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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하!!"


허억...허억...


....


짹-짹-


햇살이 환하게 비춰오는 창너머로 오늘도 새들은 평화롭게 지저귀고 있다.


...호흡이 가쁘다.


난 손을 올려 머리에 갖다댄다.


아직 잠이 덜깨여서 그런지 초점이 많이 흐리다.


하지만 내 얼굴엔, 내 몸은 식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다는 건 확실하게 느껴진다.


차갑게 식어버린 구슬땀들이 내몸을 타고 흐르는게 느껴질때마다 불쾌함으로 소름이 돋는다.


두근-두근-


어째서 심장은 이렇게 고삐풀린 말마냥 내가슴을 방망이질 하는걸까?


기억하기 싫은 끔찍한 사건을 겪어온 탓일까? 미츠하가 사라져버렸던 그 날부터 지금까지 상쾌하게 깨어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다.


이상하다. 이제 대부분의 문제는 다 해결되었을 터인데.


미츠하는 텟시를 탓할 생각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 또한 티아매트혜성이 떨어졌을때도 그렇고 이번 사건때도 그렇고 텟시가 없었다면 그녀를 구할 수 없었다는걸 누구보다 잘알고 있었다.


혜성이 아름다운 별꼬리를 남기며 한 마을을 강타했던 그 날


그 누구라도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내말을 듣고 일말의 의심도 없이 믿어주었던 형이었다.


주파선 탈취, 변전소 폭파등 만약 혜성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엄청난 범죄를 짓는것이나 다름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묵묵히 나를 따라 주었고


마침내 난 그녀와 이토모리 주민들을 구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 사건때도 미츠하의 말에 따르면 그 누구보다 발벗고 나서며 츠카사와 함께 붙잡혀있던 미츠하(안에는 나였던)를 구해내고자 했던것도 텟시형이었다.


어떻게 잊을수 있겠냐고...어떻게...


두번씩이나 큰 빚을 진거나 다름없는 나인데 어떻게 그를 원망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사실이 서서히 밝혀짐에 따라 텟시아버지가 주범이었음이 밝혀졌을때 난 텟시형을 똑바로 마주보기가 힘들었다.


이러면 안된다는걸 누구보다도 알고있음에도 텟시형을 쉽사리 바라볼 수 없었고


형에게 있어 나의 이런 태도가 불합리하다는걸 머리는 알지만 가슴은 그걸 따르지못하는


이성과 감성의 대립사이에서 나는 의도적으로 텟시형을 피해 머리만 쥐어 뜯고 있을 뿐인 나약한 존재였다.


이런 불합리함을 너무나 잘알기에 텟시형을 만날 수 없었고, 아무 이유없이 미츠하마저도 만나기 두려웠다.


그렇게 끊임없이 일어나는 내면의 갈등으로 지쳐오던 나의 곁으로 먼저 다가와준건 다름아닌 가장 큰 아픔을 겪었을 그녀.


미츠하였다.


미츠하도 그날의 기억, 그날의 아픔을 완전히 잊고있는건 아니었다.


아니....오히려 그 누구보다 생생히 기억하고, 가장 두려움에 몸서리쳤던건 미츠하 본인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용기내어 나를 찾아왔다.


그녀앞에서는 한없이 강한척했지만 실제론 눈앞에 닥친 현실을 냉철히 받아들이지 못한채 피하기만 하는 못난 나에게 그녀는 먼저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텟시를 용서하자고......


하지만 그녀는 그날의 상처가 다시 곪아 터졌는지 나에게 안기어 두려움에 몸서리 쳤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런 아픔을 각오하면서 나에게 다가와주었고 그런 그녀덕분에 텟시형을 향한 알수없는 증오와 원망은


그녀가 나에게 안기어왔을때부터 아무 이유없이 서서히 눈녹듯 사르르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텟시형으로보터 걸려온 전화


나는 미츠하덕분에 텟시형을 피하지않게 되었고 스마트폰을 잡았다.


