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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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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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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카의 시체를 텟시 옆에 옮겨준 후 누더기가 된 이불을 덮었다. 이러면 하던 정분 마저 나눌수 있겠지.

조금 철없는 생각을 하며 돌아온 토시키는 남은 한 상자를 트렁크에 싣고 나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조니 워커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아까와는 다르게 강렬하게 피어나는 향기로운 곡물의 향이 입안을 맴돌더니 살며시 여운을 남기며 사라졌다. 마시고 난 후엔 꽃과 같은 향기가 맴돌고 있었다.

이대로 취하고 싶었지만 아직이다. 잠깐의 휴식을 음미하고 운전대를 잡았다.




제대로 포장되지 않은 시골길을 질주했다. 목적지가 보인다. 경찰서 겸 소방서.

워낙에 작은 마을이다 보니 차라리 경찰서와 소방서가 한 건물에 있으면 편하지 않겠냐는 속 편한 주민의 생각들이 만든 두 기관은 2층짜리 한 건물을 공유했다.

규모가 작다보니 둘이 합쳐도 도시의 그것에 미치지 못했다. 조금 멀찍한 곳에 차를 대고 테시가와라 집에서 가져온 스포츠 백 2개를 들쳐매 건물로 향했다.

슬쩍 안을 들여다보니 시간이 시간인 만큼 숙직인 경찰들은 꾸벅거리며 자고 있다.

토시키는 종이를 말아서 휘발유가 든 병에 꼽고 불을 붙였다. 그것을 스포츠백에 쑤셔넣고 발로 문을 박차서 스포츠백들을 냅다 던지고 빠른 속도로 도망쳤다.

경찰들이 일어나 뭐야 이거. 당신 누구야 같은 소리가 나도 뒤돌아보지 않고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앙!!!!!!!!!!


하는 굉음이 울리며 강렬한 후폭풍과 열기에 토시키는 그대로 엎어지며 굴렀다. 간신히 몸을 돌려 보니 건물이 불타고 있었고


콰아아아앙!!!!


남은 폭약이 마저 터지면서 콘크리트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중 하나가 토시키의 팔에 직격했다.

“크으으윽!!!”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팔을 한참이나 감아쥐며 뒹굴던 토시키는 간신히 일어나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이미 건물이 아니었다.

아까보다 했으면 더했지 못하지 않은 콘크리트 무덤의 인간폐광이었다.

콘크리트 잔해 사이에 미처 나오지 못한 자의 신체 일부와 폭발로 튕겨져 나가 고꾸라진 시체들이 타는 걸 바라보았다.


바로 그때 잔해 앞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걸 발견했다. 극적으로 탈출해 살아남은 젊은 경찰이었다. 쫓아오느라 피해를 덜 받은건가.

처리하기 위해 다가간 순간 경찰이 일어나 토시키를 덮쳤다.

“으으윽!!!” 손을 맞잡은 두 남자가 육탄전을 벌인다. 아무리 폭발 피해를 받았다지만 중년의 남성보다는 힘이 좋은 젊은 경찰은 토시키를 들쳐내 엎어버렸다.

“컥!! 어허억...!!!” 정신을 잃을 정도의 고통이 척추부터 시작해 온몸에 전해졌다.

무방비 상태로 위를 보며 숨을 헐떡이는데 경찰이 큰 콘크리트 파편을 힘껏 들어 내리치려는 순간 자신이 제압하려던 상대를 그제야 알아봤다.

“며...면장님...??”

당황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토시키는 본능적으로 몸을 굴러 피하면서 엎드린 채로 권총을 꺼내 갈겼다. 탕! 탕! 엎드려 쏜 두발의 총알은 경찰의 발뒤꿈치를 날려버렸다.

“아아아아으아아!! 으아아아아아앍!

경찰은 그대로 뒤로 자빠져 발목을 쥐며 비명을 질러댔고 토시키는 고통을 진정시키며 일어나 돌을 가져와 경찰의 머리에 찍어대기 시작했다.


한 번 두 번 찍을 때마다 피 묻은 이빨이 한 두개씩 사라져가고 코의 형상이 짓뭉개져간다.

경찰이 토시키의 다리를 잡으며 발버둥치자 구두 뒤꿈치로 심장이 있는 부분을 마구 밝았다.

