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사항
※ 이 작품은 IF 입니다. 오리지널과 설정이 많이 다릅니다.
※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이 파괴 되어 있습니다. (타키,미츠하 18세로 동갑)
※ 배경은 2016년 12월부터 시작됩니다.
오타지적이나 내용상 이상한 부분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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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너와 함께 영원히
6. 소년, 소녀 이제는 안녕을 고할 때.
센터시험이 끝나고 결과가 발표되는 날. 합격자 발표화면을 컴퓨터에 띄워놓고 둘이 나란히 앉아서 조마조마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 으. 제발 결과가 좋아야 할 텐데. 너무 떨려.
평소답지 않게 침착함을 잃었는지 타키는 안절부절 못한다. 미츠하도 그건 마찬가지였지만, 자신마저 안절부절 못하면 서로 불안한 마음이 커질까봐 겉으로는 태연한척 하면서 말을 한다.
─ 왜 안절부절 하는 건데? 타키군 답지 않아?
─ 그렇지만 너도 왼손으로 머리 꼬고 있었잖아. 남 말하기냐?
평소에는 잘 놓치다가 이럴 때는 또 놓치지 않고 미츠하의 불안할 때의 버릇을 캐치해버리는 타키.
─ 헷, 들켰네. 헤헤헤
배시시 웃는 미츠하의 모습에 안절부절 못하던 타키도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
그리고...
─ 우와!!! 커트라인 통과했어!!!
미츠하의 거의 비명에 가까운 기쁨의 함성이 들려왔다. 잠시 조용해지나 싶더니 기쁨의 함성이 다시 터진다.
─ 타키군도 됐어!!! 우리 둘 다 커트 통과라고!!!!
타키의 손을 붙잡고 폴짝폴짝 뛰는 미츠하. 이제야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이 든 타키는 그런 미츠하와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불과 몇 달 전 두 사람이 진로로 고민하던 때가 우스워질 정도로 시간을 빨리 흘러갔다. 물론 그동안에 정말 많은 일도 있었고.
생각해보면 미츠하가 도쿄로 타키와 함께 공부하겠다고 나선 결심은 시너지효과로 좋은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었다. 타키도 물론 미츠하의 덕을 많이 봤고.
─ 우리 이제 우리가 원하는 과에 진학할 수 있어!!
어린애처럼 기뻐하기 시작한 미츠하. 요 몇 달 간 미츠하가 이렇게 기뻐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어서 타키는 그런 미츠하와 같이 기뻐하고 있었다. 물론 자신도 하고 싶은 일이 있었고, 지금의 결과는 그야말로 아주 좋은 것이었다.
─ 미츠하, 정말로 잘 됐어. 거기다가 같은 학교야. 또다시 난 그게 더 좋아. 미츠하랑 같은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지금도 믿기지 않아.
─ 응, 나도야 타키군. 몸이 바뀔 때만해도 우리 둘이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정말...
말을 잇지 못한다. 그런 미츠하의 눈에는 기쁨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 동안의 고생 끝에 서로의 손을 붙잡고 당당하게 대학에 발을 들인 그들. 이제는 그들의 소년, 소녀 시절에도 안녕을 고할 때가 왔다.
☆ ☆ ☆ ☆ ☆
아직은 날씨가 춥지만, 나들이 하는 데에는 햇살이 따스하여 괜찮았던지, 둘은 잠시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제 미래에 어떻게 할 것인가? 학교는 재밌을까?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그런 이야기들 끝에 미츠하는 때가 왔다는 것을 느꼈다.
─ 타키군, 나 유키노 선생님한테 상담 받을 때, 진학뿐만 아니라 내 개인적인 질문도 했었어. 정말로 궁금했던 것들. 너무 창피해서 타키군한테는 말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해야 될 거 같아.
진학에 관련된 내용만 물어봤었지, 미츠하가 그 뒤에 유키노에게 물어봤던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타키. 하지만 이제 미츠하가 털어놓는다고 하자, 조용히 자신의 손가락을 미츠하의 입술에 갖다 댄다.
─ 말하지 않아도 돼는 거야. 아마 나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니까
─ 응? 타키군도 고민 있었어? 왜 나한테는 말하지 않았어?
살짝 높아지려는 미츠하의 목소리에 비슷한 상황을 한번 겪고 엄청나게 곤란에 빠졌었던 타키는 그 자리에서 양 손바닥을 싹싹 비비면서 미츠하에게 양해를 구했다.