그리고 텟시형과 만날 약속을 잡게 되었다. 이제 그동안 나를 옭아매던 이 모든 갈등을 매듭짓고자.


그리고 약속 당일날 나는 미츠하의 집으로 향했다.


미츠하의 집에 도착했을때 그곳엔 미츠하와 요츠하, 미츠하아버지 그리고 시간이 시간인만큼 거동이 약간 불편해 보이셨지만 그래도 정정해 보이셨던 히토하할머니도 앉아 계셨다.


난 미츠하네 가족들에게 간단히 인사하고 옆에 조용히 앉았다.


"......"


째깍-째깍-


"......"


약간은 무거운 침묵이 미츠하네 집을 조용히 감싸안고있었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띵동-띵동-


이 긴 적막을 깨는 초인종소리


요츠하가 현관으로 달려나간다.


"누구세요?"


그리고 문너머로 들려오는 오랜만에 듣는 익숙한 목소리.


"접니다. 텟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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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 어떻게 염치없이 이럴 수 있는거죠? 언니를 위험에 빠뜨려 놓고 어떻게 ...어떻게 저를 찾아오냐고요!! 죄송해요. 더이상 저도 당신들에게 할말 없습니다 "


그 당시 미츠하와 히토하할머니는 자리에 없었다.


미츠하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간 그 날의 상처가 벌어질수도 있기에, 히토하할머니 또한 갑자기 충격을 받으시면 안되기에


어쩔 수 없이 일단 요츠하와 미츠하 아버지가 있을때 일정을 잡았다.



피할 수는 없다.


언젠가는 밝혀져야하고 언젠가는 겪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그들이 우리를 향해 침을 뱉어도 어쩔 수 없다. 온갖 욕설로 우리를 매몰차게 대하여도 어쩔 수 없다.


우리는 미츠하네 가족들에게 사죄하고 용서를 빌어야한다.


그렇게 우리는 요츠하와 미츠하아버지를 만났고, 있는 그대로의 사실들을 성토했다.


그 뒤의 반응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전혀 예상치못한 사실을 쉽사리 받아들이기 힘든건 당연한것이었다.


그리고 그 뒤의 일은....


더이상 그때의 기억을 되새기고싶지않다.



"그래서 주동자인 너희 아버지는 지금 뭐하고 있지?"


"아버지는 전화로 경찰에 자수하셨고 지금 조사를 받고계신 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런가...."


요츠하는 감정이 많이 격해져있었다.


자신의 소중한 언니를 사라지게 만들뻔한 사람의 자식이니 오히려 당연하다면 당연한것이다.


요츠하가 계속 분노를 표출할때


"그만하거라. 요츠하"


미츠하아버지께서 요츠하를 진정시킨다.


물론 표정으로볼땐 그도 요츠하 못지않게 분노하고 있지만 애써 참고있는듯한 느낌이 든다.


당연하다. 우리 아버지가 행한 짓을 생각한다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건 그저 머리를 굽히고 미츠하네 가족에게 용서를 비는것뿐.


어쩌면 나는 미츠하네가족에게 평생 죄책감을 지고 살아야할지도 모른다. 설령 내가 벌인짓은 아니지만 아예 무관하다고 보기도 애매하고


이하막론하고 자신이 잘못없다하더라도 나의 가족이 그런 잘못을 ,


미츠하네 가족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준 이상, 평생을 그들에게 죄인처럼 살아야 하는건 당연할일일테니까.


미츠하의 아버지께서 요츠하를 진정시키고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셨다.


"먼저 이렇게 말하기 힘들었을텐데 용기내서 이렇게 말해주어서 고맙구나. 텟시군"


"하지만 네 아버지가 벌인 일 그냥 넘어갈수는 없군"


"제 아버지를 용서해 달라고 말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런가...물론 이토모리이장직을 하면서 미츠하와 요츠하를 못 보살핀 이 내가 할말은 아닐지도 모르지."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어쨋든 조만간 다시 만나도록 하지. 가자 요츠하"


짤랑


그렇게 카페의 문은 닫히고 나와 사야카는 그자리에 한참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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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미츠하를 비롯해 타키와 미츠하네 가족에게 다시한번 사죄할려고 한다.


