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는 118쪽, 영화로는 오쿠데라랑 타키가 데이트하고 헤어지는 시점부터 시작하는 내용입니다.
분석가들의 분석글들 읽고, ost의 가사들 참고하고, 다른 영화들에서 소스 조금씩 긁어다가 써봅니다.
어나더 엔딩이기에 기본 골자는 원작을 따라가나 인물관계나 성격, 고증에 관해선 조금씩 양념을 쳤습니다. 이점 양해 부탁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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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가 된다. 전화가 된다고! 사고의 흔적이 사라진 이토모리의 호수를 보고, 혹시 싶어 미츠하에게 전화를 했었다. 휴대폰에서 발신음이 들리고 이윽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던 미츠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기적이.. 일어났어!
전화 넘어 겁에 질려 말을 더듬는 미츠하를 진정시키고 그녀가 있는 장소를 물었다. 지난번에 얘기 했다시피 바로 학교로 갔었나보다. 지금 도시락 먹던 교정의 구석에 있다고 했다.
전화를 끊고 나는 미츠하가 있는 이토모리 고등학교로 달려갔다. 이토모리 고등학교는 혜성 피해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 안전 구역이라 그 주변의 길들이 16년에도 남아있었기 때문에, 찾아가는 것은 무리가 없었다. 다만 이곳 부터거리가 조금 멀 뿐이지만.
녹색 산길을 뛰다시피 내려왔다. 탁탁 뛰는데 바닥에서 흙냄새가 여기저기로 튄다. 아무리 농구로 다져진 몸이라지만 익숙하지 않은 산길을 뛰려니 발바닥이 아팠다. 이를 악물고 산기슭을 내려와 민가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오르기 전에는 분명히 없었던 마을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개중에는 경계하듯이 나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방금 전까지 내 눈 앞에 펼쳐져 있던 죽은 마을이라곤 생각하기 힘들 만큼 이곳은 평화로웠다.
학교 정문까지 쉬지 않고 달려갔다. 멀리서 정문이 보일 때, 그 앞에 무언가를 찾고 있던 하나의 인형이 내 쪽을 향해 달려왔다. 뛰어 오다가 다리가 걸렸는지 살짝 비틀거렸지만 다리에 힘을 주며 끝내 넘어지지 않았다. 미츠하다. 그녀가 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마주하는 순간 서로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꽉 끌어안았다. 안긴 미츠하는 조금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미츠하.. 괜찮아. 괜찮아...”
울면서 어깨를 떠는 그녀를 다독이며 이름을 불렀다. 무언가에 겁먹어 덜덜 떨고 있는 것 같았다. 작은 어깨가 들썩이는 게 마음이 아팠다.
“혜성이.. 혜성이 떨어졌어. 이상해.. 아까까지만 해도 분명히 밤이었는데, 이상해.. 타키군,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나... 살아있는 거 맞지? 그치?”
혜성이 떨어졌다고 말에 흠칫 놀라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다. 자신의 고향에 혜성이 떨어지는 것을.. 자신이 죽었었다는 걸.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순간 다시 그녀를 잃을까 겁이나 그저 꼭 끌어안았다.
한참을 울고 난 뒤 조금 진정이 된 모양이다. 훌쩍이면서 고개를 드는 미츠하는 눈이 퉁퉁 부어있었다. 그녀는 멋쩍은 듯 배시시 웃더니 내 가슴팍을 살짝 밀치며 떨어졌다.
“미안. 타키군.. 이상한 소리해서.. 근데 타키군은 여기 어떻게 온 거야?”
살짝 웃으며 나에 대해 물어오는 미츠하. 아까의 공포는 가라앉았는지 평온한 얼굴이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네가 죽었었다는 얘기를 해야 하는 걸까. 그 전에 믿어줄까. 우리가 다른 시간 속에서 살고 있다는 걸.. 다시 그녀를 만난 것 까지는 좋으나 이후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약속 지키러 왔어. 정말 보고 싶었어... 이렇게 멀 줄은 몰랐어. 널 만나는데 갖은 고생 다 한 거 같아.”
