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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전 주의사항


※ 등장인물의 나이설정은 엔딩을 따라갑니다. 

※ 장소나 인물설정은 픽션이므로 실제상황과는 다를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2편 끝부분 2편으로 넘겼습니다 이전편 보기로 확인해주세요 (5/4 09:30)

※ 2번째 삽화 갤주 머리스타일을 바꿨습니다. (5/4 20:00)


<작가의 작품 링크>


<이전편 보기>


<키스신 원본 출처> <-클릭하시면 해당글로 날아갑니다.


삽화제공 : Enfoll 님 감사합니다.


<우연인가 운명인가 - 미츠타키 After>


<3. 회상>


─ 타키군, 마지막으로 갈 곳이 있어. 같이 가자.


활짝 웃으면서 타키의 손을 잡아끈다. 아직 데이트는 끝나지 않았고, 자신이 선택한 마지막 코스.


─ 난. 미츠하가 가자는 곳이면 어디든지 갈 거니까. 얼마든지 안내해줘.


그리하여 둘이 간 곳은 도쿄의 한 작은 술집. 소박한 인테리어였지만 사람이 적어 둘이서 이야기하기엔 안성맞춤인 곳을 택한 미츠하.


─ 나 타키군이랑 술 마셔보고 싶어.


첫 데이트에 술이다. 적잖이 당황하는 타키. 도대체 그녀는 나를 얼마나 알고 싶어 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바로 다음 미츠하의 대사에서 타키는 그런 생각을 완전히 지워버렸다.


─ 나. 타키군에게 할 말이 있어. 좀 들어 주지 않을래?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지만.


미츠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한다. 무슨 말일까.


─ 무슨 이야기를.. 그것보다 나라도 괜찮은 거야? 미츠하.


─ 응. 타키군이 아니면 내가 이 말을 할 수가 없거든. 우선 술부터 시키자. 


뭔가 결심한 듯이 또박또박 대답하고 미츠하는 술과 안주를 주문했다.


미츠하의 주량은 대략적으로 맥주 8잔정도. 원래는 한모금도 못 마셨지만 대학생활과 사회생활을 거치면서 많이 강해졌다.


기초체력이 워낙에 좋아서 한계까지 술을 마셔봤지만. 필름이 끊긴 적은 없었다. 타키의 주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웬만한 남자한테는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 오늘 데이트 너무 즐거웠어. 그런 의미에서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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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츠하는 자신의 앞에 있는 맥주잔을 들고 타키에게 건배를 권했다.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적극성에 약간 놀라면서 자신의 맥주잔을 미츠하의 잔과 가볍게 부딪친다.


─ 아 정말 시원하다. 역시 이게 맥주지!


첫잔을 단숨에 들이키더니 빈 잔을 탁 내려놓는 미츠하. 타키는 원 샷이 예정에 없었는데 미츠하가 그렇게 마시는 걸 보니 하는 수 없이 같이 페이스를 맞춰주기 위해 원 샷을 감행한다.


─ 미츠하. 괜찮은 거야?


내심 미츠하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물론 그녀의 주량을 모르기 때문에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남자인 자신과 같은 페이스로 마시면 미츠하가 금방 취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 응? 전~혀. 난 오히려 타키군이 걱정되는 걸?


미츠하는 앞에 있는 감자튀김을 집어 들고는 생글 생글 웃으면서 타키에게 대꾸한다. 


이런, 거꾸로 배려 당해버렸다. 그렇게 생각한 타키는 바로 다음잔을 주문한다. 하지만 미츠하가 뭔가를 자신에게 이야기 하고 싶다는 것은 잊지 않았는지.


─ 무슨 말인지 궁금해졌는데. 아직이야?


눈치 없는 타키의 한마디에 미츠하는 한숨을 내뱉는다.


─ 내가 어련히 알아서 이야기할 텐데. 정말 궁금한가 보구나. 타키군?


바로 정곡을 찔러버린다.


─ 아.. 미... 미안..


이내 뒷덜미를 긁적이면서 한 발 물러나는 타키. 그런 타키가 귀여웠는지 미츠하는 타키의 볼을 손가락으로 쿡 찌른다.


두 번째 잔이 나오고 둘은 그대로 다시 한 번에 비워냈다. 미츠하는 여전히 기분 좋은 얼굴로 타키에게 기본적인 이야기들과 질문들을 건네고 있다.


그리고 세 번째 잔마저 같이 비운 두 사람.