이번에는 나와 사야카 그리고 어머니도 함께했다.


조금더 일찍 미츠하에게 속죄하고 싶었던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녀에게 더 안정될시간이 필요하다는 타키의 말에 미뤄왔었다.


그녀의 집 문앞에 도착했다.


띵동-띵동-


"누구세요?"


"접니다. 텟시입니다."

.

.
.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어머니와 나, 사야카는 미츠하네 방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그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사죄했다.


나랑 엮이는 바람에 아무 잘못도 없이 고개를 숙이는 사야카, 그리고 누구보다 힘들 어머니를 보자마자 울컥 감정이 들끓었다.


"텟시, 사야찡, 어머니 이러지 마시고 여기 앉으세요. 네? 일단 앉아서 얘기해요"


미츠하가 우리를 진정시키며 자리로 안내한다. 타키도 옆에서 거든다.


미츠하의 아버지가 먼저 말을 꺼낸다.


"어서오세요. 텟시어머님, 처음 뵙는군요. 텟시군, 사야카양도 그 날이후로 오랜만이군. 그 동안의 일, 어떻게 된건지 미츠하와 타키군에게 이야기 들었네"


미츠하네 아버지가 계속 말을 잇는다.


"텟시군에게 이야기를  듣고 이 사실을 알았을때 처음엔 솔직하게 말하자면 너무나 당황스러웠고 분노했습니다. 제가 이런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


옆에서 어머니는 눈물을 떨구면서 계속 죄송하다는 말씀만 되뇌이셨다.


"지금도 분노의 감정이 없다라고 하기에는 좀 망설여 지는군요. 한 가족을 잃어버릴 뻔했으니."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은 그저 죄송하다는 말뿐.


"하지만 미츠하와 타키군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미츠하가 붙잡혀 있을때 가장 큰 도움을 준게 텟시군이었다고."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그저..."


"타키군이 말하더군요. 미츠하를 찾아낸건 텟시군덕분이라고. 텟시군의 도움이 없었다면 미츠하를 구해내지 못했을 거라고."


미츠하와 텟시군이 우릴 향해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런가....미츠하와 타키가 우릴 위해 엄청 애써왔구나.. 우린 가해자의 가족인데...


가슴이 미치도록 저려온다.


미츠하, 타키 . 정말 미안하다...고맙다....



미츠하네아버지가 계속 말을 잇는다.


"우리는 아직 텟시군의 아버지를 용서할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에 대한 앙금은 지금 여기서 조금씩 풀까 생각합니다. 완전히 풀려면 시간이 조금 걸릴지도 모르지만 "


미츠하의 아버지는 차분한 목소리로 계속 말을 잇는다


"처음엔 감정에 치우쳐 그럴 생각이 없었으나 미츠하와 타키군에게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고 저도 결국 설득되어져 버렸군요.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으셨을것 같습니다. 그리고 "



미츠하네 아버지가 나의 쪽으로 바라본다.


"텟시군 미츠하를 살려주기 위해 노력해주어서 고맙네... 이제 자책감의 족쇄를 풀도록하게. 누구보다 미츠하가 그걸 원하고 있으니."


그때 어머니가 일어나셔서 옆에 있는 미츠하를 와락 끌어 안는다.



"고맙다. 미츠하, 너무 고마워...."


들썩이는 어깨에 미츠하는 그저 옅은 미소로 우리 어머니의 등을 살며시 어루만져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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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시가와라 면회다!"


.
.
.
.
.

"그때의 일을 우린 아직 잊지 않았습니다. 우린 당신의 가족을 용서한거지. 아직 당신을 용서한게 아니라는 건 알아줬으면 좋겠군요."


