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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를 제공해주신 '다비드실바'님 감사합니다.



평소와는 조금 다른 데이트



화창한 날 오후, 한 여인은 계속해서 휴대전화의 시계를 쳐다보고 있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는 상대가 지각이라도 한 것인지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눈동자는 계속 주변 사람들을 훑고 있었고 손은 가방에서 휴대전화를 꺼냈다가 도로 집어넣기를 반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자가 여자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밝은 미소로 웃어주었다. 남자를 발견한 순간 여자의 얼굴에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미소가 있었으나 이내 찌푸리며 입이 밖으로 삐져나왔다.


"타키! 늦었잖아! 지금 오면 어떡해!여자는 몹시 불만에 찬 목소리였다.

"약속 시각은 1시잖아? 10분 일찍 왔는데 왜?남자는 자신이 혼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내가 보고 싶으면 더 일찍 오란 말이야!여자는 떼를 쓰면서 남자의 품에 안겼다.

"알았어, 미츠하. 다음부터는 내가 더 일찍 올게.칭얼거리는 여자친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여자친구 역시 얌전해졌다.

 

"오늘은 어디로 놀러 갈까?"

"글쎄, 난 타키랑 같이 있는 게 좋아서 어디라도 상관없어."

"그럼, 평소엔 안 가본 곳으로 가 볼까?"

"예를 들면?"

"게임 센터 같은 곳!"

"게임...센터?"



그렇게 해서 둘은 근처의 게임 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미츠하와 타키가 도착한 곳은 비교적 큰 편이었다. 단순한 게임기와 더불어 여러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오락기가 둘을 맞이했다. 미츠하는 놀이동산에 처음 가 본 아이처럼 들떴다.

 

", 타키 이게 다 뭐야?"

"미츠하, 게임 센터 처음 오는 거야?"

"! 내 고향은 워낙 시골이라 이런 게 없었어. 그리고 도쿄 온 뒤로는 공부만 하느라…."

"와 볼 기회가 없었단 거군. 좋아! 그럼 오늘 한 번 제대로 놀아보자!"

"!!" 미츠하는 주먹을 불끈 쥔 채 눈에는 불꽃이 타올랐다.


"그럼 우선은…."

"타키! 이건 뭐야?" 미츠하가 가리키던 것은 팔씨름 게임이었다.

"이건 팔씨름 게임이야. 난이도를 선택하고 게임기와 대결을 벌이는데 이기는데 시간이 적게 걸릴수록 기본 점수에 추가점수를 받고 지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점수가 덜 깎이는 방식이야."

"나 한 번 해봐도 될까?"


미츠하는 난이도를 어려움으로 설정한 뒤 게임을 진행했다. 타키는 속으로 미츠하가 맥없이 진 후 자신이 멋지게 이겨 자신의 남성적 매력을 뽐내는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웬걸, 미츠하는 단숨에 어려움 난이도를 제압하고는 당당하게 최고점수를 갱신할 수 있었다.


"어때? 멋있지?" 미츠하는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는 남자친구에게 자랑했다.

"어, 그래. 잘했어 미츠하." 타키는 자신의 계획이 틀어진 것에 당황하였다.

"와, 이거 재미있다!" 미츠하는 어린아이처럼 들떠있었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타키는 얼굴에 미소가 가실 줄을 몰랐다.



"타키! 저기 농구공이 있어!"

"아, 저건 시간 내로 가장 많이 공을 넣으면 되는 게임이야."

"타키도 중학생 땐 농구부에 있었다고 하지 않았어? 한 번 보여줘!"

"우리, 내기하는 건 어때? 둘이 게임을 해서 누가 더 많이 넣는지 말이야."

"내가 너무 불리하잖아! 점수 조금만 주고 시작해!"

"음…일단 내기 내용부터 정하자."

"잠깐, 몇 점 주고 시작할 건데?"

"우리 소원 들어주기 1회 어때?"

"아니 내 말을…"


미츠하가 말을 하던 도중에 타키는 기계에 동전을 넣고 시작 버튼을 눌렀다. 경쾌한 시작 신호음과 함께 타키는 공을 던져서 넣기 시작했다. 당황한 미츠하는 일단 가방을 내려놓고 공을 열심히 던지기 시작했다. 타키를 옆에서 힐끔힐끔 쳐다보니 뜻밖에 점수를 못 내고 있었다. 아무래도 농구부 시절의 이야기는 10년 가까이 된 이야기다 보니 타키의 실력이 녹슬었다고 미츠하는 생각했다. 그렇게 자기의 골대에 집중해서 1분동안 24개의 공을 넣었다. 반면, 타키의 경우에는 40개가량의 공을 넣는 데 성공했다. 미츠하는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내가 이겼으니 소원권 하나 얻은 거 맞지?"

"타키, 비겁해! 점수도 안 주고 시작하다니!"

"에이, 그래도 내기에서 진 건 맞잖아."

"어휴…" 미츠하는 더는 할 말이 없었는지 한숨만 내쉬었다.



게임센터 안쪽엔 넓은 공간과 함께 스포츠 관련 게임이 많았다. 야구 배팅센터, 스크린 골프장 등 다양했지만 미츠하와 타키의 관심을 사로잡은 건 스펀지볼 사격이었다.

