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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참고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677588

메인이 된 참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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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밤의 기록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682537


이전 단편이랑 시간 이어지게 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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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녀왔습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 주말의 낮, 벽에 기대서 책을 읽고 있는 중에 미츠하가 돌아왔다.

미츠하는 아침부터 집에서 물건을 좀 챙겨온다고 도쿄 외곽에 있는 자기 집에 다녀온다고 했다.


“거리도 있는데 생각보다 금방 다녀왔네. 요츠하는 혼자 잘 지내고?”

“응, 언니 없어서 너무 편하니까 오랫동안 있다가 오래.”

“…솔직하네, 역시.”


미츠하의 여동생, 요츠하는 성격이 아주 불같다.

고등학생임에도 고수하고 있는 트윈테일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좀 신기했다.

그리고 미츠하랑 나랑 같이 있는 걸 볼 때마다 뒤통수가 부서질 정도로 째려보는 것 때문에 부담이 심해서 만나기가 좀 무서웠다.


“그나저나, 오늘도 엄청 덥네.”


달력의 날짜는 아직도 한여름을 가리키고 있었고, 그나마 비는 오지 않고 있지만 무덥기로 유명한 도쿄는 강렬한 태양 빛을 받으며 시민들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었다.

그래서 에어컨이 빠질 수 없는 요즘에 에어컨이 고장 나기라도 한다면… 이성이 마비되어 이상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다행히도 지난번에 고장 난 에어컨은 다음 날 출근 중에 수리가 마무리되어 지금 나는 땀을 흘리지 않고 쾌적하게 있다.


“으아~ 너무 더워! 타키군, 부탁한 거는 사뒀어?”

“응, 너 나가고 얼마 안 돼서 금방 사 왔어.”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몹시 좋아하는 미야미즈 자매는 집에서 식사하고 나면 디저트로 항상 하겐다즈를 먹는다.

그건 우리 집에서 같이 살면서도 바뀌지 않은 건데, 최근은 여름이라서 그런지 틈만 나면 먹어치우는 바람에 수량이 금방 떨어져서 사올 때마다 가득 채워둬야 한다.

나도 먹긴 하지만 먹는 비중은 내가 20, 미츠하가 80쯤을 유지한다.

가격도 장난 아닌데 결제는 평범하게 분담해서 하니 솔직히 좀 부담이 큰 편이다.


“으응~ 너무 맛있어!”


이런 내 걱정은 아는지 모르는지 행복하게 먹고 있는 소리가 난다.

나는 아픈 부분을 찔러 미츠하를 당황하게 하기로 했다.


“미츠하, 너 그러다가 살 잔뜩 쪄서 후회하는 거 아니야?”

“타키군처럼 주말에 집에서 책만 읽는 게 더 위험하거든~ 행동이 없잖아?”


남의 지적활동을 살찌는 행위로 보다니, 이게 아이스크림을 행복하게 먹는 사람이 할 말인가 싶었다.


“책을 읽고 생각하는 와중에 내 몸은 칼로리를 잔뜩 소모 중이라고?”

“헤~ 타키군, 책 읽고 생각해내는 게 헛소리는 아니지?”


저 여자가 정말…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는 의도가 확실한 대답이었다.

뭐, 좋다. 끝까지 가자는 의미로 해석하기로 했다.


“미츠하, 요즘 바지가 잘 안 맞는 것 같던데….”


방 안에 정적이 흐른다.

하겐다즈를 행복하게 우물거리던 미츠하의 숟가락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아픈 곳을 제대로 찌른 게 확실했다.


“타, 타키군. 무슨 소리야~ 내가 그럴 리가…”

“왜, 그 요전번 아침에 보니까 잘 안 맞아서 낑낑대는 것 같던데. 혹시 최근에 체중 재봤어?”


책을 읽으며 미츠하에게 커다란 일격을 날린다.

이겼다는 생각에 입꼬리가 조금 올라갔다.


“어… 어어… 어디까지 본 거야?”


당황한 게 명백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러게 적당히 먹어치웠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새 좀 끼는 것 같은 건 직접 봤고, 입을 때 좀 벅찬 소리도 나는 것 같길래.”

“타키군, 너무해….”


갈수록 목소리가 작아지는 패배선언이 나왔다.

그러니 덤비지 말고 곱게 있었어야지.

기왕 기를 꺾는 김에 마지막 결정타도 날리기로 했다.


“지금도 보면 꽤 차이가 눈에 띌….”


분홍색이다.

분홍색이 보인다.


“차, 차이라니! 진짜 배려심 너무 없어 타키군! 여자친구한테 못 하는 말이… 어라, 왜 그렇게 쳐다봐?”


미츠하를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어 고개를 돌린 후 흘겨보고 있었다.

비치는 분홍색을 보니 머리에 야한 생각이 가득 차서 어쩔 수가 없었다.

땀에 살이 비치는 흰색 와이셔츠라니, 지난번 나시를 봤을 때보다 더욱 충격적이었다.

덤으로 비쳐서 보이는 분홍색 브래지어는 고혹적인 매력까지 추가해주었다.