─ 이제 슬슬 이야기 해줄 때가 되었네. 아까 내가 타키군 아니면 못한다는 말 말이지..


타키는 갑자기 긴장이 되어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타키군 다보여. 어쩜 그리 못 숨기는지.


쿡쿡대며 웃는 미츠하. 오늘 미츠하에게 계속 당하기만 하는 타키는,


「연상의 여유인가, 저것이」


속으로 중얼 거리며 다시 미츠하를 바라봤다.


─ 나 실은 말이지. 누군가에게 하고는 싶었지만 할 수 없어서 너무 쌓아뒀던 말들이 많았어. 그 말들을 하고 싶어서. 우선 내 고향부터 말해줄게. 난 이토모리 출신이야. 그 10년 전 혜성이 떨어졌던 마을.


이토모리 마을. 타키도 기억이 난다. 2013년 10월 혜성의 파편이 떨어졌던 마을. 하지만 마을이 그렇게 망가졌는데 사망자는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던 기적의 마을.


─ 놀랐지? 내가 그 마을 출신이라는 게. 하지만 지금부터 더 놀랄 거야. 그 혜성이 떨어지기 한 달 전. 나 누군가와 몸이 바뀐 꿈을 꾸었어. 그게 누구인지는 모르겠는데 도쿄의 한 고등학생이었고. 3년 후였지. 


몸이 바뀐 꿈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 라고 받아치려고 하는 순간 타키의 머리가 갑자기 지끈해진다. 자신도 어느 시골 마을의 여학생과 몸이 바뀌었던 꿈이 갑자기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게 누구인지는 자신도 모른다. 그리고 그 여학생으로 지냈던 마을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 응? 타키군 왜 그래? 갑자기 머리를 싸매고.


─ 아, 아무것도 아니야. 갑자기 기억나는 일이 하나 있어서. 나도 비슷한 꿈을 꾼 적이 있었거든.


─ 헤에? 정말? 우연이네. 흠..


잠시 생각에 잠기던 미츠하. 그리고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를 이어간다.


─ 난 혜성이 떨어지던 날. 누군가에게 어드바이스를 받아 이토모리 이곳 저곳 뛰어다니면서 대피하라고 사람들에게 외쳤었어. 그리고 결국엔 아버지를 설득해서 모든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데 성공했는데...


거기까지 말하고는 다시 나온 4번 째 맥주를 단숨에 마셨다. 타키도 그런 미츠하를 따라 자신의 앞에 있는 잔을 깨끗하게 비웠다.


그리고 


─ 여기 맥주 2잔 더 주세요!


미츠하의 목소리가 약간 격앙된 것이 느껴진다. 타키는 그런 미츠하를 말리려고 했지만, 이내 미츠하는 그런 만류를 뿌리친다.


─ 나 아직 괜찮아. 안취했으니까 걱정안해도 돼.


또렷한 말투로 딱 잘라 말하니 타키도 어쩔 수 없었다. 다만 지금 자신이 약간의 취기가 올라온다는 것이 걱정일 뿐이었다.


─ 타키군 무리하지마. 굳이 내 페이스에 따라올 필요는 없으니까.


눈치를 챈 미츠하는 타키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다음 말을 잇는다.


─ 그런데 그 혜성이 우리마을에 진짜로 떨어졌어. 물론 난 고등학교 운동장에 대피해서 살았으니까 처음엔 기쁨의 눈물을 흘렸지. 그런데 난 내 손바닥을 보는 순간 그 기쁨이 슬픔으로 바뀌더라. 


「좋아해」


라는 글씨뿐이었어. 누군가가 나에게 써주었던 것처럼. 내 글씨체는 아니었거든. 난 그것을 보는 순간 울컥했어. 그 사람이랑 이 기쁨을 같이 나누고 싶었는데. 이름도 기억이 안 나고 모습도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정말로 아무리 생각을 해내려고 해도 말이지.


그리고는 5번 째 잔을 들이킨다. 그리고 앞에 있는 감자튀김을 한 개 집어먹고는 이야기를 계속 한다. 타키는 이번에는 자신의 앞에 있는 맥주잔에 입을 대지 않고 미츠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자 미츠하는 타키의 잔을 빼앗아 자신의 앞에 둔다.