웃으며 그저 다시 한 번 껴안았다. 만나면, 다시 한 번 만나게 되면 이것저것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었으나 지금은 이 말 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미츠하는 놀라서 어깨를 흠칫 거렸다. 이 온기. 이 냄새... 그날 아침에 느꼈던 포근함이 느껴졌다. 며칠간 마음고생 했던 게 그녀로 하여금 씻겨 나가는 것 같았다. 정말 보고 싶었어. 미츠하.
“에? 그게 무슨 말이야, 타키군? 우리 오늘 아침에 헤어졌잖아...?”
당황한 건지 부끄러운 건지 미츠하는 얼굴을 붉히며 몸을 꼬았다. 그런 미츠하가 마냥 사랑스럽다. 그리고 미츠하의 얘기를 들어 보니, 오늘은 아직 10월 4일인 모양이다. 그럼... 아직 가능해. 미츠하를 살릴 수 있어.
나는 미츠하의 어깨를 잡고 그녀를 살짝 떨어트려 얼굴을 마주 보았다. 지금부터 할 얘기의 심각성을 생각하니 얼굴이 자연스럽게 굳어진다. 나의 갑작스런 행동에 그녀는 아까보다 더욱 당황해 어깨를 굳혔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아까 네가 얘기한 거랑 연관 있어. 미츠하. 오늘 이토모리에 혜성이 떨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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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끊고 급히 달려 나가 타키군이 온다는 정문 앞에 서있었다. 잠에서 깬 이후로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나는 계속 그를 찾고 있었다. 꿈에서 본 것 같은...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혜성이 생각날 때 마다 나는 계속해서 몸이 짓뭉겨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 무섭고 찝찝한 느낌과 함께 정문에서 서성일 때 저 멀리서 누군가가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잘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왠지 알거 같았다. 타키군이다. 정말 타키군이 왔다. 나는 어느새 전속력으로 그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었다. 중간에 다리가 걸려 넘어질 뻔 했으나 쓰러지기 직전에 다리에 힘을 주며 땅을 박찼다.
헤어 진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왤까. 상당히 오래 떨어져 있던 기분이 든다. 나는 그에게 달려들며 안겼다. 그의 온기, 냄새를 맡으니 가슴을 옥죄고 있던 불안감과 답답함이 조금씩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풀려서 그럴까. 눈물이 쏟아졌다. 그에게 안겨서 눈물을 흘렸다. 불어오는 바람이 나의 흐느낌을 지워주었다. 꼭 끌어 안아주는 그의 팔에 몸을 맡겼다.
울고 있는 나를 다독여주며 괜찮다는 타키군. 그의 자상함에 머릿속에서 줄곧 나를 괴롭히는 꿈을 더듬거리며 말했다. 혜성이.. 혜성이 내게 쏟아졌다고. 꿈을 꾸면서 몸이 바뀌는 경험을 한 타키군이라도 무슨 뜬금없는 소리를 하는 걸까? 라며 생각할 수 있겠다지만,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 죽었을 텐데. 너무 무서웠다.
그의 온기에 얼어붙어 있던 마음이 조금 녹아서 그런 걸까.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점차 알게 되었다.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그에게서 조금 떨어졌다. 눈이 퉁퉁 부은 것 같아 얼굴을 돌리고 싶었지만 왠지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던 그를 다시 보니 얼굴을 돌리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타키군은 어째서 여기 있는 걸까? 오늘 아침에 헤어졌는데, 어떻게 나를 찾아온 걸까? 배차 시간이 안 맞을 텐데... 그리고 학교로 온 길이 왜 다른 방향이지?
내 물음에 타키군은 약간 울먹이며, 웃으며 나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 약속을 지키러 왔다면서. 그의 고백 같은 대답을 듣자니 부끄러워서 몸을 꼬아버렸다. 습관적으로 옆머리를 매만졌다.