"그렇습니까. 애초에 어떠한 이유가 있었다해도 제가 지은 죄는 용서될수 없다는 건 당연합니다. 죄송하다는 말 밖엔 지금 당장은 할수 없군요. 그리고 우리 가족이라도 용서해주셔서 감

사합니다."


"자세한 사정은 당신이 나왔을때 듣도록하지요. 제대로 머리 숙일 준비는 해두는게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말씀대로입니다.여기서 나가게 되면 가장 먼저 찾아뵙고 몇번이고 사죄하는게 당연하겠죠."


"나또한 그날의 기억을 아직 잊진 않았습니다. 사실 나도 그 때의 절망을 지우지 못했습니다. 타키군처럼. 이제...어리석음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는건 더이상 겪고싶지 않군요.

나보다 타키군이 먼저 우리 미츠하에게 다가선 덕분에 늦지 않았습니다만"


".....?"


"그럼 다음에 보지요. 보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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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내 심장은 요동치고 있다.


이제 모든 고민거리는 거의 해결되었을 터인데 어째서 이 불길한 심장소리는 끊이지 않는 것 일까?


그 때


"으음....."


옆에서 나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을때


"으음....타키군..."



거기엔 미츠하가 나의 이름은 부르며 아직도 꿈속을 헤메이고 있었다.


어째서일까.



이유없이 마구 두근거리던 가슴이 미츠하가 내 곁에 있다는게 느껴질무렵 조금씩 조금씩 차분히 가라앉기 시작한다.


잠깐동안 있고있었던 그녀와의 평온한 일상.


하지만 미츠하가 사라졌던 그날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미치도록 갈망해왔던 이제까지의 평범한 일상.


이제서야....이제서야....


.

.


.
.

따르릉-따르릉-


[타키? 무슨일이야?]


"형. 저한테 빚진거 갚을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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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르릉-따르릉-


"......."




째깍-째깍-


[고객님이 전화를 받지않아....]


띠리링~



하아...


요즘들어 타키군과 연락이 뜸하다.


"미츠하. 나 일주일정도는 바빠서 연락하기 힘들것 같아. 그래도 안부전화는 꼭 걸테니까. 조금만 기다려줘"


이게 도대체 몇번째람.



이제 마음다잡고 실컷 데이트좀 하려했더니 도대체 왜 자꾸 타키군이 날 피하는걸까?


한번은 타키군이 출장갔을때 내가 납치당했었고, 또 한번은 텟시때문에 날 만나기 힘들었다는 걸 이해못하는건 아니지만


이번엔 또 뭔일일까?


타키군. 자꾸 이러다간 잘못하면 나같은 좋은 여자놓칠 수도 있어.


뭐 그렇다고 다른남자 만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본다면 전혀없다고 대답할 나이지만 ....


물론 하루에 한번씩 꼭 전화를 해주기는 하지만 좀더 오랜시간 같이 있고 싶은데


모처럼 얻은 휴일을 타키군이랑 같이 있지도 못하고 이 좁아터진 방에서 뒹굴거려야 하나.


여기까지 생각이 미칠때쯤.


뜨르른~


갑자기 울리는 스마트폰벨소리


난 엉금엉금 기어가 스마트폰을 체크해보았다.


"...타키군?"


난 얼른 통화를 연결했다.


"타키군?"


"미츠하 오늘 세시에 신주쿠공원으로 와줘. 그럼 이만 "


응?? 오랜만에 하는 전화인데 하는 말이 고작 그것뿐이야??


"자,잠깐 타키군??"


띠-띠-


타키는 나의 말은 다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도대체 타키군은 무슨 생각하는거야? 만나면 실컷 따질거야. 우우"


너무하잖아? 오랜만에 데이트신청전화를 하면서 이렇게 일방적으로 끊는건 매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금...조금....외로웠단 말야. 그러면 조금만더 다정하게..."


약간 울컥한다. 그동안 얼마나 사무치게 외로웠는데.


