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정보 http://m.dcinside.com/view.php?id=yourname&no=677571
이걸 보고 생각나서 썼습니다
계기는 별개로 장편 쓰는데 5편 쓸 동안 미츠하랑 타키랑 얘기 한마디도 못시켜봐서
빡쳐가지고 단편이라도 쓰고 싶었음
그리고 장편은 지금 진행도 십노잼이라 기분 환기좀 할겸 다른 것좀 써보고 싶었음
매번 그랬지만 저는 쪽팔려서 댓글을 못 읽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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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싱가포르에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어렸던 나에게 싱가포르의 다문화적인 모습은 신기해서 재미있었지만 좋은 기억으로 남은 여행지는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높은 기온과 무자비하게 쏟아지는 스콜, 그리고 뒤따라오는 높은 습도는 외부에서 돌아다닐 때마다 우리 가족을 질기게도 쫓아왔고, 어디든 실내로 들어가기 전까지 불쾌함을 달고 다녀야만 했다.
이 어릴 때의 여행이 여파가 얼마나 컸는지, 그 뒤로도 나는 덥고 습할 때마다 답답함에 몸부림치는 게 일상이 됐다.
바로 지금처럼.
"아아아아아… 짜증나아아아…."
아무도 없어서 선풍기에게 말을 시키기 위해 돌아가던 팬을 잡고 혼잣말을 했다.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올 리가 없지만 메아리치는 내 목소리는 짜증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하지만 밖에서 몰아치는 비바람 소리에 주변 상황을 자연스레 인식해버리는 내 정신머리는 스스로 불쾌함을 초래했다.
어째서 이렇게 된 걸까, 나는 퇴근하고 파라다이스를 누릴 생각에 행복했었는데.
저기 불이 들어오지 않는 에어컨이 문제일까, 아니면 이미 늦은 시각이라 수리할 수 없는 기사님이 문제인 걸까.
무엇인가에 탓을 돌린다고 해결이 될 상황이 아닌 걸 이성은 알고 있지만, 지금만큼은 이성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곳, 8월의 도쿄, 신주쿠 근처의 한 원룸은 오늘만큼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다녀왔습니다… 으아, 더워! 습해! 뭐야, 타키군. 에어컨 왜 안 틀고 있어?"
몰아치는 비바람에 옷이 꽤 젖은 미츠하가 들어오자마자 질문을 했다.
나는 대답할 힘도 없어 옆에 굴러다니던 리모컨을 집어 에어컨을 향해 전원 버튼을 눌렀다.
꾹꾹꾹, 세 번을 눌렀을 때 미츠하가 털썩 쓰러졌다.
"마, 말도 안 돼…. 오늘 아침까지 별문제 없었는데에!"
내가 처음 에어컨 전원을 키려 했을 때의 반응을 미츠하도 비슷하게 보였다.
커플은 이런 면에서도 닮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법도 한데,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흐뭇하게 웃을 수 있는 기력이 없었다.
오늘 아침 출근 전까지 잘 작동하던 에어컨이 퇴근하고 나니 고장 나버렸다는 상황에 나도 돌아오자마자 헛웃음이 나왔을 정도다.
"으아… 안돼! 무리야, 난 오늘 여기서 못 버티겠어. 그냥 우리 집으로 가자!"
"무리야, 무리. 이 비바람을 뚫고 거기까지 가다간 더 끔찍한 결과만 낳게 될 거야…."
말끝을 흐리며 창문 밖을 바라봤지만, 여전히 비는 거세게 몰아치고 있고 바람도 창문을 강하게 들이받고 있었다.
일단 이 비바람을 뚫는 게 지금 당장 무리고, 강행돌파를 시도한다고 해도 신주쿠에서 미츠하의 집은 꽤 먼 편이다.
강행 돌파하며 젖게 될 옷을 세탁하고, 출근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니 알림도 일찍 맞춰놔야 하고, 요츠하의 까칠한 시선까지 받아야 에어컨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여러 면에서 비교해봐도 에어컨의 행복을 포기하고 참는 게 더욱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하…하지만 이 지옥에서 하룻밤을 지내라는 건 무리야!"
"어쩔 수 없어…. 하아, 이제 식사 준비할게. 젖은 옷 갈아입고 샤워라도 하고 와."
"응… 씻고 올게…. 아아아… 에어컨…."
좀비도 한 수 배우고 갈 걸음걸이로 탈의실에 들어가는 미츠하를 보고 살짝 웃음이 나왔다.
그래, 더위가 대수일까. 커플의 힘이라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녁 메뉴는 시원한 음식으로 더위에 선제공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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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
설거지를 하는데 뒤에서 조금은 사랑스러운 소리가 들려온다.
미츠하는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선풍기를 계속 근처에 두고 있었는데, 식사가 끝난 지금도 선풍기와 대면한 채 쉬고 있었다.
선풍기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모습에 선풍기를 질투할 뻔했는데 다행히도 마음을 다잡고 다시 그릇을 닦기 시작했다.
별개로 식사하다가 생각한 건데, 사랑하는 여자의 몸에서는 항상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게 정상인가 싶다.
