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712516&page=3&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대가
3편 : http://gall.dcinside.com/board/view/?id=yourname&no=717738&page=2&search_pos=&s_type=search_all&s_keyword=대가
7.
“요츠하, 주말에 나랑 백화점에 가자.”
언니가 갑자기 옷을 사러가자는 말에 깜짝놀랐다. 언니는 의류업계에 종사하고 있지만 최신유행과는 담을 쌓고 살았으며 계열사 할인이 없다면 철저하게 시즌오프 아이템으로 자신을 코디하는 사람이었다. 백화점에서 사는 옷은 할인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최신 트렌드의 옷들이었고 내가 아는 언니는 백화점에서 옷을 구매하는 일이 없었다.
“백화점?”
“기분전환 하고싶어.”
언니가 농담하는 줄 알고 다시 물어봤지만 언니는 거짓말을 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자세히 생각해보니 언니는 짝사랑 하던 상대에게 말도 못하고 사랑이 끝나버렸고 상실감에 술을 마시면서 회사에 무단결근을 하고 최근에 다시 출근을 했었다. 아마도 언니는 쇼핑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것 같았다.
“알았어.”
나도 대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100엔샵에서 충동적으로 물건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언니는 지금 엄청나게 큰 상실감을 안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언니는 뭔가를 사서 상실감을 충족하려고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선약이 있던 친구들에게 급한 일이 있다는 거짓메세지를 보냈다. 거짓은 아니었다. 언니가 빨리 기운을 차리는 것이 급한 일이니까.
그리고 다음날 언니와 나는 백화점이 오픈하는 시간과 동시에 여성복 코너로 향했다. 그리고 그날 나는 처음으로 언니가 패션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의 이미지컬러는 파란색이라는 패션잡지의 기사를 읽은 것 같았다. 언니는 코발트블루 하의에 흰색 블라우스를 코디하면서 지금까지 봐왔던 수수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있었다.
언니도 할 때는 하는 사람이구나. 라고 느끼면서 나는 언니가 시착을 하고 나오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와 함께 손뼉을 쳐주면서 언니와의 데이트를 즐겼다.
시간이 지나고 쇼핑이라는 중노동을 하느라 허기가 진 두사람은 백화점의 푸드코트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식당가의 카페에 앉아 이런저런 잡담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내가 먼저 주제를 꺼내고 언니가 적당히 맞장구를 쳐주는 모양새였다. 나는 언니와 대화를 하면서 언니가 지금 새로운 옷과 장신구를 사는 이유를 피해서 대화주제를 꺼냈다. 사실 그런 이야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우리 둘은 할 이야기가 참 많았다.
후식까지 다 먹은 후 언니와 나는 다섯 곳의 매장을 더 둘러본 후 백화점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마 해외명품 코너를 제외한 모든 여성복 매장을 다 둘러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언니는 내가 여름에 입을 옷 한 세트를 선물로 줬다. 제법 가격이 비싼 브랜드의 의류였지만 언니는 군말없이 신용카드로 내 옷을 사줬다. 오늘은 수지맞은 날이네.
아침부터 저녁시간까지 쇼핑을 했지만 나와 언니는 지친 기색이 없었다. 백화점 문을 나오기 전 언니는 화장을 고치기 위해 화장실에 잠시 들렀다. 언니를 기다리면서 화장실 앞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주위에 앉은 남자들의 표정을 구경했다. ‘이젠 틀렸어. 희망이고 뭐고 없어. 집에 가고 싶어.’ 라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남자들. 물론 기다리는 사람들이 밖에 나오면 힘든 표정을 숨기고 웃기 시작했다. 고생이 참 많으십니다.
언니가 화장을 고치고 나온 후 양손 가득 쇼핑백을 손에 들고 우리는 전투에 승리한 병사들 마냥 의기양양하게 백화점 문을 나올 수 있었다. 나와 언니는 전철을 타기 위해 가까운 역으로 걸음을 옮겼다.