─ 난 정말 슬펐어. 나와 이토모리 사람들을 살려준 결정적인 어드바이스와 사전 준비를 해준 게 그 사람이었는데, 결과를 같이 봐줄 사람이 없었지. 내 옆에 말이야. 난 그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사랑하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내 앞에서 연기처럼 사라져 버린 거야. 그와 함께 나누었던 기억마저. 그리고 혜성은 떨어졌는데 그 사람은 내 곁에 없었을 뿐이고.


살짝 마시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리고 미츠하의 감정도 그 속도만큼 격앙되기 시작했다. 6번 째 잔이 순식간에 비워졌고 미츠하의 앞에는 7번 째 잔이 대기 중이다. 하지만 미츠하의 말투는 전혀 술에 취한 말투가 아니다. 


─ 나 이제야 말하지만, 누군가에게 이렇게 감정적인 이야기 털어놓는 거 10년 만이야. 그게 타키군일 줄은 나도 몰랐지만, 타키군이라면 내 이야기를 털어놔도 이해해줄 거라 생각했어. 왜냐하면 난 타키군을 어디선가 만났던 적은 있었거든.


─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미츠하. 아까 미츠하가 말했던 이야기 중에 나도 비슷한 꿈을 꾸고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거든. 그리고 나 미츠하를 처음 본날 내가 먼저 미츠하에게 말을 걸었었잖아. 난 미츠하를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었고 그것을 확신하고 있었거든.


─ 응? 타키군도? 흐흠... 이상하네. 우리 정말 처음 만난 게 맞는 가 이젠 의심까지 갈 정도지만, 우연이라기엔 너무...


다시 앞에 있던 두 사람의 맥주잔이 바닥을 드러낸다. 그리고 새로운 맥주잔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 진짜 누굴까. 나랑 꿈을 같이 공유하던 그 사람은... 타키군도 궁금하지 않아?


─ 글쎄. 아무리 기억해보려고 해도 기억이 나질 않으니 나도 살짝 답답하긴 하지만, 난 확실하게 한 가지는 말할 수는 있네. 미츠하랑 같이 있으면 그런 기억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편안해지는 기분이야.


미츠하는 타키의 말에 흠칫 놀라며 말을 받았다.


─ 나도 마찬가지인데, 타키군하고 이야기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 왠지 마음이 편해졌거든. 이런 게 운명의 연인일까? 라는 느낌?


서로 편안한 사이라는 것은 확실하게 확인한다. 굳이 기억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서로에게 기댈 수 있는 사이. 그걸로 충분하다고 두 사람.


그 뒤로도 미츠하는 계속 자신이 누군가를 찾아 헤매던 이야기를 이어갔다. 도쿄에 올라와서도 비슷한 느낌의 사람이 지나가면 전철에서 멍하니 바라보다가 내릴 역을 지나치는 건 예사에, 그 사람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차에 치일 뻔한 적도 있었고, 일하다 말고 갑자기 멍해지는 바람에 상사에게 혼나는 일도 다반사였다.


자신과 너무도 비슷한 경험을 말하는 미츠하에 타키는 자신도 모르게 동조하여 계속하여 술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 미...미츠하?


─ 으흐흑..


갑자기 미츠하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태에 타키는 당황했다. 하지만 미츠하는 이내 큰 소리를 내어 울기 시작했다.


─ 나 정말... 이러지 않았는데... 오늘 왜 이러지? 으흐흑...


이제까지 풀어놓던 말들이 미츠하의 무게였다면 미츠하는 그 무게를 살짝 덜어낸 것일테지. 그래서 억눌렀단 감정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나오는 눈물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낄 수는 있었다. 계속 듣던 그녀의 과거는 정말 쓰라림과 아픔 그 자체였다. 자신이었다면 그렇게 버티기 조차도 힘들었을 텐데 그녀는 10년이나 그것을 버텨왔던 것이었다.



일단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워짐을 느낀 타키는 미츠하를 급히 품에 안았다. 미츠하는 계속해서 타키의 품에 안겨 오열하고 있었다. 


그런 미츠하를 아무 말 없이 꼬옥 안아줄 뿐인 타키. 


시간이 지나면서 미츠하의 울음이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하자 타키는 살짝 미츠하를 떼어내려 했다. 


─ 괜찮아... 타키군...


그리고 살짝 일어나려던 미츠하가 풀썩 쓰러졌다. 타키는 갑자기 당황하여 그런 미츠하를 일으켜 보려고 했지만, 미츠하는 끈이 끊어진 꼭두각시 인형처럼 힘없이 다시 쓰러진다.


─ 정신차려, 미츠하! 미츠하!!


