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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 어떻게 마을 주민 모두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알고 있어?”


 테시가와라의 물음은, 내가 죽 가져오던 의문 중 하나였다. 왠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토모리에 관심을 가졌던 시절, 그리고 그 기적적인 일에 대하여 찾고 또 찾았을 때, 어디에서도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은 의문점이 있었다. 주민들은 어떻게 그 재해를 피할 수 있었는지, 그 어떤 곳에서도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았다. 일부는 민방위 훈련 덕분이라고 했지만, 마을 축제날 그런 일을 진행하는 것은 아무리 훈련이라지만 아귀가 맞지 않는다. 그리고, 크게 알려지지 않은 것 이지만, 의문의 변전소 폭발 사건. 혜성에 피해와 기적적인 주민 전원의 생존 소식에 가려진 이 작은 사건은, 그 어디에서도 명확한 해답을 제공하지 않았었다.


 “그 대피, 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미츠하의 덕이었어.”


 “미츠하가…..?”


 머리가 혼란스럽다. 미츠하가 시켰다고? 그 기적이라고 일컫던 대피를? 솔직히, 그녀가 할 수 있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그 일이 벌어졌을 때라면 미츠하는 분명…… 고등학교 2학년. 아무리 미츠하의 이면에 적극적인 성격이 있다지만, 고등학교 2학년의 소녀에게는 너무 무거운 일이다. 아마 같은 고등학교 2학년 때의 나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지금의 나라도 무리가 아닐까.


 카츠히코는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더니 한 개비를 입에 물고는, 내 쪽으로 담배갑을 내밀었다. 마음은 고맙지만, 담배는 피지 않는다. 손을 세우자 카츠히코는 알겠다는 듯 담배갑을 주머니에 집어 넣고는,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였다. 매캐한 특유의 연기가 방에 퍼진다.


 “그 날, 미츠하는 항상 길게 묶고 다녔던 머리를 짧게 잘라버리고 학교에 왔어. 나 원, 학교에 오자마자 ‘여기 있으면 모두 죽어!’ 라고 했을 때는 드디어 정신이 이상해 진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었지. 그 무렵의 미츠하는, 종종 이상한 모습을 보이곤 했거든. 하긴,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니까, 그 때는.”


 말을 마치고 카츠히코는 한번 깊게 담배를 빨아들인 후, 마치 한숨이라도 쉬는 것처럼 연기를 내뿜었다. 머리를 짧게 자른 미츠하라…… 솔직히 잘 상상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미츠하는 지금처럼 긴 머리를 하는 것이 더 어울릴 거라는 건 확실하겠지.


 “그때, 나는 미츠하가 하자고 하는 데로 따랐어. 솔직히 혜성이 떨어진다는 말에는 반신반의 했지만, 어쨌든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게 필사적으로 말하는데,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것도 남자 실격일 테니까. 솔직히, 그때 여기저기가 낡고 썩은 마을을 확 폭파시켜 버리고 바꿔버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고. ……눈치챘어, 타키? 일부 신문에만 실린 변전소 폭파 사건, 그 사건의 범인들은 우리였어.”


 ……의외라면 의외, 이겠지. 변전소 폭발 사건의 기사를 읽고 이건 누군가가 일부러 폭발시킨 거라는 확신은, 왠지 모르게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사건의 주역이 미츠하라니, 고등학교 2학년 생들이라니, 믿기 어렵다. 대체 고등학교 2학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그런 정신 나간 계획을 짤 수 있었던 거야?


 “결국 그 소란을 벌여 놓고도 대피는 미츠하가 아버지를 설득하는 걸로 끝났지만, 내가 충격 받았던 건 그 전에, 미츠하와 함께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을 때였어.”


 카츠히코의 눈은 그리운 듯, 어딘가 먼 곳을 보고 있었다. 과거의 그때를 회상하고 있는 걸까, 이윽고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미츠하에 대한 미련은 버린 지 오래고, 지금은 사야와 결혼해서 그녀를 사랑하고 있지만, 역시 그 감정을 다시 떠올리니까 아프네.”


 첫사랑…… 나에게는, 오쿠데라 선배 였을까. 하지만 결국 짝사랑만 하던 도중 마음이 멀어져, 스스로 포기했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겪은 아픔 중 가장 비슷한 일은, 얼마 전 미츠하에게 상처를 입힌 일일 거다. 그 생각을 다시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시려오는 것 같다.


 “그때 그 녀석의 표정을, 목소리는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더라고.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얼굴로, 아니 이미 몇 방울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채로 ‘그 사람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아!’라고 말했거든.”


 그 사람…..? 미츠하가 그렇게 행동하게 했던 게, 어떤 사람의 힘이었다는 거야? 누구지? 미츠하에게 그렇게까지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사람은?