갈비뼈가 부러져 심장에 박혔는지 고통스런 숨소리로 짧은 저항도 못하게 한 그에게 더욱 돌을 내리쳤다. 곧 이목구비가 사라진 경찰은 팔을 늘어뜨렸다.

개같은 자식. 여기까지 자신을 몰고 계획에 차질이 생기간 한것이 용서가 안된다. 그래서 이미 숨진 경찰의 목을 수차례 찧었다. 

“이, 씨발, 개같은, 쓰레기, 새끼야아아아아악!!!!!”

콰직!! 목뼈가 박살나며 대가리가 분리됬다. 남은 살점을 손으로 쥐어뜯어 완전히 분리한 후 머리칼을 쥐어잡고 불타는 잔해에 냅다 던져버렸다.

기막히게도 머리는 부러져 날카로워진 파이프에 정통으로 푸슉! 꽂혔고 이내 주변의 화염이 머리를 감쌌다.

머리카락이 타버리고 피부가 회색빛이 되어간다.

퓩, 푹. 깊숙이 박힌 눈알이 터지며 진물을 뿜었다.


토시키는 비틀거리는 몸을 이끌고 이내 자신의 자동차에 앉았다. 보틀을 거칠게 열어 술을 들이켰다. 

경찰은 제지했지만 이 정도 폭발이면 누군가 외부 쪽 경찰에 신고를 했을 것이다

이토모리 외부에서 오느라 오래 걸릴터이니 시간을 벌긴 했어도 타임 리미트다. 마지막 목적지를 향했다. 끝이 보인다.






회관에 ‘그 사람’이 나타났다면 사실 이미 목적은 다 달성했을 터였다. 허나 회관에서 그 사람의 모습을 보질 못해 이렇게 몸소 왔다.

마지막을 여기서 장식하다니. 얄궃은 운명을 탓하며 토시키는 미야미즈 가의 대문을 열어 거실로 향했다. 

거실에는 ‘그 사람’만 있었다. 미야미즈 히토하. 장모.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흙과 피로 얼룩진 사위를 보고도 태연히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장모의 건너편에 앉았고 한참을 서로 노려보았다. 침묵을 깨고 토시키가 말했다.


"애들은 어딨죠?"

"알아서 뭐하게."

“......사위가 간만에 왔는데, 차 한잔 안 내주십니까?”

“멋대로 나갔다 들어온 사람에게 내줄 차는 없네.”

“이런 꼴을 하고 있는데 태평도 하십디다?”

“자네가 무슨 꼴을 하던지 내 알바 아니잖은가. 바닥 더러워지는 게 신경 쓰일 뿐이지.”

민속학자 시절 처음 만났을 때의 속 긁는 태도는 여전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신지 알고는 계신 겁니까?”

“이래뵈도 한 마을의 무녀였고 무녀를 셋이나 키웠네. 그런 통찰력 하나 없다고 생각하나."

“그럼 지금부터 제가 무슨 짓을 하실 지도 알고 있겠군요.”

“…….”


“안 두려우십니까?”

“사위를 두려워하는 장모라는 우스개 소린 듣기 싫다네.”

“발악입니까, 허세입니까?"

"내가 자네 따위에게? 농담 한번 재미없군."

심호흡을 크게 내쉰다.


"후타바가 왜 죽어야했죠?"

"그 애가 그리 말했으니 그런거지."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그게 무녀일세. 그게 미야미즈이고 정해진 무스비이고 운명이야."

"뚫린 입으로 할 말이 그거 뿐입니까!!"

탁자가 부서져라 내리쳤다.

"충분히 살 수 있었습니다. 조금만 빨랐더라면 외지에서 치료를 받고 살수 있었어요!!

허나 운명 운운하면서 후타바에게 바람을 넣은건 당신이잖아!!

모를 줄 알았나!! 딸에게 죽으라고 속삭이는 게 무슨 얼어죽을 운명이야!!!"

히토하는 태연히 차를 마시고 말했다.


“처음부터 자네 같은 외지인이 무스비라는 신성한 개념을 이해할꺼라 생각한 적 없네.”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듯한 충격에 몸이 쳐지고 고개가 숙여졌다. 지금 사람과 대화하는 게 맞는건가.

딸에게 죽음이 너의 신성한 운명이라고 속삭인, 이 앞에 있는 자가 정녕 사람이라고 할수 있는건가?


