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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에 나서면서 숙소 앞에 펼쳐진 이토모리의 풍경을 둘러본다.
3월 말까지도 끈질기게 남아있었던 산 끝자락에서 보이는 눈의 흔적들과 같은
겨울의 마지막 흔적들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대신 산과 들엔 꽃과 풀이 자라 녹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풍경에 감탄하면서, 나지막하게 중얼거려본다.
“바위에 물결치는 폭포 주변에서 고사리의 싹이 나는 봄이 되었구나.”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출근한다. 마침 학생들도 하나둘씩 등교하고 있었다.
그런 학생들에게 유키노는 하나씩 이름을 불러주면서 인사한다.
“안녕 야마오카군.”
“예. 안녕하세요. 선생님 학교 가시나요?”
“응. 그래 나중에 교실에서 보자.”
“유우코도 안녕?”
“예. 선생님.”
그렇게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 인사하고 있는데, 다른 선생님도 만났다.
“다나카 선생님. 안녕하세요.”
“아 유키노 선생님. 반갑습니다. 그나저나 학생들이 저렇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건 처음 봅니다.”
“그런가요?”
“같은 생활지도교사라고 해도, 유키노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으니깐요.
물론 젊고 아름다우시기도 하지만 워낙 열정적으로 수업하시니 저도 본받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좋게 생각해준다니 다행이네…’
그리고 문뜩 뒤를 돌아보니 저 멀리 미츠하와 사야카 텟시가 보인다.
‘그럼 쟤들도 잠시 기다렸다가 인사를 해줄까?’
그리고 또 다른 애들도 보인다.
‘쟤들은 분명 마츠모토랑 히나 그리고 사쿠라 쟤들도 인사 해줘야지.’
아무래도 거리도 있고 하니, 먼저 인사하기 보단 지켜보기로 한다.
마츠모토 일행이 미츠하 일행에게 뭐라고 하는 게 들린다.
“아 이거 정장님댁 아가씨하고 테시가와라 건설 후계자님이 아니십니까? 이제 등교하시는 겁니까?”
주변에 들으라는 듯이 빈정대는 말투로 말한다.
그러나 정작 주변의 다른 친구들은 냉소적인 반응이다.
거의 절대 다수의 학생들은 동조해주진 않고, 히나랑 사쿠라 정도만 동조해준다.
유키노는 그걸 듣고는 마츠모토 일행을 바라본다.
마츠모토 일행은 유키노가 바라보자, 아무 말도 안 했다는 듯이 시치미를 뗀다.
유키노는 일단 마츠모토 일행을 당장 뭐라고 하기보다는, 평소의 그들을 생각해본다.
‘쟤들은 수업 중에 어쩌다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하거나 해도, 평범한 고등학생 수준인 애들인데..
가정 방문 때나 그 동안 지켜본 것만으론 그리 문제 될 애들은 아니었어.’
하지만 겉모습만으로 판단 하는 건 이르다고 생각했는지, 유키노는 일단 마츠모토를 불러본다.
“마츠모토군 잠시 와보세요.”
마츠모토는 약간은 난감한 표정으로 유키노에게 다가온다.
유키노는 화를 내거나 하는 말투가 아닌 최대한 차분하고 정중한 말투로 말한다.
“마츠모토군. 방금 뭐라고 한 거에요?”
“아..아니 그게 선생님 그냥 통상적인 인사를 한 겁니다.”
“선생님이 뭔가 잘못 들은 건가요?”
“……그…게 말이죠...”
주변의 학생들은 쟤들 결국 걸렸네. 정도의 분위기. 그러자 미츠하 일행이 온다.
“선생님. 아무 일도 아닙니다. 그냥 오해하신 거예요.”
“정말이니?”
“예.”
미츠하 일행이 그렇게 말하니, 일단 넘어가기로 한다.
‘일단 기존에 학급 분위기나 그런 걸 살펴봐도, 딱히 괴롭힘이 있거나 한 느낌은 없었어.
그래도 정확히 마츠모토 일행과 미츠하 일행이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 살펴보긴 해야 할 거 같네..’
최대한 그들에게 눈치 못 채도록 거리를 두고 관찰해본다.
“어차피 이런 작은 마을에서 마을 방송 따위는 누가 해도 마찬가지 아니야?
정장님에게 어지간히 잘 보였나 봐? 뭐 하기야 그 딸하고 친하게 지내서 그런가?”
“여 미야미즈 올해도 그 의식은 하는 거냐?”
“나라면 그런 역겨운 의식 남들 앞에서 못 할텐데ㅋㅋ”
같은 식으로 조롱하거나 악담을 늘어 놓는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의 대다수는 동조하지도 제지하지도 않는다.