그러다가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내 어깨를 잡아,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다. 뭐... 뭐지? 그렇게 날 보면 녹아내릴 거 같은데... 그러더니 타키군은 조금 갈라진 목소리로 고했다.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아까 네가 얘기한 거랑 연관 있어. 미츠하. 오늘 이토모리에 혜성이 떨어질 거야.”
난 그의 말에 다시 몸이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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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친구들과 점심을 먹던 그 자리로 타키군을 이끌고 혜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아니길 빌었다. 꿈이길 빌었다. 그럼 나는 지금...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있는 걸까. 무서웠다. 타키군은 담담히 사건의 전말을 말했다. 그리고 그것만큼 충격적인 사실을 전했다. 3년. 우리 사이에는 3년의 시간차가 있다고 했다. 갑자기 내 눈 앞에 들이 밀어진 타키군의 휴대폰. 타키군은 우리가 함께 써왔던 일기장을 열어보라고 했다. 그 안에는 우리들이 서로 번갈아가며, 티격태격하는 내용의 일기들이 가득했다. 그런데 하나 이상한 곳이 있었다. 날짜였다. 분명히 올해는 13년인데... 타키군의 휴대폰에는 16년이라고 적혀 있었다. 휴대폰 오류 난 게 아닐까? 싶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진지하다 못해 조금 겁먹은 것 같은 타키군의 얼굴이 그것이 거짓이 아니라고 호소하고 있었다. ...정말 어떡하면 좋아...
타키군은 여기로 찾아오는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내가 떠나고 전화를 해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도쿄가 아닌, 시골내음 나는 곳이 보이는 순간 나와 타키군은 전화를 해도 연결이 되지 않았다. 라인도 닿지 않았다. 그게 이상해서 골똘히 생각하고 있다가 타카기군과 츠카사군이 말을 걸어 어떻게 나에 대해서 들키게 됐다고 한다. 그 과정을 얘기 할 때는 몹시 부끄러워했지만, 미안하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뒷이야기를 재촉하니 타키군은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마저 얘기해 주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죽었다는 걸 알게 되고 나의 고향으로 찾아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꼭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늦게나마 지키기 위해서.
옆 마을에 타카야마 라멘 집에서 아빠를 만났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의아했다. 아빠는 우리를 버리고 나갔을 텐데..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 아빠는 쉽사리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아빠는 타키군이 목표로 하던 미야미즈 신체에 대해 알려주었고, 가는 길을 차로 갈 수 있도록 수소문 해주었다고 한다. 얘기 중간 중간 무언가가 빠진 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솔직히 타키군과 나의 관계 자체가 말이 안 돼는 이야기인지라 그렇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타키군이 나에게 거짓말 할 일도 없거니와, 내가 혼란스러워 할 때 마다 챙겨온 자료들을 보여주며 사실이 될 미래를 알려 주었다. 그 자료들 중에는... 파괴된 이토모리의 사진들과 사망자 명단이 프린팅 되어있는 종이들이 있었다.
그래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잔뜩 있었다. 타키군이 말한 대로 3년의 시간차가 있다면 어째서 나는 어제, 타키군의 기준으로는 5일 전에 만날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는 어떻게 나에게 올 수 있었을까. 의문을 품자니 타키군이 부끄러운지 뒷목을 주무르며 작은 목소리로 털어놓았다.
“미츠하의... 쿠치카미자케를 마셨어.”
난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그걸 마셨다고!? 내 목숨이 걸린 중요한 일들을 일순간 새까맣게 잊어버렸다. 나는 벌떡 일어나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는 타키군에게 달려들어 따져들었다. 어떻게 그걸 마실 생각을 하는 거야, 이 변태야!
