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추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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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7일. 설 연휴였죠? 할 일 다 끝내고 남는 시간에 게임이나 할까 하다가 지인의 추천으로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때부터 이미 무스비가 이어졌다고 해야 하나요? 지난 8년 가까이 영화관 한 번 안 가고, 당시 좋아하던 워크래프트의 영화화 한 것도 결국엔 귀찮아 불법다운로드조차도 하지 않던 제가 영화관 표를 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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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입부에서 귀에 울리던 바람소리, 도쿄의 타키로부터 이토모리의 미츠하에게로 날아가는 장면, 둘이 손을 뻗고는 마치 서로 닿은 듯 웃는 장면. 당시 팜플렛과 포스터에 적혀 있던 문구, 기억하시나요? 꿈 속에서 시작된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 초반 부분의 이야기를 보니 둘이 몸이 뒤바뀌는 마법과 같은 일이 벌어지고, 이를 통해 서로가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내용이더라고요. 그래서 영화 중반부터는 둘이 만나서 사랑싸움도 하고 외부의 시련도 있지만 이를 극복해가는 줄 알았습니다. 고등학생들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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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제의 장면이 나오죠. 진짜 이 혜성 장면에서는 다들 소름이 돋으셨을 겁니다. 이 영화가 혜성과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맑은 밤하늘과 빛나는 별,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가는 푸른 빛의 혜성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이 바로 다음 장면에 멍때리고 혜성을 바라보던 미츠하의 표정을 저 역시 그대로 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 이후로 그림까지 그려가며 미츠하의 흔적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을 보며 어서 둘이 만나기를 정말 간절히 바랐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미츠하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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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게 깔리는 배경소리에 길을 막아둔 걸로 봐서 뭔가 큰일이 났나 싶었지만 마을이 날아갔다는 건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말 충격이 컸습니다. 입이 바싹 마르고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던 느낌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건 타키가 실마리를 얻어 미츠하의 절반을 찾고는 다시 그녀의 몸으로 돌아가는 걸 성공했을 때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물론, 바로 다음 장면 덕분에 엄청 웃긴 했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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렇게 마을 구출 계획부분을 지나 등산하는 장면, 그리고 열차에서의 그 장면! 미츠하 속의 타키가 꿈 속에서 기억해낸 그 장면의 전말이 드러나면서 제가 사랑하던 사람에게 거절당한 것처럼 마음이 아려 왔습니다. 그래서 머리를 짧게 깎고 슬픈 표정을 지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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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속에서 서로를 향해 뻗을 때, 뭔가 이루어질 줄 알았습니다만 해는 속절없이 지더군요. 그러나, "카타와레도키다."의 음성이 두 주인공 모두 나오는 것으로 보아 설마 만나나 했습니다. 서로 마주보던 그 장면. 너무 감격한 나머지 심장이 뛰는 게 느껴지고 눈 끝은 뜨거워졌습니다. 드디어 두 영혼이 이어졌구나. 둘이 이어가던 유치 찬란한 그 대사, 삐지던 미츠하의 모습, 다 정말 좋았습니다. 이제 드디어 둘이 행복을 찾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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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카이는 그런 평온함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펜은 떨어뜨리고, 타키는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죠. 스파클과 함께 진행되던 이토모리 구하기 프로젝트는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 이전에 너무 강한 충격을 받아서 넋이 반쯤 빠진 상태였거든요. 다만, 마을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아이들과 반대로 사람의 시선을 끌던 아름다운 혜성만이 기억에 강하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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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깨어난 이후부터는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비록 전광판에서 보여준 뉴스를 통해 미츠하가 죽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둘은 현세에서는 더 이상 못 만날거라는 절망감만 가득했습니다. 육교 앞을 지날 때, 혹시나 서로 돌아보면서 알아볼까 기대를 했지만 둘은 속절없이 지나가더군요. 여기서 영화 끝날 줄 알았습니다. 눈 앞이 캄캄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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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이야기는 계속 흘러흘러 어느 봄날, 결국 둘은 재회하게 되죠. 영화를 보면서 절대 울지 말아야지 하던 다짐이 여기서 정말 무력하게 깨졌습니다. 필사적으로 참아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진 않았습니다만, 그 여파로 오히려 응어리는 제 마음 속에 자리잡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나가면서 저는 무언가에 홀린 듯 설 연휴기간 내내 스케줄의 한 타임씩 잡고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당시에는 밥도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단지,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큰 슬픔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면서 이 영화가 상영관에서 내리질 않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랐습니다. 기대를 안고 영화관에 들어가서는 보고 난 뒤 응어리가 남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저에겐 다시는 느끼지 못할 경험이자 즐거움이었습니다.


여러분의 추억은 어땠는지요?


너의 이름은.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