잠시 후, 토시키는 힘없이 입을 열었다.

“성경... 읽어보신 적 있습니까?”

“평생을 신사의 축문 등을 외우며 살아왔다네. 그런 거 알 리 없잖은가.”

“전 읽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신앙 역시 민속학 연구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

“아는 구절 중에 '당신'에게 어울리는게 하나 있습니다. 들려드리죠.”

히토하가 노려보았다.




“에제키엘서 25장 17절 말씀입니다…….”

고개를 들었다.


“의인의 길은 사면 열렸으나 악인의 사욕의 길은 막히리라…….”

일어섰다.


“착한 사람은 축복을 받아 의인을 암흑의 계곡에서 구하고…….”

히토하에게 다가갔다.


“그는 형제의 보호자며 잃은 아이를 찾은 자라…….”

주먹에 힘이 들어간다.


“형제를 해치고 음독시키려는 자는, 심한 진노와 큰 분노로 내가 쳐부수리니……!”

격앙되어 목소리가 커진다.


“복수의 매를 맞고 원수는 내가 여호와임을 알게 되리라!!!”

히토하를 내려다보며 소리를 질렀다. 히토하가 기분 나쁜 얼굴로 말했다.

  



“지금 하는 짓에 무슨 의미가 있나?”

  



그 말을 끝으로 히토하의 머리는 턱과 아랫니만 남았다.

처음부터 가지고 온 샷건 끝의 연기가 히토하의 머리가 있단 공간을 맴돌았고 히토하의 몸뚱아리는 여전히 찻잔을 잡은 채 요지부동이었다.

토시키는 숨을 거칠게 몰아쉬더니 이내 진정하고 히토하의 찻잔을 집어들었다. 여전히 뜨거운 차에는 히토하의 살점과 피가 튀어 섞여있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하셨죠."


찻잔을 기울여 샘물처럼 피가 솟구치는 히토하의 모가지에 부어버렸고 그릇처럼 물이 고인 아래턱의 살점들은 허여멀건하게 익어갔다.


“있지요. 이게 댁의 무스비이라는 겁니다. 망할 노친네야.”


찻잔을 냅다 아래턱에 꼽아버리자 히토하의 몸이 뒤로 자빠지며 물과 피를 쏟아냈다. 벽에 튄 것에 이어 다다미 바닥에도 혈육의 꽃이 한송이 더 피어났다.





2층 계단 앞에 섰다. 저 위엔 아이들이 있겠지. 나의 혈육인 두명의 딸. 도망가지 않고 있을 것이다. 직감으로 알 수 있다.

오르려고 하니 옆의 경대 거울이 있고 자신의 모습이 비쳤다. 불 켜지 않은 복도의 어둠 속에서 피와 흙을 잔뜩 뒤집어 쓰고 오로지 눈만 보이는 시커먼 그것은 악귀 그 자체였다. 허나 토시키에겐 별감흥 없이 한가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지저분하군….”

옆의 화장실로 들어가 거칠게 세수를 하였다. 씻고 씻고 또 씻어도 검붉은 물은 세면대에서 사라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나마 깨끗해진 얼굴을 확인하고 세면대를 보았다. 흙알갱이들이 구멍에 잔뜩 모여 물이 빠질 생각을 안했다.


계단을 소리 없이 천천히 오른다. 무슨 얘기를 해야할까. 이것이 토시키가 끝내 정하지 못한 오늘 생각이었다. 같이 가자고 해도 이런 아비를 따라올 리 없을테고 죽이자니 순순히 죽을 리도 없을 터이다. 모르겠다. 본능에 맡기기로 하고 다음 계단에 발을 닿으려는 순간-


덜컥.


발이 닿기도 전에 소리가 났다. 2층에서 난 소리다. 가구들로 바리게이트라도 쳐놓은건가 싶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히토하한테 쏜 총소리를 듣고 세수하는 동안에 바리게이트를 쳐놓았을 애들이다.

……혹시?

그대로 계단을 빠르게 올라가 미츠하의 방문을 열어보았다. 미닫이문에 뭘 걸었는지 열리지 않아 샷건의 개머리판으로 미닫이문을 내리쳤다.

거칠게 뚫린 구멍으로 안을 들여다보니 역시 가구를 모조리 쓸어와 입구를 막고 있었다. 좁은 가구 틈새 사이로 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은 대신, 창문이 열려있었다.

