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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혼 이후의 시간대가 바뀌어 버렸다는 if 설정의 소설입니다.


* 이과감성 팬픽입니다. 미흡한점 많습니다.


* 닉변으로 인한 혼동이 있을수 있으나, 이전작과 동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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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미즈 이장, 자살했잖아.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타키 」


누가 머리를 강하게 내려친 것 같았다.
이토모리의 이장.. 미츠하의 아버지가 자살했다. 그렇게 갑자기 전해진 이야기는 나를 과부하 시키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았다.

직설적으로 다가온 표현이 머리를 천천히 죄여오기 시작한다.

미츠하의 부모님을 반드시 찾아서 다시 만나게 하겠다고 속으로 되새긴 나의 감정은 먼지가 바람에 흩뿌려지듯 사라져버렸다.

희망이 들어찬 세계가 잿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 타키? 」


미츠하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까, 단순히 상상해보는 대화로도 어떤 행동을 보일지 예상조차 불가능하다.

비밀로 하는게 좋을까, 하지만 그녀도 결국에는 알게 될 이야기다. 늦게 알게 된다면 그동안 쌓여있던 미츠하의 감정이 역으로 작용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솔직히 이야기를 나누어서, 모든 걸 미츠하에게 전해줘야 할까? 그녀의 가슴속 한 켠에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그 이야기가 계속 남게 될 것이다. 

도무지 쉽게 해결책이 생각나지 않는다.


「 타키! 」
「 어..? 미안해 」
「 참.. 왜 그러는 거야 갑자기 」


내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걸까, 츠카사가 손으로 어깨를 치며 반응을 요구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주변 사람들도 나를 곁눈질로 쳐다보고 있었다.


「 아니.. 그래도 돌아 가신지는 몰랐으니까.. 츠카사야 말로 어떻게 알던 거야? 」
「 뭐? 」


황당함이 묻어나오는 츠카사의 목소리 들려왔다. 마치 이런 대답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은 츠카사는, 눈을 치켜뜨고 입을 열었다.


「 기억 안 나?  꽤 지났지만 뉴스에도 자주 언급됐잖아 」
「 ..뭘 말 하는 거야? 」
「 .. 이장이 자살한 거 말이야 」


나는 본 적이 없다. 아니, 생각해보면 일어난 일이 아니다.
원래대로 라면 미야미즈 신사 주변 마을은 혜성으로 인해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

그런 상황에서 미츠하의 가족이 살아 남았을 리는 전무하다. 머리가 잔 선으로 가득해져 갔다.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전혀 모르겠다.


「 맞아, 그러고 보니 타키, 너 입으로도 말했었잖아, 」


조용히 옆에서 듣고만 있던 신타가 보고 있던 연분홍색 책을 내려놓았다.
내가 내 입으로 말했다고?


「 뭐? 」
「 여름방학 끝나고.. 미야미즈 마을에 이장이 돌아가셨다고 네가 그러지 않았어?  」
「 그러고 보니 그러네, 너 그때 왠지는 몰라도 침울해 보였는데, 그 여자애가.. 그렇게 된 거냐 」
「 뭐.. 생각해보면 타키랑은 아무 관련 없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긴 했었지.. 」


츠카사와 신타가 납득이라도 한듯 다시 이야기를 멈춘 채 다시 책을 손자락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나는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둘이 연극이라도 하는 건지 흘려 내려가는 물줄기에서 나 혼자만 따라가질 못했다.
내가 하지 않은 이야기를 내가 아닌 사람이 기억하고 있다.
내가 모르는 나의 이야기를 내가 아닌 사람이 알고 있다.


「 …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


나에게 찾아오는 이해할 수 없는 줄거리에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마치 나만 세상에서 한동안 일시 정지가 되어 있던 느낌이다.

모든 게 바뀌어 버린 세상은 내게 동 떨어진 채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


…모든 게?
영화에서 본 적이 있다. 주인공이 과거를 바꾸고 미래의 크고 작은 것이 점차 바뀌어 버리고 결국에는 그 누구도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리는 이야기였다.
나는.. 미츠하를 되살려, 미츠하가 죽는 미래를 바꾸었다. 혜성 재해로 미츠하와 이토모리 주민들이 몰살당하는 이야기를 의도한 방식은 아니었지만 내 마음대로 바꾸었다.
과거가.. 바뀌고 만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이런 이야기를 같이 나눌 수 있는 건 미츠하 말고는 없다고 생각이 든다.
미츠하라면, 내 말을 믿고 들어줄 거야.
힘을 푼 채 생각 없이 앉아있던 도서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 미안 츠카사,신타.. 과제는 나중에 할게 」
「 뭐?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오늘 안.. 」
「 미안, 나중에 보자! 」


황급히 도서관의 유리문을 열고 어느새 어둑해진 밤 풍경을 달렸다. 뒤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한동안 들렸지만
개의치 않았다. 조금은 시린 밤공기가 나를 뚫고 지나갔다. 구름으로 가득한 밤하늘을 바라보며 감정은 더더욱 고조로 향해갔다.