그날의 기억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떨그덕-떨그덕-


기분나쁜 쇳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온다. 끼긱끼긱 귀를 째는듯한 소리가 이윽고 멎고 내앞에 서있는 낯선 남자.


시야가 흐릿했다. 하지만 어렴풋이 보였다. 그가 나를 보며 짓는 소름끼치는 미소.


[......자 이제 집에 갈 시간이다]


그렇게 사신이 내 목에 낫을 대고 나의 목숨을 앗아가기 직전.


그 찰나의 순간. 그동안의 나의 인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비록 오랫동안 함께하지 못했지만 항상 웃어주셨던 어머니.


[미츠하. 그동안 미안했다. 아비로써 미안했다.....]


혜성이 떨어지고 나서 나를 안으며 오열했던 다시 돌아온 예전의 다정했던 아버지.


[언니. 밥! 빨랑 일어나!!]


가끔은 얄밉지만 그래도 주제넘게 자기가 언니인마냥 나를 챙기려했던 철부지 동생 요츠하


일찍 떠난 어머니대신 나를 길러주셨던 할머니.



도쿄에서 처음 사귀게된 나의 베스트프렌드 오쿠데라.


그리고....


그리고....


보고싶어. 타키군...


그동안의 추억을 뒤로한채 그렇게 죽음을 마주하려던 순간


"이 새끼가!!!"


모든걸 체념하고 죽음을 받아드리려했던 그 순간 내앞에 드려오는 한 익숙한 그림자.


퍽!


나를 감싼채 피를 흘리는 그 사람.


"....죽을땐 함께야."


그리고 내 귀에 속삭이던 그 사람.


"그랬었잖아..그러면 조금 더..."


약간 감정이 울컥 올라온다. 그렇게 타키가 다시한번 날구해준 이후 그는 한동안 내 곁을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그날의 아픔이 가끔 나를 덮치고, 머리를 부여잡고 발작하는 나를 끝까지 안아주던 타키군.


그날의 기억은 괴로웠다. 무서웠다.


혜성으로부터의 공포에서 조금씩 빠져나오려했던 그순간 운명은 또다시 나를 가만두지 않았다.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나였지만 타키군이 없었으면 미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또 다를 진실을 알아버린 뒤 내가 상처받을까봐 요 몇일간 가끔씩 걸려오던 전화외에는 뜸했던 그와의 연락.


이제 그부분도 어느정도 해결되었고


오랜만에 만나는건데 조금더 다정하게 안부라도 물어줘도 되는거 아냐?


"만나면 잔뜩 따질거야"


그렇게 벼르면서도 이렇게 한껏 단장하는 나는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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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을 꾸민걸까.


거울 앞에서 겨우 빠져나와 그를 만나가위해 신주쿠 공원으로 가는길.


도쿄의 화려한 레온사인, 바쁘게 달려가는 사람들, 도로를 가득메우는 자동차들


그날이후로 그동안 허투루보아왔던 이 일상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끼게 되었다.


지하철에 몸을 맡긴다.


덜컹덜컹 달리는 전동차안에는 여러 다양한 사람이 한데 모여있다.


하루의 일을 마무리하고 자리에 앉은채 자꾸 전동차의 흐름에 맡긴채 머리를 끄덕이는 직장인


친구들과 함께 수다를 떠는 학생들.


아이와 다정하게 얘기하는 어머니.


정말 평범한 이 풍경이 오늘따라 더욱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긴채 걸어오다 어느덧 목적지인 신주쿠공원에 도착했다.


"어-이- 미츠하"


응??


누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저건


"사야카? 텟시? 여기는 왜?"


왜 있어야할 타키는 없고 사야카와 텟시가 왜 여기에 있는거야?


"그런건 나중에 묻고 일단 빨리와"


사야카가 나의 손을 붙잡고 갑자기 끌고 간다.


"어어? 잠깐만??"


그렇게 사야카에게 이끌려 어딘가로 끌려가는 나.


"지금 도대체 어디가는거야?"