개찰구를 통과한 후 언니와 나는 시덥잖은 잡담을 했다. 친구들과의 약속을 깨고 언니와 기분전환으로 나온 백화점 나들이는 나한테 작은 선물과 함께 언니와의 유대감을 결속시켜주었다. 역 플랫폼으로 산뜻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미야미즈 자매의 볼을 간지럽히고 있었다. 언니의 긴 머리와 매듭끈이 어지럽게 흩날리고 있었다.
“언니, 기분전환 말이야.”
나는 문득 생각난 말을 하기 위해 운을 땠다.
“머리를 자르거나 파마를 하는 건 어때? 그 머리모양도 오래 해서 이제 좀 바꿔야 할…”
“절대 안돼!”
갑작스럽게 큰 소리를 치는 언니를 플랫폼에 있는 주변사람들이 쳐다봤다. 주변에서 들리던 많은 사람들의 소음이 사라지고 정적만이 감돌았다. 오늘까지 대화를 나눈 언니의 온화한 목소리가 아니라 귀기가 서린 차가운 목소리로 내가 아무 생각없이 말한 내용을 부정하는 언니를 나는 넋이 나간 듯 쳐다볼 수 밖에 없었다. 언니가 갑자기 왜 머리모양에 대해서 화를 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언니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 언니가 좋아하던 아이스크림을 먹었을 때도 언니는 저주를 걸어버리겠다고 장난스럽게 저주를 걸었을 뿐 나에게 진정으로 화를 낸 적이 없었다. 내가 혼란에 빠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을 때 열차가 도착하고 있다는 안내방송과 함께 열차가 들어오면서 나는 언니에게 갑자기 왜 화를 냈는지 물어볼 수 없었다. 주변의 정막함은 열차의 브레이크 소리와 사람들의 소음으로 인해 사라져갔다.
“미안해. 요츠하.”
언니는 집에 돌아와서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온화한 목소리로 큰 소리를 낸 것을 사과했다.
왜 소리를 쳤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전철을 타고 오면서 언니의 얼굴을 잠깐 봤었다. 언니의 표정은 굉장히 싸늘했었고 머리를 계속해서 만지작거렸다. 뭔가 불안하거나 곤란한 일이 있을 때 언니는 자주 머리를 만지작거렸었다. 그리고 전철에서 내리기까지 언니와 나는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아직 언니는 마음이 불안정하구나.
나는 언니를 이해하기로 했다.
8.
“어라, 미야미즈씨. 옷 새로 샀어?”
이시카와씨는 나와 만나기가 무섭게 주말에 요츠하와 함께 산 옷을 보면서 과장된 반응을 보여주었다. 주변의 모든 변화에 관심을 가지는 이 사람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나를 스캔하고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오늘 남자 만나는구나.”
“아니에요. 그런거.”
나는 두 손을 내저으면서 이시카와씨의 추측을 부정했다.
“하긴, 미야미즈씨는 우리회사 남직원들이 한잔하자고 해도 철벽치고 있는 사람이지. 최근에 만난 거래처 사람들도 미야미즈씨 전화번호 알려달라고 난리였는데 말이야.”
“아하하”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이시키와씨는 나에게 몸을 밀착한 뒤 귓속말을 하는 제스쳐를 취하면서 나에게 속삭였다.
“미야미즈씨는 혹시 여자를 좋아하는거야?”
“아니에요! 저는 그런게 아니에요.”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치면서 나의 성적취향을 잘못 알고있는 직장동료에게 올바른 정보를 알려주었다. 사실은 오해를 받아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나이 = 애인이 없는 기간’
놀랍게도 나이와 연애를 못해본 기간이 딱 맞는 천연기념물 20대 후반의 여성이 바로 미야미즈 미츠하인 것이다.