 

"미츠하, 저거 봐봐. 사격인가 봐."

"음, 그거 위험한 거 아니야?"

"그래도 게임센터니 안전하지 않을까?"

"저거 뭐 하면 상품이 있나 봐. 한 번 가보자."


게임의 규칙은 스펀지볼이 나가는 총으로 상품 진열대에 있는 상품을 쏘아 맞혀 뒤로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사격 기회는 1번의 시도에 3회 사격이었다. 미츠하는 진열 상품 중 커다란 거북이 인형을 보고는 타키에게 제안을 했다.


"저 거북이 인형 맞춰서 나 주면 소원권 인정해줄게."

"무슨 소리야? 소원권은 이미 내가 딴 건데?"

"타키가 점수도 안 주고 시작했잖아! 여자친구에게 그러면 돼 안돼?"


미츠하에게 진 타키는 그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타키는 이번 게임을 통해 거북이 인형을 꼭 따내야만 한다는 생각에 눈에서 불꽃이 이글거렸다. 그러나 거북이 인형이 너무 컸던 나머지 아무리 시도를 해봐도 인형을 따내는 게 어려웠다. 괜히 긴장까지 해서인지 빗나가는 적도 많았다. 결국, 인형을 사 주는 게 더 싸게 먹힐 정도로 돈을 잃고 나서야 그만두었다.



"타키, 기운 내. 너무 풀이 죽었어."


미츠하는 축 처진 타키를 토닥여주었다. 그러나 타키는 여전히 힘이 나지 않는 모양이었다.


"설마 소원권 때문에 그런 거야? 소원권 인정해 줄게."

"아니야, 네가 원하던 거북이 인형을 못 얻어서 미안해."

"됐어. 내가 거북이를 그렇게 좋아하는 거도 아니고. 고슴도치라면 또 모를까…"

"아 맞다. 미츠하는 고슴도치 좋아하지."


둘은 데이트를 마치고 저녁을 먹으러 밖으로 나가는 길이었다. 가는 길에는 인형 뽑기 기계가 보였다. 안에는 각종 동물 인형이 가득한 기계가 있었다. 물론, 미츠하가 가장 좋아하는 고슴도치 인형도 안에 있었다. 타키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미츠하, 잠깐만 있어 봐." 조금 전까지의 타키와는 다르게 그는 기운이 가득 찬 목소리로 여자친구를 불러세웠다.

"갑자기 왜?"

"여기에 고슴도치 인형이 있어! 이거 어때? 마음에 들어?"

"응! 이거 엄청나게 귀엽다! 이것만큼은 꼭 갖고 싶어!"


미츠하는 인형에 정신을 뺏겼다. 타키는 이번 기회를 통해 아까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라고 생각했다. 여자친구가 기계에 얼굴을 바짝 댄 사이 그는 동전을 넣고는 온 신경을 집게에 집중시켰다. 미츠하의 눈동자 역시 집게가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 서서히 움직였다. 집게가 내려가는 그 순간 미츠하는 입이 바싹바싹 말라 갔다. 고슴도치 인형은 집게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배출구로 끌려 나왔다. 인형이 끌려 올려지고 배출구로 나오기까지의 10초도 안 되는 시간이 미츠하에겐 엄청나게 긴 시간 같았다.


"자, 미츠하 여기, 인형." 타키는 정말 뿌듯한 표정으로 인형을 애인에게 건넸다.

"자기, 정말 고마워!" 미츠하는 기쁨을 주체 못 하고 남자친구의 품에 안겼다.

"그럼 내 소원을 말해도 될까?"

"응! 뭐든지 들어줄게!"

"음, 일단은 보류. 나중에 좋은 소원이 생각나면 그때 말해야지."

"소원권 유효기간 1달이다?"



게임센터에서의 데이트로부터 일주일 뒤, 타키네 커플은 그의 고등학교 친구인 츠카사네 커플과 넷이서 놀기 위해 도쿄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미츠하와 츠카사의 여자친구인 오쿠데라 미키는 서로를 보고는 반가움에 소리쳤다.

 

"미츠하! 얼마 만이야!"

"미키! 요즘 잘 지내나 보네!"

"타키, 갑자기 무슨 생각에 더블데이트하자는 거야?"

"네 얼굴도 보면서 데이트도 할 생각이었는데 둘이 더 신이 난 거 같다."


자리에 앉은 미츠하는 가방에서 인형을 하나 꺼내 품에 소중히 안았다. 미키와 츠카사는 인형의 정체가 궁금해졌다.


"미츠하, 그 인형 뭐야? 정말 귀엽다."

"아 이거, 고슴도치 인형이야. 저번 주 게임센터 가서 놀 때 타키가 뽑아준 거야."

"너 그런 재주도 있었구나?"

"내버려둬요 선배…"

"좋겠다! 미츠하는 남자친구로부터 저런 귀여운 선물도 받고…"

"저번 달에 여행 다녀와서 기념품 사 줬잖아요."

"장난이야, 장난!"


다들 즐겁게 웃으며 그동안의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도 미츠하는 남자친구가 뽑아준 인형을 꼭 끌어안고 있었다.




+)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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