─ 아 미안. 이거 지극히 개인적인 거라. 차마 미츠하한테는 말하지 못했었어. 근데 오늘 미츠하가 말하는 것을 보니 나도 문득 떠올랐네.
「이제 나는 더 이상 소년이 아니잖아. 한 사람의 성인으로 이제 대학이라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되는 거니까.」
그 말을 듣자 미츠하는 그 날이 다가 온 것을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다.
유키노 선생이 말했던 그 날이 온 것을.
「미츠하양도 나처럼 소녀 시절에게 안녕을 고하고 당당하게 한사람의 여성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겠지.」
멀게만 느껴지던 그 순간은 이제 미츠하의 앞에서 그 문을 열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미츠하는 그 문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고, 그 옆에는 타키가 함께 할 것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 하지만 미츠하, 난 소년 시절에 안녕을 고하더라도 이젠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그리고 절대 혼자서 헤매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네가 옆에 같이 있으니까. 이젠 걱정 없어.」
쑥스러운지 그 말을 하고 나서 자신의 뒷머리를 긁적이는 타키. 미츠하는 그런 타키를 보고 피식 웃는다.
─ 나도야. 나도 좀 쑥스럽지만, 타키군의 그 말 나한테도 똑같이 해당되는 거 알지? 나도 타키군하고 같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 그러니까...
「잘 있어, 이젠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야. 하지만 잊지 않을게.」
그렇게 다짐하는 두 사람의 앞에는 각자의 교복을 입은 소년, 소녀가 손을 맞잡고 저 멀리 빛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 ☆ ☆ ☆ ☆
4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교정에서 그리고 진구 고등학교의 졸업식이 끝났다.
그들은 각자 졸업장을 들고 교정으로 나와 모두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었다.
─ 이야, 1년 이라는 시간 정말 금방이야.
─ 맞아. 미츠하가 작년 딱 이날에 전학 왔을 때 반향이 대단했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 졸업이라니.
─ 그래도 한편으로는 좀 아쉽다. 이토모리 고등학교에서 졸업했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 사야, 그건 아니야. 거기서 졸업해봐라. 우리 지금처럼 우수한 대학 진학을 했을 수 있겠냐? 기껏해야 동네 지킴이로 끝났겠지.
─ 동네 지킴이라니!!! 그렇다면 난 폭발 전문가가 됐을 거야!!! 지금은 건축전문가를 향해 가고 있지만.
─ 결국 혜성한테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니야? 너희들 운명을 바꿔버렸으니까.
마지막 날까지도 어이없는 만담들의 향연은 계속 이어지고 만다. 하지만 이것도 오늘이 마지막, 그들이 학생으로 하는 마지막 만담이었던 것.
─ 우리 그러지 말고 단체사진 한번 찍자!
오가는 만담 속에 오랜만에 주목받는 사람이 나왔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그 사람은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채 껄껄 웃고 있었다.
─ 자! 다들 웃어! 우리의 마지막 사진이니까!!
「찰칵!」
소리와 함께 나온 그들의 사진은 정말로 해맑게 웃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아쉬웠던 미츠하는 즉석에서 뭔가를 제안했다.
─ 사야, 텟시 우리 그러지 말고, 이렇게 하자. 집에 이토모리 고등학교 교복 가지고 있지?
─ 응? 가지고 있긴 하지만...왜?
─ 그럼 지금 집에 가서 빨리 가져와!!!
오늘따라 들떴는지 미츠하는 둘의 등을 억지로 떠밀 듯이 갔다 오라고 재촉했다. 그런데 미츠하는 집에 갈 생각을 안 한다.
─ 미츠하, 너는?
질문을 받자, 손가락으로 브이 표시를 하면서 타키에게 눈짓을 한다.
─ 예, 마님 대령했습니다.
타키는 어디서 가져왔는지 한 묶음의 옷 보따리를 내려놓는다. 그 안에는 미츠하가 입었던 이토모리의 교복이 있었던 것.
그 교복을 들고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가는 미츠하의 뒷모습을 보며, 타키는 쓴웃음을 짓고 있었다. 남자친구를 짐꾼으로 쓰다니...
─ 휴, 미츠하 좀 미리 좀 말하던가. 힘들어!!
미츠하의 등쌀에 못 이겨 졸업식 날마저도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온 두 사람은 아예 복장이 바뀌어 있었다.
