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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3주만에 다 쓴 것 같은데 중간쪽은 어떻게 풀어나갈지 생각을 해본적이 없어서 오래 걸렸습니다 죄송합니다

갤 폭망하기 전에 얼마나 쓸 수 있을런지 연중은 안하겠지만

글 쓰는 습관을 위해서라도 거지같이 못쓰지만 단편이라도 쓰는 연습이라도 해봐야.. ㄹㅇ..


매번 그랬듯이 쪽팔려서 댓글은 못 읽고 있습니다 글에 문제점이 넘쳐나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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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링-


[L!NE 와타나베 선배]

[오늘은 방과후까지 쉬고 농구부로 올라와]


비몽사몽 한 채 스마트폰의 알림에 반응한 나는 여태까지 써봤던 그 어떤 모닝콜보다도 확실하게 잠이 확 깰 수 있었다.

농구부 선배의 연락이다. 나는 아직 농구부에 남아있다는 뜻이다.


"아… 안 바뀐 거야? 어째서…."


서둘리 스마트폰의 화면을 켜고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 몸을 돌린 순간, 상당한 고통이 온몸의 신경을 깨웠다.


"윽! 으윽… 뭐야, 또 무슨 일이야?"


나는 뒤늦게서야 신체를 확인했고, 또 잠을 깨우는 신선한 충격을 느낄 수 있었다.

몸의 체격이 그대로인 것은 예상했지만, 양팔에 있는 푸른색 멍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팔에만 대체 멍이 몇 개나 든 거야…."


팔을 제외하고도 상하체 모두 욱신거리는 것을 보니 입고 있는 옷 아래에도 멍이 가득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의 상황 체크보다 당장 하루를 함께 지내야 할 몸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우선 아픈 몸을 이끌고 세면대까지 나아갔다.

그리고 속옷을 제외하고 모두 벗은 후 거울 앞에 서서 몸의 상태를 파악했다.


"하나, 둘, 셋…. 하아, 그냥 안 세고 말지. 대체 어제는 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거울 앞에 서자마자 대충만 봐도 눈에 띄게 많은 멍의 개수에 할 말이 없어져서 나는 세는 것을 포기했다.

어째서인지 저번부터 미츠하의 상태가 많이 좋지 않은 것 같은데, 결국 아주 큰 사고를 쳤다. 내 몸으로.


온몸이 쑤시니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살면서 이렇게 크게 다친 적이 없어서인 것 같다.

몸속 깊이에서 아주 깊게 우러난 한숨이 나왔다.

근래 들어서 한숨과 혼잣말이 참 많이 늘었다고 생각이 들었다.


"분명 어제는 아버지가 출장 가시는 날이었지. 어디선가 다쳐서는 집에서 이 몸으로 혼자 버티고 있었다니…."


이런 걸 보고 의지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미츠하는 분명 심하게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미츠하는 저번부터 낌새가 좋지 않아 예상되는 이유는 한 가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3년의 차이를 알아챈 지금 미츠하와 소통을 하려면 일기를 통한 방법과 지인에게 상황을 알리고 공유하는 방법밖에 없다.

물론 ‘몸이 바뀐다같은 일은 테시가와라가 아니라면 안 믿을 것이고, 테시가와라를 이 일에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도 어떤 영향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니 절대로 해선 안 된다.

구체적으로 적진 않았지만 어제 미츠하의 일기에 의문을 남겨놓고 왔으니 그 대답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무심코 한숨과 함께 또 혼잣말을 반복할 뻔했던 나는 속을 다스리고 스마트폰을 다시 꺼내 들었다.

저번 주 금요일, 상황도 모른 채 훈련을 빠졌다는 이유로 나를 두들겨 팬 농구부 선배의 메시지가 보인다.

앱을 켜서 다른 내용이 있나 확인해 봤지만, 이 선배와 메시지로 대화하는 것은 처음인지 아무런 대화내역도 없었다.

나는 다른 흔적을 조금이라도 발견하기 위해 일기 앱을 켰다.


[9/26]

[!$#그@^&@!$#@수!#$]


다행히도 흔적이 남아 있었다.