그들도 다른 학생이 동조를 안 해주기도 하고, 미츠하 일행이 무시해서 그런지,
조롱이나 악담을 늘어놓는 것 이상의 괴롭힘은 없는 것 같았고,
선생님이 있거나 다른 학생들이 반응이 차가우면 또 그만둬 버린다. 그걸 보고는 생각한다.
‘그래. 이렇게 작은 시골 마을이라도, 반의 구성원 모두가 사이가 좋을 수는 없겠지…..
하지만 마츠모토나 걔들이 정말로 나쁜 학생이었다면, 주변 애들 반응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겠지,
어차피 난 남자도 아니고, 무서운 이미지도 아닌데도 반항도 안하고 고분고분한 거 보면,
본질은 나쁜 애들은 아닌 것 같아. 일단 이유를 조사해본 후 주의를 줘보자.
일단 비교적 삼자면서 입이 무거워 보이는 학생에게 물어보는 게 낫겠지.’
다음 날 학급 일을 도와달라는 핑계로 그렇게 보이는 학생 한 명을 불러본 후 이야기해 본다.
“오늘 일은 정말 고마워요. 타케시군.”
“아니요. 별것도 아닌 걸요. 오히려 유키노 선생님을 도울 수 있어서 기쁩니다.”
“그래 고맙구나. 그런데 선생님이 걱정거리가 하나 있구나.”
“선생님이요? 어떤 일이신데요?”
“마츠모토랑 미츠하는 별로 사이가 안 좋아 보이는 느낌이라서…..”
“아 그거요. 그건 마츠모토 걔가 미츠하가 정장딸이고 마을에서 주목 받는 입장이다 보니,
일방적으로 질투하고 열폭하고 찌질거리는 거에요.
뭐 정작 저희는 미츠하가 그런 이유로 오히려 고생만 하는 걸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아무도 동조 안 해주고, 그렇다고 관심 주면 괜히 더 설칠 것 같아서,
그냥 무시하는 겁니다. 별로 염려할 일은 아니신 것 같습니다.”
“알았어. 그럼 오늘은 고마웠어.”
‘정말 한심한 이유네…… 일단 주의부터 주자.’
그리고 다음 날 먼저 마츠모토와 그 일행들을 불러본다.
특별히 반항하거나, 변명을 늘어놓지도 잘못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공손한 태도로 잘못했다. 조심하겠다. 주의하겠다는 식의 반응이었다.
‘예상대로 선생님 앞에서는 공손하고 말을 잘 듣는구나, 아마 이 자리에선 그러겠지만,
그렇다고 자신들의 행동을 고치진 않겠지. 일단 주의를 주면서 나도 자주 감시해야지...’
일단 그렇게 생각하고, 미츠하를 불러본다.
“미츠하 학생. 오늘 이렇게 부른 건. 뭔가 지적하려거나 그런 건 아니야.”
미츠하는 고개를 끄덕인다.
“미츠하 학생. 선생님이 미츠하 학생을 봐온 결과로는 미츠하 학생은 나무랄 게 없는 우등생이고 모범생이야.”
“예. 감사합니다.”
“하지만 미츠하 학생. 내가 봤을 때 미츠하 학생은 너무 모든 걸 혼자서 짊어지려고 하는 것 같아.
물론 미야미즈가의 장녀니 이 마을의 무녀니 정장의 딸이니 그런 입장은 선생님도 모르는 건 아니야
아직 너는 성인도 아니고 아직 고등학생이지 않니? 아니 성인조차 완벽할 수는 없어.
그래 사람은 누구에게나 이상한 면이 하나씩은 있어. 완벽한 인간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그건 선생님도 마찬가지야.”
“선생님이요? 선생님은 뭐든지 잘하실 듯한 느낌이었는데……”
“그래. 실은 나도 이상한 여자라는 소리를 자주 들었어.
게다가 손재주가 없는 편이라서 계란말이를 만들면서,
계란껍질까지 계란말이에 넣어버리기도 해.
그래서 남자친구한테도 그런 도시락을 먹인 적이 있을 정도야.”
그 말을 한 후 순간 유키노는 순간 생각했다.
‘또 그를 남자친구라고 말해버렸네. 난 진짜…뭘 하는 건지 일단 계속 이야기나 하자.’
하여간 미츠하는 그걸 듣자 웃으면서 말한다.
“진짜요?”
“정말이야. 그러니 미츠하 학생도 너무 완벽해지려고 하지 말고,
너무 많은 부담을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아직 고등학생이니 좀 더 어깨에 힘을 빼고,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당당해져 보는 게 어떨까라고 생각해.”