 “솔직히 말해서, 그 당시에는 ‘아, 나는 글렀구나.’ 말고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그 ‘그 사람’이 대체 누구일지, 궁금해졌어. 미츠하는, 그 이전은 물론 그 이후까지 쭉, 연애랑은 동 떨어져서 남자는 만나지 않는 애였으니까. 그리고 얼마 전에야 그 녀석을 알았지. ‘10년 전 미츠하가 말했던 그 사람은, 바로 이 녀석 이었구나.’ 라고.”


 카츠히코의 눈이 나에게 향한다. 카츠히코가 알아냈다는 그 사람은 어조를 보면 분명, 나를 말하는 거다. 하지만, 나는…… 그때 나는 불과 중학생 이었는데, 미츠하를 알고 있었을 리가…… 없잖아.


 방금 한 생각을 부정하듯 가슴이 요동친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내 머리에는, 진짜로 아무 생각도,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카츠히코에게 시선을 돌린다. 하지만 카츠히코가 눈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내가 10년전의 미츠하가 외쳤던, ‘그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겠지. 솔직히 말해서, 다음 날 미츠하에게 물었을 때, 그녀의 반응도 비슷했어. ‘텟시? 내가 그런 말을 했었다고? 아, 그러고 보니 잘 때 내 손바닥에 낙서한 거, 너였어?’ 라는 말을 들을 때는 진짜 내가 잘못 들은 건가, 까지 생각했으니까. 아니, 솔직히 말해서 몇 일 전까지만 해도 거의 내가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지. 근데 너를 보니까 확실히 알겠어. 10년 전, 미츠하가 외쳤던 그 사람은 바로 너야, 타키.”




*



 육교의 계단을 내려간다. 타키군과 처음…… 아니, 처음 만나는 것 보다는 쭉 그리워하던 사람을 만나는 느낌, 이었지. 어쨌든 그렇다면 느낌에 충실하도록 말을 조금 더 수정해서, 타키군과 재회한 장소. 한 걸음, 한 걸음을 걸어 내려간다. ……당연하겠지, 여기서 같은 장소를 같은 걸음으로 걸어내려간다고 해도, 나를 부르는 타키군의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


 “어…… 미야미즈 씨?”


 두 계단쯤 더 내려갔을 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타키군의 목소리는 아니다. 방해하지 말아줘, 라고 하고 싶지만, 상대가 나를 알아챘다면 그럴 수도 없다. 결국 뒤로 돌아, 나를 부른 목소리의 주인을 찾는다. 아 저 사람, 얼마 전에 타키군의 지인이랑 합석했을 때 본 사람이다. 이름이 분명……


 “후지이 씨?”


 “아, 기억해주셔서 다행이네요. 실은 타키 녀석에게 미야미즈 씨와 함께 식사라도 하러 오라고 연락할까, 하던 참이었어요. 아내가 타키가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니, 꼭 한번 뵈었으면 한다고 그래서.”


 하지만 나는 타키군에게 심한 말을 해버리고 말았는데…… 더 이상, 타키군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 지도, 모르는데. 하지만 후지이 씨는 꼭 내 마음을 읽은 것처럼, 말을 이었다.


 “아, 아까 낮에 타키 녀석에게는 허락을 구해놨습니다. 그 녀석, 이토모리에 가 있어서 자기는 힘들 것 같다고, 대신에 자기 몫까지 미야미즈 씨에게 맛있는 걸로 대접해달라고 하더군요.

물론 미야미즈 씨가 싫다고 하시면 억지로 권할 수는 없지만……”


 타키군이…… 그렇게 말했다고? 하지만 나는…… 타키군에게 심한 말을 해버렸는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타키 녀석과 관련된 문제라면 저나, 제 아내가 도와드릴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선택은 미야미즈 씨의 몫이지만요.”


 “……갈게요. 초대, 감사 드립니다.”


 나는 마음을 굳혔다. 어쨌든 타키군에게 다시 가까워 지기 위해서는, 타키군을 차근차근 다시 알아가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니까.





 완전 미인, 이라는 것이 반가운 얼굴로 나를 맞아준 후지이 부인에 대한 소감이었다. 사진으로 이미 보긴 했지만, 실물은 더 미인이잖아! 어쩌면 타키군, 다른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기는커녕 주변 여자들에게 아예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었을 수도.


 “미야미즈 씨? 반가워요. 후지이 미키, 라고 해요.”


 “미……미야미즈 미츠하, 라고 합니다…”


 굉장히 미인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주눅이 들어버렸다. 그런 내 모습에 선배…… 어, 나 방금 선배라고 생각한거야? ……잘 모르겠지만, 굉장히 잘 어울리는 호칭이다. 음…… 일단 나 혼자 생각할 때는 선배라고 생각해야지.


 “우선 식사부터 할까요? 이쪽으로 오세요. 아, 츠카사도. 옷 갈아입고 빨리 나와.”


 윙크까지 하는 그녀의 모습에 후지이 씨는 얼굴을 붉히면서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 모습을 보며, 선배는 후후 하고 미소 지었다. 기본적으로 미인이면서 애교까지 다 갖췄잖아…… 이 사람 완전 반칙이야!