그 흔적이 아주 디지털스럽게 해석되어서 읽지 못하는 상황일 뿐이다.

중간중간에 아주 약간의 글자는 사람이 읽을 수 있는 문자로 쓰여 있긴 하지만 사람이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진 않았다.

일기를 쓰는 도중에 에러가 발생하면 이렇게 되는 건가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그럴 리가 없다는 생각이 곧바로 찾아왔고, 단 한 줄의 짧은 일기의 흔적은 결국 또 다른 의문을 남기기만 했다.


나는 그대로 일기 앱을 끈 후 SNS의 내 타임라인을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이제서야 확실히 달라진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 갈피를 잡았다.


[4일 전쯤에 내 계정에 나만 보기로 헛소리가 올라왔었다.]

[해킹당했다고 생각하는게 제일 편할텐데, 헛소리가 다 나랑 관련된 얘기였다니까?]

[어이없고 불쾌해서 욕을 잔뜩 썼더니 게시글이 삭제됐다.]

[기분도 나빠져서 바로 비밀번호 바꿨어. 진짜 이상한 일이 다 있네]


신의 장난이 아니라 과거의 행동이 원인이었음이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미츠하의 몸으로 내가 남긴 게시글을 삭제하자마자 처음 보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다만, 농구부 선배와 아직도 알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어째서인지 아직 잘 몰라서 추가적인 흔적을 찾기 위해 과거에서 현재까지 타임라인을 쓸어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타임라인을 훑어보는 중, 처음 보는 상황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근에 동아리 홍보 시즌이라 보긴 보는데 흥미가 없었어]

[그런데 예전에 들었던 조언이 생각나서 농구부에 견학을 갔다?]

[키가 안 커서 농구도 이제 그냥 취미로 하려고 했었는데 연습 경기하는거 보고 생각이 바뀌더라고]

[경기 보다가 바로 테스트 보고 멋지게 통과했다. V]


나는 분명 동아리 홍보 시즌 때 관심 없다고 전부 넘겼었다.

…그리고 나는 조언 같은 건 요청한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

하지만 내가 조언을 한 적은 있다. 과거의 내가 남겼던 조언이다.

나는 분명 조언을 들어본 적이 없지만, 지금의 '나'는 조언을 들었다. 나에게서.


욱신거리던 몸이 더는 고통을 느끼지 않기 시작했고, 그 틈은 싸늘함이 자리 잡아 주위를 차게 만들었다.

아직 포근할 9월 날씨의 기온을 무시하고 소름 돋는 차가움을 머리가 발생시켜 온몸으로 퍼트렸다.

게시글을 삭제하지 못했던 단 3일간을, '나'는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영향력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몸이 차게 식어버린 이유는, 더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미츠하의 몸으로 일어나는 시점에서 나는 시간 이동을 한 것은 맞지만 그보다 더 과거로도, 미래로도 갈 수 없다.

그보다 더 과거에 저지른 일은 과거의 실수로 남아버리게 되었다.

3년 전과 현재에 꽉 묶인 내 시간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하나도 제공해주지 않았다.


"…아, 씁…. 왜 그런 거냐고… 감당도 못 할 거면서…."


차갑게 식은 몸이 분노로 따스해지기 시작했다.

마음 같아서는 그냥 크게 욕지거리를 내뱉고 싶었지만, 이성을 놓은 분노를 일으키고 싶진 않았다.

그저 분함에 가까운 분노를 표출하면서 스스로 질문을 하고 있었다.


거칠고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화를 삭이기 시작하던 나는 이미 지나가 버린 등교 시간을 알려주는 스마트폰의 화면을 보고 다시 내 방으로 돌아갔다.

이미 늦은 시간에 이 멍든 몸으로 애써 빠르게 등교하고 싶은 마음은 싹 사라졌다.

생각이 정리될때까지 혼자서 침대를 말동무 삼아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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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빠져 있었더니 마지막 교시를 마치는 종소리가 들렸다.

그래 봤자 집에서 점심까지 먹고 유유히 등교한 게 몇 시간 전밖에 안 됐지만….