적당히 샤워하고 나온 미츠하의 몸에서 나는 향기는 식사 중인 내 코를 계속 자극했고, 나는 욕실에 있던 화장품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저런 향이 있었나 생각해봤다.
결국, 반찬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른 채 식사를 끝마치고 말았다.
"아아아…. 아, 맞다! 타키군, 지금 냉장고에 맥주 있어?"
"아, 그러네. 생각해보니 맥주가 있었구나. 맥주…. 몇 캔 있더라?"
미츠하가 새로 사귄 친구인 선풍기의 품을 벗어나 냉장고를 향해 걸어갔다.
한 발, 한 발 발걸음을 뗄 때마다 묘하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미츠하를 막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함께….
"아, 한 캔 남아있어…."
"한 캔 남아있네."
그릇을 닦던 내 손이 우뚝 멈췄다.
천천히 목만 돌려 냉장고 쪽을 바라보니 미츠하가 맥주 한 캔을 들고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서로 시선이 교차하는 와중에 미츠하의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는 게 보였다.
아, 이래서 후회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구나.
"아아~ 시원해라~ 이 시원한 맥주 한 캔이면 더위가 싹 가시겠는걸?"
보란 듯이 맥주 캔을 볼에 붙이고 어디서 대사로 쓰였을 법한 멘트를 친다.
올라간 입꼬리에 반달이 되어가는 눈매를 보니 지금 미츠하는 나를 도발하는 게 분명했다.
도발에 넘어가 봤자 비굴해지는 걸 이성은 알고 있다.
하지만 더위가 이성이 마비된 상태의 나는…
"미츠하씨… 오늘따라 젖어있는 모습이 섹시하게 보이네요."
굴복을 선택했다.
"자아, 누나라고 불러 보렴. 타키군?"
"미츠하 누, 누나… 저도 그거 마시고 싶어요…."
"존댓말 하지 말고, 친누나가 있었다면~ 하는 식으로!"
"누나~ 나 그거 안 마시면 힘들어 쓰러질 것 같아… 나도 좀 나눠줘!"
애교라고는 부려본 적이 손에 꼽는데, 마비된 이성이 이렇게 무섭다.
미츠하의 앞에서 쌓아 올린 '멋진 남자' 이미지는 이미 박살이 났고, 미츠하는 두고두고 이 얘기를 꺼내서 나를 후회의 파도에 빠트릴 것이다.
"호호호, 그래. 귀여운 동생아. 이 누나가 나눠 줄테니 걱정하지 말고 설거지나 끝내렴!"
이날 이후로 며칠이나 이불을 발로 차게 될지 상상이 안 갔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차가운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행복함에 그저 즐겁게 설거지를 금방 마치고 선풍기 근처에 대충 앉았다.
앉자마자 미츠하가 컵을 놓고 맥주 캔을 따 반을 따르기 시작했다.
"이 누나가 선심 쓰는 거란다, 타키군!"
"윽… 방금 그 일들은 다 잊어줘…. 하아, 하여튼 건배!"
눈앞에 시원한 맥주가 있는데 털털하게 잡담을 나눌 순 없었다.
컵과 캔이 부딪히는 시원한 소리, 그리고 시원한 맥주가 목을 넘김과 동시에 미츠하와 나는 맥주 CM에서 본 듯한 소리와 함께 리액션을 취했다.
"아아~ 갑자기 이 방이 파라다이스가 됐어!"
"가끔 사오는 맥주일 뿐인데 맛이 너무 다르네. 다음부턴 한 번들씩 사올지도 모르겠어."
"맞아, 타키군. 이 여름을 어떻게 시원한 맥주 없이 지내려고 했던 거야? 내일 퇴근길엔 꼭 사와!"
"뭐야, 네가 사오는 선택지는 없는 거냐고~"
맥주의 시원함 때문인지 짧은 잡담에도 웃음이 나오는 걸 참을 수 없었다.
비로 인한 불쾌한 습도에 여름의 무더운 기온 속에서 넘기는 맥주는 원초적 행복이란 건 이런 것일까 하고 생각하게 해주었다.
맥주를 홀짝거리며 생각 없이 미츠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시야에 확 잡히는 물건이 있었다.
저게 왜… 저기 있으면 안 되는 물건인데….
"그런데 미츠하, 그 옷을 네가 왜…?"
'나시'를 입은 미츠하가 무슨 문제 있냐는 듯 바라봤다.
저 나시는 내가 집에서 혼자 생활할 때 자주 입던 나시다.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미츠하가 입었을 때의 파괴력이 말도 안 되기 때문이다.
"티셔츠 입으려고 보다가 이 옷은 소매도 없어 보이길래 입은 건데… 안 돼?"
"…적어도 내 앞에서는 너무 위험한데. 아무리 더웠어도 여자가 나시를 입으면…."
'유혹하는 것 같잖아.'라는 말이 목 끝까지 올라왔다가 내려갔다.
여자라고 나시를 입으면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연인 사이에서는 나시가 지나치게 파괴력을 가진 복장이 되어버린다.
거기에다가 원래 내가 입고 다니던 나시여서 후줄근하게 늘어진 부분에서는 특히 더 시선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었다.
