이 든다.
“싫어하지 않을까. 카나에쪽이 아니라 타카시군 쪽이.”
또, 멋대로 말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또 타카키의 이름을 수정하는 것은 피곤하다.
그리고 애당초 문제는 그것이 아니다.
“괜찮아. 그건 나에게 맡겨. 그러니 부탁할게.”
마사에는 “응”하고 고민하듯이 뭔가 생각하더니 눈을 크게 뜨면서 “맡겨줘”라고 가슴을 두드린다.
이 건은 타카키에게 비밀로 진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혹시 안다면, 타카키는 전력으로 싫어하는 것이
눈에 보인다. 작전을 생각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하나의 즐거움이 늘었다고 나는 즐거웠다.
교토를 만끽한 후, 타네가시마에 돌아가기 위해서 공황으로 향한 마사에와 교토역에서 헤어졌다.
그리고 예의 건을 마사에 에게 물어본 것은, 나가노에 돌아간 수일이 지나고 나서다.
“마사에. 전의 건 말이야 물어봤어?”
“그 건?? 아아…… 뭐였지? 그 건이라니?”
아쉽게도 나의 부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카나에상에게는 이 봄에 좋은 사람이 나타났다고 한다.
본인이 아닌 그녀의 모친에게서 들은 것이지만.
“가까운 시기에 소개 해준다고 했습니다만, 이름은 물어보지 않았네요. 도쿄에 산다는 것만
들었어요.”
“그런가요……”
혹시 본인과 만나면 자세한 것을 물어보겠다고 말하는 마사에에게는, 몇 번이나 정중하게 거절했다.
카나에씨에게 좋은 사람이 나타났다면, 그것은 그것으로 기쁜 일이다.
그녀의 멋진 미소를 떠올릴 때마다 행복해지길 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나의 수년간 인생의 안에서도 꽤 아쉬운 일이었다.
* * *
현관까지의 통로에는 집의 문에서 현관 앞까지 이어진다. 눈에 묻혀있는 발의 흔적이 있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신문을 들고 오기 위한 것일 것이다. 나는 평소보다 작은 보폭으로 발을
옮겼다. 카나에는 나의 큰 발이 남긴 구덩이를 따라서 발을 디딘다. 깊은 눈을 밟으면서
느긋하게 나간다.
“싫어 어쩌지 역시 두근거려….”
걸으면서 카나에가 나에게 말을 한다.
“……..”
“저기 듣고 있어?”
“이미 여기까지 왔잖아. 그냥 포기해.”
정말이지 체념할 줄 모르는 녀석이다. 뭐 물론 그 기분은 잘 이해되지만.
현관 앞의 차양 아래에 들어온 나는 카나에를 향해서 돌아보면서, 후드나 어깨에 묻은 눈을 털어준다.
후드를 벗은 카나에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 시선을 쫓아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그 말이 떠오른다.
“저기. 초속5cm래. 벚꽃이 떨어지는 스피드. 초속 5cm”
초등학교 아카리가 말한 말이었다. 하얀 잿빛에 가까운 하늘에서 부드러운 눈이, 계속해서 끝없이
떨어진다.
“눈은 초속 어느 정도일까?”
“어? 뭐? 초속?”
머리에 떠오른 단어가 입에서 이슬이 되어 떨어지는 것 같다. 카나에는 이상하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본다. 이 말에 대해서 말해도 될 것인가 아닌가. 나는 망설였어도, 뭐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솔직하게 말한다. 지금의 나는 아카리에 대한 미련은 없다.
“내가 초등학교 때, 어느 친구가 말했어.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cm라고,
비는 5m, 눈은 1cm”
나는 하늘을 올려다본 체로 어느 날 들은 말을 카나에에게 들려준다.
“그렇구나, 그렇게 보는 법도 있구나. 하지만 나는 그런 식으로 보이지 않아.”
“자아. 카나에에게는 어떻게 보여?”
매우 옅은 회색 톤으로 물든 하늘을 올려다보는 카나에는 떨어지는 눈을 오른손을 내밀면서,
거기에 시선을 돌린다. 떨어지는 눈이, 떨어지면서 녹으면서 물방울이 된다.