이런 엄청난 지각을 하고 쉬는시간에 교실에 들어왔음에도 아무도 몰라서인지 지금은 텐션이 매우 낮았다.

그 외에도 멍하니 생각에 빠진 와중에 츠카사와 신타쪽에 자연스레 시선이 가게 되는 것에 조금 나에게 화가 났다.


여러 생각이 드는 와중에, 이대로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이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도 했었다.

츠카사와 신타랑 다시 친해지고, 농구부는 하기 싫으니 어서 빠져 나가야 한다.

그리고 오쿠데라 선배를 다시 만나기 위해 아르바이트도 다시 들어가면 어느 정도는 정상궤도에 오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이미 2학년 9월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고, 3학년 때는 꼼짝없이 센터시험에 갇혀 살아야 한다.

그리고 지난 주말에 집에 찾아왔거나 약속이 있던 수많은 모르는 사람들과의 관계도 있으니 결국 헛소리에 불과했다.

여기까지 생각이 닿고 나니 자살 같은 아주 극단적인 생각이 또 들었지만 쉽게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쉽게 포기하지 않기 위해 이제 깍두기… 와타나베 선배를 만나봐야 한다.


"타키, 타키 있냐."

"타치바나 아직 자기 자리에 있어요.”


얼씨구, 그런데 방과 후에 농구부로 올라오라던 양반이 직접 교실까지 왔다.

소동을 피우더라도 굳이 교실에서 피우고 싶진 않았는데 기어이 교실까지 찾아오는 걸 보니 어이가 없어 하 소리가 절로 나왔다.

다만, 저번에 만났을 때와 달리 선배의 표정에는 진중함이 돌고 있어 반응을 보이지는 못했다.


“타키, 그…자리를 옮길까. 아직 몸이 아프면 업어 줄 수도 있다.”

“……네?”

“아니, 그게 그러니까. 몸이 아픈 걸 생각 못 하고 농구부로 올라오라고 했잖냐. 그래서 직접  온거다. 그런데 움직일 수 있냐.”

“아니, 예… 뭐. 그래도 움직일 수는 있으니 옥상으로 가시죠.”

“그래, 옥상으로 가자.”


몸이 아픈 걸 알고 있었다. 설마 이 몸의 멍들은 구타로 인한 멍들이었던 걸까?

그렇지 않고선 좀처럼 상상도 할 수 없는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업어준다니… 안 어울리게 무슨 소리인지, 대체.


그리고 만약 구타가 맞다면, 나는 지금 선배의 친절함은 모조리 잊고 끝까지 달려들고 물어뜯을 것이다.

어제라면 내가 아니라 미츠하를 구타한 것이 되기 때문에 미츠하를 볼 면목이 없다.

내 장난으로 인해 미츠하가 피해를 보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한시라도 빨리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기도 했다.


그렇게 혹시 하는 마음으로 선배의 등 뒤를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옥상에 도달할 수 있었다.

선배가 펜스에 기대는 걸 보고 나도 약간의 거리를 두고 펜스 앞에 앉았고, 그대로 아주 약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선배가 먼저 말을 꺼냈다.


“몸은… 괜찮냐, 타키.”


아, 미치겠네 진짜. 분위기가 어떻게 이렇게 어색하게 흘러갈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뇨, 솔직히 아직 이곳저곳이 쑤시긴 합니다."

"음, 어제 그런 일도 있었으니 당연한 거겠지. 오늘 아침에 보낸 방과 후에 보자는 메시지도 좀 생각이 짧았던 것 같다. 학교를 쉴 것 같다는 것부터 생각했어야 했는데."


어제 그런 일이라고 분명 말했다. 그런 일은 확실히 구타라고 생각했다.

너무 심하게 팼다고 생각했으니까 사과하려고 부른 거겠지. 정말 엄격한 예체능 계열이라지만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왜 불렀는데요? 어제 실컷 두들겨 패놓고 일말의 양심이라도 느끼는 거야?"

"넌 갑자기 또 왜 반말을… 아니 그 전에, 두들겨 팼다니.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갑자기?"

"아니, 그럼 이 상처가 뭐 때문에 났겠…."