이토모리에 살았던 학창시절에는 주변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연애를 할 수 없었다. 혜성재해로 마을을 떠난 후 도쿄의 대학에 진학했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호의를 가지고 접근했지만 마음이 가는 사람이 없었기에 전부 거절했었다. 그 때부터 미야미즈 미츠하는 사실 여성을 좋아한다. 라는 이상한 소문이 돌기도 했었다.
직장에 들어와서 처음에는 직장상사들과 동기 직원들이 접근해왔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회사에서는 대학교시절부터 사귀는 남자친구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 소문이 돈 뒤에 나에게 접근하는 남자들이 줄어들어 그 소문이 사실인 것 마냥 행동했었다. 이시카와씨는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걸 바로 알아차렸지만 나를 생각해서인지 주말에 데이트하는 모습을 봤다고 거짓말을 해주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 타 지방에서 전입 온 상사 한명이 나에게 끈질기게 추근덕 대는 바람에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었다.
이시카와씨는 그런 직장상사에게서 나를 보호해준 고마운 사람이었다.
“숨겨둔 애인이랑 쇼핑했구나.”
“맞아요. 숨겨둔 애인이랑.”
졸지에 내 애인이 된 요츠하를 생각했다.
“아하하. 미야미즈씨 귀여워라.”
이시카와씨는 시부야의 여고생들처럼 한바탕 자지러지게 웃은 후 리드미컬한 걸음으로 탕비실로 걸어갔다. 모든 직장인들이 앓는다는 월요병에 저 사람은 면역이 있을거라 생각하면서 나는 오늘의 할 일을 정리함과 동시에 저번에 건내받은 타키군의 명함을 꺼내보았다. 타키군이 다니고 있는 회사, 전화번호, 메일주소. 전부 기억하고 있다. 잊어버리지 않게 하기위해 메모도 확실하게 해놨다.
사실 생각해보면 나는 그날 계단에서 우연히 타키군과 스쳐지나가면서 모든 기억을 되찾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에게 호의를 가진 남성들의 마음을 밀어내고 거절했던 이유는 내 몸 한 켠에 존재한 타키군에 대한 마음의 존재 때문이었다.
내 머리가 그를 기억하지 않아도 세포 하나하나에 타키군의 기억이 남아있었기에 나는 그를 그리워했고 우연찮게 그를 만나게 되면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상한 여자’와 함께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가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펐다.
그리고 다른 여자와 사랑을 속삭이는 타키군을 보면서 그 여자가 부러웠다.
그리고 그가 미웠다.
내 마음속에 들어와서 나를 마음대로 헤집고 나간 뒤에 그렇게 무책임하게 나를 잊어버렸다는 생각에 그를 미워했다.
그리고 다시금 그가 나를 살리기 위해 했던 노력들을 생각하면서 그가 멋있다고 생각했고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를 사랑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기억을 잃기 전 나에게 확실하게 ‘좋아해’ 라는 말을 해줬다.
그가 기억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는 ‘이상한 여자’ 대신 나를 선택해 줄 것이다.
나는 이렇게 확신하고 있었다.
여느 회사가 마찬가지겠지만 월요일 아침의 회의시간은 지루했지만 이번 회의는 나에게만은 지루한 회의가 아니었다.
긴자매장의 리뉴얼 오픈을 담당하는 TF팀에 결원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TF 팀원 중 한명이 교통사고를 당해 12주정도 입원을 하게 됐다는 비보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팀원을 보충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가 무섭게 나는 손을 번쩍 들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에게는 이 소식이 낭보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리뉴얼 오픈을 하는 TF팀. 타치바나 타키가 다니고 있는 건설회사에 외주를 맡긴 팀이었다. 나는 이게 무슨 운명이 장난인가 생각하면서 TF팀으로 옮기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회사에서도 눈에 띄지 않고 회의에서도 의견을 잘 내지 않던 미야미즈 미츠하가 TF에 꼭 들어가고 싶다며 자신을 어필하자 회의에 들어왔던 사람들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뜨면서 나를 쳐다봤고 TF 팀원의 자리는 내가 이어받게 되었다.