"와보면 알아 후후"


그렇게 얼마쯤 걸었을까


사야카가 잠깐 멈춰서더니 갑자기 나의 눈을 가린다.


"사야카 갑자기 왜그래?"


"후후"


그리고 얼마 안가서


"짜잔~"


그렇게 사야카가 가렸던 손을 내렸을때 내 눈앞에 있는건


"어서와. 미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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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색의 싱그런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는 신주쿠 공원.


마치 키높이경쟁이라도 하는 듯 솟아오른 도쿄의 빌딩들 사이로 바스락거리는 나뭇잎소리와 새의 지저귐을 느낄수 있는 몇안되는 쉼터.


유카리선생님의 추천으로 도쿄로 오면서 자주 들렀던 그 곳.


가끔씩 자주 왔던 곳인데 오늘은 이제껏 보아왔던 풍경에 자그마한 변화가 생겼다.


주변의 빌딩이나 나무는 그대로였지만


사야카가 내눈을 가리던 손을 내렸고,


이윽고 보여지는 내 눈 앞의 풍경.


나무로 만든 식탁과 의자


햇빛을 가려줄 아늑한 파라솔, 그리고 내 앞에서 미소를 머금고있는 타키군.


"타키군. 여긴..."


"이토모리카페에 온걸 환영해, 미츠하"


그러고보니 타키군이 나의 몸에 들어있을 때


텟시와 함께 버스정류장에 만들었다던 그 카페.


텟시와 사야카의 안내로 이곳에 다다랐을때


비록 도쿄의 카페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아름다운 모양의 디저트도 없었지만


그렇지만 나의 발길을 잡는데는 충분했다.


나도 처음에는 타키군이 또 내몸을 갖고 튀는 행동을 했다는 생각에 잠깐동안 화도 났었지만


카페는 꿈도 못꾸던 이토모리 촌구석이기에 카페라하기엔 약간 어설프지만 텟시와 사야찡 그리고 몇몇 친구와 함께 지나다보니 점점 이 카페에 정이 들었다.


어느덧 학교를 마치고나면 사야카와 텟시와 함께 집에서 만들어온 디저트와 보온병에 따뜻한 커피를 담아


타키군이 만들어준 카페에 자주 달려가곤 했었다.


티아매트 혜성의 파편에 휩쓸려 이토모리마을과 함께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이따금 그 날의 추억이 떠올랐다. 이제는 마주하지 못하는 옛추억의 파편


도쿄의 수많은 화려한 카페를 타키군과 데이트로 자주 가기는 했지만


어느때인가 가끔씩 이토모리의 소박하고 조촐했던 그 카페가 그리워질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 내앞엔 비록 주변풍경은 달랐지만 그 조촐했던 카페가 눈앞에 보여지고 있었다.


"미안해, 미츠하. 요즘 연락 자주 못해서,그래도  텟시형과 여기를 만든다고 꽤나 힘들었다고?"


타키군이 카페를 가르키며 살며시 입꼬리를 올리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마침 이곳이 곧있으면 우리 업체에서 보수공사를 해야해서 지금은 일반인출입금지지역이거든, 근데 타키가 전화를 해선 갑자기 여기에 카페를 만들고 싶다고 얘기하더라고."


텟시도 타키가 하는 말에 거들기 시작한다.


"미츠하...?"


순간 울컥한다. 그날 학창시절의 추억이 내 머리속에 퍼지면서 그날의 그리움이 눈물로 맺어져 땅으로 떨어진다.


"미..미츠하? 혹시 맘에 안드는 거야??"


타키가 전혀 예상치도 못한 나의 반응에 갑자기 허둥대기 시작한다.


"으..으으응. 아니, 오히려 너무 기뻐서..."


타키군이 그제서야 안도하듯 한숨을 내쉰다.


"고마워. 타키군, 텟시. 이렇게 멋진 카페는 처음이야."