"잠깐만, 잠깐만. 타키. 너 어제 머리 쪽도 좀 충격이 있는 것 같던데 위험한 거 아니냐?"


갑자기 말을 끊는 깍두기…선배의 말에 더 몰아붙일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진지한 표정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나는 노선을 약간 변경하기로 했다. 약간의 쪽팔림을 감수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어제 일이 거의 기억 안 나긴 하는데…요."

"허, 참나. 평소 성격 그대로야 아주. 기억도 잘 안 나는데 일단 반말에 화부터 낸거야?"

"죄송합니다. 스트레스에 경황이 없었어요."

"경황이 없었던 건 어제도 그랬지. 내가 네 담당 선배니까 농구부엔 잘 말해두고 이렇게 혼자 나온 거야."

"농구부…. 제가 어제 무슨 짓을 했던 거죠?"

"제정신이 아니었다고 딱 한 마디로 표현 가능해. 아주 온갖 난리를 피웠지. 음… 그런데 그 원인은 농구부 때문이니 정말 면목 없고 미안하다."


설명을 해달라고 했는데 뜬금없이 사과를 하니 속으로 한숨이 나왔다.

운동계 쪽이니까 이 정도는 양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참고 다시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니… 사과를 해도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니깐요? 어제 일부터 좀 설명해봐요."


"아, 그렇군. 부끄러운 얘기부터 시작해야겠네. 그러니까… 시작은, 네가 어제 또 훈련을 전부 빠진 것 때문에 화나서 방과 후에 직접 교실까지 내가 찾아간 건 기억하지? 

…이것도 기억 안 나는 가보네. …어제의 너는 좀 얼빵하고 기운이 없어 시들시들해 보였었어. 그래도 요새 농구부에 소홀했으니 정신교육을 하려고 농구부실에 

데려와서 다른 놈들이랑 같이 한 시간가량을 설교했지. 그런데 그때 네가 갑자기 두통을 호소했어. 갑자기 몸을 겨누질 못하면서 머리를 계속 쥐어뜯었고, 우리는 너무 

당황해서 아무런 행동도 못 하고 있었어. 네가 캐비넷이고 벽이고 자꾸 몸을 부딪치고 그러다가 너는 그대로 부실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고. 이제 기억이 좀 나?"


"……."

"그리고 올라오던 부원한테 들은 건데, 너 뛰쳐나가면서도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내려갔다고 하더라. 사실상 우리가 그렇게 만든 건데, 당황했다고 완전 손 놓은 거지. 네가 그 뒤로 어떤 사고라도 겪었으면…."

"사고가…."


여러모로 이상한 점이 많았다. 너무 많아서 불쾌함이 들었다.

미츠하라면 이랬을 것이다, 저랬을 것이다, 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했을 경우, 전부 그 반대의 행동을 취했다고 생각했다.


"정신교육 했다는 거, 때리기도 했었어요?"

"구타도 기합도 없었어. 사실 웬만해선 기합은 줬겠지만, 워낙 처절하게 사과하고 반성하니 그 모습을 보고 다들 넘어가기로 했지."


미츠하가 스스로 남의 몸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놨다. 농구부가 아니었다.

문제는 그 계기인데, 한 시간의 설교로 인한 스트레스가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몸의 상태만 해도 적잖은 고통을 내뿜으며 자칫 잘못 움직이면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게 만드는데 미츠하가 그 고통을 감수하고, 그것도 타인의 몸으로 난리를 칠 리가 없었다.


현 상황에서 가장 그럴듯한 원인은 미츠하의 정신상태였다.

나도 과거의 장난으로 인해 벌어진 이 일들 사이에서 수많은 고통을 겪었는데, 미츠하라면 금세 혼란에 빠져 지끈거리는 두통을 호소하였을 것이다.

시간상으로도 내가 영향을 끼친 건 9월 22일의 밤이었으니, 미츠하는 어제서야 바뀐 미래의 내 몸으로 첫 하루를 보낸 것이다.