아마 미야미즈 신사의 신께서 나를 인도해주시는 것이겠지.
너무나 잘 풀리고 있는 상황에 나는 고등학교 시절까지 모셨던 신에게 마음속으로 감사의 기도를 올렸다.
TF 팀으로 자리를 옮긴 후 나는 인수인계를 받기 위해 이틀간 야근을 할 수 있었다. 인수인계를 확실하게 받음과 동시에 나는 팀장님에게 타키군이 다니는 건설회사와 미팅이 언제 있는지를 물어봤고 내일 그쪽 실무진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인수인계를 파트 중 한 부문이 타키군 회사의 실무자랑 같이 추진해야할 일이 있어서 나도 그 점심식사에 동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팀장님과 책임자들은 별실로 안내 받아 점심식사를 했고 실무진들은 실무진들끼리 모여서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다. 나는 타키군의 모습을 찾아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다행스럽게도 그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자리는 떨어져 있었지만 나는 계속해서 그의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말을 걸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저번처럼 아는 체를 했는데 모르는 사람 취급을 받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이 나를 지배했다.
그와 동시에 그의 듬직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두근거렸다.
어느덧 점심식사 시간이 끝나고 남자 직원들은 식후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자리를 이동했다. 타키군은 담배는 태우지 않는 모양이었다. 나는 잽싸게 그에게 다가가서 말을 건냈다.
“또 뵙네요. 타치바나씨.”
나는 다시금 그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에는 그도 나를 알아보고 인사를 건내왔다.
“아, 프로젝트 팀원이셨구나. 타치바나 타키입니다. 저번 주에는 못 알아뵙고 실례를 범했습니다.”
그는 다시금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저는 미야미즈 미츠하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릴게요.”
나는 명함케이스에서 명함을 꺼내 그에게 건내주었다. 내 이름과 전화번호, 메일주소가 적힌 명함이었다. 한층 그와 가까워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두손으로 내 명함을 받는 타키군의 왼손이 뭔가가 반짝이고 있었다. 왼손에 약지. 반지.
불안감이 엄습했다.
그리고 타키군의 왼손 약지에 선명하게 빛나는 반지가 눈에 띄었다.
“반지를 하고 계시네요.”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약혼반지에요. 저번 주말에 오랫동안 사귀던 그녀에게 청혼했습니다.”
타키군은 티없이 맑은 표정으로 웃으면서 가시가 박힌 말을 나에게 내뱉고 있었다.
옆에서 차를 홀짝이던 타키군과 에전부터 알고 지내던 눈치 없는 회사 동료가 축하를 건내며 식은 언제할건지 물어봤다. 개자식이. 지금 그런걸 물어보지 말란 말이야.
“식은 가을에 할거에요. 오랫동안 그녀를 기다리게 한만큼 빨리 합쳐야죠.”
티없이 맑은 미소. 세상의 어느 누구나 보게 된다면 반해버릴 나에게 보여줘야 하는 그 미소를 대체 어느 년한테 보여주고 있는거야. 눈치 없는 회사동료는 다시금 축하를 건내면서 내 속을 뒤집어 놓고 있었다.
“그녀와 행복해질겁니다.”
그리고 타키군의 마지막 말은 비수가 되어 나에게 꽂혔다.
미야미즈 신사의 신님은 변덕쟁이일까.. 아니면 나를 괴롭히는 것을 좋아하는 개자식일까..
아마 후자일 것이다.
얀 데 레 미 츠 하 이 꾸 욧
연재 감사합니다
갤주 드디어 성격 변하기 시작하는구나
쓰구나......
엣지 쓰니까 하이퍼링크가 죽어버리네...
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홍홍 좋아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만에 보는 얀데레 미츠하 팬픽이야
나이스 보트행? - dc App
나이스보트다!
https://www.facebook.com/ahncs111/videos/959575480851149/
얀데레 미츠하 무섭네요 ㅎㄷㄷㄷ
니가 살고 있는 세계의 신은 ntr인것 같다