무언가 예상해 다급해진 토시키는 수차례 미닫이 문에 몸통을 들이받았고 마침내 문이 박살나고 가구들이 밀려 방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가구가 몰려있어 텅 빈 방 가운데의 창문을 보니 창틀 아래로 무언가 나풀거린다. 이불과 옷가지 등 천으로 된 것들을 모조리 엮어 만든 로프가 1층까지 늘어져있었다.

“이 망할!!!”

토시키는 쏜살같이 계단을  뛰어내려와 로프가 늘어진 곳에 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덜컥 소리가 난지 얼마 안됬으니 멀리 가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언덕 쪽 갈대숲이 요동치는 게 보였다. 바람이 부는 게 아니였다. 어느 그림자가 이동하듯 갈대의 움직임이 언덕 쪽을 향하는 그것은 이내 보름달빛을 받아 생생히 보였다.

공포로 얼룩져 절규하는 표정의 요츠하와 그 요츠하의 입을 막아 들쳐업고 달리는 미츠하였다.




여기서 쏴도 닿지 않을 거리였기에 토시키는 집 앞 경사면을 그대로 타고 내려와 사정거리 범위까지 달려가서 총을 조준했다. 연신 뒤를 돌아보며 달리던 미츠하와 눈을 마주쳤다.

순간의 눈마주침이었지만 그 안엔 공포, 분노, 증오, 생존을 위한 갈구 모든 것이 들어있었다.

미츠하는 다시 앞을 보고 더욱 속도를 내서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 거리면 충분히 맞출 수 있다. 이 방아쇠만 당기면 모든 게 끝이 난다.

왜 죽여야 하는지 이유는 없었다. 본능이 외치는 것도 아니었다.

내 자식이기에, 그렇기에 그냥


‘죽여야만’ 했다.


미츠하를 향해 가늠쇠를 조준했다.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힘을 주었다.






탕!






총성의 메아리가 들려오는 갈대밭이 조용해졌다. 총을 거두고 갈대밭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다시금 무언가 움직이는 흔적이 보였다.

토시키가 둘을 맞추기 직전 방향을 틀어 허공에 총알을 날려 둘은 아무 부상을 입지 않은 것이다.


동정심 따위는 아니다. 두 핏덩이가 달리고 있는걸 보자니 살고자 하여 발버둥치는 것이 아름답게도 보이고, 추해보이기도 하여 굉장히 흥미로워 죽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앞으로 너희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저대로 살아남을까 아니면 예기치 못한 죽음을 맞이할까.

도시로 떠나 과거를 묵인한 채 살아갈 것이냐. 미쳐버린 광인이 되어 떠돌 것이냐.

깊은 숲에서 사회와 단절할 채 살수도 있겠지. 조용하고 음침하게.

비틀거리는 듯한 움직임은 다시 언덕을 향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토시키는 간신히 중얼거렸다.


“잘 가라, 미야미즈...”


끝내 미츠하는 언덕 속으로 사라졌다. 이로서 전부 끝났다.




토시키는 집으로 돌아와 차 조수석에 놓아둔 조니워커 보틀과 부엌에서 적당한 크기의 술잔 두 개를 챙겨 집 뒤편으로 향했다.

전과 다를 것 없는 사당 한가운데에 주저 앉아 술을 따랐다. 한잔 또 한잔. 한잔은 자신에게 한잔은 후타바에게 주는 것이었다.

당신이 여기서 춤을 보여주었지. 멍하니 앉아있자니 목이 뻐근해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강했지만 그러려니 했다.

앞을 보니 사당 앞에 제물을 바치는 단상이 있다. 쿠치카미사케. 예부터 일본 곳곳에서 만들곤 하던 씹어 만드는 술.

옛 문화이기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그것은 이곳엔 여전히 남아있었다. 아마도 애들이 만들었겠지. 만든 사람의 절반이 들어있다던가.

가져와 구경이나 할까 했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옆의 후타바를 바라보았다. 모든 게 끝났소. 라고 말하고도 싶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목구멍 아래에서 올라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담배는 몸에 좋지 않아요 라고 하던 당신. 개인적으로 내가 담배피는 모습이 멋있어 보이길 원했는데 토시키는 생각했다.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개새끼들 이제야 오네. 경찰이란 것들이. 뭐 그래도 느려터진 덕분에 모든 일을 끝마칠 수 있었다.