“예.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럼 미츠하 학생. 이왕 이렇게 선생님하고 이야기하니,
한번 마음 편하게 미츠하 학생이 정말로 원하는 거나 걱정거리 같은 걸 말해 줄 수 있어?
어차피 선생님은 외부인이고, 입도 무거우니 걱정하지 말고.”
그 말을 듣고 미츠하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한다.
“선생님은 도쿄에서, 생활하셨다고 하셨죠?”
“응”
“…….솔직히 말씀 드리자면, 유키노 선생님처럼 도쿄에서 생활해보고 싶어요.”
“미츠하는 이 마을이 싫니?”
“꼭 그런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이 마을은 너무 갑갑해요. 하나뿐인 편의점은 9시에 닫고,
치과나 서점도 없고요, 눈치도 많이 봐야 하고요. 도쿄 같은 곳이라면,
없는 게 없을 거 같기도 하고, 뭔가 눈치도 안 보고 하고 싶은 걸 자유롭게 해볼 수 있을 거 같아요.”
“알았어. 물론 그게 힘들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선생님이 최대한 도와줄게.”
“예.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괜히 잔소리나 늘어놓은 거 같네, 미츠하 학생과는 좀 더 편하게 이야기해 보고 싶었는데..”
“아니에요. 이렇게 신경 써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래. 그럼 가봐. 언제나 힘든 일이 있으면 상담해줄게.”
“정말 감사해요. 선생님.”
그렇게 미츠하는 상담실에서 나가고, 유키노도 나머지 일을 마치고 퇴근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서 생각한다.
‘오늘 괜한 잔소리나 늘어놓은 걸까? 격려를 해주고 싶었는데 설교만 한 것 같아……’
그렇게 마을 길을 터벅터벅 걸어오면서 계속 생각한다.
‘결국, 그녀가 원하는 걸 이루어주려면, 두 어른들을 설득시켜야 할 건데 뭔가 뾰족한 수가 안보이니……
이제 중간고사도 준비해야 하고….하지만 걱정하지 말자. 막말로 더 골치 아픈 일로 고민하는 선생님들도 많을 건데…
그리고 중간고사도 얼마 안 남았으니 준비해야겠지….’
마츠모토 일행도 눈치가 보였는지 보이는 곳에선 악담을 늘어놓거나 하진 않는 눈치였다.
‘보이지 않는 곳에선 여전한 것 같지만 다음에 보이면 확실하게 다시 주의 주던가 해야지.
두 어른을 어떻게 만나서 설득할까를 생각해보는 게 문제야. 이렇게 좁은 마을이면 자주 마주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게 그렇지 않았다.
히토하는 신주였기에 거의 신사에서 잘 움직이지 않았고,
토시키도 정장이기 때문에 거의 정청에 눌러 앉아있어서 생각보다 잘 마주칠 일이 없었다.
‘두 사람과 만나서 뭔가 대화라도 해야 실마리가 보일 텐데….’
갑갑해 했지만, 별 대안은 없었다. 무작정 찾아간다고 만나질지도 의문이고,
무작정 만난다고 설득된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렇게 별 소득도 없이 시간은 흘러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왔다.
이 학교로 온 후 첫 시험이기에 그녀의 입장에서도 많은 부담이 되었다.
또한, 단순히 문학 선생님이 아닌 생활지도교사도 겸임하고 있었으니,
시험 문제 출제나 관리 말고도, 시험 감독이나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작은 학교라고 해서, 내가 너무 만만하게 본 거 같네.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미츠하에게 조금 신경을 못 써주는 것이 미안하지만,
일단 시험 기간은 넘기고 보자. 모두 열심히 해줘야 할 건데..’
그렇게 정신없이 첫 시험 기간을 맞이했다. 신경 써야 할 일은 많았기에 무척이나 부담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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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1)이번에 유키노가 읊은 시는 만엽집에 나오는 봄이 오는 걸 기뻐하는 시 8권 1418
개인적으로 많이 불만족스러운 화입니다. 마츠모토도 빌런화 시키려고 하니 토시키에 비하면 얜좀 소악당 레벨이고,
실제로 타츠하에게 한방에 제압당한 거 생각하면 정말 소악당역으로 조차 부족했거든요.
반항아로 만들어보자고도 생각했는데, 그러니 전채적 이야기 흐름이 깨지는 흐름이라 그냥 찌질이화 시키고,
히토하와 토시키이야기만 다루는게 낫지 얜 그냥 이렇게만 다루는게 낫겠다고 생각햇는데 뭔가 불만족스러웠습니다.
ㅊㅊ
유키노 센세는 허당인점이 매력인데.. - dc App
퍄퍄퍄
개
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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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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