─ 오, 그게 이토모리 교복이구나? 나 처음 봐. 괜찮은데 화려하지도 않지만 수수하지도 않은 그런 타입?
─ 야, 츠카사 그냥 촌스럽다고 말해! 너 그렇게 돌려 말하면 내가 모를 줄 알았냐?
─ 아하하... 들켜버렸네.
─ 뭐 촌스럽다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이 교복 되게 오랜만이네.
잠시 추억에 잠기던 사야카와 카츠히코. 그리고.
─ 으다다닷!! 아고 꾸미고 오느라 힘들었어. 미안, 미안. 기다리게 해서.
미츠하의 이토모리 교복차림. 타키도 그 차림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이미 미츠하의 교복 차림은 몇 번 봤었고, 자신도 직접 입어본 경험이 있었지만, 오늘의 미츠하는 머리끈에 짧은 교복치마까지 제대로 입고 나온 것.
─ 정말 옛 생각 난다. 우리 이렇게 사진 찍자. 그래도 이토모리 고등학교 교복 졸업 기념사진도 남겨야 제대로 끝낸 거 같은 기분이 들어서 말이야. 헤헤
확실히 그렇다. 이제 진구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거지만 이토모리 고등학교 그에 못지않은 추억이 남아 있었기 때문. 타키도 이토모리 고등학교 경험을 했었기에, 미츠하의 그런 생각에 자신도 공감하고 있었다.
자 다시 한 번!!
「찰칵!」
그리하여 그들의 마지막 추억 남기기는 끝을 맺었다.
서로 마주 보며 웃고 있는 그들.
길었던 학창생활의 끝. 짧았지만 같이 꾸었던 소년, 소녀의 꿈.
이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그들의 즐거웠던 그 날들, 힘들었던 그 날들은 모두 과거로 보내야 할 때가 온 것이었다.
타키와 함께 교정을 나서면서 미츠하는 마지막으로 정들었던 교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작별의 인사를 했다.
「안녕...」
7. 그 사람의 의미
「잠시 후 오사카를 출발하여 우리 역에 종착하는 열차가 도착하겠습니다.」
이곳은 도쿄역. 졸업식이 끝난 후 타키와 미츠하는 누군가를 마중하기 위해 와 있었다. 마중하는 사람은 미츠하의 어머니, 후타바. 미츠하의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 직접 도쿄로 올라온다는 연락을 받고 기다리는 중이었다.
아버지 토시키는 전화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사정과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미안하다. 미츠하, 아빠도 가야하는 건데. 정말로 미안해. 이토모리 쪽에 갑자기 큰 일이 생겨서 거기서 꼼짝 못하고 있단다. 우리 딸의 졸업식인데. 정말 미안하구나.
예전의 미츠하라면 엄청나게 실망하고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런 아빠를 이해하기에.
─ 괜찮아요. 일이 바쁘시면 못 오실수도 있죠. 대신에 담에 올라오시면 정말 맛있는 거 사주셔야 돼요? 헤헤
1년 전이었으면 생각도 못할 일이었지만, 지금이니까 가능한 일이겠지.
그리고 곧 개찰구에서 미츠하보다 더 긴 흑색 생머리의 아름다운 여인이 보이기 시작했다. 미츠하의 미모도 어머니한테 물려받았기 때문에 어딜 가도 밀리지 않았지만, 후타바는 비교 대상이 생길 리 만무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 오래 기다렸니? 음... 우선 두 사람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해~. 그리고 이건 약소하지만 내 선물이야.
후타바가 둘에게 건내준 것은 자그마한 상자였다.
─ 한 번 열어보렴.
상자를 열자 거기엔 반지 한 쌍이 들어있었다. 놀란 두 사람은 후타바의 얼굴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는 없었다. 도대체 이 반지는 무슨 의미로...?
─ 특별한 의미를 담은 건 아니야. 두 사람이 성인이 되니까 그 기념으로 주는 거란다. 나중에 두 사람이 약혼을 하게 될 때까지 끼고 다니면 돼, 커플반지 라고나 할까?
화사하게 웃는 후타바의 말에 뭔가 위화감이 드는 단어가 있었는데? 역시나 먼저 눈치 챈 사람은 얼굴이 갑자기 빨개져 버렸다.
─ 엄마, 부끄럽게 그런 말을... 우리 아직 대학교 입학도 안했는데요.
미츠하의 그 말에 타키도 무심코 넘겨들었던 단어를 알아채고 당황한다.
약혼이라니. 아직. 우리는 그런 말까지 한 적은 없었는데.