 후지이 씨가 옷을 갈아입고 나온 후, 우리는 나란히 식사를 시작했다. 식사 도중의 대화에 따르면, 타키군도, 후지이 부인과 후지이 씨도, 그리고 지난번에 같이 뵌 타카기 신타 씨까지 모두 같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선후배 사이였다는 것 같다. 그 곳에서도 후지이 부인-그 때는 오쿠데라 선배라고 하는 것 같지만-은 레스토랑의 직원부터 아르바이트 생까지 유명해, 모두가 그녀를 차지하려고 경쟁했다는 모양이다.


 “솔직히 말해서 제가 미키와 결혼할 수 있었던 건, 타키 녀석의 덕분이라고 해야겠죠. 7년 전, 이토모리에 다녀온 일 덕분에…… 아, 그러고 보니 미야미즈 씨, 이토모리 출신이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아, 네. 이토모리 출신이에요.”


 “그때 이토모리에 갔을 때 타키 녀석이 미야미즈 씨를 찾아냈다면 좋을 뻔 했네요, 그렇게 어울리는 사이인데. 그때, 그 녀석도 분명 사람 찾겠다고 간 거였거든요.”


 “네?”


 타키군이…… 이토모리에 갔던 이유가 사람을 찾으려는 거였어? 누구?


 “아, 못 들으셨나요? 그 녀석 자기는 아니라고 박박 우겨대긴 했지만, 그때 분명 펜팔 친구 만나러 간다고 했거든요. 나 참, 어디 사는지, 메일 주소도 모르면서 주변 풍경 하나만 어떻게 달랑 그려가지고 다짜고짜 히다로 내려간 덕분에, 같이 간 우리만 고생했죠.”


 “자자 츠카사 군, 그 얘기는 여기까지. 아, 디저트가 없는데 혹시 사다 줄 수 있어?”


 선배는 손뼉을 치며 말했다. 그 말에, 후지이 씨는 하던 일을 멈추고 되물었다.


 “어, 뭐로 사오면 돼?”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데…… 부탁해도 될까?”


 “응, 이것만 다 치워놓고 갔다 올게.”


 후지이 씨는 접시를 모두 치운 다음에 외투를 입고, 밖으로 나갔다. 사랑스러운 부인의 요청을 들어주러 가는 거겠지…… 혹시 나도 결혼하게 된다면, 저렇게 사랑 받을 수 있을까? 나도, 후지이 부인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적막이 흐른다. ……어색하다. 뭐라도 말을 걸어야……


 “저…… 오쿠데라 선배.”


 내 말에, 후지이 부인이 갑자기 웃기 시작한다. ……나 뭐 잘못했나…..? 아, 실수로 결혼하기 이전 성까지 붙여서 선배라고 불러버렸어! 으…… 어쩌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게 느껴진다. 다행히, 그녀가 웃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후우…… 미안해요, 워낙 오랜만의 호칭이, 정말 의외인 사람의 입에서 나와서. 이왕 이렇게 된 거 말 놓을까요? 미야미즈 씨도 편하다면, 선배로 불러도 되고요.”


 “아, 네…… 선배.”


 내 대답을 들은 선배는, 정말로 즐거워 보였다. ……으, 얼굴이 밝기까지 하니까 더 미인인 것 같잖아.


 “사실 미츠하가 어떤 사람인지 진~짜로 궁금했어. 그런데 딱 보니까 바로 알겠더라고. 너가 타키군의 ‘그 여자애’ 였구나?”


 선배는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전혀 예측하지 않은 말을 꺼냈다.






-네, 11화 입니다. 머리가 깨질 것 같아서 어떻게 썼는지도 모르겠네요;; 퀄리티가 좀 많이 떨어지는 감이 있지만 그렇다고 다시 연기하기도 그렇기에...... 올립니다. 저는 과거의 서로에 대해서 미츠하와 타키는 잊었을 지 몰라도, 혹은 오쿠데라 선배 까지는 잊을 지도 몰라도, 텟시에게는 기억이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라고 해도, 첫사랑을 잃은 그 느낌은 씻어낼 수 없을 테니까요. 쭉 짝사랑 해왔던 상대가 울 것 같은 얼굴로 다른 사람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바로 이전에 그 사람을 위해 변전소 까지 터뜨렸는데...... 하...... 그러고 보니, 어제 올렸던 스타하는 타키미츠가 의외로 반응이 좋더군요;;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당황했...... 그래도 제 메인은 다음 이야기 이기에, 읽는 분이 없더라도 이쪽을 메인으로 쓸 예정입니다. 스타하는 타키미츠 후편은 빠르면 내일, 늦으면 모래 올라가겠죠.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모두 좋은 밤 보내세요.


P.S. 2 기존 작 링크가 보기 힘들다는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링크 정리 작업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