「 타키군.. 늦는걸…」


이제는 나의 작은 한숨이 내뱉는다.
작게 들려오는 교통수단의 소리와 작은 공진음이 들려 오고 발걸음 소리나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조금 익숙해진 방에서 타키가 누워있던 자리에 자리를 잡은 채 푸른 모래시계를 굴리며 시간을 보낸다.
모래가 흐르며 시간이 지나간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작은 소리만이 방을 가득 채우며 들려온다.
오늘의 타키는 괘씸하다. 적어도 평소와는 다르다. 다른 일이 없어서 일찍 온다고 말해놓고… 벌써 7시인걸? 약속이 다르잖아.

타키와 떨어져 있는 건 싫다. 나도 모르게 근처를 둘러보면 타키가 생각되고는 한다.
사랑에..빠져 버린걸까, 아니야 아니야, 너무 심심하고 쓸쓸해서 그런거라구,


또 어제의 타키도.. 괘씸하다고 해야하나.. '미츠하, 통장 만들어와!' 라고 해 놓고 지도나 연락처 하나 적어 놓지 않고 아침 일찍 학교로 뛰어나갔다.

학교에 그렇게라도 급한 볼일이 있는 걸까, 단순히 바보인 걸까
결국에는 통장을 개설하러 가지는 못했지만..  커다란 도시에서 가고자 하는 건물을 찾는다는 건, 아직까지 시도해본 적 없는 무모한 도전이다.

모래시계를 한 번 더 뒤집는다. 벌써 10번을 넘게 뒤집은 것 같다.
타키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요리까지 다 해놓고 씻기 편하라고 물까지 받아놨다.
음, 타키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 돌아올 시간이 다가오길 바라면서 흘러가는 모래를 바라본다.
타키, 빨리 돌아와 줘.


철컥 ─


내 목소리에 응답하듯 인기척과 함께 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타키가 왔나? 늦었으니 혼쭐 내줘야겠는걸.
생각과는 다르게 이미 몸은 방문을 열고 목소리를 높여 그를 찾았다.


「 타키군 ! 」
「 ..어 미츠하, 늦어서 미안해 」
「 ..전화 하나 정도는 해줄 수 있잖아.. 」
「 그게..미안해.. 」


타키는 조금 멋쩍게 웃으며 신발을 벗어 가지런히 내려놓고 작게 한숨을 쉬며 터덜터덜 복도로 올라왔다.
전화 한 통 정도는 해줬으면 좋겠는데.. 이런 시간까지 말없이 안 오는 건 약간 서운하다.
그래도 서운한 감정보다 곁에 있다는 그 안도감만이 나를 점점 지배해간다.
방으로 향하고 있는 타키의 눈동자를 바라보자, 어째서인지 평소보다 어두운듯 보였다.


「...무슨 일 있어? 」
「 응? 아니 별로.. 왜? 」

「 표정이 어두워 보여서.. 」

「 하하..뭐, 피곤해서 그런걸꺼야, 갑자기 조별과제가 생겨서 도서관을 갔다 왔거든 」

「 무슨 과제였는데? 」

「 그냥 뭐.. 식물에 관해 쓰는 평범한 과제였어. 딱히 재미있지는 않았어 」

「 으음.. 그런 거도 하나 봐? 」

「 수업이랑 전혀 연관 없는 과제를 낸다니까, 그 영감은.. 」


타키가 한숨을 쉬며 선생님에 대해 푸념을 하고있었다. 늦은 이유가 과제 였구나..
너무 내 생각만 해서 타키에게는 미안한 걸, 나도 타키랑 학교 같이 가게 되면 좋겠네..
곧 그렇게 되려나?
타키와 같이 다니는 학교 생활은 이따금씩 상상은 해봤지만 행복에 겨워 침대를 뒹굴뒹굴 거리다가 떨어지는 일 투성이였다.