"자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레스토랑에서 배웠던 실력으로 디저트도 만들어 왔다고. 자 얼른 앉아 "


그리고 내가 앉자마자 타키군이 디저트를 가지러 가려 할때 텟시군과 사야찡이 타키를 억지로 의자에 앉힌다.


"데이트의 두 주인공은 여기에 앉아서 이야기나해. 오늘 서빙은 나와 사야카가 알아서 할테니 말이다."


"뭐 텟시의 외모가 에러긴 하지만 말야."


"뭐야. 내외모가 어때서...크음. 어쨋든 너희 둘은 여기서 이야기나 하라고."


텟시가 그렇게 말을하고 사야카와 함께음식을 나르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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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나와 타키군은 서로 웃어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동안 못풀었던 회포를 풀면서 타키군이 만들어준 달달한 케이크 한조각을 베어불고 따뜻한 라떼 한모금을 입에 한방울 머금으면서.


저녁놀이 붉게 타들어가고 높다란 빌딩사이로 태양이 자신을 감추고 주변은 서서히 어두워 진다.



그대신 숨어버린 태양을 대신해서 높은 빌딩의 창들과 가로등이 이 어둠으로부터 도쿄를 빛으로 수놓는다.


"음식서빙은 다했다. 이제 너희 둘의 시간만 보내도록 해"


텟시와 사야찡이 다가와서 우리에게 말했다.


"미츠하. 그럼 타키군과 좋은시간 보내고 와 "


"응, 고마웠어, 사야찡, 텟시, 다음에 봐"


그렇게 텟시와 사야찡은 서서히 어둠에 잠기어갔고 이곳은 나와 타키군 둘만 남겨졌다




"저기, 타키군."


"응?"


"오늘이 지나면 이카페는 다시 없어지겠지? 애초에 이 공터는 오늘만 허락받은 곳이니까"


내심 서운해진다.


혜성으로 인해 사라졌던 옛추억이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지만 마치 그날의 추억이 돌아온것만 같아서 반가웠다.


특히 타키군이 직접 만들고 같이 웃으면서 얘기하고있는 곳.


하지만 여기도 내일 아침 눈을뜨면 어느샌가 사라져버리겠지.


세상모든것은 끝이 존재한다지만 그 끝을 바라보아야 하는건 언제나 마음아프다.


"응. 이 공터는 오늘만 특별히 빌린거라서 오늘이 지나면 치워야겠지."


"...."


"그래도말야."


"?"


"이 자재는 그대로 남길 생각이야. 비록 여기에 세우지는 못하지만 나중에 우리 집이 생기면 정원에 세울까 생각중이야."


"으응. 빨리 그랬으면 좋겠다"


비록 여기선 못하겠지만 그래도 카페자체가 사라지는건 아니라는게 내심 안심이 된다.


근데 잠깐만?


"우리 집이라니....타키군 설마?"


"응?.....으윽"


갑자기 타키군이 자신이 한 말이 어떤의미였는지 이제야 깨달은듯 얼굴이 빨개진다.


"아..아니..그러니까 그게..어"


타키가 갑자기 말을 더듬고 당황해하기 시작한다. 혀는 자꾸 꼬여가고 ...


"푸흡"


타키의 부끄러워서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꽤나 귀엽다.


타키군도 계속 버벅대다가 웃고있는 나를보며 따라 웃기 시작한다.


카타와레도키에서 함께 웃었던 그날처럼.


얼마나 웃었을까.


"미츠하. 사실 전부터 얘기하고 싶었는데 나..."


"...!"


그러고보니 저번에 제대로 된 대답을 듣지못했었다.


신주쿠공원에서 요츠하의 갑작스런 연락으로 인해 듣지못했던 그말.


그날이후로 난 또한번 그와 영영 이별할 뻔 했다.


나는 그 날의 공포에 몸서리 쳐야 했고 타키군은 나를 지키지 못한 자책감에 시달려야 했던 운명.


타키가 잠깐 머뭇거리더니 이윽고 성큼성큼 다가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


갑자기 나를 와락 껴안는다.