타키군은 쩔쩔매며 그 당시 상황을 얘기해 줬다. 혹, 그 술을 마시면 다시 나와 몸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혹, 그 술을 마심으로서 나처럼 그도 나에게 올 수 있지 않을까. 마지막으로는 정말 이젠 끝이구나 싶어 나의 유품..인 그 술을 들이켰다고 했다. 나와 바뀌었을 때 쿠치카미자케를 가져온 것은 타키군이다. 내가 산으로 올라가서 봉납한 기억은 없으니까. 봉납 할 때 할머니가 얘기해준 나의 반쪽이라는 이야기. 그걸 떠올리고는 그는 아무 망설임 없이 그걸 마셨다고 했다. 그리고 어떤 꿈을 꾸었는데 내가 나타났다고 했다. 나를 찾은 순간 갑자기 눈을 떴고, 포기하고 하산 하려는 순간 이토모리 호수의 파괴 흔적이 없는 것을 보고 내게 전화했다고 한다. 그러고는 바로 내게 달려왔다고 한다. 아... 그래서. 다른 방향에서 뛰어온 거구나.
타키군의 설명을 다 들으니 나는 할 말을 잃었다. 아니, 할 말을 찾지 못했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해야 할까? 그때 본 쏟아지는 별빛들은 허상이 아니었나보다. 내가 직접 경험한 것들이었나 보다. 난.. 어떡하면 좋을까. 여기서 도망쳐야할까? 가족들에게 얘기해서 대피하자고 해야 할까? 근데, 과연 내 말을 그 누가 믿어줄까.. 그리고.. 타키군은?
겁이 나서 몸이 으슬으슬 떨리는데 타키군이 일어나 나를 안아주었다. 그는 괜찮다며 내 등을 토닥여 주었다. 그의 품 안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으니 조금씩 불안감이 가라앉았다. 신기하다. 그저 그와 함께 있는 것뿐인데 마음이 평안해지다니. 그가 내 옆에 있어주니 조금씩 용기가 났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위험을 알리고 대피해야할까. 그의 품 안에서 오늘 있을 밤하늘의 재난을 어떻게 피해야 할지 고심했다.
-딩동, 딩동
학교 종소리가 울렸다. 아, 그러고 보니 수업 들어야 하는데... 타키군이 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학교에 관련된 생각이 머리 저쪽으로 사라졌었다. 그래도 뭐, 이젠 학교가 대수냐. 오늘 밤에 이토모리에 혜성이 떨어진다. 타키군의 표현을 빌리자면 죽은 마을이 된다고 한다. 그런 미래에서, 이미 죽은 우리를 구하기 위해 그는 기적을 일으키며 나를 찾아와주었다. 그러니 살아야지.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잖아.
“미츠하! 너 지금 뭐하는 거야!”
깜짝 놀라 우리 둘은 팟! 하고 서로에게서 멀어졌다. 서로 당황해서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데 텟시와 사야카가 나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텟시. 사야카.”
나는 달려오는 친구들에게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일어섰다. 그리곤 타키군의 눈치를 살폈다. 그도 이런 상황을 딱히 예상하지 못 했는지 멋쩍게 웃고 있었다. 사야카는 내게 오자마자 타키군을 손끝으로 가리키며 내게 따져 물었다.
“미츠하, 이 사람은 누구야? 혹시 아까 보여준 사진 속의 사람?”
사야카는 호기심 반, 경계심 반의 반응을 보였고 텟시는 아무 말 없이 얼굴을 찡그리며 경계했다. 아... 이 사람을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걱정이 되어 타키군의 옷깃을 살짝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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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일 났다. 미츠하를 만나기 위해서 신체에서 부터 달려 온 것 까지는 좋았다. 그녀를 만나고 그녀를 만나기 위해 지금까지의 과정들도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녀는 내가 미래에서 과거로 온 것에 대해 수긍해준 모양이다. 따지고 보면 자신도 시간을 뚫고 미래로 왔으니까..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미츠하의 경우, 자신이 혜성을 맞은 그 순간까지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말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은 조금도 알고 있지 못 하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솔직히 말하자면 그 이후의 일들은 생각하지 않았다. 애초에 이런 기적을 통해 다시 미츠하를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다. 못 하는 게 맞겠지. 누가 이런 상상을 했겠어? 그렇기 때문에 이후에 대한 계획은 전무했다.
