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632689&page=1&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그러게






새벽 5시부터 출발하여 걷기도 하고 전철도 갈아타며 3시간 동안 이동하여 겨우 이토모리에 도착하였고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예상보다 휠씬 더 심각한 상태였다.

혜성이 떨어진 땅이 움푹 파여 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변했고 주위에는 자위대들이 통제선을 치고 그 주위를 지키고 있었다.


나와 츠카사, 그리고 신타는 봉사를 시작하기 위해 종이에 적혀있던 장소로 가보니 미리 우리를 기다리는 대학생 정도 돼 보이는 여자가 한 명 서있었다.


"혹시 오늘 봉사 활동 하러 온 중학생들이니?"


"아 네"


"반가워, 난 요고 히카리라고 해. 오늘 너희들은 전담하게 됐어. 오늘 잘 부탁해."


"네 저희들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래, 그럼 지금은 저기 트럭에 있는 상자 좀 내가 안내하는 곳으로 옮겨 줄래?"


"네"




"와... 저 상자들을 오늘 우리가 다 옮겨야 하는 거 아니야?"


"아마도 그렇겠지? 오늘 고생 좀 많이 하겠다. 어쩐지 10시간 준다고 했는데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구만."


"알겠으니깐 빨리 시작하자."


트럭 쪽으로 걸어가 트럭의 적재함을 가득 메우고 있는 상자들을 하나둘씩 옮겨가며 남자가 안내해준 장소에 차례차례 상자들을 놔두며 차근차근 일을 진행하였다.

상자들을 옮기면서 보니 대부분의 물건들은 적십자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단체에서 지원해준 음식, 의료품, 의류같은 필수적인 물건들이었다.


1시간 가량을 아무 생각 없이 왔다갔다하면서 상자만 나르고 있으니 평소에 농구를 자주하며 단련된 몸이라고 할지라도 허리도 아파오고 체력도 고갈되기 시작하였고

옆을 슬쩍 보니 신타와 츠카사도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힘들어하는 것이 얼굴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아오! 언제까지 이 짓만 계속하냐? 힘들어 죽겠다."


"야... 저기 트럭을 봐라. 아직도 할 일이 산더미처럼 남았어."


"하... 괜히 온 것 같아. 오늘 집에 돌아가면 며칠은 고생하겠다."


1시간을 쉬지도 않고 열심히 상자만 옮겼지만 고개를 돌려 트럭을 쳐다보니 츠카사의 말대로 아직 반도 다 옮기지 못했다. 즉 아직 몇 시간을 더 이렇게 보내야 한다는 말이다.


"자, 거기 세명 잠시 이리로 와 볼래?"


"하... 네"


투덜거리면서 다시 상자를 옮기려는 걸 시작하려고 하자 오늘 우리를 전담한 히카리 누나가 멀리서 우리를 불렀고 우리는 누나가 부르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타키! 그나저나, 저 누나 좀 예쁘지 않아? 완전 내 스타일인데"


"글쎄... 난 잘 모르겠는데?"


"뭐야... 그 시원치 않은 반응은"


물론 히카리 누나는 처음 봤을 때 평균 아상은 돼 보이는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딱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지금 잠시 휴식시간이래. 너희들도 열심히 일 했으니깐 조금 쉬면서 해."


"알겠습니다."


누나에게 가보니 잠시 20분 정도 휴식시간을 가진다는 뜻밖에 희소식이 들려왔고 그 소리를 듣자마자 나는 주변에 앉을 만한 곳을 찾은 다음 지친 몸을 털썩하고 내려놓았다.


"하... 힘들다. 죽는 줄 알았어."


"그러게 생각보다 더 힘들어!'


체격을 보면 제일 힘을 잘 쓸 것 같은 신타는 아침에 도착하고 지금까지 입에선 계속 투정을 부르며 구시렁거리고 있으며

츠카사 또한 딱히 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표정으로 보았을 때 녀석도 꽤나 지쳐 보인다.




"쉬는 시간 끝! 다시 일하러 가자."


이제 막 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무렵에 히카리 누나는 야속하게도 쉬는 시간이 끝났다는 소리와 함께 우리를 일으켜 세우며 다시 일하러 가자는 말을 내뱉는다.


"아... 이걸 언제 다 해."


"몰라, 일단 빨리 하자. 농땡이 부리다간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일도 제대로 못했다고 봉사 시간도 못 받을 수 있다고."


눈앞에 쌓여진 상자들은 세상에서 제일 높다는 에베레스트 산보다 높아 보였지만 봉사 시간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츠카사의 따끔한 말 한마디에 없는 힘까지 끌어모으며 다시 상자들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 겨우 다 끝냈네. 진짜 오늘은 내가 최고로 많이 일한 날이다."


"나도..."


신타는 기어갈 듯한 목소리로 조그마하게 내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오~ 너희들 제법 빨리 일 마쳤네. 지금 점심시간이니깐 저기에 가서 도시락 받아서 점심 먹으면 돼."


"와... 드디어 오늘 첫 끼를 먹는구나. 아까 아침도 못 먹어서 쓰려질 것 같아."


"빨리 가서 밥이나 먹자."




누나가 가리켜 준 곳으로 가서 오늘 우리의 기운을 조금이나마 채워줄 도시락을 받아 들고 주변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기 시작한다.


"어?..."


츠카사와 산타와 얘기를 하며 도시락을 먹고 있던 도중 어디선가 본 듯한 뒷모습이 내 앞을 지나간다.


"타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아니 잠깐만 나 어디 갔다 올게."


"뭐야, 갑자기 어디 가는데?"


"잠시만이면 돼. 조금만 기다려 봐."


