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타키시점(엔딩 1년 후)
미츠하 시점(엔딩 직후)
중요한 날
15편 : http://gall.dcinside.com/yourname/237030 타키 시점
16편 : http://gall.dcinside.com/yourname/243980 미츠하 시점
과거로 가는 타키
17편 : http://gall.dcinside.com/yourname/249512 타키 시점
18편 : http://gall.dcinside.com/yourname/255701 타키 시점
20편 : http://gall.dcinside.com/yourname/280089 타키 시점
두 사람
21편 : http://gall.dcinside.com/yourname/286349 미츠하 시점
음... 팬픽이 너무 길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끝낼까 하다가도 계속해서 쓰고 싶어지는 이상한 상황임.
과감하게 짤라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이야기가 맘에 들어서 계속 쓰고 싶은게 또 마음이라 방향을 정하기가 힘드네...
그래도 재미있게 봐주는 갤러들 있어서 재미있게 쓰고 있어요. 재미있게 봐주세요.
22
어젯밤은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미츠하를 봤다. 미츠하가 태어나는 순간의 기억. 미츠하의 동생이 생겨서 행복해 하는 기억. 어미니를 잃고 슬퍼하는 기억. 그리고 나를 찾아왔던 기억.
그리고 나는 그 기억에서 미츠하를 알아보고 안아 주었다. 만원 기차 안에서 두 젊은 남녀가 부등켜 안고 있으니 꽤나 민망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갑자기 찾아와서 민폐였어? 당황했어?”
아니... 오히려 내가 찾아가 주고 싶었어.
“그렇지?”
미안해 좀 더 일찍 알아 줬어야 했는데... 내 마음을 전해주었어야 했는데...
“아니... 나도 마찬가지였어.”
응... 그렇지.
기억이 돌아온 내가 있었던 곳은 미츠하와 요츠하의 쿠치카미자케가 있던 곳이었다. 마치 그잘에서 꿈을 꾼 것처럼 난 누워있었다. 어쩌면 꿈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10년도 전인 과거로 날아가서 그곳에서 과거의 미츠하... 안에 들어가 있는 나를 만나서 함께 마을을 구하려고 삽질은 한 것. 결국 마을을 무사히 구했는지는 내가 확인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미츠하가 원래 몸으로 돌아간 이후의 이토모리 마을은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꿈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꿈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기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했던 행동들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우선 내가 고등학교 시절 기억이 애매했던 원인을 알았다. 미츠하와 몸이 바뀐 것 그리고 석양이 질 때 미츠하를 만나고 그 이후 기억이 사라진 것. 이것 때문일 것이다.
또한 내가 때때로 이유도 모른체 손바닥을 물끄럼이 쳐다본 이유도 알았다. 미츠하가 내 손바닥에 써주지 못한 마지막 글 때문이다.
그리고 아침에 눈이 떠졌을 때 왜인지 모르게 울고 있는 이유도 무엇인가를 찾고 있었던 이유도 알게 되었다.
미츠하
이 이름 하나로 모든 것이 설명 가능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증거는... 가방 속에서 발견된 편지이다. 분명히 여명의 시간에 받은 편지이다. 다행이도 쓸 일은 없었지만 혹시 모르니 그냥 계속 가지고 있기로 했다.
자리를 정리하며 방금 마셨던 쿠치카미자케는 다시 봉인해서 원래 자리에 둔다. 그리고 냄새나서 마시지 못했던 병도 자리를 잘 잡아주고 밖으로 나왔다.
밖은 이미 저녁이었고 여름밤의 산에서 느끼는 쌀쌀함이 나를 맞이해 주고 있었다.
그 후 어찌어찌 겨우겨우 집으로 돌아온 나는 그대로 뻗어버리고 말았다. 다음날 회사에 출근했지만, 피로가 누적이 되었는지 감기기운이 심해져서 오후에는 반차를 쓰고 퇴근했다.
병원에 들르고 겨우 집으로 와서 눕고나서야 미츠하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미안... 감기에 걸려서 콜록 지금 집에서 쉬고 있어.”
미츠하에게서 온 전화를 받고 나는 겨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바로 날 찾아와서 병간호를 해 주었다. 고맙게도 말이다.
내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보며 참 옛날부터 눈물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이 든다. 하긴 황혼의 시간에도 웃으며 눈물 흘리는 그녀가 귀엽다고 생각했다. 머리가 짧아서 충격적이었지만 말이다.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몸이 좋지 않아서 말을 할 수 없었다.
죽을 먹으면서 맛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감기가 옮을지 모르니 집에 가라고 제대로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래도 조금씩 회복이 되는 것이 느껴졌다.
“열은 많이 내렸네.”
아침에 눈을 뜨자 내 옆에서 그녀가 날 바라보고 있었다.
막 꿈속에서 나온듯한 그녀의 모습에 난 행복함을 느꼈다.
몸도 많이 가벼워 졌고, 기침도 별로 나지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내 머리를 만지고 있는 그녀의 손의 차가움이 마음에 든다.