후타바는 활짝 웃으면서 타키의 등을 밀었다.
─ 자 모처럼 도쿄에 왔는데, 나도 카페라는데 데려가 주지 않을래요. 타키군? 저녁은 내가 살게요.
평소에 봤던 조용하고 온화한 이미지를 오늘 깨려는 듯 발랄하게 행동하는 후타바에게서 위화감을 느끼지 않았으면, 그건 정말로 둔하디 둔한 사람일 것이다. 미츠하의 어머니답게 도쿄에 오자마자 카페부터 찾는 후타바를 보고 타키는 그 모습이 낯설지는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미 미츠하에게서 본 익숙한 모습이었으니까.
☆ ☆ ☆ ☆ ☆
─ 이야. 여기가 우리 딸이 일했던 곳이구나. 진짜 분위기 괜찮네. 홋카이도에서도 업무 관련으로 카페 자주 가긴 했었지만, 거기는 정말로 동네 카페라는 느낌이었는데, 역시 도쿄는 도쿄네.
저녁식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후타바를 미츠하가 아르바이트 하는 카페로 안내했다.
여러 가지 추억이 많이 담긴 카페였다. 미츠하가 처음 도쿄에 왔을 때 왔던 카페였고 ─ 정확히는 타키의 몸으로였지만 ─ 미츠하의 도쿄 생활에서 그 카페에서의 일들은 너무도 기분 좋은 일들이 많았었다.
그러한 일들을 후타바에게 이야기해주는 동안 후타바는 말없이 웃으면서 듣고 있었다.
─ 이제까지 엄마한테 그런 말 한마디도 안했던 건 다 오늘 말하려고 그랬던 거구나 호호. 우리 딸이 이렇게까지 성장했을 줄이야. 엄마는 기쁘네.
그렇게 말하는 후타바는 정말로 기뻐보였다.
예의 그 화사한 미소를 잃지 않고 잠시 두 사람을 바라보던 후타바는 이윽고 조용히 말을 꺼내었다.
─ 타키군, 처음에 이토모리에 왔을 때, 그리고 두 사람이 바뀌었을 때 ‘그 사람’ 이라고 했던 말 기억해요? 이제는 말해 줄 때가 온거 같아요.
타키는 살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궁금해 왔던 말이었다. ‘그 사람’ 이라는 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 우선 내가 지금의 우리남편, 미츠하의 아빠를 처음 본 일을 이야기 해줄게요.
☆ ☆ ☆ ☆ ☆
토시키는 주로 토속 신앙 쪽을 민속연구학자였다. 그리고 오늘은 이토모리의 미야미즈 신사에 대해 잠시 조사를 하러 와있던 참이었다.
하지만, 미야미즈 신사의 주인이었던 히토하는 그런 토시키의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일절 답을 하지 않고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 외부 사람이 이런 전통을 뭐하러 알려고 하는 것이냐. 난 할 말이 없으니, 우리 딸이 오거든 물어보거든 하게나.
그렇게 말하곤 차갑게 방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토시키는 난감한 상황에 빠져 어쩔 줄을 몰라 하던 그 때,
─ 어서오세요. 오랜만에 손님이군요. 어머니한테는 이야기 들었습니다. 물어보고 싶은 건, 저한테 다 물어보시면 되요.
라는 말과 함께 아름다운 여인이 거실에 나타났다. 토시키는 말문이 막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여인은 그런 토시키의 모습을 보며 생긋 웃고는 차를 타오겠다며 부엌으로 향하였다.
그 날, 정말로 궁금했던 이야기를 모두 들을 수 있었던 토시키는 만족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며 오늘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준 그 여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 왠지, 당신은 또 만날 거 같은 기분이네요. 제 감은 절대로 틀리지 않아요.
토시키를 온화한 미소로 바라보던 그 여인은 미야미즈 후타바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혔었지.
그렇게 두 사람은 계속되는 교제 끝에 결혼약속까지 했고, 히토하의 격렬한 반대를 이겨내고, 토키시는 자신의 가문조차 버린 채 미야미즈가의 데릴 사위로 그렇게 인연이 시작 되었다.
☆ ☆ ☆ ☆ ☆
─ 그 때, 느꼈던 제 감이 타키군을 처음 보는 순간이랑 완전 똑같았거든요. 이 사람은 우리 미츠하의 평생 동반자라는 느낌을요.