가능하면 이토모리의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 미츠하의 고향이 파괴되는 것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혜성의 재난에서 사람들을 구해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많은 동조자가 필요하다. 텟시와 사야카. 두 사람에게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서 얘기해야 할까? 그럼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
우선 나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들은 이미 나를 알고 있는 것 같다. 아마 미츠하가 학교에 와서 내 얘기를 한 걸 테지. 사야카의 반응을 보면 그렇게 보는 게 타당할 것 같다. 그렇다면 헤어진 당일 다시 나타난 나를 이상하게 볼 것이다. 그런 나를 이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까. 두 번째로, 어떻게 도움을 구할 것인가 다. 혜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한들 그것을 뒷받침 해줄 근거가 부족하다. 오늘 일어난 재난은 나와 미츠하만 알고 있다. 나는 미래로부터, 미츠하는.. 직접 경험한 것 같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미츠하만 시간이 되돌아왔다고 봐야겠지. 이런 불가사의한 현상을 겪은 우리가 어디까지 얘기해야 이들이 믿어 줄까. 처음부터 다 얘기해야 하는 걸까? 미래로부터 가져온 자료들을 믿어달라고 하는 건 솔직히 무리가 아닐까 싶다.
고민하고 있는 찰나에 미츠하가 한발 나서며 질문에 답했다. 그런데 그 대답이 전혀 뜻밖이라 나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사람은.. 그 사람이 맞아. 그리고 날 도와주러 왔어. 얘들아. 오늘 밤에 혜성이... 이토모리에 떨어져”
예상치 못한 고백에 나는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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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이 떨어져. 난 그걸 봤어. 이 사람은 그걸 막기 위해 날 도와주러 온 거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리고 오늘 저녁에 있을 참사에 대해 설명했다. 설명을 듣는 내내 그들은 얼굴 표정이 점점 바뀌었다. 처음에는 황당한 표정에서 지금은 이상한 것 본다는 표정으로. 아마 내 말을 믿을 수가 없겠지.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내 친구들에게 설명해야만 한다. 이대로 죽을 수는 없잖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거 알아. 아까 말 했다시피... 난 그걸 꿈에서 본 거니까. 그거 때문에 아까 전 시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거야. 그때 느꼈던 공포는 진짜니까. 악몽의 수준이 아니야.”
적어도 타키군에 관해서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하나, 꿈을 꾸었고 거기서 봤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한동안 타키군과 몸이 바뀌면서 생각지도 못한 면을 보였으니, 혹시 거기에서 착안해 생각해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섞으면서. 그러나 그들은 내 기대와 달리 내 말을 곧이곧대로 들어주지 않았다. 텟시는 오히려 팔짱까지 끼고 날 한심하다는 듯이 봤다.
“미츠하, 네가 아침부터 도쿄에서 오느라 피곤한 거 같은데. 그냥 이참에 집에 가는 게 났지 않겠냐. 선생님들에겐 잘 말해둘게.”
“맞아, 미츠하. 그쪽 사람이 궁금하긴 한데, 너 지금 많이 이상해. 아까 올 때까지만 해도 방긋거리던 애가 얼굴이 그게 뭐니. 들어가. 우리가 잘 말해둘게. 응?”
안.. 돼는 걸까. 텟시와 사야카는 내 말에 놀라는 기색도 없이 잠꼬대를 하고 있는 걸로 치부하고 있었다. 우리들이 아무리 동분서주해도 이토모리를 구할 수가 없다. 적어도 마을 사람들이 몇 명 더 도와줘야만 가능할 텐데...
“여우에게 홀린 탓인가? 할머니가 제대로 액땜 안 해줬어?”
텟시가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탄식한다. 대체 어떻게 해야 이들을 설득할 수 있지?
“그리고 혜성이라니... 아무리 이토모리 호수가 천년도 전에 만들어진 운석호수라고 해도 그렇지. 그거도 사실인지 아닌지 확실하지도 않은데, 무슨 뚱딴지야?”