어디 가냐는 츠카사의 물음을 뒤로하고 방금 어디선가 본 듯한 뒷모습의 찾아다니던 끝에 저기 멀리서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는 그 사람을 발견한다.


'누구지... 분명 어디 봤는데?...'


머리를 풀 회전 시키며 저 사람을 어디서 봤는지 최대한 기억해내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래! 그때 전철에서.'


저 뒷모습은 며칠 전 이토모리에서 혜성이 떨어지기 하루 전쯤이었나? 할튼 그쯤에 전철에서 영어 문장을 보고 있던 중 모르는 여자애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던 그런 일이 있었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저 사람은 전철에서 만났던 그 여자애였을 것이다.


처음 보는 여자애가 나에게 기억 안 나?라고 말을 걸어왔고 내가 모른다고 하자 이내 실망한 표정을 지으면서 미안하다면서 다음 역에서 전철에서 내리려고 할 때 이름을 물어보자

자신의 이름을 말하면서 나에게 긴 빨간 끈을 주고 사라졌다.


'생각해보자... 그때 이름을 말했는데 이름이 뭐였지?...'


'미... 그래 미츠하!'


 여자애의 이름까지 생각해낸 다음 나는 왠지 모르게 미츠하라는 여자애에게 말을 걸어야겠다는 기분에 휩싸이고 천천히 다가가 어깨를 살짝 두드리며 말을 건다.


"저기... 혹시 미츠하야?"


나의 부름에 여자애는 천천히 고개를 돌리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귀신이라도 본 듯 놀란 표정을 짓는다.


"혹시 나 기억 안 나? 저번에 니가 전철에서 나한테 말 걸었잖아."


"흑 흑흑"


"어? 갑자기 왜 우는 거야?"

미츠하라는 여자애는 내 물음에 대답을 하는 대신 갑자기 이유도 모른채로 내 얼굴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을 하지 못한 나머지 나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른다.


"저.. 저기 내가 뭘 잘못 한 거야?"


미츠하는 대답 대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


"그럼 왜 우는 거야?"

"....."


하지만 그녀는 대답이 없고 계속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일단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좀 진정할 수 있겠어?"


미츠하는 원인 모를 눈물을 흘리다 시간이 좀 지나자 훌쩍거리면서 가까스럽게 눈물을 멈춘다.


"이제 좀 진정이 된 거야?"


"으응..."


"다행이네, 그나저나 나 기억은 해?"

"저기... 진짜 미안한데 니가 누군지 모르겠어."


"뭐? 얼마 전에 니가 나를 찾아왔잖아. 그리고 내 이름을 부르면서 기억 안 나? 이렇게 물었잖아. 정말 기억 안 나는 거야?"

"으응..."


'뭐지? 분명 이 여자애가 맞는...'


"그래! 니가 이걸 나한테 줬잖아."


그러면서 손목을 치켜들며 얼마 전에 미츠하가 나에게 준 끈을 보여주었다.


"뭐야? 니가 어떻게 그걸 가지고 있어?"


"그러니깐 이걸 너한테서 받은 거야."


"그거 잠시만 나한테 줄래?"


나는 미츠하에게 끈을 풀어 건네 주었고 미츠하는 머리에 있던 머리끈을 풀어 내가 가지고 있던 것이랑 비교하기 시작했다.


"이럴리가..."


미츠하가 머리에 묶고 있던 머리끈과 내가 가지고 있던 머리끈은 믿기 힘들 정도로 비슷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냥 똑같다고 말하는 게 이 상황에서 더 맞는 표현이었다


"그냥 똑같은 제품 아닐까?"


"아니야... 그럴리 없어. 우리집에 하나밖에 없는 건데..."


"어쨌거나 이건 내가 너한테 받은 거야."


"정말? 하지만 나는 왜 기억이 없는 걸까?"


"그리고 너 이름이 미츠하 맞지?"


"응 그걸 또 어떻게 알았데?"

"그러니깐 니가 그때 전철에서 이름을 말하면서 이걸 나한테 준 거라고 정말 기억이 안 나?"


"응..."


상황을 보면 분명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이 여자애는 미츠하가 맞았고 얼마 전에 전철에서 만난 것도 확실했지만

정작 일의 당사자인 미츠하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 채 어리둥절하게 나와 내가 가지고 온 끈을 번갈아 보며 서 있었다.


"음... 일단 내가 지금 여기 봉사 활동을 하러 와서 조금 있으면 다시 가봐야 하는데 혹시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그럼 나중에 만날 수 있게 나한테 전화번호 좀 가르쳐 줄래?"

"그럼 불러 줄 테니깐 알아서 받아 적어. 010-XXXX-XXXX"


"잠시만 한 번 전화 좀 걸어볼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미츠하가 불러준 전화번호를 다이얼 패드에 입력한 다음 통화 버튼을 누른 다음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 띠리리링"

내가 전화를 걸며 수신임이 가는 소리가 들리자 미츠하가 가지고 있던 휴대폰에서도 전화 벨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나중에 전화할 테니깐 그때 다시 만나자."


"알겠어. 나중에 봐."


"그래."




이것이 나와 미츠하의 첫 만남이었고 이제부터 일어날 일의 모든 일에 원인이 되는 계기가 되는 만남이기도 했다.






요즘 시험기간이 되면서 공부까지 하느라 평소에도 늦게 올리는데 오늘도 평소보다 휠씬 더 늦게 올리게 되네요.

지금 시간이면 묻힐 시간이기도 한데 그래도 1일 1연재를 하기는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늦게나마 올리기 됩니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내용이 예전에 쓰던 분량보다 좀 많이 작습니다. 점차 노력해서 분량이 조금씩 늘려보도록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