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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역은 요츠야, 요츠야 역입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무뚝뚝한 안내 방송이 지하철의 잡음 소리에 반쯤 삼켜지며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플랫폼에 도착한 지하철이 안에 들어있는 사람들을 모두 뱉어내고는 다시금 쇳소리를 내며 출발합니다.


"벌써 봄인가.."


타키는 꽉 매어져 있는 넥타이를 조금 풀어헤치며 불평하듯 말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꽤나 추웠기에 내복까지 입고 완전 무장을 하고 나왔지만, 


그런 타키를 비웃듯 뉴스에는 오늘부터 기온이 상승함과 꽃들이 피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렸고,


방금까지만 해도 지하철에 꽉 찬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강렬한 봄 햇살을 맞고 있었으니 와이셔츠 안과 머리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힌 것은 무리도 아닐 터겠죠.


그래도 이렇게까지 따뜻할 필요는 없지 않나, 싶다가도 역 밖으로 나온 타키는


밝고 푸르른 하늘 아래, 상쾌한 봄바람이 어딘가에서 날아온 벚꽃 잎을 그의 눈앞에 가져다준 것을 본 순간


불평은 따스한 햇볕에 놓인 눈처럼 사르르 녹아버렸고 그 대신 훗, 하고 웃어넘겼습니다.


저 도로 건너를 노란색으로 이쁘게 물들인 진달래를 보면서, 찌뿌둥한 몸을 한 번 소리를 내면서 펴주고는 타키는 발을 뗍니다.


집으로 가는 걸음은 빨랐습니다. 아무리 오전까지만 이라고는 해도 토요일 출근은 싫었지만


무엇보다도 집에는 그를 기다리고 있는 미츠하가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타키의 발걸음은 이 아름다운 봄 풍경에 시선을 빼앗겨 자꾸만 느려졌다가 빨라졌다가 합니다.


거리를 지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자신처럼 바쁜 듯 양복을 입고 통화를 하면서 급하게 걷는 사람이라던가,


꽃놀이라도 가는 모양인지 이쁘게 꽃단장을 하고 가는 커플, 축구공을 들고는 신나게 떠들며 자신의 곁을 달려가는 꼬마 아이들...


모든 것을 얼어 붙이는 겨울과는 다르게, 사람들의 표정을 밝았고 모든 게 생동감 있고, 살아 숨 쉬며, 활기찼습니다.


이 분위기에 취하다 어느새 문 앞까지 다다른 타키는 조금 열린 창문 틈새로 흘러나오는 맛있는 냄새에 입맛을 다십니다.


"미츠하 나 왔.."


집 안으로 들어온 타키는 문득 멈춰섭니다. 그곳에는 있었습니다.


또 다른 생명을 품고 있는 미츠하가.


그곳에는 있었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커튼을 춤추게 하는, 아름다운 봄 햇살이 비치는 창가 옆 소파에 앉아


집 안으로 흘러들어오는 벚꽃잎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흥얼거리는 미츠하가.


소파 아래의 라디오에서는 미츠하가 평소에 즐겨듣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타키는 어째선지 그대로 서서는 갑자기 눈물을 흘립니다.


왜 우는지는 자신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말 들어보셨나요?


유명한 명화를 본 사람들 중 이유 없이 눈물을 터뜨렸다는 사람들을요. 아마 이런 느낌일까요.


하지만 그 마음엔 그것 말고도,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풍경이 이렇게 눈 앞에 펼쳐진 이유도 있겠죠.


자그마치 10년. 참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 10년간 꾸준히 찾아온 누군가. 혹 영영 볼 수 없을까, 계속 불안한 생각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음에도 계속 찾아 왔던 타키였기에.


지치고 좌절하고 견디고 견뎠던 끝에 찾아낸 그녀였기에. 이렇게 눈앞에 있는 그녀가 그토록 그리웠고 아름다웠겠죠.


공중에서 우아하게 스텝을 밟는 벚꽃잎을 따라 시선을 향하다 보니,


미츠하는 문득 자신을 바라보는 타키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도 서서 울고 있는 채로 말입니다.


깜짝 놀란 미츠하는 타키에게 다가갑니다.


"뭐야.. 왔으면 말이라도 해주지. 그리고 또 왜 울고 있어?"


미츠하는 조금 나지막하게 웃으며 얘기합니다. 타키는 대답 대신 미츠하를 꼭 끌어안았습니다.


"알았어... 알았어... 하여간 타키는 울보라니깐. 우리 이츠하가 이런 아빠 닮아서 울보 쟁이면 어떡해~"


미츠하는 익숙한 듯 자신도 타키를 꼭 끌어안으면서 말합니다.


"미츠하도 울보잖아.."


타키는 미츠하를 꼭 안으면서도 한마디도 지지 않으려 합니다.


어련하시겠어요, 라고 짤막하게 대답한 미츠하는 그대로 타키를 품 안에 안으면서 기다립니다.


조용한 방 안엔, 제 할 일을 하는 시계만이 열심히 똑딱똑딱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미츠하, 사랑해. 정말로 사랑해. 정말 좋아하니깐.. 날 다시 찾아줘서 고마워."


타키는 얼굴을 들지도 안은 채 말합니다. 이런 타키의 느닷없는 고백에 미츠하는 얼굴을 붉힙니다.


'하여간 이 남자는...'


항상, 매일, 매번 그에게 듣는 사랑한다는 말인데 어째서 들을 때마다 이렇게 부끄러운지.


또 심장은 마치 사랑에 빠진 10대 소녀처럼, 왜 그리 바쁘게 뛸까요.


이 분위기가 계속 가면 위험하겠다 싶어, 미츠하는 타키의 얼굴을 떼어내려 하지만 타키는 그럴 생각이 없는 모양입니다.


"저기, 타키? 배 안 고파? 모처럼 해놨는데 다 식으면 맛없으니까.."


"조금만 더."


미츠하는 조그맣게 한숨을 쉬며 그대로 조심스레 타키를 끌고는 방금까지 앉아있던 소파에 앉습니다.


춘곤증일까요? 소파에 앉자마자 졸음이 몰려옵니다.


머릿속은 집안일이라던가 여러 가지로 복잡한데, 이미 나른해진 몸이 따라주질 않습니다.


그렇게 몇 분간을 꾸벅꾸벅 졸음과 싸웠던 미츠하였지만, 


자신에게 기댄채 자고 있는 타키를 본 순간, 이런 것도 나쁘지 않겠네, 싶어


자기도 타키에게 머리를 기대고는 미소를 띠며 잠드는,


그런 타치바나 타키와 타치바나 미츠하 부부의 평범한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물론 이미 식어버린 점심은 저녁때 다시 데워서 맛있게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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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느붕이들아. 정말 오랜만이다. 내가 다 반갑네ㅎㅎ

걍 봄이니까 산뜻한 느낌(인지는 잘 모르겠네)의 초초단편 팬픽을 적어봤다. 2천자밖에 안되는거임.

요즘 팬픽도 다 죽어가고 다중이 사건도 있었으니

나같은 단편 빌런이 힘내야지 뭐... 사실 히오스 하느라 늦었음. 구라 아님 진짜임ㅎ

암튼 계속 써올테니까... 잘 읽어줬으면 한당






The time of walking on rememb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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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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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도 때때론 인생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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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의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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