운...석 호수? 마을의 호수가? 난 그런 얘기 처음 듣는데? 생각지도 못한 사실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옆에 있는 타키군을 바라봤다. 그는 뭔가 생각이 맴도는 지 턱에 손을 짚으며 고민하고 있었다. 진짜야..?
“....신체”
에? 타키군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신체를 입에 담았다. 신체가 뭐...?
“미츠하. 혹시 신체에 가면서 동굴 천장 본적 있어?”
타키군은 다급히 내 어깨를 잡으며 진지한 얼굴로 물어왔다. 뭐... 뭐하는 거야...! 얼굴 가까워! 부끄러워! 아니, 그전에 애들이 보잖아! 이 남자는...!
“어이, 뭐하는 거야?! 미츠하가 당황해 하잖아!”
내가 그렇게 놀랐나? 텟시가 타키군에게 다가오며 그의 어깨를 밀쳤다. 타키군은 살짝 뒤로 밀렸지만 딱히 개의치 않는지 무시하며 내게 대답을 촉구했다.
“미츠하. 아까 신체 천장에서 그림을 봤어. 하늘에서 긴 꼬리를 가진 무언가가 두 개로 분열돼서 호수 끝자락에 떨어지는 모습이었어. 그리고 난 그걸 전에 본적이 있어. ...아마 미츠하가 본 혜성의 모습도 그럴 거야. 푸른 꼬리를 가진 혜성에서 붉은 꼬리가 떨어져 나온.. 그걸”
타키군이 얘기하는 것은 내가 본 그것과 똑같다. 그럼 운석 충돌에 대해서 이미 조상들은 알고 있다는 뜻인가? 거기는 미야미즈의 신체니까... 그러면.. 할머니는 알고 있을까? 난 들어본 적 없는데?
“미안, 타키군. 잘 모르겠어. 할머니에게 들어본 기억도 없고... 정말 신체에 그런 그림이 그려져 있었어?”
타키군은 잠시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에 잠기더니 이윽고
“응. 네 그걸 먹고 나서... 그 자리에 뉘였었어. 그리고 천장을 보는데 그림이 그려져 있었지. 아마 못 봤을 수도 있을 거야. 거긴 고개를 든다고 해도 잘 보이는 곳이 아니거든.”
거짓말을 하는 거 같지는 않다. 신체에 그런 그림이 있었나... 이건 차라리 할머니께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이봐, 내 말은 무시하나? 당신 뭐야? 누군데 미츠하처럼 혜성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하는 거야?”
무시당해서 기분이 나빴는지 텟시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있었다. 옆에 사야카도 영문을 모르겠는지 얼굴을 찌푸리며 우릴 바라봤다.
“미츠하, 정확히 얘기를 해 줘야 우리도 알아들어. 꿈에서 봤다고? 잠깐 선잠 잔 사이에 꾼 거잖아. 그러면 개꿈이야. 뭐 그런 걸로 그렇게 심각하게 굴어? 그리고 그쪽... 타키씨? 도 그 말에 호응 해주지 말아요. 당신이 여기 어떻게 왔는지, 왜 왔는지도 궁금하긴 한데 지금 미츠하의 상태가 이상해요.”
안 되겠다. 어떤 말을 한들 우리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을 거 같아. 어떻게 해야 하지? 초조한 마음에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책상 위에 얹어두었던 타키군의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저 안에는 타키군이 가지고 온 자료들... 그래! 텟시는 오컬트나 괴현상에 대해 좋아하니까.. 혹시...?
에라 모르겠다! 나는 텟시에게 타키군의 가방을 집어 던졌다. 텟시는 깜짝 놀라며 그의 가방을 받았고, 가방의 주인인 타키군은 나의 행동에 당황해서 입을 헤- 벌리고 있었다. 미안해 얘들아..!