다급해진 타키는 미츠하의 어깨를 흔들면서 외쳤다. 


─ 으음.. 괘...안... 타. 내는...


힘없이 흘러나오는 미츠하의 목소리. 그나마 의식은 있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그리고 지금 미츠하가 이토모리 사투리를 썼다는 사실은 신경 쓸 겨를이 없는 타키였다.



☆ ☆ ☆ ☆ ☆



술집에서 계산을 마친 후 타키는 알딸딸한 정신에 자신도 쓰러질 거 같았던 몸을 억지로 이끌고 미츠하를 업어 근처 공원까지 데리고 왔다.


─ 미츠하, 이것 마시고 정신 좀 차려봐.


가방에서 물을 꺼내 미츠하에게 건네는 타키. 하지만 미츠하는 타키의 어깨에 기댄 채로 미동도 하지 않는다. 타키는 하는 수 없이 미츠하의 입에 물병을 몰리고 마시게 한다. 하지만 미츠하는 그 물의 반은 흘려버리고 만다.


타키는 한숨을 쉬면서 손수건으로 미츠하의 입가의 물을 닦아 주다가 잠시 동작을 멈추고 말았다.


아까 정원에서 봤던 장면이 오버랩된다. 미츠하의 상의안으로 비치는 선명한 속옷. 다시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츠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채.


─ 으으응~ 안 따까 주는 거야~?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끄러움을 얼버무리려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선은 미츠하의 가슴에 가있다.


─ 꽤, 크구나.


술김에 그렇게 중얼 거리고는 다시 미츠하의 옷에 묻은 물을 닦아 주는데.


─ 읏... 


짧은 신음이 흘러나온다. 당황한 타키는 바로 손을 떼버렸지만, 미츠하의 손이 그런 타키의 손을 다시 가슴으로 잡아끄는 것이 아닌가. 


─ 더 만져줘 타키군. 이거 기분 조아~


눈은 감은 채로 입으로는 계속해서 요구하는 미츠하. 타키는 이제 자포자기한 심정이었다. 자신도 술을 먹었기에 어느정도 흥분 상태였는데 미츠하의 그런 행동을 보니 갑자기 충동적인 욕구가 솟구친다.


─ 일단 물기 좀 닦자. 


물기를 닦는 척 해보지만, 지금은 아예 노골적으로 미츠하의 가슴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 그리운 느낌이네. 어라? 나 언제 이런 경험이...?


분명 여자의 가슴은 만져본 적도 없을 텐데. 미츠하의 가슴을 주물럭거리는 게 어째서인지 처음은 아니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감촉이나 크기가... 


─ 하읏!


연속해서 나오는 신음소리. 타키는 이내 잡생각을 지운다. 이미 미츠하의 가슴부분의 물기는 다 사라졌고 옷 위로 온기만이 느껴진다.


─ ....기분...좋아... 더.. 좀 더...


여전히 신음을 흘리면서도 더 원한다. 계속해서 가슴을 애무하던 타키는 가슴에서 손을 뗀다.


─ 왜? 그만 두는 거야.. 더 해줘....


여전히 칭얼거리는 미츠하. 하지만 타키의 생각은 달랐다. 술기운을 빌려 자신도 분위기에 휩쓸려 버렸지만, 이런 귀여운 연인에게 더 이상은 몹쓸 짓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원하는 것은 술기운이 아닌 맨 정신에 하고 싶었다.


─ 미안... 미츠하. 난 미츠하를...


─ 바보... 쿡쿡...


살짝 실눈을 뜨고 타키를 요염하게 바라보던 미츠하는 갑자기 타키의 입술에 자신을 입술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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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을 맞추고 있는 미츠하의 눈에는 다시 눈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놀란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행동에 아무런 반응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타키에게는 그 시간이 1시간, 2시간처럼 느껴진다. 미츠하의 입술은 계속해서 타키의 입술을 훔치고 있었고. 노골적으로 타키를 원하고 있었다.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요구에 본능적으로 맞춰주고 있을 뿐 머릿속은 이미 하얘진지 오래다.


미츠하의 입술이 떨어졌지만 두 사람의 입술 사이에는 가느다란 실이 두 사람을 이어주고 있었다.


─ 미...미츠하...


─ 실은 내가 오늘 타키군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바로 이거였어. 술기운을 좀 빌리기는 했지만 말이지... 그리고 말이야...난...


말을 잇지 않고 그대로 자세를 고쳐 타키의 무릎을 배개 삼아 미츠하는 살며시 누워서 잠이 들어버렸다.


