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거 다음편을 쓰네요
다른거 쓰다가 기분 전환 겸 써봤습니다
참고로 if설정으로 두 사람의 나이가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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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을 통해 나에게 비치는 햇빛과 푹신한 침대가 이곳이 나의 방이라는 사실을 짐작게 해 준다. 일어나자마자 습관적으로 휴대폰을 켜 미츠하가 남긴 일기를 살펴본다.
어제도 팬케이크를 먹어치웠구나 뭐, 이건 일상적인 일이니까. 몇 주 전까지는 이런 일기를 보면 내 돈을 마음대로 쓰는 미츠하에게 불만이 있었지만 이제는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는다. 이런 거에 적응하면 안 되는 건데...
다행히도 어제는 특별하게 다른 일은 없었던 듯하다. 다행이네 오늘은 마음대로 약속을 잡지 않아서. 어라, 아래로 계속 내려 보니 추신이 있다. 내 책상에 푸른 모래시계에 대한 글이다. 분명 화요일에 선물을 살 때 같이 산 거였는데 모래시계에는 무슨 의미가 있다고 해서 산 기억은 나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진작에 까먹었다.
“그러고 보니 텟시에게 전화를 해 달라고 했었지”
어제 드디어 사야와 텟시에게 모든 진실을 이야기하고는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이토모리로 떠난다.
책상 아래쪽 서랍 구석 이곳에는 내가 화요일에 사 둔 미츠하의 생일 선물이 포장된 채로 보관되어 있다. 평소 미츠하라면 방을 뒤지거나 해서 발견할 수도 있으니 최대한 구석에 넣어 일부러 찾아내려고 하지 않는다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넣어 두었으니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중대한 결점을 지금에서야 알아버렸다.
“꺼낼 때를 생각 못했네...”
구석에 넣어두고 그 앞으로 물건을 쌓아 막아 두었다는 건 꺼낼 때도 같은 상황을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 물건을 전부 꺼내야만 선물을 꺼낼 수가 있다는 것이다.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는 게 이럴 때 쓰는 표현일까, 나는 한숨을 크게 쉬고는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물건 옆에 둔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한다. 모르는 번호인데 아마도 텟시가 아닐까? 그 전화를 받아들자 텟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텟시?
-어 타키냐? 생각한 거랑 목소리가 좀 다르네.
-뭘 어떻게 생각 한 거냐...
-그냥 엄청 굵고 낮은 목소리라고 생각했거든, 어쨌든 타키 오늘 이토모리로 오는 거냐?
-응, 짐만 챙기고 바로 출발하려고.
-그럼 도착할 때 연락해라 친구가 오늘 자고 간다는 허락은 받았으니까 걱정 말고.
-오 고마워 그럼 좀 있다가 연락할게
-그래, 끊는다.
간단한 통화를 마치고는 다시 물건을 꺼내는 것을 반복한다. 이 물건이 전부 여기에 들어갈 수가 있다니 확실히 필사적으로 숨긴 듯하다. 너무 필사적으로 숨겨서 문제지만.
물건을 전부 빼고 미츠하에게 줄 생일선물을 챙기니 벌써 20분 정도가 지나가 있었다.
“타키, 아직 안 일어난 거냐?”
밖에서 아버지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맞다, 오늘 나 아침 당번이었지. 선물을 가방에 넣어 두고는 바로 나가서 어색하게 웃어 보이며 인사한다. 평소라면 무표정으로 나가서 밥을 먹고 다시 방으로 들어갔겠지만 미츠하와 바뀌는 현상을 겪으며 아버지와의 사이가 조금은 더 좋아진 듯해서 가벼운 담소도 나누는 정도가 되었다.
“타키, 너 오늘 기분 좋아 보인다?”
“... 그렇게 티 나요?”
“입이 귀에 걸리려고 하는데 모르는 게 더 힘들겠다.”
