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두 사람이 입을 모아 말한 후, 그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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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 링크 모음-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560336


 “아,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응, 언제든지 또 놀러 와, 미츠하.”


 생긋- 미소를 지어 보이는 선배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한 후 문을 열고 나간다. 응, 선배나 후지이 씨의 친절함도 정말 좋았지만 음식도 정말 맛있었어. 진짜 선배는 완벽한 사람이네…… 나도 분발해야겠지... 그러고 보면 후지이 씨는 어떻게 저런 사람과 결혼할 수 있었던 걸까?


 “미야미즈 씨, 잠시만요.”


 막 후지이 씨의 생각을 한 순간, 뒤에서 갑자기 후지이 씨가 나타난다. 하지만 난 집에서 나왔는데…… 무슨 용건이 있는 걸까? 막 입을 열려는 순간, 후지이 씨는 오른손을 들어올리며 장난기 있는 미소를 지었다. 그 손에는, 열쇠가 들려 있었다.


 “바래다 드릴게요.”





 “……”


 “……”


 차내의 공기는 어색하다. 후지이 씨가 좋은 사람인 건 알아. 몇 번 만난 적은 없지만, 믿을 수 있어. 그렇지만 역시 좁은 공간에 같이 있는 건……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고향과는 다르게 도쿄는 9시를 막 넘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잠자리에 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늘을 받치듯 서있는 사각형의 건물들은 숨을 죽이기는커녕 여전히 형형색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타키 녀석은, 항상 저것들이 별로라고 말하곤 했죠.”


 “?”


 갑자기 들려온 말에, 고개를 돌린다. 후지이 씨는 여전히 앞을 보고 운전하고 있다. 타키군이… 별로라고 했어? 도쿄의 이런 풍경들이? 그는 운전에 집중하는지, 고개를 돌리지 않고 여전히 정면을 보면서 말을 이었다. 가로등의 오렌지색 불빛이 차의 속도에 따라 리듬감 있게 후지이 씨의 얼굴을 비춘다.


 “고등학교 시절에, 타키는 우리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항상 툴툴거렸어요. 도쿄는 삭막한 도시라고, 경제 성장 시기에 너도나도 고층 빌딩만 올려서, 사람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주는 아름다운 모습이 없다고. 차라리 시골이 낫다고 말하고 했죠.”


 사람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주는 아름다운 풍경…… 타키군이 가슴에 품고 있는 풍경은 무엇일까? 보고 싶어…… 타키군이 건축회사를 다니니까, 언젠가는 볼 수 있겠지?


 “말 나온 김에 그 녀석 이야기를 더 하자면…… 그 녀석, 솔직히 무언가가 항상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이전에는 안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런 느낌이 들었죠. 꼭,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사람처럼, 자주 멍하니 자신의 손을 보곤 했죠.”


 잃어버린 것…… 하지만 내가 본 타키군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는데, 다행히 찾았던 걸까? 차가 천천히 멈추어 선다. 붉은 불이, 이 이상 나아가는 것을 막고 있다. 차가 완전히 멈추자, 후지이 씨는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안경 너머의 눈이 구석 구석, 나를 뜯어보는 것만 같다. 이윽고 신호등에 초록색 신호가 들어오고, 차는 다시 출발했다. 후지이 씨는 다시 정면으로 시선을 향한 채, 말을 이었다.


 “그러던 그 녀석이 어느 날 갑자기, 꽤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옛날의 모습으로 돌아와 말을 건 거에요. 저는 그 ‘무언가’를 드디어 찾은 거라고 생각했죠. 슬쩍 떠보니까 역시나, 애인이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이 생겼다고 말하더군요. 그리고 그 사람이라고 그림을 보여줬죠. 솔직히 처음에는, 얘가 몇 년 동안 그렇게 힘들게 지내더니 드디어 현실을 포기했구나 라고 생각했죠.”


 후지이 씨는 그 때를 다시 떠올리고 있는지, 부드러운 미소를 입에 머금고 있었다. 잠깐, 그림……? 설마…… 타키군, 그때 나 잘 때 그린 거 다른 사람들한테 다 보여주고 다닌 거야? 후지이 씨는 내 표정을 보고서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그 그림이랑 똑같은, 아니 어쩌면 더 아름다운 사람이 눈 앞에 서 있어서 깜짝 놀랐죠. 그때 미야미즈 씨를 보는 그 녀석을 보고 깨달았어요. 타키가 쭉 찾아온 건 물건도,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미야미즈 씨라는 걸요.”