나시건 와이셔츠건 내 옷인데 왜 미츠하가 입으면 항상 이렇게 매력적이게 되는 걸까.


내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돌리니 이상함을 느꼈는지 미츠하가 자기 몸을 내려다보았다.

미츠하는 흠칫 놀라더니 그대로 몸이 굳었다.

흘겨보는 나도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어색한 분위기가 흐른다.

실제로는 몇십초밖에 안 지났겠지만, 체감상으론 몇 분이나 지난 것 같았다.

나는 결국 한숨을 푹 쉬고 이 분위기를 깨기로 했다.


“그… 이쁜 분홍색이네…. 으아악!”


방에 굴러다니던 쿠션이 강속구로 날아온다.

흘겨라도 보고 있어서 겨우 피할 수 있었다.

아니었으면 그대로 맞은 후 벽에 머리를 부딪쳤을 것이다.

미츠하를 보니 붉어진 얼굴로 나를 매섭게 쳐다보고 있었다.


“변태! 지금 그 상황에서 속옷이 눈에 들어와?”

“너무 눈에 띄는 걸 어떻게 해? 그것보다, 설마 밖에서 그러고 다닌 거야?”

“조, 조용히 해! 밖에서는…!”


미츠하가 말을 멈춘다.

좋게 말하자면 순진녀고, 나쁘게 말하자면 바보녀인 상황이겠지.


“타, 타키군… 나 어떻게 해….”

“하아… 그러게, 널 어떻게 하냐….”


수치심 때문인지 미츠하가 고개를 팍 숙인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바보같이 속살을 비추고 다녔으니 그럴 만도 하다.

나는 위로를 해주기 위해 미츠하에게 다가갔다.


“하아… 다음부터 내 옷은 조심해야겠다. 본 사람들도 놀랬을 거야.”

“타키군… 나 남들한테 다 보여주고 다녔어….”

“지하철에선 땀 안 흘렸을 테고 역에서 집까진 거리도 짧아서 괜찮아. 지나가는 너를 본 사람도 별로 없을 거야.”

“그래도… 으으… 너무 부끄러워….”


미츠하가 내 품에 파고든다.

꽃향기로 둔갑한 미츠하의 땀 냄새가 난다.

에어컨때문에 땀은 많이 말랐지만, 아직 속이 비치는 미츠하의 와이셔츠 등 부분이 보인다.

미츠하를 위로하려고 온 건데 정작 내 인내심이 시험받는 느낌이었다.

안아주려고 했던 내 손이 안지 못하고 허공을 휘저었다.

침이 꿀꺽 넘어갔다.


“으아… 그… 미츠하… 일단 옷부터 좀 갈아입고…”


미츠하가 울 것 같은 얼굴로 올려다본다.

인내심이 폭발했다.


“…아, 그럴 필요 없겠다.”

“에, 타키군?”


두 말할 필요도 없이 미츠하의 와이셔츠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미츠하가 당황해서 손을 허공에 허둥지둥 휘두른다.


“꺅! 뭐 하는 거야 타키군!”

“아, 몰라. 같이 부끄러워지자. 하고 나면 다 잊게 될 거야. 이젠 못 참겠어.”

“주말 대낮부터 이게 무슨… 단추 그만 풀어!”


난 들을 생각도 없었고, 그대로 재빠르게 단추를 다 풀어냈다.

보기만 해도 속 시원한 미츠하의 상체가 드러났다.


“타키군… 저번에도 그랬지만 진짜 짐승이야.”

“그 짐승을 역으로 눕힌 게 누구였더라?”

“으으… 진짜 못됐어.”


바지까지 벗겨내니 속옷 차림에 흰색 와이셔츠만 걸친 미츠하가 눈앞에 있었다.

커튼 사이로 들어오는 태양 빛이 미츠하의 피부를 눈부시게 비추었다.


“타키군 말이 어느 정도는 맞는 걸지도. 진짜 덜 부끄러워진 것 같아.”

“그런 것도 믿어주니 고맙네. 난 그냥 참을 수 없어서 아무 말이나 막 지껄인 건데.”

“…바보, 변태, 욕망의 화신. 진짜 짐승이야.”


미츠하가 팔을 목에 감았다.

지난번처럼 그대로 나를 눕히는가 싶어 긴장했는데 힘을 주진 않았다.


“…오늘 저녁은 맛있는 거 사줘야 해?”

“대가가 좀… 비싼 것 같네. 저녁은 레스토랑이라도 가자.”


미츠하가 빙그레 웃음을 짓는다.

솔직히 욕망에 사로잡혀 정신 나간 선택지를 고른 게 아닌가 걱정되었는데 웃음을 보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여유를 가지며 책만 읽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사랑에 푹 빠진 채 주말을 보낼 것 같았다.


사랑스러운 미츠하에게 미소를 지었다.

아름다운 피부가 눈 앞에 놓여 있다.

그리고 그대로 거추장스러운 속옷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어느 한 여름 주말, 나는 기억에 남을만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