입이 귀에 걸리려 한다고? 재빨리 풀어질 대로 풀어진 입 고리를 단속하였지만 이미 늦었다. 진짜 아버지란 사람은 이럴 때만 눈치가 빨라진단 말이야. 그런데 나 그렇게나 기분이 좋아져 있던 걸까? 그냥 이토모리로 가는 것뿐인데도 기분이 그리 좋았다니 나도 내 기분을 잘 모르겠다.
“여자 친구라도 생긴 거냐?”
쿨럭, 입에서 씹고 있던 밥을 한 순간에 모두 뿜어낼 뻔했다. 이 아버지는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난 그냥 미츠하의 생일이라서 이토모리로 가려는 것뿐인데. 그런데 왜 방금 그 소리를 듣자마자 한순간 미츠하가 떠오른 거지.
“그런 거 아니거든요”
인상을 쓰며 부정을 해 보지만 아버지는 앞에서 실실 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우와 저 표정 진짜 짜증 나네. 아버지의 실실 거리는 웃음은 여태 본 표정 중 가장 얄밉고 심술궂으며 어쩐지 기뻐 보이는 표정이었다.
“그런데 아버지 나 오늘 외박 좀 하고 내일 와도 되죠?”
“여자 친구 집에서 자고 오려고? 딱히 불만은 없다만 선은 지켜라”
하아, 저 인간 내 말 무시하고 있었구나, 그런 거 아니라니까. 그보다 의외로 쉽게 허락해 주네 이유라도 말하라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런데 타키 너 그거 아냐?”
“네?”
뭘 말하는 거지? 내가 뭔가 말실수한 거라도 있었나? 아니면 미츠하가 어제 뭔가를 한 건가? 아버지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너 요즘 들어 엄청 행복해 보인다, 그것도 가끔 아빠라고 부를 때 다음날에는 특히 더 나에게 말은 하지 않고 있으니 깊게 추궁하지는 않겠지만 그 행복을 만들어준 사람이 있다면 절대 놓치지 마라”
아버지는 그런 소리를 하시더니 허허 하는 웃음소리를 내며 출근을 하셨다. 내가 요즘 행복해 보인다고? 그것도 미츠하와 바뀐 날에는 특히 더 행복해 보인다니 나도 모르게 그 녀석과 바뀌는 것을 즐긴 것일까. 돌아온 날 이면 미츠하가 돈을 많이 썼다고 화를 내는게 보통이었고 그 모습을 아버지도 보셨는데 그 모습까지도 행복해 보였던 것 일까.
아침부터 아버지에게 의미심장한 소리를 들어서 약간 심란한 기분이다. 네게 그 행복을 만들어준 사람을 놓치지 마, 라고 말하고는 바로 출근을 해 버리다니 비겁하잖아.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벌써 시간이...”
시계를 보니 8시 40분이 조금 넘어갔다. 분명 아버지의 출근 시간은 8시였는데 내가 그렇게 오래 생각한 걸까 아니면 아버지가 나에게 그 말을 해 주려고 출근을 늦게 한 걸까. 일단은 그런 생각은 나중에 하고 짐부터 마저 싸야겠다. 아까 다 먹은 그릇을 치우고는 방으로 돌아가 짐을 챙긴다.
그런데 이 선물 맘에 들어 하려나?
나름 정성들여 고른 선물인데 여자애한테는 역시 여자애다운 그런 걸 선물해 줘야 했을까. 그런 생각이 지금에서야 몰려온다. 그래도 나는 일단 남자니까 그런 건 잘 모르니까 이해 해 주지 않을까. 오쿠데라 선배에게 도움을 청했으면 멋진 선물을 고를 수 있었겠지만, 이번 선물은 내가 직접 고르고 싶었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그럼 출발해 볼까”
그 때 옆에서 휴대폰이 울린다. 텟시인가 하고 보니 화면에는 츠카사 라는 글자가 띄워져 있었다.
-뭐냐
-처음 받자마자 건네는 말이 ‘뭐냐‘ 라니 매정하구만 난 너를 그렇게 키운적이 없다 흑흑
뭐야 이놈 받자마자 무슨 헛소리야 약이라도 먹고 전화한 건가.