“정 못 믿겠으면 그 가방 안에 자료들을 읽어봐! 그리고 사야카, 난 지금 바로 집으로 갈게. 학교 짐은 내 사물함에다가 그냥 넣어줘. 아까 선생님들에게 말해준다고 했지? 부탁해!”
그렇게 나는 멍하니 입을 벌리고 있는 친구들에게서 타키군의 손을 잡고 학교정문으로 뛰쳐나갔다. 손을 잡힌 타키군도 ‘어! 어! 어!’하면서 내 뒤에서 날 쫓아오고 있었다. 이젠 별 수 없어. 할머니에게 가야해. 하다못해 신체의 그림에 대해 물어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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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거기서 내 가방을 던질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무슨 생각으로 한 거야?”
“음.. 미안해. 어떻게 얘기해도 들어주지 않을 거 같아서. 그럴 바에는 자료들을 던져주는 편이 훨씬 나을 것 같았어.”
우리는 내가 미츠하였을 적에 만들었던 이토모리 카페에 있었다. 미츠하에게 이끌려 학교를 뛰쳐나와 어디론가 가는 도중, 도저히 뛸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서 잠시 쉬었다 가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 녀석 체력 하나는 진짜... 이게 시골소녀의 힘인가?
목이 말라 자판기에서 캔 커피 두 개를 뽑아들고 자리에 돌아왔다. 미츠하는 아까 본인의 돌발 행동에 조금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앞에 커피를 두고 옆에 앉았다. 미츠하는 커피를 양손으로 감싸면서 눈짓으로 고마움을 표했다.
“텟시가 오컬트 같은걸 좋아해서. 혹시 거기 있는 자료들 보면 뭔가 알아주지 않을까 해서 도박으로 던졌어. ...미안 내 물건도 아닌데 함부로 써서.”
텟시가 오컬트를 좋아하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한들 그 자료를 통째로 던져버릴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나는 황당 반, 웃김 반으로 허허 웃어버렸다. 그걸 본 미츠하는 얼굴이 빨개지면서 어깨를 더욱 움츠렸다. 이런, 오해하고 있나보네.
“아 괜찮아 괜찮아. 그거 가지고 뭐라 하려던 게 아니니까. 그렇게 해서 애들이 우리 얘기를 진지하게 생각해 준다면 그걸로 된 거지. 아니, 그렇게 되길 바라. 우리끼리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양손을 휘휘 저으며 오해라고 설명한다. 그제야 미츠하는 안도한 듯이 한숨을 폭 내쉬었다.
“그나저나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무턱대고 나오긴 했는데, 난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무슨 방법이라도 있어?”
다짜고짜 끌려 나온 이유를 아직 듣지 못했다. 아마 집으로 가는 중이겠지. 신체에 관련된 얘기를 한 이후부터 미츠하의 태도가 변했으니까. 그렇다 해도 그게... 도움이 될까? 난 잘 모르겠다.
“음.. 일단 집으로 갈 거야. 아직 내가 이토모리로 돌아오고 할머니께 연락 안 드렸거든. 일단 가서 돌아왔다고 알리고... 그런 후에 물어봐야지. 신체에 관한 것. 혜성에 관한 것.”
턱에 손을 짚으며 미츠하는 고민을 털어놨다. 이렇다 할 계획보다 일단 하나씩 풀어나갈 모양이다. 나도 뾰족한 수가 없으니 그녀의 제안에 동의했다.
“아, 그리고 미안. 애들한테 설명 해줘야 하는데.. 솔직히 마땅히 소개할 방법이 없었어. 미래에서 왔다고 말 할 수가 없으니까... 누가 이해해 주겠어. 우리 관계를. 그래서 도망쳐 버렸어.”
아까 도망치듯이 나온 것에 대한 사과인 모양이다. 별로 신경 안 쓰는데. 잔걱정도 많네.
“괜찮아. 나도 그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아까 말을 못해서 그런데, 난 애초에 우리가 다시 이렇게 마주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어. 그래서 지금 이 기적에 감사해. 어떻게든 널 구하고 싶으니까.”