위태위태한 상태의 나시에 눈을 둘 곳이 없어져 늦기 전에 그냥 행동으로 나서기로 했다.
"하아… 아니야, 기왕 그거 입는 거 조심은 해줘. 특히 이런 거."
어깨의 끝에 매달려 ‘흘러내려 갔으면 좋겠지?’라고 놀리는 듯한 나시의 끈을 제자리로 돌려놨다.
끈을 돌려놓고 미츠하를 보니 얼굴이 조금 붉어진 느낌이 들었다.
"타, 타키군! 이런 건 말로 해줘도 되잖아!"
"어… 응?"
"타키군, 여자를 위한 배려심 너무 부족해! 부, 부끄럽게 그러면 어떡해!"
조금 붉었던 얼굴이 점점 시뻘겋게 달아오른다.
배려심이 부족하다니, 방금 실수한 게 있었나 곰곰이 생각해봤다.
"부끄럽다니 뭐가? 나시 끈 올려준 거?"
"그런 것도 배려야! 아무리 평소에 같이 지낸다지만 너무 서슴없이 부끄러운 짓 하는 거 아니야?"
"아니… 그건 부주의한 쪽이…."
정확히는 시선을 둘 곳이 없어 끈을 올리긴 했지만, 이렇게 소리를 지를 정도의 행동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 정도가 부끄러운 짓이라니, 애초에 부끄러운 건 지금 미츠하의 복장쪽이다.
알 수 없는 미츠하의 반응에 어이가 좀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 좋은 생각이 났다.
조금 전, 겨우 맥주 가지고 평생 기억에 남을 부끄러운 꼴을 만들었겠다.
기왕 부끄러운 짓 하는 거, 끝까지 가보기로 했다.
"…부끄러운 짓, 흠. 그러면 진짜 부끄러운 짓이 뭔지 알려줄게."
"에? 저기, 타키군? 꺅!"
미츠하의 몸에 다가가 양팔을 붙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밀어붙여 바닥에 눕게 만들었다.
맥주를 마시긴 했지만, 무더위에 땀을 이미 많이 흘리기도 했고, 여전히 밖에서 우중충 내리는 비 때문에 습도가 높아서인지 팔을 잡은 손의 느낌은 아주 끈적했다.
"타키군, 이건 부끄러운 짓이 아니라… 꺅, 뭐 하는 거야!"
"이러면 이제 내가 아니라 미츠하가 부끄러운 상황이지? 어머~ 부끄러워라. 너무 야한 복장이야."
"타키군… 너어!"
나시의 끈을 잡아 내렸다. 양쪽 다.
덕분에 미츠하는 나시가 가슴의 위쪽부터 겨우 가리는 아슬아슬한 복장을 하게 되었다.
이대로 미츠하를 일으켜 세운다면 훌렁하고 쉽게 벗겨질 것이다.
"나만 부끄러울 수는 없지. 너도 한번 크게 부끄러워 봐야 하지 않겠어?"
"…이 상황이 충분히 안 부끄러워질 수 있는데."
"그 옷하고 무슨 소리를… 으악!"
위에서 내려다보며 놀린다고 팔을 잡고 있던 손을 풀고 있었는데, 방심했다.
미츠하는 갑자기 몸을 일으켜 세우더니 그대로 팔로 내 목을 감싸 강하게 끌어당기며 옆으로 회전하더니 어느새 내가 누운 상태의 공수 역전이 되어버렸다.
야생…이 아니라 시골에서 자란 여자의 힘은 걷잡을 수 없는 것 같다.
끈이 내려가 있던 나시는 그 사이에 미츠하의 배꼽까지 내려가 상체를 노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힘을 좀 써서 그런지, 아니면… 흥분해서인지, 미츠하의 몸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잠깐만, 잠깐만. 침착해, 릴렉스. 미츠하, 무슨 생각인 거야?"
"타키군, 우리 날도 더운데 끈적한 시간 한번 가져볼까?"
"미츠하씨, 우리 내일 출근인데요. 오늘 그랬다가는…."
입을 다물라는 의미가 분명한 키스로 인해 말을 이어갈 수 없었다.
높은 습도의 방 안에서 하는 키스는 풀이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끈적해서 입술이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었다.
키스를 끝마친 미츠하가 만족스러운 듯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이제 부끄럽지 않은 상황이겠네."
이제 확실히 알 것 같았다.
나는 이빨과 발톱을 숨기던 육식동물 앞의 초식동물이었고, 어쭙잖게 육식동물의 흉내를 내다가 포식을 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렇게 무기력하게 당하는 상황이 찾아오자, 나는 또 부끄러운 과거를 만들게 될 것 같았다.
미츠하가 상체를 움직여 천천히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오늘 일들은 무더운 한 여름밤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 너 팬픽썻엇음? ㄷㄷ
헐ㅋㅋㅋ
ㅗㅜㅑ 메챠쿠챠 엔딩
ㄷㄷㄷ...
ㅓㅜㅑ
zzzzzzzzz
이제 봤네. ㅊㅊ
이건 왜 못나냐?
ㄹㅇ/..
좋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