─ 우웅...타키군... 좋아해...


잠꼬대인지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미츠하는 같은 말만을 반복하고 있다. 타키의 손을 꼭 잡은 채 놓지 않은 채.


잠든 미츠하를 바라보던 타키는 오늘 일들을 다시 되돌려본다. 첫 데이트인데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갑작스럽게 비를 맞고 피한 정원에서 느닷없이 고백을 받고, 서로 비밀 하나씩을 풀어주고, 결국엔 술집에서 이렇게 되기까지. 


평범한 연인이라면 이 정도까지 하루 만에 진전되기는 힘들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두 사람의 사이는 뭔가 특별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아까 육교와 술집에서 나눴던 이야기. 


잘은 모르겠지만, 그녀는 앞으로 나에게 있어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 이야기였다.


─ 우음... 타...키군... 


─ 이제 좀 정신이 들어?


새근... 새근...


다시 잠든 모양이다. 미츠하의 집이 아직 어딘지도 모르는 상태였고, 그렇다고 자신의 집에 데려갈 수도 없었다. 이제 첫 데이트하고 일주일 밖에 안 됀 연인을 섣불리 집에 데려가는 것은 타키의 연애관에서는 있을 수 없었던 것이었다. 거기다가 지금 자신의 방은 난장판 그 자체라 보여주기 민망할 정도. 


결국 미츠하를 일으켜 세워서 부축하고 타키는 인근의 비즈니스 호텔로 향하기 시작했다.



☆ ☆ ☆ ☆ ☆



방안에 잠든 미츠하를 눕힌 타키는 미츠하의 옷을 갈아입혀줄까 생각했었지만, 이내 그 생각은 지워버렸다. 그리고 자신은 더 이상 미츠하의 옆에 있을 자신이 없었다. 지금이라면 자신이 무슨 짓을 저지를 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 미츠하, 미안해. 난 여기까지만... 내일 아침에 다시 찾아올게..


조용히 미츠하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려는 타키의 옷자락을 누군가가 붙잡는 느낌이 난다.


─ !?


어느 샌가 깨어난 미츠하가 자신의 가디건 자락을 꼭 잡고 있었다.


─ 가지마, 타키군... 날 혼자 두고 가지마...


애원하는 목소리가 애절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타키는 그런 미츠하의 부탁을 들어줄 수는 없었다. 지금 자신의 상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아까도 타키는 미츠하의 가슴을 주물러버렸다. 미츠하가 술에 취해서 정신 못 차리는 틈을 노린 거라고도 볼 수 있었지만. 그것은 자신의 본능에 충실히 따른 움직임이었다.


─ 미안.. 미츠하. 나 자신이 없어. 지금 이대로라면...


─ 가지마!! 타키군!! 이대로 떠나버리면 난 또 다시 소중한 사람을 잃게 될 거 같단 말이야!!!


타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미츠하는 다시 오열하면서 타키를 잡는다.


─ 나 더 이상 혼자 있는 게 너무 싫어! 이제야! 좋은 사람을 만났는데!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타키는 그 자리에서 멈춰서 있었다.


─ 부탁이야... 오늘밤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내 곁에 있어줘... 부탁할게...


미츠하의 간절한 목소리가 타키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했다. 타키는 뒤로 돌아서 미츠하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 미안해. 내 고집만 부려서. 하지만...


─ 아니야. 미츠하. 내 생각이 짧았어. 오늘은 함께 있어줄게. 정말 미안해. 


눈물에 젖은 미츠하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


─ 고마워... 타키군...



☆ ☆ ☆ ☆ ☆



쏴아아아... 


술기운도 빼고 아까 낮에 비를 맞아서 찝찝한 몸도 씻을 겸 샤워기에 몸을 맞긴 타키. 미츠하에게 잠시나마 위험한 생각을 가졌던 자신을 다잡고, 흥분된 기분도 가라앉힐 겸이었다. 


하지만...


끼이익..


살며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난다. 무의식적으로 돌아본 타키는 숨이 멎을 정도로 놀랐다. 


거기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미츠하가 서있었다.


─ 미... 미츠하!!!!!!


─ 으응? 타키군. 같이... 목욕하면 안..돼?


살짝 부끄러운 미소를 띄우며 수줍게 물어보는 미츠하.


바로 미츠하에게 등을 보이는 타키는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자신은 한 번 도 본 적 없는 여성의 알몸을 봐버렸다. 그것도 연인의 알몸.