“에... 날?”
응? 무슨 반응이 이러지? 미츠하는 내 말을 끝으로 순간 멍해지더니 귓불이 빨갛게 오르기 시작했다.
“당연하지. 처음에는 단념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게 됐잖아. 그럼 구해야지. 아직 하고 싶은 얘기도 잔뜩 있고, 너랑 한 약속도 절반도 채 지켜지지 않았는데. 난 너에게 아직 미련이 많다고?”
미츠하는 당황한 건지 부끄러운 건지 고개 숙여서 뭐라 중얼거리며 옆머리를 배배 꼬고 있었다. 응?
“어... 저기 타키군? 그 미련이라는 게... 빚 때문에 그런 거야?”
약간 들뜬 듯이, 뭔가를 바라는 듯이 목소리가 촉촉해진 미츠하가 시선도 못 마주치고 물어왔다. 어... 방금 그 대답이 그렇게 들렸던 건가!? 어떡하지!? 예상도 못했는데!
“어... 음. 아니 딱히 빚 때문만은 아닌데...”
난 당황해서 뒷목을 주무르며 말을 더듬었다. 그러자 미츠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날 바라봤다. 아까 같은 들뜸 보다는 뭔가 한심해 하는 기색이 느껴졌다. 음... 미안. 그래도 지금 때가 때잖아...
“뭐, 그건 넘어가 줄게. 바보야.”
그러고는 날 바라보며 작은 악마같이 씩 웃는 것이 너무 영악해 보였다. 저기요...
“그럼 이제 슬슬 가자. 시간이 부족해. 할머니에게 물어보고 도움을 구할 수 있으면 구해야지. 그리고 안 되겠다 싶으면... 아빠한테라도 가야해. 어쩔 수 없어.”
커피를 쭉 들이키며 미츠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시간을 보니 슬슬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산속이라 그런지 하늘이 조금씩 오렌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일조시간이 짧구나. 어두워지기 전에 빨리 행동해야겠어.
“그러자. 빨리 가자. 우리가 아무리 노력한다 한들 어른들이 움직여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까.”
우리는 다시 미츠하의 집으로 향했다.
파트8 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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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원래 존댓말로 코멘트 잘 안 달았는데, 오늘은 제가 죄 지은게 많아서...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거도 다 쓴게 아니예요. 와중에 끊어버린거지ㅠ
며칠 전부터 '오늘은! 오늘은 올릴 수 있다!'를 외치면서 스스로를 쪼아댔었는데... 개강하고 과제가 쌓이기 시작하니 엄두가 안났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퇴고만 10번을 넘게 했네요. 말이 퇴고지 그냥 다시 썼습니다. 플롯까지 싹다 새로 수정했어요. 플롯 수정만 3번은 한 것 같습니다.
기다려주신 갤럼들에게 죄송할 따름입니다. 항상 4일에 한번씩 글을 올리겠다고 나름대로 마감 날짜도 잡으면서 팬픽 썼는데, 스스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 같아서 죄송하네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저도 뽕이 꽤나 빠져버린 것 같습니다. 음.. 이제는 팬으로서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쓴다기 보다는 이 이야기를 좀더 즐겁게 만들고자 하는 기분?
읽어주는 사람이 있기에 글에 사적인 감정을 계속 밀어두고 조금더 완성도에 목을 매게 되더군요. 그래서 이번껀 꽤나 늦어버렸습니다.
아 그리고 오늘 팬픽에 관한 많은 의견들이 올라온걸로 압니다. 뭐.. 다중이 이후로 그런 말이 나올거라는 예상은 충분히 했습니다. 그 작태를 보고 저도 할말을 잃었거든요.
그래도 나름 글을 쓰면서 치열하게 공부하고 생각하는 갤럼들 또한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프로도, 글로 먹고살고자 공부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본인이 쓰는 이야기에 애정이 생겨 노력하는 사람들 또한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ps. 피드백 환영해요. 저도 제 부족한 부분을 알고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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