타키는 그 말을 듣자, 부끄러운지 살짝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그 말을 부정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타키는 지금도 미츠하를 매우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
─ ‘그 사람’ 이라는 건, 인연이에요. ‘무스비’라는 말을 타키군도 알고 있을 겁니다. 우리 딸의 몸으로 있을 때, 우리 어머니가 말씀 하셨을 테니.
무스비...
한데 모아서 모양을 만든 후에 꼬아서 휘감고, 때로는 되돌리고, 끊기고, 또 이어지고... 그것을 반복한다는 말.
─ 제가 미츠하에게 줬던 그 실매듭이 그 역할을 한 겁니다. 그리고 미츠하도 타키군에게 자신이 만든 실매듭을 줌으로써 두 사람의 이어짐을 만들었죠.
타키는 자신의 왼손을 잠시 내려다 봤다. 언제나처럼 미츠하의 매듭끈이 자신의 왼손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고 감겨있었다. 그 모습을 보던 후타바는.
─ 우리 미츠하를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타키군은 미츠하에게는 이젠 없어서는 안 될 ‘그 사람’이에요.
말이 끝나고 타키에게 정중하게 목례를 하는 후타바. 타키는 그런 후타바에게 짧지만 강하게 대답을 했다.
─ 걱정 마세요. 전 미츠하를 평생 동안 옆에서 지켜줄 겁니다.
그 말을 들은 미츠하의 얼굴이 어땠는지는 표현하지 않아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 ☆ ☆ ☆ ☆
그 뒤로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뒤, 후타바는 미츠하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집 앞까지 배웅한 타키는. 이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길을 다시 걷기 시작하던 그 때.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한 여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타키도 매우 잘 알고 있는 그 여성. 오쿠데라 미키.
─ 어 오쿠데라 선배? 여기는 어쩐 일로?
─ 으응.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주려고 왔어.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오쿠데라의 얼굴에는 살짝 쓸쓸한 빛이 감돌고 있었다.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까지 더해져 더욱 그런 기분이 들고 있었다.
─ 무슨 일 있으세요? 표정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으시네요.
─ 어머, 들켰니? 호호
하지만 여전히 쓸쓸한 웃음을 짓고 있는 오쿠데라.
─ 타키군, 오늘은 할 말이 있어서 왔어. 잠시 공원에 같이 가주지 않을래?
그렇게 말하면서 타키에게 팔짱을 껴오는 오쿠데라.
─ 서... 선배?
─ 미안해. 타키군의 곁에는 항상 미츠하양이 있으니까... 하지만 오늘은 이렇게 어리광 부리는 걸로 봐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말하니 타키는 오쿠데라가 하고 싶은 데로 어울려 줄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항상 환하게 웃던 오쿠데라가 이렇게 까지 하고 있는 것일까.
의문을 가진 채 공원까지 팔짱을 끼고 걷던 두 사람은 근처 벤치에 나란히 앉았다.
─ 타키군, 이거 마셔.
오쿠데라는 가방에서 캔맥주를 꺼내 권해준다. 이젠 술을 마셔도 되는 나이이긴 하지만. 오늘따라 오쿠데라는 타키에게 왠지 적극적이다. 거기에다 술이라니...
─ 고... 고마워요. 선배. 잘 마실게요.
이내 맥주의 뚜껑을 경쾌하게 따고 한 모금 들이킨 오쿠데라는 아까보다는 조금 풀린 표정이었다.
─ 역시 맥주는 이럴 땐 좋다니까.
하지만 여전히 쓴웃음을 짓고 있는 게 너무도 선명하게 보이는 오쿠데라. 타키는 살짝 불안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다.
─ 에이, 불안해하지마. 내가 설마 애인 있는 남자에게 무슨 짓이라고 하려는 걸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라고?
타키도 그 말에는 같이 웃어줄 수밖에는 없었다.
─ 오늘 내가 할 말이라는 건... 음..
나 사실 타키군을 좋아했었어. 타키군도 나를 좋아했다는 걸 알고 있었지.
하지만 타키군은 숙맥이라 전혀 표현 못했었잖아?
그리고 타키군 몸에 미츠하양이 있을 때 깨달았어. 미츠하양은 타키군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감정표현을 해왔었거든. 처음에는 바뀐 줄 모르고 있었어.
내가 알게 된 거는 타키군이 나랑 데이트 할 때였지. 대화가 전혀 이어지지 않는 것이 그 때는 타키군 본인이 맞다는 걸 알았지. 지금 알게 된 후에 내린 결론이지만.