아무말 없이 내 이마의 열을 재고 있는 손을 잡는다. 그리고 그대로 부드러운 손등을 내 입술에 가져다 된다. 입술로 그 손의 감각을 느낀다. 미츠하다. 미츠하가 여기 있다.
그녀는 얼굴을 약간 붉히는 듯 했지만 조용히 내 행동에 따른다. 나는 그대로 눈을 감고 입술로 그녀의 손을 느낀다.
그녀의 체온이, 이 감각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눈을 떠도 절대로 그녀가 나에게서 떠나있지 않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굳이 회사에 가야 갰냐고 묻는 그녀에게 웃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잠이 보약이라고 하더니 몸이 꽤 회복이 되었다. 사실 약간 열 기운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오래 자리를 비우는 것은 좋지 않기에 오늘은 출근을 하기로 했다.
그녀는 걱정하며 오늘까지 상태를 보며 완전히 회복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재차 물었다. 난 조용히 그녀의 머리를 쓰담 쓰담 해주며 웃어주었다.
괜찮아. 난 괜찮아.
그녀와 함께 문을 나서자 그녀가 조용히 팔짱을 껴온다. 그리고 내 손을 잡는다. 남들이 보기에 꽤나 부끄러운 장면이 아침부터 연출되었다.
그러고 보니 함께 출근한건 처음인가?
내 물음에 그녀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것도 나쁘지 않은데?”
공감한다. 사실 엄청 마음에 든다.
출근을 하기 위해서 집의 문을 열 때 들리는 문의 소리와 그리고 그 이후 찾아오는 도시의 풍경. 그리고 집과는 다른 공기의 느낌. 이 모든 것을 항상 느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이러한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리고 이 순간 무엇인가 마음속에 한 가지 결심이 솟구쳤다. 튀어나오려고 하는 말을 막으며 나는 조용히 출근길에 올랐다.
오전의 업무가 정돈이 되고 점심식사 후 약간의 휴식기가 찾아왔다. 아무래도 자리를 비운 동안 일이 좀 쌓이게 되었고 오전은 정신이 없었다. 하지만 언제 도와주는 나이스한 선배들 덕분에 오후에 좀만 하면 다 해결할 수 있을 거 같다.
조용히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결심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한번 말해 봐도 될까?
뭘 망설여?
마음속에서 고등학교 시절의 내가 말한다.
잘 할 수 있잖아.
마음속에서 그녀의 학생시절 모습을 한 내가 말한다.
그렇지 이렇게 고민하는 건 바보 같지. 과거도 바꿔버린 우리의 인연이다. 이정도로 깨어질 리가 없어.
조용히 핸드폰으로 그녀에게 문자를 보낸다. 오늘 저녁에 회사로 찾아갈 태니까 좀만 기달리라고 문자를 보낸다.
내가 가는 게 더 빠르지 않나?
그녀의 답변은 예상외로 빨랐다. 아니 오늘은 내가 갈게라고 다시 보내자 그녀는 별말 없이 알았다고 했다. 끝에 ? 이모티콘을 붙이는 거 보니 뭔가 걸린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좋아. 나쁘지 않어.
사람 좋은 선배들의 도움 때문에 무사히 정시에 퇴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시에 퇴근해도 그녀의 퇴근 시간과는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녀는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는 주로 내 회사 주변에서 만났다. 하지만 오늘은 찾아가야 할 이유가 있다.
서둘러 전철을 타고 그녀의 회사에 가지만 가는 도중에도 시간이 천천히 흘렀으면 하는 이중적인 생각이 마음을 흔든다.
빨리 보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무엇인가 그녀에게 말해야 한다는 사실에서 오는 긴장감 때문에 좀 더 천천히 가고 싶다는 마음이 공존하는 것이다.
하지만 전철은 오늘도 같은 시간에 출발하여 같은 속도로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내 마음의 상태와는 전혀 상관없이 지정된 스케줄을 해결하며 나아간다. 그렇기에 나는 도망칠 수 없이 도착시간과 장소를 향해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내 가슴도 뛰기 시작한다.
아직 남아 있는 미열과 함께 가슴이 뛰는 것이 좀 몸이 좋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괜찮다. 곧 만날 수 있으니까.
그녀는 친절하게도 역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으로 따지면 한나절 떨어져 있었던 것인데 다시 만나면 역시나 반갑다.
“무슨 일이야?”
뭐가 있는지 궁금해 하는 눈빛의 그녀의 손을 잡고 인적이 뜸한 곳으로 이끈다. 그녀는 당황한 표정을 순간 지었지만 조용히 내가 이끄는 대로 따라와 준다.
역에서 벗어나 어느 정도 한적한 곳에 도착하자 나는 그대로 잡고 있던 손을 잡아 당겨 그녀를 끌어안는다.
“타...키?”
“우리 같이 살까?”
몇 번이고 준비하며 머릿속에 되뇌었던 말을 던진다. 사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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