술 한잔을 음미한 후 담배를 물고 후타바를 바라보았다. 그제야 말이 나왔다.


“여보.”


사당 문이 열리며 경찰이 들이닥쳤다.


“다녀왔소.”





















“형사님! 오셨습니까.”

“어 다른 현장 다 보고 왔다. 사람 새끼가 한짓이 아니더마. 거, 이게 피의자야?”

“네, 그렇습니다!”

“뭐야 이거, 이거 머리통 어디 갔어?”

“최초 발견한 경찰에 의하면 목에 폭약을 두르고 있다가 발각 직전에 자폭시켰다고 합니다. 흔적도 안 남았지만 소지품으로 본인인 걸 1차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옆의 이게...?”

“예, 피의자의 사망한 아내였던 미야미즈 후타바의 머리......입니다.”

“범행 시작 전에 아내의 무덤을 파헤쳐 목을 잘라 들고 다녔다 이건가...”

“B팀의 보고로 훼손된 질 안에 정액이 발견돼 정황상 시체를 간음한 것으로도 추정된다는 연락도 받았습니다.”

“시간에 시체 훼손, 집단 살인을 하고나서 아내 머리를 옆에 두고 술 한잔 하며 자살을 했다... 뭐 이런...”

“이 피의자 말인데, 면장으로 꽤 주가가 오르던 상태 아니었습니까?”

“그러니까 미친 놈이지, 존만한 마을 근대화하면서 말년이나 보내면 되는데 갑자기 미쳐 돌은건지...”


………………


“다음 소식입니다. 90명 가까이 살해당한 이토모리 학살 사건의 몇 안되는 생존자들이 정신 치료를 목적으로 요양중 실종되거나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


요양사 K.N 씨

“다들 정신적으로 피폐해지셔서... 먹는거 하나 없는데 계속 토하고, 피 날때까지 벽에 머리 박으시는 분도 있고, 계단 구르면서 미친 듯 웃으시거나 손목 긋는 건 예사 일도 아니에요. 보는 저희도 힘들죠.”


요양사 T.J 씨.

‘남편 분이 신참 경찰이고 신혼이었는데 변을 당한거죠. 며칠을 울고 소리 지르고 하다가 밤중에 뛰어 내려서 자살했는데... 안타깝죠 정말...’


………………


“이게 실종됬던 사람입니다.”

“퉁퉁 부었구만. 얼굴을 못 알아 보겠는데?”

“미야미츠 요츠야. 9세. 산 정상의 웅덩이에서 익사체로 발견. 사망 시각은 사건 당일.

발목의 상태로 보아 실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사망 이후 근 1주일 가까이 방치되었습니다. 워낙 예상도 못한 곳까지 도망쳤는지라...

사실 소지품 아니었음 저희도 못 알아 봤을겁니다.”

“이 어린 게 뭔 죄가 있다고... 거 누나도 한명 있다 들었는데 발견 안됬어?”

“네 미야미즈 미츠하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아무런 흔적도 발견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발자국이라도 발견이 되야하는데...”

“아니 그게 말이 되냐. 신발도 안 신고 나갔다는데.”

“그게 그간에 비도 왔고 해서 흔적이 지워져서...”

“니미 씨...”


………………


“형사님!! 미야미즈 미츠하의 흔적과 증거품이 발견됬다고 합니다!!”

“진짜냐! 빨리 그 서류 보여줘 봐! 어서!!”

“…….”

“……증거품이 이거 뿐이야?”

“네. 본인이 항시 착용하던 머리끈인데 산 속 미야미즈 가의 신체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안에 다른 물건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합니다.”

“해서 본인이 신체에 이걸 뒀다 치고 그 다음은?”

“그게... 들어간 발자국만 있었댑니다.”

“무슨 소리야, 그게......?”

“비가 오긴 했지만 들어간 흔적은 확실히 찾았는데 나온 흔적은 발견이 안됬다 합니다.

주변 환경이나 피해자의 상태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감식반이...”


“……”

“……”

“어이. 신참.”

“아, 네.”


“자기 아비가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다 죽이고 자살했다. 그럼 넌 어쩔 거야?”


“…….”




“어디로 갈 생각이냐?”





“……모르겠습니다.”





“그래 ……씨발, 나도 모르겠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