 차가 멈추어 선다. 이번에는 앞에 신호등이 없다. 내 집. 그러나 나는 내리지 않았다. 아니, 내릴 수가 없었다. 후지이 씨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요 몇 일간 타키는 누가 봐도 걱정할 정도로, 완전히 삶을 다 포기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그 녀석은 일이 많아서 그런 거라고 했지만, 분명 미야미즈 씨와 무언가 트러블이 생긴 거겠죠. 참견……은 주제넘은 일이지만 그 녀석, 미야미즈 씨와 만난 이후의 요 몇 주간 동안 제가 그 녀석을 알아온 날 중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요.”


 ……타키군의 가장 행복한 모습, 인 걸까…… 달칵- 하고 차의 자동 도어락이 열린다. 후지이 씨에게 여러 의미로 감사를 담아 고개를 숙이자, 그는 미소 지으며 내게 손을 흔들었다.


 “다음에도 놀러 오세요, 그 때는 부디 타키 녀석이랑 함께.”


 후지이 씨의 말에 미소로 답하며, 차 문을 살짝 밀어서 닫는다. 집으로 가는 발걸음이, 집을 나왔을 때에 비해 가볍다. 고개를 들자 하늘을 보자 검은 도화지에는 도쿄답지 않게, 수 많은 별이 수놓아져 있었다. 자연스럽게 입술이 열린다. 흘러나오는 말을, 굳이 막지 않는다.


 “잘 자, 타키군.”


 작은 속삭임. 전해졌을까? 문득 불어오는 바람결이, 타키군의 대답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삐비빅- 삐비빅-


 시끄러워. 더 잘 거야. 어제 늦게까지 깨어 있었다고. 마음 속으로 불만을 늘어놓아보지만, 이 정확한 기계가 봐주는 일 같은 건 없다. 아, 진짜. 일어난다고 일어나. 이불 밖으로 몸을 내밀어, 핸드폰을 잡는다. 액정을 가볍게 슬라이드에 알람을 정지시킨다. …… 다시 자자. 이불 속으로 몸을 눕히고, 눈을 감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소리가 고막을 자극한다.


 똑똑-


 정중하게 두드리는 소리. 이윽고 종이 문 너머로 목소리가 들려온다.


 “타치바나 군, 다른 건 몰라도 우리 신사에서는 기상 시간은 지켜줘야 하네. 벌써 늦었으니, 그만 일어나게.”


 ……이럴 줄 알았으면 호텔에서 잘걸. 아, 여기 차를 타고 나가지 않는 이상 숙소는 존재조차 하지 않는 곳이지. 어쩔 수 없네…… 로마에서는 로마법에 따르라고 했지, 분명? 온 몸에 기합을 넣으며, 한번에 몸을 일으킨다.


 다행히 많이 마시지 않은 덕분에, 숙취는 없다. 카츠히코는 모르겠다. 나보다 3배는 마신 것 같은데,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해야 하는데 제대로 움직일 수는 있을까? 상관없겠지……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선다. 복도를 걸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핸드폰의 착발신 기록을 보지만, 아무것도 없이 어젯밤 그대로다. 하긴…… 당연한 거겠지, 이게.


 “타치바나 군.”


 그대로 현관으로 직행하는 걸음을, 목소리가 붙잡는다. 음…… 제때 일어났고, 어제 늦게 들어오긴 했지만 잘못한 건 없는데? 불안한데…… 침을 꿀꺽 삼키며, 천천히 몸을 돌린다. 시야에 들어온 궁사님은 당장이라도 화를 낼 것처럼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있다. 생각해 내, 타키! 너 대체 뭘 잘못한 거야!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뜻밖의 것이었다.


 “식사하고 가게. 아침을 먹지 않으면, 신께서 힘을 주신다 하더라도 그걸 쓸 수 없을 테니.”






 의외라면 의외고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겠지만, 신사에서 먹는 아침은 평범한 가정식 이었다. 밥에 된장국, 구운 생선과 반찬 몇 가지. 굉장히 간단한 구성이었지만, 하나하나가 인상을 줄 만큼 깊은 맛을 가지고 있었다.