-니가 키우긴 뭘 키웠다는 거야
-됐고 타기 너 오늘 시간 있냐? 좋은 카페가 있는데 타카기랑 같이 3명이서 가자고
-미안 오늘 다른 곳에 가기로 해서
-이토모리?
뭐야 이놈 이걸 어떻게 아는 거지? 난 츠카사나 타카기에게 이토모리 라는 지명을 말 한 적이 없는데?
-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거야?
-너 저번에 tv에 나오던 가운데에 호수가 있던 마을을 보고는 한참을 멍 때렸잖아 거기 이름을 한번 알아보니까 이토모리던데
그때인가 tv에 이토모리가 나올 때 정신 못차리고 보기는 했지만 그걸 또 따로 조사했다니 너 대체 뭐하는 놈 이냐. 이렇게 된 거 숨길 필요도 없지 어차피 다 밝혀지긴 했지만 그래도 그냥 말하자.
-그래 이토모리에 간다, 왜
-아니 뭐 딱히 할 말은 없고 잘 다녀와라
다행히 따라오겠다거나 그런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진짜 수명이 10년 정도는 팍 줄어든 거 같네, 바뀌는 게 들켰다고 생각하고 횡설수설 말하지 않은 게 다행이다.
*****
“드디어 도착!”
덜컹거리는 기차만 몇 시간을 타고 오다보니 답답해진 기분이 이토모리에 도착해서 발을 내딛자 바로 뻥 하니 뚫리는 기분이었다. 푸른 하늘 빛나는 호수 아름다운 산 미츠하로 느꼈던 그대로의 모습을 감상하며 감회에 젖을 무렵 저 멀리서 텟시와 사야가 자전거를 타고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이 몸으로 보는 건 처음구나.
“사야 텟시 여기야!”
나는 힘차게 녀석들을 부른다. 둘 다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다가와 질문부터 날린다.
“타키?”
“그래 텟시 이 몸으로 보는 건 처음이지?”
“진짜 타키군은 이렇게 생겼구나...”
텟시는 내 목소리를 듣고는 주먹을 내밀어서 나도 내 주먹을 맞닿게 하며 반응했고 사야는 나를 무슨 신가한 생명체를 보는 듯 다가와서 관찰하고 있었다. 이봐 난 동물원 원숭이가 아니라고...
“어제 그 미츠하가 지금 이 타키군 이라니 전혀 매치가 안 돼”
“그건 내 탓이 아니라고”
우리는 3명이서 그냥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하며 텟시의 집으로 향했다. 원래 미츠하의 몸 이라면 버스 정류장 아니 카페에 가서 얘기를 나눌 테지만 일단 난 미츠하 몰래 이곳에 와서 깜짝 놀래켜 주기 위해 온 것이므로 그런 곳에서 들켰다가는 한심하기가 그지없을 것 이다.
“타키 넌 이쪽에서 자면 될 거다”
텟시는 자신의 방에 한 부분을 손가락으로 집으며 나에게 말 한다. 텟시의 방은 생각보다 꽤나 넓어서 무리해서 잔다면 5명까지도 한 번에 잘 수 있을 듯하였다.
“그럼 일단 오늘은 이쯤 하고 난 가볼게 내일 봐 타키군”
“그래 내일 보자”
사야는 저녁이 되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고 텟시의 방에는 나와 텟시 둘 만이 남게 되었다. 다행이 텟시와는 친해서 나름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그러던 중 텟시가 갑자기 말을 꺼냈다.
“타키 넌 미츠하를 어떻게 생각하냐?”
전혀 예상치 못한 물음에 나는 한 순간 얼어붙었다. 미츠하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냐고? 그러고 보니 나는 미츠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지? 나는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 하였다.
“아직 잘 모르겠어...”
그러자 텟시는 내게 뜻밖의 대답을 해준다. 어쩌면 내가 가장 바라지 않았던 대답을 텟시는 거침없이 말 한다.