같은 반이든 아니든 간에 즐거운 생활이 될 것 같았다. 머리 뒤쪽에 있는 작은 혹의 원인이침대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생긴 거였지만 없는 타키군은 알 리가 없겠지.
무엇보다 부끄럽잖아, 그런 걸 내 입으로 말할 리도 없고..


「 타키군, 안 오는 동안 밥 다 해놨어, 먹을 준비만 하면 돼. 」
「 어? 미츠하 먼저 안 먹었어? 먼저 먹지 그랬어.. 」
「 괜찮아, 그렇게 배고프지도 않았고.. 목욕물도 데워 놨으니 일단 씻고 와 」


약간은 당황해하는 타키를 바라보며 살짝 눈웃음을 지어줬다.


「 그러고 보니 미츠하, 오늘 은행은 들렀어? 」
「 ..타키랑 나, 둘 다 생각이 짧았던걸? 」
「 응? 무슨 말이야? 」
「 어디로 가야 할지 알 리가 없잖아.. 」


타키는 멍하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그제야 알아차린 듯 얼굴표정이 변해 가기 시작했다.


「 미안, 생각해보니 말만 했구나.. 」
「 아니야, 나중에 같이 가자, 」
「 음.. 학교 때문에 곤란한걸? 은행은 주말에는 안 열고.. 」
「 그것도 그렇네…지도라도 그려줘, 연락처도..알려줘 」

「 응, 알았어 」


다음에 혼자 갈 수밖에 없겠는걸.. 아버지와 살 때 쓰던 핸드폰도 고장 나버렸으니 연락수단은
공중전화나 집 전화밖에 없지만, 그거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 그리고 미츠하, 그것보다 훨씬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놀라지말고 잘 들어줘 」


갑자기 진지해진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상당히 중요한 말을 전해주려 하는 것 같았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 응.. 무슨 일이야? 」

「 도서관에서,  ㅡ토ㅡ리에 대해서 알아봤어 」


타키군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있지만, 귀에서 약한 이명으로 인해 자세히 들려오지 않았다.
무언가를 알아본 걸까? 뭘 알아봤다는 거야?


「 뭐..? 」

「 이토모리에 대해서 알아봤어, 미츠하 」


이토모리..가 뭐하는 장소인지는 모르겠지만, 타키에게 있어서는 중요한 이야기인가?
어째서인지 위화감이 느껴지는 이름이다.


「 이런 건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말해둘게 」


나에게 무언가 숨기는 비밀이라도 있는 걸까? 학교에서 여자친구라도..생긴걸까?..
동거에 대해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다든지..? 아니면 방금 말한 ‘이토모리’와 관련된 이야기일까?..
아까부터 우물쭈물하는 타키의 모습은 조금 답답했다.


「 미츠하의 아버지, 토시키..미야미즈 토시키가 돌아가셨어 」

「 응..? 」


타키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는 왜 다시 꺼내는지도 잘 모르겠다.
내 아버지가 목숨을 끊게 된 건 벌써 6개월도 더 된 이야기다.
장난치는 목적인 거면 지나친 장난이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이야기했던 이야기를 지금 나에게 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타키는 짐을 내려놓고 나를 덥석 껴안으며 힘을 주었다. 조금은 아프지만.. 어째서인지 떨고 있는 타키의 행동은 장난이라고는 생각되지는 않았다.

영문모를 그 포옹이 조금은 불편했지만, 타키이기에 힘을 푼 채 그저 기대있었다.


「 미츠하, 걱정 하지마.. 요츠하, 히토하 할머니는 잘 계신 것 같아.. 이제 찾아봐야지.. 」


타키가 중얼거리는 말은 더더욱 나를 의문속에 밀어 넣었다. 요츠하가.. 누구지? 할머니는 실종되었잖아..
장난치고는 도가 지나친 기분 나쁜 장난이었다.
남성의 냄새가 느껴지는 타키의 따뜻하고 포근한 품을 한 손으로 밀어냈다.


「 타키군?, 아까부터..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

「 응? 」

「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걸?.. 이미 지난 일 이잖아.. 」


타키는 다시 거리를 좁혀오며 다가왔다.
애절하고, 눈동자에서는 이세상의 모든 것이 복잡해 보이는듯한 표정을 지은 채 내게 다가왔다.


