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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단발 팬픽을 안 올린거 같으니 내가 일빠로 가본다. 그레이트 드라슈레에에에엣

타키가 쓴 편지 형식임. 어느 시간대인지는 보면 나와요.

다른 건 거진 다 기억하는데 이름과 얼굴만 생각이 안난다는 이상한 설정이에요. 이래야 나답지 헬예퍼킹맨!!

일단 R15 달긴 했는데 엄청 야한거 나오는거 아닙니다. 대중소설에서 19금 안붙이고 나오는 레벨...이라고 생각해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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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운명의 여인이여. 나는 어찌해야 좋단 말이오? 아아 사랑스런 나의 그대, 아름답고 강인한 잊어선 안됬던 그대여. 나는 그대에게서 답을 찾고 싶소.

그대여, 먼저 이런 어투를 사용해 그대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걸 사과해야겠소. 이제껏 문자로만 그대와 연락을 취하였지 막상 긴 장문의 편지를 쓰자니 자연스럽지 않아 쩔쩔매던 중 이런 식으로 쓰니 한결 편하다는 것에 나도 놀라고 있소. 그러니 이상하더라도 넓은 아량을 베풀어 주길 바라오.

그대여, 두서가 없겠지만 많은 말을 하기엔 종이가 부족하오. 설령 종이가 많더라도 지금껏 하고 싶은 말을 전하기엔 틀림없이 부족하겠지.

그것들은 언젠가 다시 직접 만나게 되면 알려줄 선물로 준비할 터이니 지금은 황혼의 시간 때에 그대를 처음으로 만났던 나의 감정들을 솔직하게 말하리다.


일단 기적적으로 다시 그대의 몸으로 돌아오고 나서 놀란 것은 머리가 가벼워 졌다는 것이오. 약간 풍성한 느낌으로 찰랑거리던 그대의 머리칼이 어디로 가버린건지 생각하기엔 준비할 것이 많았다오. 나중에 신체로 가면서 그대가 중학생 시절의 나를 만나러 와준걸 깨달았지.

하지만 3년의 시간차 탓에 그대를 알지 못한 나는 매정함을 주었고 그것이 가위가 되어 그대의 머리를 자른 것을 알게됐소.

지금 생각해도 그대에게 상처를 준 것이 너무나 미안하오. 운명의 상대인 것을 알기엔 어리고 무지렁이 같은 인간이었단 걸 부정치 않겠소.

이 역시 나중에 만나 회포를 풀고 싶으면 얼마든지 풀길 바라오. 그럴 이유가 충분하오.

신체의 산에서 그대의 목소리를 찾아 얼마나 뛰었을까 한순간 그대를 스쳐지나갔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아무도 없었다오. 하지만 이내 황혼의 시간이 찾아와 기적이 일어났고 원래의 몸으로 돌아가 서로를 마주 본 것을 알 것이오.

본래 내 눈으로 보는 그대를 보고 가슴이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오. 역시 난 그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강하게 깨달았다오.

그대의 상기된 볼에 흘러내리는 눈물과 미소를 기억한다오. 그리고 또 하나, 짧게 잘린 그대의 머릿결.

본디 나는 짧은 머리보다는 긴 장발이 취향이라오. 아침에 그대가 되면 거울을 보면서 풍성하면서도 가느다란 그 머리를 매만지면서 하루를 보낼 에너지를 충전하고 학교에서도 틈틈이 질끈 묶은 그 머리를 자주 만져댔으니 말이오.

한때 사모했던 오쿠데라 선배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그중 하나였지. 그래서 그 바쁜 와중에도 짧은 머리의 그대를 보면 본능적으로 거부하는 거 아닐까 조금 망설이기도 했다오.


그러나 그것은 기우인 듯 내 눈동자에 비치는 단발의 그대는 너무나 아름다웠다오. 살면서 쌓인 경험으로 만들어진 장발을 좋아한다는 일편단심에 그대의 모습이 투영되자 산산조각이 나고 그 조각들에도 단발의 그대가 무수히 비쳐졌다오. 장발로 익숙한 그대의 모습 위로 단발이 투명하게 겹쳐졌다오.

그대에게 끈매듭을 주면서 어떻게 묶을 것인가 설레던 기대에 걸맞게 그대는 능숙하게 머리에 끈을 가로질러 왼편에 작은 리본을 만들었지. 리본이 나비가 된 것일까 나비가 리본이 된 것일까. 그것은 당신의 머리 한편에서 바람에 나부끼며 은은한 날개짓을 펼쳤다오.

나비는 볼을 스치는 단발의 잔디에서 날아다녔고 어울리냐며 묻는 그대의 초롱초롱했던 걸로 기억하는 희미한 눈망울에 살짝 정신이 나간 걸지도 모르겠소.

그대가 데이트 할 때 쓰라며 준 링크에 있던 여자에게 칭찬하라는 것을 떠올렸지만 남자의 존심 탓인지 쑥스러워 어설프게 대답해 버리고 말았으니 말이오. 예리한 그대는 금방 간파해버렸지만 솔직히 우스운 상황이었기에 둘 다 웃어버리고 말았지. 웃을 때 그대의 단발이 정말 좋아서 웃기도 했던 걸 이렇게 짧게 고백하오.