그 때 타키군은 누군가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 마지막에 미술관에 갔을 때 사진전 있었지. 타키군은 한 사진 앞에서 꼼짝도 안하고 계속 바라만 보고 있었잖아.
아마 그 사진전에서 내가 그랬을 거야.
「오늘은 마치 다른 사람 같네.」
타키군은 아무 말 못하고 있었지.
그리고 헤어질 때 내가 했던 말 기억나?
「지금은 네 맘속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있구나.」
타키는 그 말을 듣자.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그 때 그리워했던 사람은 분명 미츠하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바뀌면서 미츠하에 대한 그리움과 애정이 싹트기 시작했었다는 것을 몰랐지만. 지금이라면...
─ 맞구나. 그 때부터 미츠하양은 타키군의 마음속에서 떠나질 않았던 게.
그리고 이토모리에 다녀온 뒤로부터 타키는 미츠하를 잊은 듯 평소처럼 일상을 보냈지만. 가끔 손바닥을 쳐다보고 멍하니 있던 버릇이 생겼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것도 오쿠데라는 유심히 보고 있었다. 왜냐하면 타키를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기 때문.
─ 난 그런 타키군을 보면서 마음을 졸인 건 사실이었어. 혹시나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지는 않을까 하고. 하지만, 타키군은 여전히 기억을 잃은 채로 방황했었지...
─ 네... 아마 미츠하가 겨울에 저를 찾아오지 않았다면, 전 평생 계속 그리움 속에 살았겠네요.
간신히 말문이 트인 타키. 그런 타키를 보던 오쿠데라는 한결 마음이 편해진 기분이었다. 이제는 확실하다, 라는 걸 알았기 때문. 그렇다면...
이제는 내 맘을 정리할 때가 되었구나...
오쿠데라는 얕은 한숨을 쉰다.
─ 타키군 항상 내가 말하지만, 타키군은 ‘그녀’의 곁에서 꼭 행복해야 된다. 만약 불행해지면 내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알았지?
아까와는 달리 예의 그 활기찬 오쿠데라로 돌아갔는지 활짝 웃고 있는 표정이 너무도 즐거워 보인다. 뭔가를 내려놓았다는 후련함이 지금 그녀를 지배하고 있을 테니.
─ 네,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오쿠데라 선배. 전 전혀 모르고 있었네요.
─ 아니야. 이젠 괜찮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되요? 타키군은 옛날부터 배려심이 많았으니까 이것저것 생각하고 그랬겠지. 하지만 그런 배려는 자신의 연인에게 최우선적으로 베푸는 것 잊지 마?
─ 네, 오쿠데라 선배. 그럼 나중에 가게에서 뵐게요!
오쿠데라와의 대화를 그렇게 마친 타키의 표정도 한층 밝아졌다. 그런 타키를 바라보는 오쿠데라도 완연히 얼굴이 풀린 모습이었다.
가까운 역까지 오쿠데라를 배웅한 타키는 개찰구로 들어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그리고 꼭 행복 할게요. 그녀와 함께. 선배도 꼭 행복한 사람 만나세요.」
<잡담>
죄송합니다. 두 편 이어붙이다가 확인 못하고 올리는 바람에 재업했습니다.
이번편은 6편 분량이 짧아 7편까지 같이 연속으로 올립니다.
연재주기 깨지는 바람에 겸사겸사 올린거니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
졸업식 이후 1부에서 나왔던 그 사람의 이야기와 오쿠데라의 고백이야기 까지 이어졌습니다. 쓰고 싶은 이야기는 이제 다쓴거 같네요.
마지막편은 일요일에 올라갈 예정입니다. 이따 저녁에 끝날 수도 있고요.
너와 함께 영원히는 각 편별로 독립된 이야기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큰 흐름으로 보면 시간 순으로 흐르지만 각 편별로 별도의 단편으로 잘라도 어색하지 않은 그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읽으실 때 참고하시면 좋을 거 같네요.
혹시라도 이것이 더 좋겠다. 이렇게 하는 것도 괜찮겠다. 마음껏 달아주세요. 지적도 환영합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꾸준갑 재업...
수고했다
대학생활 나오면 좋았을텐뎅
장기 연재 희망
장기연재는 이젠 무리네요. 대학생활보다는 애프터 오사카 교토여행편을 생각중이긴 합니다. 2~3편정도로요
굿굿굿
근데왜
날지못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