“나는 좋아한다, 미츠하를”
머리에 강한 충격이 강타해 오는 듯하였다. 텟시가 미츠하를 좋아한다고? 하긴 미츠하는 인기가 꽤 많았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으니 소꿉친구인 텟시가 미츠하를 좋아한다고 해서 전혀 이상할 건 없었다. 그런데 그 뒤에 딸려오는 대답이 나를 더욱 더 놀라게 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포기했어, 그러니까 편해지더라고”
“왜?”
“글쎄다 뭔가 그 녀석의 마음에 점점 다른 녀석이 차오르는 듯 한 느낌이 들었거든 원래도 나는 그 안에 없었지만”
텟시는 작은 한숨을 쉬고는 얘기한다. 그리고는 웃으며 얘기한다.
“타키 너 어정쩡하게 있다가는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버린다, 남자라면 제대로 자신의 마음을 결정해”
텟시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니 텟시가 약간은 대단하게 느껴졌다. 누구도 어릴 때부터 좋아하던 사람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터 인데 그렇게 홀가분하게 털어 내다니 방금 텟시의 웃음에서는 단 하나의 그림자도 없었다. 그 정도로 확실하게 마음을 접고 일어선 것 이다.
“나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하나는 확실해 나는 미츠하가 소중해 그 녀석을 기쁘게 하고 싶어”
텟시는 나의 대답을 듣고는 만족했다는 듯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그거면 됐다, 타키 네 생각은 잘 알았으니까”
“그럼 텟시 난 잠깐 밖에 나갔다 올게”
그런 텟시에게 나는 잠깐 바람을 쐬고 온다는 말을 하고는 밖으로 나가 이토모리의 푸른 호수를 바라본다. 그런데 저쪽에서 내가 지금 가장 만나면 안 되는 사람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후우, 내가 왜 타키군이 마음대로 요츠하에게 주기로 한 하겐다즈를 사러 가야 하는 거냐고”
분명 미츠하의 목소리 이다. 어제 내가 평소에 돈을 많이 쓰는것에 대한 복수라고 요츠하에게 내일 하겐다즈를 사 준다고 하고는 일기에 남겼었지. 분명 지금 마주치면 놀라기보다 나를 때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나는 빠르게 몸을 숨기고는 천천히 들키지 않게 텟시의 집으로 이동하였다. 다행히도 들키지는 않았구나.
그런데 방에 들어가니 텟시가 전화를 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오니 텟시는 전화를 끊는다고 말 하더니 나를 보고 웃음을 터트리더니 좀 웃음을 그치고는 나에게 말을 하였다.
“타키 너 밖에서 무슨 짓을 했으면 미츠하가 어떤 이상한 사람이 꾸물꾸물 기어 다닌다고 말하는 거야”
아 방금 웃은 건 그것 때문 이었나. 내가 이토모리까지 와서 꾸물꾸물 기어 다니는 이상한 사람이라는 소리까지 듣게 될 줄이야. 그렇게 나는 이토모리에서의 첫 날을 텟시의 놀림 속에서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걸 애써 무시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나와 미츠하는 다음날 몸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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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입에서 씹고 있던 밥을 한 순간에 모두 뿜어낼 뻔했다.' 이 구절에서 뿜었다면 그게 쿠치카미자케가 되는 걸까요
쓰면서 문득 든 생각이었습니다
처음으로 하이퍼 링크도 달아 봤는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지적 해주셔도 좋습니다 보시고 괜찮으면 댓글이라도 남겨 주세요
보관함에 넣어놓고 나중에 읽어봄 - dc App
올 동갑설정에다가 이토모리 갔을때 몸바뀌네 재밌을듯
하필 생일날 몸 바뀌는 전개라니 ㅋㅋㅋ 과연 타키는 무사히 선물을 할수 있을까
첫댓 보관함에서 못나올거같은데 - dc App
퍄퍄퍄퍞퍄
날아라
날자
이륙
하라
ㅊㅊ
느렁각시?
예상은 했지만ㅋㅋㅋㅋ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