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이 영화는 저에게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 중요한 영화입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이 갤러리의 사람들을 보면 이 영화가 그들에게 다양한 변화를 가져다주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미츠하를 따라 그리면서 화가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하고, 누구는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반면에 저처럼 디시에 살면서 폐인이 되어버린 사람도 있지요. 그렇다고 저는 이 영화가 저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저의 나태함 때문이고, 오히려 저는 이 영화를 통해 얻은 것들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영화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방법이겠지요.
이 영화가 재미있는 점은 여러 번 볼수록 그 감상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다른 영화들의 경우, 저는 보통 한 번만 보고 그 뒤로 두세 번 이상은 보지 않았습니다. 그런 영화가 있다면 쇼생크 탈출이나 어릴 때 자주 봤던 슈렉 정도가 다일 것입니다. 슈렉의 경우는 집에 디비디가 있었기 때문에 심심할 때마다 틀어보던 거였고, 쇼생크 탈출은 학교에서 틀어주는 단골메뉴였기 때문이었지만 말이죠. 그래서 그랬을까요. 제가 그 영화들을 다시 보았을 때도 처음 보았을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너의 이름은.은 순전히 제 의지로 여러 본 보았던 영화입니다. 그 이유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볼 때마다 그 감상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에 이 영화를 보았을 때는 이게 잘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물론 전개는 이해가 갔지만 어째서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고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는 말입니다. 당시 감성적인 것보다 시리어스한 것들을 좋아해서 그랬을까요? 하이틴스러운 전개와 소녀와 소년이 몸이 바뀌면서 모두를 구한다는 허무맹랑한 전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흠도 많고 허술한 설정이 가득한 이 영화를 저는 왠지 다시 보고 싶어졌습니다. 무언가를 빠뜨린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 이유는 YN-009로 이 영화를 처음 접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저는 2회차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어째서 너의 이름은.에 열광하는지, 어떻게 이 영화를 보아야 하는지 조금은 알겠더군요. 그 날 저는 세 번째로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극장에서 보아서 그랬던 걸까요. 미츠하가 언덕에서 구른 후 \'이러면 이름을 알 수가 없잖아...\'라고 독백하는 부분은 어찌나 애달프던지요. 그리고 혜성이 떨어지는 장면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타키와 미츠하가 마침내 재회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며 난데모나이야가 극장에 울려 퍼지던 그 순간에도 저는 스크린에서 눈을 때지 못했습니다. 차마 엉덩이를 떼지 못하고 그 자리에 한동안 앉아 있다가 영사기가 완전히 꺼진 후에야 저는 자리를 뜰 수 있었습니다. 그걸 여운이라고 하던가요. 그 뒤로 저는 너의 이름은 갤러리에 들어와 온갖 분석글과 2차 창작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 저는 20회차 정도 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볼 때마다 그 감상이 제각각이었습니다. 한 5회차 정도 했을 때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미츠하가 도쿄에 찾아가는 회상장면이나 타키가 이토모리 신주로 미츠하를 살리기 위해 찾아가는 것 정도였습니다. 반면 가장 감정이 고조되었던 부분은 타키가 독백하며 스파클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는 부분. 그 전에는 몰랐는데 그 부분에서만큼은 류노스케 성우의 연기가 정말 돋보였습니다. 정말 그 장면은 볼 때마다 울컥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작 부분의 독백은 언제나 좋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함과 함께 그 장면이 마지막과 이어지면서 완벽한 시너지를 형성합니다. 꿈처럼 아름다운 광경이었다는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그 말은 이상하게도 계속 머리에 맴돌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에서 일품인 부분은 감독의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시작과 하이라이트에 등장하는 혜성이야말로 영화를 볼 때마다 소름이 돋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스파클, 개인적으로 저는 이 ost를 가장 좋아하는데요. 그 이유는 혜성씬과 절묘하게 어우러질 뿐만 아니라, 타키와 미츠하의 독백, 대피씬 이 모든 것을 하이라이트 장면으로 만들어준 일등공신이야말로 스파클이기 때문입니다.
마무리하자면, 너의 이름은.은 정말 하나도 거를 게 없다는 말이 어울리는 영화였습니다. 들어있는 요소 하나하나가 절묘하게 맞물어지며 시너지를 폭발시켜, 온 몸이 감전되듯 부르르 몸을 떨게 만드는 거대한 전율과 머리를 후려치는 듯한 여운을 남겨준 그런 영화였죠. 지금 되돌아 보면 여러 가지 의미로 제게 큰 충격을 주었던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 뒤로 저는 너의 이름은.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방면으로 영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 꽂혀 분석글을 싸질렀던 게 밑바탕이 되어서 그런지 다른 영화들의 핵심과 연출의 질 등이 조금씩이지만 이해되고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덕분에 신카이의 여러 작품들도 알아갈 수 있었기도 하고요.
당시 방황하며 헛되게 시간을 낭비하고 있던 저에게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영화입니다. 저에겐 이 작품이 생각보다 많은 의미와 애정이 생긴 듯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이 더 이상 극장에 상영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조금 슬퍼지기도 합니다. 타키와 미츠하는 각자 인생 찾았을 탠데 나는 여기서 뭐하는 건지 싶어서 말입니다. 어서 각자 인생 찾으러 갔으면 좋겠네요.. 다들 크리스마스에도 여기 놀러 와서 푸념하고 그러면 너무 쓸쓸하잖아요ㅠㅠ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