"타. 타키군?"


"지금 내손에 잡힌거 미츠하 맞지?"


"무슨 소리야. 당연한 소리잖아"


"당연하다고 여겼어. 떨어지는 혜성으로부터 너를 구해내고 10년이 지나 다시 만났을때 언제까지나 함께일거라는 막연한 믿음."


"..."


"그런데 네가 사라져버린 이후 난....난...."


갑자기 타키군의 어깨가 살짝 들썩이고 있었다.


"......이젠 괜찮아. 다시는 타키군한테서 떠나지 않을 거니까."


난 그저 조용히 타키군의 등을 어루만져 쓰다듬었다.


타키군이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기 시작한다.



"그날이후, 미츠하를 다시한번 잃어버릴 뻔한 뒤. 한마디, 단 한마디를 해주지 못했다는 사실이 나를 끊임없이 괴롭혔어."


나는 그저 그의 고해성사를 조용히 들어주고 있을 뿐이었다.


"잠들때나 깨어있을때나. 어디를 가도 뒤늦은 후회는 내머리, 내가슴, 내심장을 끊임없이 옥죄어 왔어."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때 말하지못했던게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어."


"......"


"미츠하에게 이 한마디를 전해주기위해, 소중한 그녀에게 단 한번이라도 이말을 전해주어야만 한다는 생각에 너의 이름을 끊임없이 되뇌였기에 다시한번 이렇게 안을수가 있으니..."




"늦어서 미안해 미츠하. 너무 늦어서. 이말을 이제서야 전하게 되어서."


"타키..."


타키군이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면서 이어간다.


"저에겐 당신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혜성으로 사라졌을때에서야 전 이 마음을 깨달았고 전 끊임없이 당신만을 되뇌이며 다시 만나기를 기다렸습니다."


타키군의 말투가 살짝 바뀌었다.


"어리석게도 전 또다시 이 마음을 잊어버렸었고 당신이 저의 곁에서 보이지 않았을때 비로소 다시한번 절절하게 깨달았습니다. 당신이 저에게 어떠한 존재였는지."


"지금에서야 여기 못난 한 남자가 당신에게 이 한마디를 건네려고 합니다. 그동안 부끄러워서 전하지못했던 그 한마디. 이제는 고백하려고 합니다. "


타키가 부드럽게 나를 껴안는다.


심장이 터질듯 뛰기 시작한다. 타키군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곳은 시간이 정상적으로 흘러가지만 지금 우리 둘이 서있는 이곳만큼은 시간이 멈춰버린것만 같았다.


조금 머뭇거리다 나오는 타키군의 자그마한 목소리.


"사.랑.해"


.....


기다려왔어. 이 순간을.


다시한번 서로를 껴안았다 .나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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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들어 타키군을 바라본다.


그의 입술은 떨리고 있었고, 그도 나와 마찬가지로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이윽고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지는 거리


타키군과 입맞춤을 하기전 그가 나지막이 내뱉는 또 다른 한마디










[이젠 두번다시 놓치지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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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쭌킴입니다.


이제서야 이 팬픽을 마무리짓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가볍게 여기고 잡았었는데 꾸준히 적는다는게 엄청 힘든일이더군요.


이 작품이 저의 첫 핫산이었고


제일 힘들게 작업해왔던 만큼 더욱더 애정이 갑니다.


많이 부족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아쉬움도 많이 남고요.


과감히 생략한 부분도  있구요.


이 부분에 대해선 혹시 기회가 된다면 어나더스토리로 쓸까는 생각중입니다만


일정상 어려운 점이 있어서 확답은 못드리겠습니다.


이부분  죄송합니다.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함에도 이런 무책임한 말을 드리게 되어서


이제 이 작품은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너무나 보잘것없고 많이 부족한 작품이지만


끝까지 제 작품을 기다려주신 분들께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단편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장편은 ....


어쨋든 감사합니다.


다음에 더 좋은 작품으로 뵙겠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