“나는 펄펄 떨어지는 벚꽃도, 이렇게 내리는 눈도 같아. 멋지다던가,
화려하던가 생각해도, 이렇게 타카키와 함께 보는 것이, 멋지다던가, 함께 보면 좋겠다던가
이유는 없어. 그러니 내리는 속도 같은 건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아. 마음이 가는 대로
말하면 좋은 거야. 솔직하게 화려하다고 느끼지?”
“마음이 가는 대로라…..”
“그래. 그저 느끼는 거야. 좋구나. 멋지다고.”
중얼거리는 나에게 고개를 끄덕이는 카나에는 젖은 손을 손수건으로 닦고, 부드러운 색으로 가득 찬
눈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때의 나와 아카리는 지식욕에 굶주려 있었다. 작은 것이라도 조사해, 서로 알려주었다.
의문이라고 생각한 것은 일절 놓치지 않았다. 학교의 도서관, 거리의 도서관, 집의 책장에
꼽혀있는 백과사전 따위가 방과 후의 선생이었다. 우리 둘은, 그것을 경쟁하던 시기도 확실히
있었다. 그 경험은 지금의 나의 기반이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그 반면, 인생 경험이 부족했던 우리는 감수성이 빈약해서, 화려하다던가 아름답다던 가를
있는 데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래서 그것을 지식으로 보충한 면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린 초등학생이었던 우리에게 어쩔 수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파란 하늘은 파란빛의 파장이 짧아서라던가 구름은 물방울이 모여있는 것,
번개는 단순하게 말하자면 정전기, 아이일 때 나는 주변의 것을 그런 식으로 본 것 같다.
파란 하늘을 아름답다던가, 구름이 기분 좋게 흘러간다던가, 번개를 보면 두근거린다는 식으로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때의 나는, 모두가 모르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해서, 보거나 듣거나 한 그대로 느끼는 것이 불가능했다.
아카리와 만난 이후, 매년 봄이 올 때마다 피고 지는 벚꽃을 볼 때 초속 5cm라는 말을 떠올렸다.
그것은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사회인이 되어서도 몸과 신체가 성장해도 변화하지 않고,
벚꽃의 생명의 덧없음을 한탄하기보다도, 바람에 휘날리는 벚꽃의 화려한 모습보다도,
떨어진 꽃의 융단 위를 우아하게 밟는 것보다도, 물에 떠다니는 벚꽃을 바라보는 것보다도,
그 봄에 아카리와 나란히 올려다 본 만개한 벚꽃들보다도, 아카리가 알려준 초속5cm라는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마음에 남았다.
작년의 봄에 카나에와 재회했을 때다. 매우 짧은 사이에 카나에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솔직하게
받아 드린 것이 불가능했다. 나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어째서 이런 기분이 된 것인가,
그것은 왜인가 라던가, 그 이유를 모르는 자기 자신을 의심했다. 그리고 나는 진지하게 속내를
털어놓는 카나에의 마음에 대해서 답하자는 것도 못하고 그것을 미루었다.
그것은 지금도 나의 마음의 한구석에 응어리 같은 앙금이 되어 남아있다.
응어리가 사라지지 않고 마치 과육이 든 주스를 흔들면 때때로 떠오르는 것처럼
마음에 떠올라서, 말할 수 없는 불안에 빠지게 한다.
그것이 지금, 상쾌하게 사라져 없어졌다.
“마음이 가는 대로...... 그저 느낀다. 좋은 것 같아.”
사물을 논리적으로 생각하기만 나에게 카나에가 알려준 말.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다고,
멋진 것은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알려주었다. 이유 같은 건 필요 없다는 것을.
지금 하늘에서 조용히 소리도 없이 떨어지는 하얀 눈도, 기억의 안에서 선명한 벚꽃의 핑크색 꽃도,
그저 화려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섬을 나오는 비행기의 시간을 카나에에게만 알려준 것도, 도쿄에서 카나에와 재회할 때까지
그 정도 시간이 지나지 않은 사이에 카나에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느낀 것도, 이유 같은 건 없었다.