 “아… 잘 먹었습니다. 저녁은……”


 아차, 아버지와 단 둘이 식사당번을 하는 게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잘 먹었습니다’ 뒤에 ‘저녁은 제가 할게요’가 입에 붙어 버렸다. 어쩌지? 일단 말은 꺼냈는데 신사에서 잠자리를 신세지고 있는 사람이 밥하겠다고 하면 그것도 웃기잖아! 그러나 궁사님은 내 다음 말이 기대되는지, 조용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식사 도중에는 단 한번도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는데……


 “제가…… 대접해도 괜찮을까요? 주방을 쓰게 해주신다면……”


 시선에 눌려, 말 끝을 흐린다. 궁사의 시선은 마치 나를 꿰뚫어보는 듯 하다. 으……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순수하게 이 말을 할 생각이었다고! 당연한 거절의 말을 기다리고 있을 때, 의외의 말이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나도 늙었고, 가끔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주는 식사도 괜찮겠지.”


 어…? 이 말은 허락한다는 건가? 두 번, 세 번 머릿속으로 뜻을 다시 생각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의미하는 내용은 같다. 즉 이 신사의 궁사는, 나보고 저녁밥을 하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잠자리도 신세지고 있는 마당에, 거기에 내가 먼저 꺼낸 제안에 거절할 배짱은 없다. 고개를 깊숙이 숙여, 수용의 뜻을 나타내자 궁사님은 식기를 치우기 시작한다. 나는 다시 한번 ‘잘 먹었습니다.’ 라고 말한 후 이제야 말로, 현관으로 향했다.





 


 역시 이 마을은 평온하다. 혜성 충돌의 재해를 입은 지역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평화롭고, 주변을 둘러싼 자연은 마치 사람과 함께하는 듯 하다. 거기에 왠지 모르게 이 마을은 친근하다. 저 산도, 이 길도. 꼭 예전에 한번은 걸었던 것 같다. 이전에 이토모리에 왔을 때 걸었던 건가? 음…… 그런 느낌은 아니다. 꼭, 예지몽을 꾸고, 그 꿈에서 본 내용이 현실에서 데자뷰를 일으키는, 그런 느낌.


 오늘은 우선 돌아다니며, 데이터로 짜 놓은 복구 계획안의 현실성을 직접 보는 것으로 검증하려 한다. 중간에 카츠히코가 합류해서 도와준다면 좋겠지만, 어제 마신 양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무리겠지. 태블릿에 넣어놓은 복원 계획안 지도에 현재 내 위치를 GPS로 표시한다. 음…… 역시 호수 마을이니 호수 주위를 따라 돌아보는 것이 편할 것이다. 최대한 마을의 원래 느낌을 살리기 위해 남아있는 부분은 그대로 유지할 생각이니…… 북쪽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화면의 붉은 바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멀쩡했구나.”


 “물론, 날 너무 약하게 보지 마, 타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카츠히코라면 그럴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머릿속 깊숙히 어딘가에서는 품고 있었지만. 카츠히코는 어제 마신 양이 무색하게 멀쩡한 표정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내가 정확하게 현장조사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위치에서. 어떻게 이리로 올 줄 알았냐고 묻자 그는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로


 “복구가 안된 지역은 여기부터니까. 그리고 타키가 머무는 곳은 신사일 테니 그 중에서도 여기가 가장 가깝지.”


 라고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능력은 없지만 부모로 인하여 기업을 상속받은 케이스라고 생각했는데, 제법 능력도 있는 모양이다. 아, 하긴 고교생 시절에 변전소를 폭탄으로 날려버렸다고 했었지? 어찌 생각하면, 이 정도는 당연할지도 모른다.


 “흠……이쪽은 꽤 걸리겠네.”


 “만들었다는 계획안은 봤어. 지반이 푹 패이고 도로도 완전히 날아가서, 그 계획대로 하려면 완전히 땅을 하나 새로 창조해야 할걸?”


 “어차피 장기계획 이니까…… 일단은 체크해 둬야겠네. 나중에 추가적으로 수정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손에 들고 있는 패드에 간단한 사항을 메모하고, 다시 걸음을 옮긴다. 이 속도로 나간다면 오늘 하루 종일을 투자해도 마을 전체를 돌아보기에는 모자랄 것이다. 우선은 빠르게 전체적으로 돌아보고, 필요한 부분은 추가적으로 조사하면 된다.





-너무 졸려요...... 어떻게든 5000자...... 후반부로 갈수록 집중도가 떨어져서 퀄리티가 급락했을 느낌이네요;; 오후에 다시 한번 읽어보고 맑은 정신으로 퇴고하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