─ 괜찮지 않아? 목욕하는 정도면? 


그러더니 미츠하는 살며시 타키에게로 다가왔다.


─ 오...오지마!! 부... 부끄러우니까


타키는 필사적으로 외친다. 하지만...


─ 에이... 그러지마... 내가 하고 싶었던 것뿐이야. 그리고 보답해주고 싶었어. 아까 그 키스만으로는..


다시 얼굴을 붉히는 미츠하.


─ 으... 그... 그래도...


─ 괜찮아. 이건 누구의 의사도 아닌 내 의사니까... 타키군은 오늘 나 잘 따라 와줬잖아? 마지막이니까...


타키는 결국 자포자기 하고 말았다. 미츠하가 마음만 먹으면 자신은 한없이 약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미츠하를 계속 거부하면 미츠하에게 상처를 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 부... 부탁할게...


─ 응!! 고마워!!


미츠하는 밝게 대답하고는 이내 스펀지에 샤워거품을 내어 타키의몸 구석구석 정성들여 씻어주기 시작했다. 


타키도 남자다. 미츠하의 그런 손길에는 버틸 수가 없었던 것. 하지만 미츠하에게 그런 모습은 보이기 싫어서 필사적으로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


─ 어머? 이거 귀엽네? 처음보지만 말이야. 헤헤


하지만 미츠하의 손길은 결국 그곳까지 정성들여 닦아줬다. 타키는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그리고 숨이 막힐 것 같았던 시간이 지나고...


─ 다 됐어. 타키군. 


─ 응... 고마워 미츠하...


그리고 일어서려는 타키의 뒤로 미츠하의 작은 목소리가 들린다.


─ 저기... 타키군만 받는 건 치사하잖아. 나도...


타키의 끝나지 않는 전쟁 제 2라운드 개막 선포.


그리고...


─ 아흣... 타키군 좀 살살.. 거긴 아니야... 상냥하게...


약 15분여에 걸친 미츠하의 신음소리가 욕실 바깥으로 울려 퍼졌다.


그리고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타키가 먼저 바깥으로 나와 물기를 닦으면서 중얼거린다.


─ 후... 위험했어.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네...


아까의 미츠하는 정말로 위험했다. 신음소리가 너무 요염해서 이성이 끊어질 뻔한 게 몇 번인지 셀 수도 없었다... 하지만...


─ 윽... 침대 한 개잖아!! 


가운을 입고 다시 방을 바라본 타키. 일부러 미츠하를 위해 조금 큰 침대의 방을 예약했던 것에 대해 후회가 밀려온다. 그렇다고 지금 와서 방을 바꿀 수도 없었다.


제 3라운드...시작이다.


그리고 미츠하가 나와서 몸의 물기를 닦고는 가운을 입었다.


배게는 2개가 있으니 괜찮았지만 덮는 이불은 단 하나... 


하지만 미츠하는 거리낌 없이 침대 끝에 앉아있는 타키를 부른다.


─ 왜 그러고 있어? 같이 있기로 했잖아.


─ 어...어어...


타키는 슬그머니 침대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그녀의 샴푸 향기가 코를 찌른다. 호텔의 싸구려 샴푸였지만 그게 오히려 더 자극되는 향


타키는 미츠하를 차마 바라보지 못하고 등을 돌리고 누웠다.


─ 타키군... 나 타키군을 바라보며 잠들고 싶은데... 안 돼?


다시금 들려오는 작은 애원 소리... 어쩔 수 없었다.


큰 마음 먹고 돌아선 타키는 미츠하의 얼굴과 아주 가깝게 마주하고 있었다. 그런 타키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으면서.


─ 오늘 나 때문에 고생 많았어. 정말 미안해... 그리고....


고마워...


타키는 미츠하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미츠하는 그런 타키의 상냥한 손길을 느끼다가 이내 잠들었고.


그렇게 두 사람의 밤이 깊어져만 갔다.


<외전에서 계속>


<잡담>


어제올린 3편에 중복이 너무 많아 아예 새로 써서 올렸습니다. 이건 좀 어떠신가요 (내용이 더 많아지기는 했습니다만 덕분에 2편하고 중복이 되버렸네요)


선과선을 넘나드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끝까지는 안가고 마무리 돼었네요. 


목욕신은 저도 확인했습니다 다만 장소가 다르고 이 것만은 양보할 수 없었습니다. 


삽화 그려주신 Enfoll 님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다음편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