카나에에게는 전했지만, 사랑한다고 느꼈다. 섬에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이유도 없이 그저 그렇게 생각한 것이다. 아무리 화려한 말을 나열해도, 심장을 움켜쥐는 듯한
그때의 나의 마음을 정확히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지금 여기에 카나에와 함께
있는 것이 기쁘다고 생각되는 것만으로 좋다.
나는 지금 겨우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도착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카리는 작년 봄에 한 번뿐, 벚꽃이 지는 길에서 스쳐 지나간 그녀는 그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도착했을까? 당분간 떠올리지 못했던 란도셀을 등에 메고 벚나무 아래에서 웃고 있던 아카리의 모습이
눈에 떠올랐다.
아카리 너는…..
“타카키!”
누군가가 나를 부른다.
“타카키!!”
손을 잡고 흔들린 나는 정신을 차린다.
“어??”
“뭘 멍하게 있는 거야. 몇 번이나 불렀는데.”
카나에가 화를 내고 있다. 나를 째려보고 있다.
나를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좋아했다고 말해주는 카나에. 거리가 1000km의 장거리를 넘어서,
도쿄로 왔다. 만날지 어떨지도 모르는 나를 찾기 위해서 와준 카나에. 솔직한 기분에 대해서 나의 애매한
답에 싫은 기색 없이 기다려준 카나에. 그리고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에 도착하게 해준,
나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것을 알아차리게 해준 카나에. 그런 카나에가 바로 옆에 있는데,
이럴 때에 아카리를 떠올리다니 마음속 깊이 미안한 감정이 든다.
아카리는 이제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함께 중학교에 다니지 않은 아카리에 분노한 나에 비하면, 함께 학교에 다니면서 여러 가지로
생각하면서, 아주머니의 집에서 다니는 것까지 생각했던 아카리. 눈으로 전차가 늦어도, 이와후네의
역에 도착할 때까지 한밤중까지, 집에 돌아가지 않고 역사에서 기다려준 아카리, 그리고 가족이 걱정하는데도 나와 함께 있어 준 아카리,
나보다도 머나먼 곳까지 확실하게 도착했을 것이다. 반드시.
아카리는 아카리가 있어야 할 장소에 도착했을 것이다.
도착했는가 어떤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것은 분명 나뿐이었을 것이다.
이제 이런 형태로 아카리의 일을 떠올리지는 않는다. 다음에 생각났을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고
그리운 추억의 하나로 떠올릴 것이다. 분명히. 아니 확실하게 아키라도 그럴 것으로 생각하니까.
조용히 내리면서 쌓이는 눈도 이윽고 멎었다. 짧은 주기로 추워지고 따뜻해지는 것이 반복되고,
밤보다 낮의 시간이 길어지고, 또 올해도 봄이 올 것이다. 벚꽃이 아름답게 피고, 바람에 휘날려서
떨어져, 주변의 핑크색으로 물드는 그 계절.
카나에와 올려다보는 만개한 벚꽃은 지금의 나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 것인가?
“자아 가자.”
“응.”
나와 카나에는 현관문 앞에 선다.
* * *
현관문을 당기려고 내가 카나에의 손을 놓자, 카나에의 몸이 움직였다. 나는 손잡이에서 손을 놓고,
카나에의 어깨를 붙잡아서 안는다. 카나에의 머리카락에 머리를 갖다 댄다.
“괜찮아. 반드시 마음에 들 거야.”
“응.”
카나에의 어깨에서 떨어진 나는, 다시 손잡이를 당겨서 단숨에 문을 열었다.
도어 벨의 소리가 눈에 녹아 들어간다.
“다녀왔어요.”
호박색으로 닦인 두꺼운 기둥의 안으로 뻗은 복도에서 앞다투어 달려오는 발소리가 들려온다.
마음이 가는 대로 ~봄은 멀지 않았을 것이다~ -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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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카나에짜응.. 번역 하느라 수고했다ㅠ - dc App
이왜안념?
수고하셨슴~
흐뭇- :)
이미 상견례까지 마친 상태였단 말인가... 고생많았음
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