나도 혼란함과 답답함에 미쳐가다가 극단적인 생각을 했던 만큼 그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있었던 중요한 일을 알았으니, 일단 마저 사건을 수습하고 미츠하와 대화를 나눌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왠지 일어나보니 몸에 멍도 많고 머리도 지끈지끈하더라니, 말로만 듣던 단기 기억상실증이라도 왔 나봐요. 어떻게 이런 걸 다 까먹었는지, 하하하."

"아니, 타키. 심각한 일이었는데 웃음이 나와? 아무리 기억이 안 난다지만… 어제 농구부 분위기를 네가 봤어야 했는데."

"솔직히 믿을만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잖아요, 그거. 제가 지병을 앓고 있는 것도 아니고 미쳐서 날뛰었다는 건 별로 믿기진 않네요."

"하아, 됐다. 어제 일 때문에 엄청 걱정했는데, 차라리 낫네."

"하하, 죄송해요. 그런데 선배, 저 몸도 솔직히 꽤 아프긴 한데 당분간 부 활동 쉬어도 될까요?"

"그래, 나오지 마라. 어이가 없어서 당분간 네 얼굴은 보기도 싫어졌어. 다음에 나올 땐 각오하고."


나는 몸을 일으키고 선배한테 적당히 인사를 한 후 조금은 어둑해진 하늘을 바라보며 옥상을 벗어났다.

아침엔 걸을 때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던 몸도 어느새 고통에 적응한 것인지 이제는 비교적 걸을 만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엔 갈수록 심각해져만 가는 이 상황에 대한 생각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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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타키. 무슨 일이냐. 그렇게 다쳐서 돌아오고는."

"아버지… 아들이 이만큼 다쳤으면 좀 더 리액션좀 강하게 해줘. 그리고 이건 어제 발을 잘못 헛디뎌서 어쩌다 보니 구르게 됐어."

"그래, 뭐 꽤 괜찮나 보네. 네 성격에 너무 아팠으면 알아서 병원 간다고 연락이라도 했겠지."

"그거 지나치게 방임주의인 거 아니야? 하나뿐인 아들인데 너무하네. 식사는 하고 왔으니까 먼저 들어갈게."


출장에 돌아온 아버지가 별 일이네 하는 표정으로 시큰둥하게 반겨줘서 대충 대답을 하고는 내 방으로 들어갔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둔 것들을 정리하는 게 급한 상황이라 식사도 하고 왔다고 거짓말을 했다.


우선 가장 시급한 이 상황의 해결법은… 여전히 별생각이 나지 않았다.

읽어봤던 공상과학 소설에서나 볼법한 시간여행 관련한 내용을 떠올려봐도 나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의도치 않게 이루어지는, 시차는 3년 전만 가능하고 심지어 시간 이동을 하는 사람은 도쿄의 평범한 남자 고등학생이다.

당장에 오늘 밤에 잠이 들면 내일 내가 미츠하의 몸으로 일어날지, 그대로일지도 모르는데 무슨 수를 써야 하는 걸까.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과거로 돌아갈 때마다 최대한 과거의 장난을 덮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리고 미츠하와도 시급히 이야기를 나눌 방법도 찾아야만 했다.

우선 이 수난에 휘말리게 한 사과도 해야 하고, 상황을 알리고 협력을 해서 더 빠른 해결을 위해 나서야만 했다.

미츠하도 도와줄 수만 있다면 몸이 바뀌기만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져 더 빠른 해결을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요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번번이 일기를 통한 대화에 실패했기 때문에 시간이 꽤 걸릴 문제일 것 같다. 


그 외에는 현재 상황에 대해 아는 만큼 최대한 처음부터 지금까지 상황 정리를 하고 노트에 쭉 글을 써내려갔다.

막상 생각을 정리해보니 지금 당장 도움이 되는 내용은 거의 없었지만, 이 정도면 '사건 대책 안내서 그 첫 번째'정도의 역할은 될 것 같았다.

생각보다 머리도 많이 썼는지 책상 위엔 빈 생수병만 두 개가 있었고 11시밖에 안 되었는데 새벽까지 깨있던 것처럼 눈이 감기기 시작했다.

하루라도 빨리 상황이 해결되기를, 미츠하와 몸이 어서 바뀌기를 빌며 하루를 끝마치는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