「 미츠하.. 지금은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는 걸 알아.. 도서관에서 알아 봤어..미츠하의 아버지,

미야미즈 토시키가 이전에 돌아가셨다고 해.. 미안해, 쓸데없는 이야기를 해버려서.. 그래도.. 요츠하나 할머니는.. 」
「 자꾸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 」


이제는 화가 난다. 진지한 듯 보이는 그의 모습이나 눈동자는 틀림없이 내게 느껴져 오지만,
타키가 하는 이야기는 이미 지난 일이다. 지금 와서 내게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다.


「 아버지가 죽은 지 오래됐는데, 그걸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 」
「 어? 그게.. 무슨 말이야? 」
「 ..아까부터 왜 그러는 거야? 」


서로의 대화는 어째서인지 맞물리질 않았다.
대체 타키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무슨 연유로 같이 해결했었던 그 일을 다시 언급하는 걸까..
타키의 목소리가 점점 흔들리며 이젠 암흑 같은 복도를 울려 나갔다.


「 미츠하.. 알고 있었어? 」
「 이미, 6개월도 다 된 이야기잖아 타키군.. 그때 위로 해줘서.. 고마웠어… 다시 일어설 힘을 주어서..
그래서 타키군이 지금 하고 있는 말을.. 난 잘모르겠어.. 」

「…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들어본 적도, 겪어본 적도 없다는 듯이 타키가 내게 의문을 던져왔다,
,,.설마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야..? 내게 해주었던 그 말을?


「 그때 타키군이.. 위로 해줬던 거 기억 안 나? 」

「 … 」


타키의 표정이 점점 칠흑같이 물들여져 간다.

내게 해주었던 그 달콤하고 따뜻했던 말을 타키는 잊어 버린 것 일까, 서운함으로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제는 타키가 이런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모르겠다.


「 미츠하, 정말 알고 있었던 거야? 」
「 ..더 이상 그러면 화낼 거야... 잊으려고 했던 이야기를 왜…왜… 타키군…  나한테 대체 왜 그러는 거야?… 」


더이상의 슬픔을 참을 수가 없었던 걸까, 눈에서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아빠가 죽었던 그 날, 아빠와 내가 같이 지내던 행복한 나날들이 머릿속에서 불현듯 떠오르며
끊임없이 전철 개찰구에서 울고 있었던 내 생각을 정리해 주었던 건 타키 였다.
또 같이 살 곳을 주고, 서로의 행복을 맹세한 것도 타키였다.
전부 잊은 채, 다시 살아가면 된다고 말해 줬었다.. 나는 타키에게, 다시 나에게 살아갈 용기를 준 타키에게 정말 고마웠다.

또 그런 나에게 다가와주고 나를 구원해준 타키를 좋아했었고 정말 행복했었다.
그런 타키가 오늘따라 바늘을 내게 던지듯 불쾌한 대화만 반복하고 있었다. 이미 지난 일이라고 말해주던 그가
과거의 이야기를 나에게 하고 있다.


「 알았어, 미안해 미츠하, 내가 잘못했어.. 울지 말아줘.. 」


그렇게 말하고는 타키는 고개를 내린 채 서 있었다.


타키가 왜 이런 이야기를 갑자기 꺼낸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날이 늦어서..서로가 피곤한걸까..?
타키가 내게 해주었던 일들을 잊어버린 듯한 서러움에 나도 모르게 계속 눈물이 흘러내렸다.


「 나도.. 이제는 잊고 싶단 말이야.. 」
「 미안.. 미안해.. 미츠하… 너무 혼란스러워서.. 」


다시 고개를 든 타키는 나를 껴안고서 잔잔하게 나를 보듬아주었다.
애초에 타키가 먼저 이야기한 거잖아. 왜 혼란스러워 하는거야.. 의문만 가득한 채 타키에게 기대 있었지만
나를 품고 있는 타키는 결코 장난이 아닌 진심만이 느껴졌다.
…타키군이 이런 걸로 장난을 칠 사람은 아니잖아, 도서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무언가 있었던 게 분명해.


「 그래도.. 요츠하와 할머니는… 괜찮겠지? 」


조금 진정한 것 같은 타키가 나한테 그렇게 말했다.
타키의 질문은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전혀 모르겠다.