시간이 얼마 없어 그대에게 해야 할 일을 말해주고 서로의 이름을 잊지 않기 위해 손바닥에 ‘그것’을 써주고 그대가 나에게 써주려던 찰나 그대는 잔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오. 나는 그대의 이름을 계속 외쳤소. 이름을 외치며 그대의 모습도 눈을 감고 떠올리며 기억에 각인시키려 노력했소. 그대의 미소와 단발을 기억하려했지만… 그대의 잘려나간 머리칼처럼 그 기억마저 사라져 나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고 그대로 산정상에 쓰러져 잠들었다오.


아침에 일어나니 손바닥엔 선 하나가 그어져있고 그대의 모습은커녕 그곳에 간 목적도 기억치 못한 채 나는 돌아왔소. 돌아오고 나서 나는 어떤 변화가 있음을 눈치챘다오. 친우 타카기가 가져다주던 취향이었던 장발의 그라비아 모델 사진집을 보면 그 나이 때 남자애가 다 그렇듯 신이 나야 하겠지만 어인일인지 별 감흥이 없었소.

단순히 여성에 흥미를 잃은건가 싶었지만 나중에 그가 보고 있던 잡지의 단발 모델을 보고나서 무언가 찌릿한 것을 느꼈소. 분명 단발엔 관심이 없었을터인데 왜 단발에 꽂히었는가. 아는 모델인가 하고 유심히 봤지만 아니었소. 나는 단발을 단발이었던 누군가를 알고 있단 사실을 깨닫고 이것이 마음을 사로 잡았던 것이었소. 사람이 변했다라는 친구들의 말이 무색하게 광적일 정도로 단발에 관련된 사진을 모으게 된 것은 그때부터였을거요.

아아, 오해하지 말아줬으면 하오. 여성은 어디까지나 단발이 붙어있기 위한 매개이고 내가 찾는 누군가인가 확인하기 위해 잠깐 볼 뿐이었지 이성으로서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오. 단발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시린 듯한 감정이 느껴졌지만 그것을 보고 있지 않으면 뭔가를 갈구하는 그리움이 더 커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오.

그 그리움은 단발뿐 아니라 그 머리가 어울리던 그대 모습이 희미해지는 걸 막기 위한 마지막 방패이기도 했소. 부끄러운 일이지만 내 방엔 단발머리 가발을 씌운 얼굴 없는 두상을 장식해두고 있소. 끈매듭과 비슷한 끈을 구해 리본을 만들어 예의 그대의 머리를 똑같이 재현해놓고 틈틈이 보지만 두상에서 그대의 모습과 이름은 떠오르지 않는다오.

한번은 이대로 그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없다는 만약의 가정에 막연한 공포가 생겨 그 두상을 끌어안고 잔적이 있다오.

그 불안감을 막기 위해서였을까, 성욕이 일어서 그대의 머리를 닮은 두상을 끌어안아 코끝으로 냄새를 맡아가며 용두질을 딱한번 한적이 있음을 고백하오.

아아, 그때의 나라는 인간은 얼마나 짐승적이고 충동적인 인간이었단 말인가. 변명을 하자면 그때의 나는 그대를 너무도 그리워한 만큼 두려움도 너무 커서 무언가 극복할 것이 필요했다오. 혈기왕성했던 젊은 날의 과오를 용서해준다면 기쁘겠지만 나를 변태로 매도한다 해도 반박은 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그대에게 사과와 용서의 말을 드리오.

죄책감을 느낀 그때 이후에는 그대의 모습만을 떠올리겠단 생각에 두상을 끌어안고 잤다는 사실도 고백하는 바이오. 그렇게 난 단발과 엮인 매일을 보내고 있다오.


그대여, 사실, 그대가 지금 무슨 머리를 하고 있는진 중요치 않다오. 그대를 볼 수 있다면 머리가 무슨 대수이겠소.

허나 그대가 그때를 새겨준 그리운 단발이라면, 그대가 허락만 해준다면 다시 만나는 날 머릿결을 만지는 것을 허락해 주겠소? 

남은 부분이 아래에서 치렁거리는 장발이 아니라 머리카락의 끝부분이 지문을 스치는 걸 허하여 주겠소?

나는 오늘도 단발 머리를 보면서 그리움으로 밤을 지새다 잠들거 같다오. 기억하지 못할 꿈 속에서 그대를 본적이 있을지도 모르오.

꿈에서라도 이런 나를 본다면 반겨주시겠소? 내가 그대에게 직접 다가가는건 염치불구한 일일 것이오.

그러니 그대여, 다시 한번 나에게 다가와주오. 안심시켜 주오. 욕망을 탓해도 좋소. 떼를 쓰고 있다 하여도 좋소.

어찌 할 수 없는 이 감정을 달래줄 그대의 단발을 스치는 것뿐이라도 좋으니 조금만 가까이 다가와 주시오.

이 쪽으로. 어서, 어서.







음. 존망함.

몰라 나 이제 애니보고 만화책 읽고 별마을 읽을꺼야. 태양이 떠오를떄까지 멈추지 않는다. 슈퍼 하이퍼 도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