「 …타키군, 아까부터 말하는데, 요츠하가.. 누구야? 」
「 …뭐? 」


살아가면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 들려 왔다.
타키는 나를 껴안던 손을 놓고 눈을 크게 뜬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불안감이 가득 찬 눈으로 움직임이 커져가는 타키군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 요츠하.. 요츠하 말이야, 미츠하.. 모르겠어? 」
「 대체 누굴 말하는 거야 타키군..? 」


타키는 황당한 표정으로 그저 고개를 계속해서 저어대고 있었다.
숨소리가 거세지며 점점 진정하지 못하는 타키군을 보고 있자,
나한테도 그 긴장감이 전해져온다.


「 미츠하, 너의 여동생, 요츠하 말이야. 정말 모르겠어..? 」

「 난.. 여동생이 없는데..? 왜 그래 타키군..? 아까부터 대체.. 무슨 말을..

「 아니야..! 잘 생각해 봐! 그럴 리가 없잖아 !!! 」


타키가 갑자기 소리를 크게 지르며 내 어깨를 붙잡고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타키라는 인물이 내게 주는 안도감 보다 순간적으로 변화 되는 모습으로  불안감만이 찾아왔다.

싫어, 무서워....


「 타키... 왜 이러는 거야 아팟..!! 몰라.. 모른다고 !! 왜 그러는 거야!! 」


나를 붙잡고 흔드는 타키의 손이 점점 거세져 가는걸 못참고 나도 소리를 질러버렸다.
어두운 복도의 공기는 차갑게 얼어붙은 채 정적으로 향하고 있었다. 타키는 고함을 듣고 손을 멈추고 나와 떨어지기 시작했다.


「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


타키는 도망치듯이 자신의 방으로 향하고 문을 굳게 닫았다.
…어떻게 된 거야? 집에 돌아온 뒤 영문모를 이야기만 하다가 타키는 방문을 닫고 틀어박혔다.
안돼.. 무슨 일인지 전혀 모르겠어. 전혀 다른 사람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야.


「 타키군..! 문좀 열어줘..!! 」


굳세게 잠긴 회색빛 문을 잡아당겨도, 손으로 문고리를 쿵쿵 쳐도 미동도 없다.
그저 숨죽인 채 방 안에 있을 터인 타키는, 아무 대답도 없이 안쪽에 있었다.
내게 보이는 건 무슨 짓을 해도 막혀있는 문밖에 없었다.

타키와.. 떨어져 있고 싶지 않아..


「 왜… 왜 그러는 거야.. 」


고요한 방에서는 나의 울음소리와 점점 변하지 않는 배경만이 가득 찼다.
침묵과 슬픔이 교차하는 그 공간에서 더는 타키를 바라볼 수도, 타키와 이야기를 할 수도 없었다.
나와의 의사소통을 거부하는 문만이 물에 젖은 내 눈망울에 비쳐 보였다.
주방에는 차가운 공기로 식어가는 휘황찬란한 음식들이 회색 빛으로 시들어갔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 된 걸까.




어젯 밤, 생각을 너무많이 하고 자서 그런가, 온몸이 피곤하다.

자고 일어난 느낌이 전혀 아니다. 눈이 쉽게 떠지질 않는다.


「 타키군? 」


미츠하의 목소리가 들려 와서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눈을 뜬곳은 내 방의 침대가 아닌 주방의 식탁이었다.

눈 앞에서 흘러가는 시계는 6시 0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 타키군? 갑자기 멍하니 서서 뭐 하고 있는 거야? 」

「 아..응? 」

「 먼저 살펴봐도 되지? 」


그렇게 말하고는 미츠하는 2겹으로된 우리 집 냉장고의 칸을 살짝 열어 살펴보기 시작했다.
갑작스레 펼쳐진 풍경은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은 채 다가왔지만, 어디서 본 적 있는 풍경이다.
아니, 본 적이 있다.


「 뭐..뭐야… 」
「 응? 타키군, 미소 된장은 없어? 」
「 왜 다시..돌아 온거야? 」
「 …응? 」


반달 모양 티셔츠와 면바지를 입은 미츠하가 보였다. 벽에 붙어있는 시계 초침이
처음으로 위화감을 느꼈던 그날로 돌아왔다.


미츠하와 우리집으로 돌아왔었던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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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FIN. 서장중의 서장


ついに時はきた. 昨日までは序章の序章で
마침내 때가 됐어. 어제까지는 서막 중 서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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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


<외전> 미야미즈 토시키의 기록 - 01


<연관X/단편> 깊게 잠든? 미츠하와 타키의 이야기 [R-18]


<본편> 시간이 얽힌 채 2부 - 반복 되는 모래시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